오리지널 창작물 또는 전재허가를 받은 기존의 작품을 게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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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을 맞이하여 시작된 폴리포닉 월드 포럼의 프로젝트인 100년 전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열세번째는 발트해 중심의 북유럽편으로 결정되었어요.
이번에도 이 지도의 편집에 TheRomangOrc님께서 힘써주셨어요.
이 점에 깊이 감사드리면서 원본 및 편집된 지도를 같이 소개할께요.
원본이 일본어 사용자를 상정한 일본국내의 출판물인만큼 1924년 발행 당시의 일본의 관점을 그대로 보일 수 있도록 원문표현은 가능한 한 충실하게 번역했다는 점을 명시해 드릴께요. 해당 표현에 대해서만큼은 저의 주관이 배제되었으니 그 점을 꼭 염두에 두시길 부탁드려요.
그러면 원본을 소개할께요.
당시 표기방식은 가로쓰기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방식이예요. 게다가 현대일본어가 아닌 터라 한자 및 히라가나의 용법도 현대일본어와는 차이가 여러모로 두드러져요
그러면, TheRomangOrc님께서 편집해 주신 한글화 지도를 소개할께요.
손글씨로 표기된 것은 자연관련 사항으로 갈색은 산지, 남색은 해양 및 도서지형, 녹색은 국가 및 속령, 보라색은 도시, 검은색은 기타 특기사항인 반면, 고딕체로 표기된 것은 각 지역의 특이사항이니까 참조해 주시면 좋아요.
원문자에 대해서도 이런 원칙이 있어요. 적색 테두리의 흰 원 내의 검은색 알파벳 원문자는 각 지역의 상황, 그리고 청색 테두리의 검은 원 내의 흰색 번호 원문자는 추가설명이 필요한 각 지역에 대한 표시임에 주목해 주세요.
By Courtesy of TheRomangOrc
북유럽이 현재의 형태에 가깝게 형성된 것은 20세기 전반.
노르웨이(Norway)와 스웨덴(Sweden)의 연합왕국이 해체된지도 얼마 되지 않는데다 핀란드(Finland)가 제정러시아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것도 지도의 발행시점에서 불과 수년 전이었고, 이 시기에는 소련이 건국되기는 했지만 흔히 발트 3국으로 약칭되는 에스토니아(Estonia), 라트비아(Latvia) 및 리투아니아(Lithuania)가 소련과 별개의 독립국으로 존재한 한편 바로 이전 회차인 영국 중심의 해양유럽편에서 언급된 아이슬란드(Iceland)는 덴마크(Denmark)의 일부분이었던 사정이 있어요. 완전히 일치하지 않고 가깝다는 표현은 이것이 이유예요.
게다가 지명이 현대의 것과 크게 다른 경우도 있으니 그 점도 같이 감안해 주시는 게 좋아요.
이번에는 북유럽의 음악가의 관현악 작품을 같이 감상하면서 읽어 보시는 것도 좋아요.
소개하는 음악은 핀란드의 작곡가 쟝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1865-1957)가 벨기에의 극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 1862-1949)의 희곡 펠레아스와 멜리장드(Pelléas et Mélisande)를 위해 작곡한 동명의 음악. 영국의 지휘자 토마스 비첨 경(Sir Thomas Beecham, 1879-1961)의 지휘로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Royal Philharmonic Orchestra)가 연주했어요.
적색 테두리의 흰 원 내의 검은색 알파벳 원문자 항목으로 시선을 옮겨볼께요. A부터 I까지 9개 항목이 있어요.
지도 왼쪽 위부터 읽어 내려오신 뒤에 스칸디나비아 반도 내측의 발트해 연안으로 시선을 옮기시면 순서대로 열람하실 수 있어요.
A. 북극탐험 근거지
후술하는 스피츠베르겐은 노르웨이와 러시아의 역사가 동시에 엮인 복잡한 사정을 지닌 곳으로 19세기에서 20세기로의 전환과 함께 주목받은 북극탐험의 근거지로 개발되고 있었어요. 사실 그 이전에도 네덜란드의 탐험가 빌렘 바렌츠(Willem Barentsz, 1550-1597)가 1596년에 이 지역을 찾아내어 기록으로 남긴 이래 18세기까지 포경업을 위한 정착촌으로 쓰였다든지 19세기말에 극지투어리즘이 성행하면서 석탄보급창이 세워지기나 했고, 20세기가 시작하자 스웨덴이 피라미덴(Pyramiden)이라는 정착촌을 만들었다 소련에 매각하는 한편 네덜란드도 바렌츠부르크(Barentsburg)라는 광산촌을 만들어 탄광을 개발했다든지 하는 등의 개발사가 있었고 미국에서 이 지역을 사들일 것도 검토했지만 결국에는 1920년에 체결된 스피츠베르겐조약(Spitsbergen Treaty)으로 노르웨이의 영유권이 확정된 이래 노르웨이의 역외영토로 존속해 있어요.
항공기가 그려진 것에는 상당히 복잡한 사정이 있어요.
사실 이 항공기의 주인공은 폴란드의 엔지니어인 알폰스 얀 나고르스키(Alfons Jan Nagórski, 1888-1976). 제정러시아 시대에 태어난 그는 러시아인으로서 교육을 받고 1914년에 러시아 정부 주도의 원정에서 프랑스에서 구매한 모리스 파르망(Maurice Farman) MF11 복엽기로 제정러시아 말기의 극지탐험에 나온 그는 10시간 이상의 비행으로 바렌츠해 상공을 건너 북위 76도를 돌파하고 북극지역을 세계최초로 비행한 탐험가로서의 이름을 올렸어요. 사실 그 탐험대에는 먼저 출발한 게오르기 세도프(Георгий Седов, 1877-1914)가 있었으나 그가 탄 항공기가 실종되어 영원히 찾지 못하게 되자 결국 그가 세계최초로 성공한 셈이죠. 그리고 그는 제정러시아 해군에 복무하고 볼셰비키 혁명에도 적군에 가담했으나 현재의 러시아에서는 그를 러시아의 탐험가로서 인정하지 않고 있어요. 게다가 폴란드에서도 그를 기억하지 않았고 소련에서는 그가 죽은 것으로 믿고 있는 등 그리 대우가 좋지 않았지만 그의 존재가 주목된 것은 1955년부터였어요.
B. 난센의 썰매여행
노르웨이의 탐험가 프리드요프 난센(Fridtjof Nansen, 1861-1930)의 북극탐험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어서 이건 별도로 다루기로 했어요.
난센은 노르웨이의 수도가 후술하는 크리스티아니아로 불렸던 시대에 그 도시에서 태어난 인물로 1888년에 그린란드(Greenland/영어, Grønland/덴마크어, Kalaallit Nunaat/그린란드어)를 세계최초로 횡단한 인물이자 1893년에서 1896년 사이에 걸친 북빙양 항해인 프람원정(Fram expedition)에서 그 원정프로젝트의 이름의 기원인 탐험선 프람을 타고 유라시아대륙 북동부의 노보시비르스크제도(Новосибирские острова)의 서안(西岸)까지 접근하는가 하면, 비록 북극점 도달은 못했지만 탐험선이 빙하에 갇혔을 당시에는 원정대 일부가 배에서 내려 개썰매로 북위 86도 13분 6초까지 접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무사히 귀환하는 성과를 내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드높였어요. 그 공로를 인정받은 그는 1897년에는 미국 철학협회(American Philosophical Society)의 국제회원으로도 선정되었어요.
그뿐만이 아니라 난센은 스웨덴과의 동군연합 종료를 주장하는 오피니언 리더로서도 대활약하여 당시 덴마크 대공의 지위를 가졌던 하콘 7세(Haakon VII, 1872-1957)가 신생 노르웨이의 국왕으로 즉위하도록 설득하여 노르웨이의 독립에 기여했고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창설된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으로부터는 1921년에 난민고등판무관(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으로 임명었고 다음해인 1922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어요.
난민문제에 대한 그의 공로는 그가 창안한 무국적자에게 주어지는 여권인 난센여권(Nansen Passport)으로도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연맹이 해체되고 국제연합(UN)이 그 자리를 이어받은 현재에도 난민고등판무관 제도가 그대로 계승되어 있어요. 탐험가로서, 노르웨이의 개국공신으로서, 그리고 인권활동가로서도 빛나는 그의 업적은 이미 이 지도의 발행시점에서도 거의 대부분 성취된 것이었어요.
C. 근대연극의 대가 입센이 태어나다.
근대 노르웨이의 3대 예술가 하면 음악가 에드바르드 그리그(Edvard Grieg, 1843-1907), 화가 에드바르드 뭉크(Edvard Munch, 1863-1944) 및 극작가 헨리크 입센(Henrik Ibsen, 1828-1906)이 있어요.
입센의 문학사적 위치는 앞서 말한 "근대연극의 대가" 이외에도 "리얼리즘의 아버지",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상연되는 희곡의 작가", "유럽 전통의 최고의 극작가 중의 1명", "19세기 최고의 극작가", "가장 유명한 노르웨이인" 등으로 설명가능한 인재로, 대표작은 1867년작 페르 귄트(Peer Gynt), 1879년작 인형의 집(Et dukkehjem), 1882년작 인민의 적(En folkefiende) 등이 있어요. 단 그의 희곡작품은 완전히 노르웨이어로 쓰여진 것은 아니고 덴마크어와 노르웨이어가 섞인 언어인 단스크-노르스크(Dansk-norsk)로 쓰여졌고 출판 또한 활동당시에는 노르웨이가 독립국이 아니어서 덴마크에서 출판되었어요.
D. 이 연안은 빙하가 만들어낸 피오르가 많다.
피오르(Fjord)에 대해서는 "피요르", "피요르드", "피오르드" 등의 여러 다른 표기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피오르" 로 통일할께요. 빙하의 침식과 마찰로 만들어진 U자형 협곡은 매우 깊어서 지형을 이용한 어업에도 유리한데다 내부에 대형선박이 드나드는 데에도 문제가 없을 정도예요. 북방의 노르웨이가 수산업에서도 세계적인 국가이자 조선업을 비롯한 중공업 분야에서의 강국인 데에는 이 피오르의 역할이 지대해요.
이미지 출처
Everything You Need to Know About a Norway Cruise, 2022년 5월 17일 cruisecritic 기사, 영어
E. 임업성행
임업 하면 보통 열대우림에서의 벌목을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한대지방에서도 임업은 발달해 있어요. 북미의 미국 알래스카주 및 캐나다라든지, 유럽의 핀란드나 러시아 같은 나라에서도 임업은 성행해 있어요. 주된 수종은 침엽수(針葉樹, Conifer)로 곧게 자라는데다 유분(油分)이 많아서 유연하면서 내식성(耐食性) 및 내후성(耐朽性)이 높다 보니 건설현장에서의 구조재나 철도침목 등으로도 수요가 많은 것은 물론, 제지공업을 위한 양질의 펄프(Pulp) 생산에도 적합해요. 또한 수지(樹脂, Resin)는 각종 화학공업의 원료로 유용해서 방수제, 의약품, 화장품 등의 다양한 상품 생산에 적합해서 버릴 데가 없어요.
이미지 출처
finland forestry Forest industry is the top user of mobile technology in Finland, 2008년 11월 26일 forest.fi 기사, 영어
이 사진에 보이는 수닐라 밀(Sunila Mill)은 핀란드 유수의 목재가공공장으로, 벌채된 목재에서 펄프, 수지, 테레빈유(Terpentine) 등의 각종 제품이 생산되는 핀란드 임업의 정수. 이미지 왼쪽 너머에는 수면저목장(水面貯木場)도 보여요.
F. 수력발전의 발달이 현저하여 세계에 비견할 데가 없다.
이미지 출처
Den 110 meter høye Altademningen, fotografert i motstrøms retning, med den nærmeste delen av det 18 kilometer lange kraftverksmagasinet Virdnejárvi i bakgrunnen. Det ovenforligge..., Anno Norsk skogmuseum 웹사이트, 노르웨이어
스칸디나비아반도의 각국은 높은 낙차와 풍부한 수량 덕분에 수력발전이 일찍부터 발달한 것으로도 유명하죠. 특히 20세기의 여명기부터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는 수력발전이 도입되었어요. 그 외에 수력발전이 발달한 곳은 스위스 및 이탈리아였지만, 당시 스위스는 라인강(Rhein) 상류에서 중점적으로 수력발전이 이루어질 뿐이었고 이탈리아에서는 포 계곡(Po Valley) 위주로 수력발전설비가 개설되어 1898년에 개업했을 따름이니까 당시 스칸디나비아의 수력발전은 댐 건설의 자유도가 매우 높았고 그래서 발전에 크게 유리했어요. 위의 사진에 나오는 노르웨이의 댐은 낙차가 110m(=360피트)나 되기도 해요.
지금도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수력발전 비중은 매우 높아요. 전체 발전량 대비 수력발전의 비율은 노르웨이가 92%로 압도적이고 스웨덴의 경우는 상대적으로는 적지만 그래도 51%에 육박할 정도.
G. 스키의 본고장
겨울의 야외스포츠의 대명사라면 역시 스키가 있겠죠. 크게 알파인스키(Alpine Ski)와 노르딕스키(Nordic Ski)가 있어요.
알파인스키는 알프스산맥의 산악지대에서 유래하는 방식으로 경사지를 타고 내려오는 방식이고, 노르딕스키는 북유럽의 여러 지형을 다닐 때 사용하는 스키방식. 스키를 스키화에 장착하는 방식은 노르딕스키의 경우 스키화의 발끝 부분만 스키에 고정되는 반면 알파인스키의 경우 스키화의 모든 부분이 스키에 고정되는 차이가 있어요.
동계올림픽의 종목으로서는 노르딕스키가 이 지도의 발행시점인 1924년부터 채택되었고 알파인스키는 12년 뒤인 1936년에야 채택되었어요. 그리고 애초에 스키라는 말 자체가 고대 북유럽 및 발트해 연안에서 널리 쓰였던 언어인 노르드어에서 유래한 단어인데다 스키의 기원이 되는 고고학적 발견도 스칸디나비아반도 및 발트해 건너의 핀란드의 영역인 카렐리아(Karelia) 등에서 많이 출토되었다 보니 북유럽이 스키의 본고장이라는 말은 바로 이것이 이유인 것이죠. 또한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 및 스키점프(Ski Jump)의 경우 사용되는 스키 장착방식 또한 노르딕스키의 방식을 따르고 있어요.
H. 체조가 발달
체조(体操, Gymnastics)는 독일에서 발달되어 첫 근대올림픽인 1896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에도 바로 채택되었을 정도로 유서깊은 근대의 실내스포츠. 독일의 진학고교인 김나지움(Gymnasium) 또한 체육관을 의미하죠.
그런데 오늘날의 체조가 형성되는 데에는 북유럽의 영향이 매우 컸어요. 특히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한정의 종목인 리듬체조(Rhythmic Gymnastics, 新体操)는 20세기의 여명기 스웨덴에서는 우아한 동작과 근육의 유연성과 좋은 자세의 조화를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핀란드에서는 무용의 요소가 추가된 것에 이어 에스토니아에서는 난이도점수라는 제도가 도입되는 등 차차 발전하였고 1940년대 소련에서는 이것이 경기종목으로서 시작되기도 했어요.
일본에서는 리듬체조의 역어로서 신체조(新体操)를 쓰고 있어요. 이것은 지도의 발행시점에서는 없었던 말로, 1963년에 처음으로 개최된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용되었던 표현인 모던 짐내스틱스(Modern Gymnastics)를 그대로 번역한 용어예요.
I. 스트린드베리가 머리를 쥐어짜내다.
스웨덴의 극작가 요한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Johan August Strindberg, 1849-1912)는 63년간의 그리 길지 않은 생애 동안 희곡, 소설, 시, 수필 등 문학전반은 물론 회화작품도 남긴 다재다능한 예술가이자 무선통신, 사진 및 천문학 분야에서도 활약했던 폴리매스(Polymath)로, 현대 스웨덴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예요. 그러나 그의 초현실주의적인 희곡의 상연은 시대를 너무 앞서는 것이었고, 스웨덴의 종교개혁가 올라우스 페트리(Olaus Petri, 1493-1552)의 생애를 담은 그의 첫 주요작인 희곡 마스터 올로프(Mäster Olof)는 1872년에 발표되기는 했지만 스웨덴 왕립극장 측에서 상연을 거부하여 1881년에야 초연이 이루어졌어요. 그렇게 초연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스트린드베리가 희곡을 몇 번이고 고치고 고친 일화가 매우 잘 알려져 있어요.
게다가 스트린드베리는 1890년대 이후에는 해외여행도 자주 했고 오컬트(Occult) 관련분야에도 심취하여 기존의 드라마의 작법을 따르지 않는 무의식의 세계를 극화하는 희곡도 다수 집필하는가 하면 소규모 공연장을 운영하기도 했어요.
화가로서의 스트린드베리는 폭풍치는 풍경을 즐겨 묘사했고, 사진작가로서는 자화상을 자주 촬영하는가 하면, 1897년에는 프랑스어 소설 연옥(Inferno)를 내는 등 한 오컬트 소재를 다룬 문학작품도 집필했어요. 또한 프랑스 천문학회(Société astronomique de France)의 정회원으로도 활동했어요.
아래에 소개되는 이 그림이 화가로서의 그를 대표하는 1903년작인 유화작품이자 스톡홀름 국립박물관에 소장중인 도시(Staden/스웨덴어).
문필가로서의 활동이 난항을 겪을 때에는 이렇게 화가로서의 활동으로 슬럼프를 겪었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이미지 출처
Rediscovered: August Strindberg as a Painter, 2022년 3월 22일 National Nordic Museum 기사, 영어
스트린드베리가 머리를 쥐어짜내는 것은 이렇게 사진으로도 잘 나와 있어요.
1886년에 스위스에서 촬영된 자화상도 바로 그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이미지 출처
December 4: What does the ‘mind’s-eye’ of the writer see? How do the mundane and worldly intersect or overlap there with the patterns of representation, characterisation and narrative?, 2016년 12월 4일 On This Date In Photography 기사, 영어
그 다음은 청색 테두리의 검은 원 내의 흰색 번호 원문자항목. 1부터 8까지 8개 항목이 있어요.
1. 스피츠베르겐
스피츠베르겐(Spitzbergen)이라는 지명은 노르웨이의 북빙양 영토인 스발바르제도(Svalbard)의 독일어표현이자 옛 지명으로, 러시아어의 표기 또한 그 발음을 거의 그대로 옮겨놓은 슈피츠베르겐(Шпицберген). 사실 이 지역의 면적을 모두 합치면 전체면적 62,045평방km(=23,956평방마일)로, 우리나라의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및 경기도를 포괄하는 수도권 면적총합인 11,856평방km의 5.23배나 되는 광활한 동토(凍土)인 것이죠. 그러나 현대에도 주민은 3천명이 채 못 될 정도의 인구과소지인데다 노르웨이 왕국의 영토이긴 하지만 지리적으로도 행정적으로도 노르웨이의 일부는 아니고 노르웨이 정부에서 파견된 총독이 다스리는 정부직할지라는 특이한 지위를 지니고 있어요.
당시 스피츠베르겐에서 주로 영위되던 산업은 포경업(捕鯨業, Whaling) 및 탄광업(炭鉱業, Coal Mining). 특히 북대서양 및 북빙양에 많이 서식하는 참고래(Right whale/영어, Eubalaena/라틴어)는 작살을 쏴 명중시켰을 경우 다른 수염고래와 달리 바로 물 위에 뜨는 장점이 있어서 특히 선호되었어요. 다른 수염고래는 잡으면 가라앉다 보니 공기주입 또는 전기충격 등의 방법이 이후에 발명되기는 했지만 그건 20세기 후반의 이야기이다 보니 저 시대에는 쓸 수 없었던 선택지였어요.
탄광업은 스피츠베르겐의 지상에서 영위되는 최대의 산업이었지만 이제는 그것도 탈탄소 기조에 편승하여 폐광이 추진되고 있어요. 석탄이 고갈되어서가 아니라, 환경문제가 중요해서.
2. 크리스티아니아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Oslo)의 옛 이름이 바로 크리스티아니아(Christiania/Kristiania)였어요. 이 이름은 1624년에 대화재로 소실된 온슬로(Ánslo)를 대체하여 아케르스후스 요새(Akershus Festning) 근처에 새로이 지어진 도시로 당시 덴마크의 왕 크리스티안 4세(Christian IV, 1577-1648)가 재건을 추진하여 그 왕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것이었어요. 현재의 이름인 오슬로는 지도의 발행시점 바로 다음 해인 1925년에야 결정되었어요. 또한 예의 요새는 1290년대에 지어진 이후 처음에는 군사기지로 쓰이다가 이후 형무소로 개장되기도 했고 현재는 노르웨이 총리공관으로 쓰이고 있어요.
3. 스카게릭해협
바로 직전의 12편인 영국 중심의 해양유럽편에서 유틀란트해전을 영어와 독일어에서 완전히 다르게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서 증명되어요. 영국에서는 해당 해역에 면한 지역이 독일 북부와 인접한 덴마크의 영토인 유틀란트반도(Jutland Peninsula)인 점에 착안해서, 독일에서는 전투가 벌어진 그 해협이 덴마크에서 스카게릭(Skagerrak)이라고 불리는 점에 착안해서 부르다 보니 같은 해전을 영어로는 Battle of Jutland라고 부르는 반면 독일어로는 스카게락슐라흐트(Skagerrakschlacht)라고 완전히 다르게 부르는 것이죠.
이 해협은 스칸디나비아 3국의 수도 모두에 닿을 수 있는 해상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해요. 위에서 언급한 현재의 오슬로인 크리스티아니아는 물론 후술하는 덴마크의 코펜하겐 및 스웨덴의 스톡홀름으로도 이어지니까 북유럽의 제해권은 이 해협을 장악하는 자의 손에 쥐어져 있어요.
4. 코펜하겐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Copenhagen)은 덴마크의 국토 중 동부의 섬인 질랜드(Zealand/영어, Sjælland/덴마크어) 및 아마게르(Amager)의 두 섬에 나누어져 입지한 인구 140만명의 도시로, 외레순드해협(Øresund) 건너 동쪽이 스웨덴의 항구도시인 말뫼(Malmö). 수도가 국토의 동쪽에 치우쳐져 있는데다 외국과 매우 인접해 있다는 독특한 위상은 사실 이 도시가 1397년에서 1523년까지 존속했던 동군연합(同君連合)이었던 칼마르연합(Kalmarunionen/덴마크어, 스웨덴어 및 노르웨이어, Unio Calmariensis/라틴어)의 사실상의 수도가 코펜하겐이었던 사정에 기인하고 있어요. 그러나 이 동군연합도 1523년에 스웨덴의 왕으로 추대된 구스타프 바사(Gustav Vasa, 1496-1540)가 독립을 선언하고 이듬해 말뫼조약을 통해 덴마크가 스웨덴의 독립을 승인하여 결국 해체되었고, 칼마르연합의 중심도시는 좁은 해협 건너가 외국인 상황으로 일변했어요.
이 지명의 유래 중 "상인의 항구" 라는 의미가 있다는데 그에 걸맞게 코펜하겐은 월평균 250만명이 찾는 도시이자 세계최대의 해운회사 머스크(Mærsk)의 본사소재지인 동시에 코펜하겐 국제공항은 노르딕 국가들의 공항 중 가장 이용자가 많은 곳으로 명성을 드높이고 있어요.
또한 코펜하겐 하면 문화의 고장. 세계에서 3번째로 오래 운영중인 테마파크인 티볼리가든즈(Tivoli Gardens)는 1843년부터 운영중이고, 그 유명한 인어공주의 동상 또한 1913년에 건립되어 원작자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1805-1875)의 1837년작 동화에의 기념물로서 코펜하겐 시내에 서 있어요.
이미지 출처
Tivoli Halloween – Everything you need to know before you go, Mudpie Fridays 웹사이트, 영어
이것이 티볼리가든에서 열리는 할로윈 행사의 한 장면.
구내에는 동서양의 여러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건축물과 조형물이 많이 있어요.
이미지 출처
The Little Mermaid, visit copenhagen 웹사이트, 영어
이것이 바로 인어공주의 동상. 이렇게 낮게 뜬 해를 보면서 111년간 코펜하겐 시내를 지키고 있어요.
5. 스톡홀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Stockholm)은 노르딕 국가의 도시로서는 인구최다인 160만명이 거주하는 스웨덴 제일의 도시이기도 하죠. 또한 이미 석기시대 때부터 정착촌이 만들어져 있다가 섭정(摂政, Regent) 비르거 야를(Birger Jarl, 1210-1266)이 1252년에 설립한 이래로 도시로 성장하여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어요. 스웨덴의 정치, 경제 및 문화의 중심지인 이 도시는 1912년에 하계올림픽이 개최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유럽의 모든 도시 중 1인당 역내총생산(GDP per capita)에서도 10위 이내를 기록하고 있어요.
스톡홀름 시내의 거리는 "세계에서 가장 긴 미술관" 이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이미지 출처
Stockholm’s Hidden Gems, 2023년 11월 14일 IACETL 기사, 영어
6. 오렌산맥
이 산맥의 이름의 출처에 대해서는 아직 근거를 찾지 못하고 있어요.
7. 알텐가토르
이 지명은 인구 1만명 이상으로서는 세계 최북단의 도시로 알려져 있는 노르웨이의 알타(Alta). 1917년에 노르웨이 왕실의 칙령으로 개칭되기 이전에는 알텐(Alten)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백조(Swan)의 고대 노르드어 단어에서 유래한다는 설도 있고 저지대를 의미하는 핀란드어 단어가 노르웨이어의 철자법으로 변형되었다는 설도 있지만 정설은 없어요. 그런데 어째서 이 지도에서 "알텐가토르" 로 표기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어요.
8. 헬싱포르스
헬싱포르스(Helsingfors)는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Helsinki)의 스웨덴어 표현으로, 이미 제4편인 제정러시아 및 소련편(상)에도 언급된 적이 있어요. 장기간 제정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던만큼 러시아어 지명도 있지만 그것은 스웨덴어 표현의 발음이 러시아어의 특징 및 한계로 인해 많이 변형된 겔신그포르스(Гельсингфорс)였어요.
이제는 겔신그포르스라는 표기는 역사 속의 것으로 잔존할 뿐이지만, 핀란드의 공용어가 핀란드어 및 스웨덴어인 이상 도로표지판에는 여전히 헬싱포르스라는 스웨덴어 표기가 병기되어 있어요. 바로 이렇게.
이렇게 북유럽편을 마쳤어요.
다음에는 동유럽 및 중부유럽으로 가 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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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Lester
2024-08-26 18:19:32
소개하신 관현악곡을 들으면서 북유럽을 상상하니까 뭔가 고전게임 남극탐험(원제를 해석하면 '결국 남극대모험')의 OST(스케이터 왈츠, 작곡가는 에밀 발퇴펠로 프랑스인)가 생각나기도 하고, 압도적인 산지가 저절로 연상되네요.
일단은 관심지점부터 감상을 적어보겠습니다.
A. 상술한 남극탐험의 경우 아문센과 스콧의 드라마틱한(한편으론 결과가 뻔했던) 레이스 때문에 많이 알려졌지만 북극탐험은 "피어리가 정복했다. 끝." 정도로 (역사왜곡이지만) 결론이 나 있어서 아는 게 별로 없네요. 훗날의 연구로 피어리가 아니라 북극도 아문센이 다녀갔다는 쪽으로 바로잡혔으니 북극탐험도 관련 지식을 읽어볼까 생각중입니다. 그래서인지 신기하고 놀라운 점들이 많네요.
일단 19세기 말부터 극지투어리즘extreme tourism이 유행했다고 하셨는데 이게 요즘 말하는 (그리고 근래 타이타닉 탐사정 참사로도 유명한) 부자들의 유흥거리에 가까운 것이었는지 궁금하고, 많고 많은 이름 중에 정착촌 이름이 피라미드pyramid와 유사한 피라미덴인 이유도 모르겠네요. 광산촌 정도는 여느 땅이 그렇듯이 지하자원이 많을 것 같아서 당연하게 여겨지지만요.
나고르스키의 경우엔 무사귀환해서 세계 최초로 인정받았건만, 해군에 복무하고 볼셰비키 혁명에도 가담했는데 러시아와 폴란드 양국에게 무시당한 걸 보면... 심지어 한국 구글에서는 검색조차 되지도 않네요. 악의적인 평가조차 없는 걸 보면 무관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B. 프리드쇼프 난센의 경우는 상술한 아문센과 스콧의 남극 레이스에 대해 관심 깊게 읽어봤다면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기도 하죠. 말씀하신 프람 원정대의 탐험선인 프람 호를 물려받은 게 아문센이고, 본래 북극탐험을 계획했지만 피어리가 이미 성공했다는 주장(이라지만 실제론 가짜뉴스)에 낙담해서 남극탐험으로 목표를 바꾸고 남극으로의 항해에 프람 호를 사용했다고 하니까요. 기억난 김에 이전에 연재하신 호주, 뉴질랜드 및 남극편을 찾아보니 지도에 아문센의 이름이 없어서 좀 당황했지만요. 영국의 여론전 때문에 사실이 아직 안 알려져서 그런 것인지, 일본인인 시라세 노부를 우선시해서 표기한 것인지...
어쨌거나 난센은 단순한 탐험가가 아니라 여러 능력을 발휘했군요. 사실 탐험가라는 직업(?) 자체가 탐험자금을 얻기 위한 교섭능력, 팀원들을 지도하기 위한 통솔력, 자신은 물론 팀원들을 살리기 위한 여러 생존능력 등 리더에 최적화되었기에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요즘은 소수의 오지를 제외하면 어지간한 곳은 탐사가 이루어져서 탐험보다 연구가 중시되지만, 베어 그릴스를 비롯해 생존전문가들이 여전히 활약하는 것을 보면 인간의 몸 속에는 아직 동물적인 본성이 살아 숨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C. 뭉크는 '절규'로 너무 유명하고 그리그도 페르 귄트 모음곡 중 마성의 BGM으로 손꼽히는 "산 속 마왕의 궁정에서" 때문에 이름 정도는 들어봤지만, 입센에 대해서는 이번에 알았네요. 그래서 찾아보니 입센이 그리그와 교류하는 사이라 페르 귄트를 발표할 때 그리그에게 부수음악을 부탁했고 그리그가 이들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별도의 모음곡으로 발표한 것이었다네요. 그 외에 "인형의 집"이 페미니즘에서 (아마도 이름만) 하도 언급해대길래 들어봤는데 이게 입센의 작품인 줄은 역시 이번에야 알았고요.
한편 페르 귄트의 줄거리를 읽어보니 묘하게 상술한 탐험가들이 생각나는 내용이라 재미있었습니다.
D. 교과서에서 '피오르드 해안' 하면서 중요성을 언급했던 게 기억나네요. 그 당시 교과서에는 이름과 사진과 초간단한 설명만 연달아 붙어 있다 보니 원리와 중요성을 제대로 체감하지 못했는데, 발생 원리를 알고 보니 자연발생한 내해라서 확실히 어업에 유리하겠단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서 대량어업을 하러 깊은 바다까지 가려면 제법 많이 나가야 할 테니까요.
참고로 상술한 뭉크의 '절규'에 나오는 배경도 연구자들이 조사한 결과 실존하는 피오르라고 합니다. 비교사진이 첨부된 관련자료
E. 침엽수 하면 활엽수와의 비교대상 정도로만 다뤄지던데 침엽수 목재의 이점이 그러했군요. 뜬금없지만 북한과 통일돼서 북부 산지의 침엽수들을 활용할 수 있다면 이점이 있을까요? 제지공업이야 종이 자체가 거의 줄어드니까 그러려니 해도 철도침목이나 수지 정도면 제법 쓸모가 있을 것 같은데... 그 이전에 침엽수부터 다시 심어야 하려나...
F. 확실히 저런 험준한 산지에서 대량의 물이 나온다면 수력발전에 유리하겠죠. 그렇다면 당연히 폭포도 많겠지 싶어서 검색해봤더니, 역시 효스호센 폭포라든가 해서 크기에 상관없이 아름다운 폭포들이 많네요. 한편으론 스칸디나비아 반도는 백야라든가 해서 전반적으로 어두컴컴하다고 하니 조명 관련해서 전기가 많이 필요하니 전력산업의 발전은 당연히 이뤄질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포럼에서 농산물 관련 통계 글(링크)을 쓰셨을 때 '북부에서 커피를 많이 마시는 이유' 해서 검색했던 것도 기후가 원인이었거든요.
G. 부득이하게 아문센 이야기를 또 하겠습니다만, 아문센이 남극을 정복할 때 스키가 꽤나 도움이 됐다고 하죠. 반면 스콧은 스키를 안 배운 것은 아니나 강습 여부를 자율에 맡기는 바람에 안 배운 팀원들이 많아서 결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하고요. 같은 논리로 개썰매도 '설상차가 낫다'면서 고집을 부리다가 결국 설상차는 고장나고 그 무거운 짐을 직접 끌고 가야 했다고 하니... 도구를 사용해서 진화한 게 인간인데 스콧은 알면 알수록 답답해지는 케이스네요.
스키 이야기를 더 하자면, 이건 빙하지역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깨닫는 것인지 동북아시아 액션활극인 "골든 카무이"에서도 아이누족들이 스키와 개썰매를 사용하더군요. 심지어 히로인인 아시리파는 스키도 아닌 나뭇가지로 눈 덮인 경사로를 내려오는 신기를 보여줬고요.
H. 체조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어서 검색해봤는데 2차대전 이후 소련에서 크게 발달했다고 합니다. 막상 북유럽은 억센 이미지가 강하고 소련은 공산주의 특성상 체제선전에 집중할 것 같은데, 두 지역에서 체조의 발전에 기여했다니 신기하네요. 체제고 뭐고 기초체력이 좋아야 뭐든 할 수 있는 건 사실이긴 하지만, 굳이 북쪽에서 발전한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I. 스트린드베리의 작품은커녕 본인의 이름조차 이번에 처음 들을 정도로 인지도가 적네요. 그래도 검색해보니 입센과 함께 언급되거나 그의 작품 또한 페미니즘에서도 언급될 정도면 대략적인 내용을 유추할 수 있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무의식에 대해서도 다룬 점도 고평가되고요. 검색해보니 '스웨덴의 셰익스피어'라는 평가도 있던데... 저로서는 아는 게 없어서 과찬이다 아니다 논하기가 힘드네요. 무의식이나 오컬트를 주로 다룬 것을 보면 제법 제 취향에 맞을 것 같기도 하지만요.
한편 이름이 berg로 끝남에도 '베리'로 발음한다는 점은 스웨덴의 전설적인 외교관 라울 발렌베리가 생각나네요. 고르고13 정발판에서 잘못된 일본어 표기를 답습해서 '워렌버그'로 번역됐다보니 창작 캐릭터인가 하고 전혀 몰랐는데, 나중에야 실존인물 라울 발렌베리임을 알고 약간의 배신감을 느끼면서도 번역의 중요성을 체감했거든요. (이 정발판은 그레네이드 런처를 '그레네드 란챠'라고 적고 설명은 '신무기의 이름' 정도로 끝내는 등 꽤나 무성의한 오역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지역 관련 코멘트는 분할하겠습니다.
마드리갈
2024-08-31 19:53:40
이번에도 자세한 코멘트에 깊이 감사드려요.
사실 극지탐험의 그 근간은 북극이라고 할 수 있어요. 보통 동양에서는 방위에 따라 북극/남극으로 표기하지만, 서양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니까요. 일단 영어만 하더라도 북극은 Arctic이고 남극은 Antarctica. 즉 동양에서 말하는 북극이 서양에서는 극지방이고 남극은 그 극지방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니까요. 대척점의 전제는 기준점이니까, 그리고 극지방은 북유럽에서는 험지이지만 생활권에서 가까우면서 사뭇 다른 그런 지역이다 보니 호기심이 현실화되기 좋은 지역이기도 해요.
19세기 후반에 오늘날의 스크류프로펠러를 장착한 증기선이 대양을 오가는 선박의 표준으로 정착하면서, 항해는 목숨을 건 모험이 아닌 새로운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즐거운 기회가 되었어요. 아프리카의 사막도 사바나도 혹한의 극지도 그런 투어리즘의 대상이 되었어요. 게다가 서양의 이집트 신드롬은 아주 뿌리깊어서 19세기 후반 이후를 시대배경으로 하는 모험 창작물은 직간접적으로 이집트와 연관이 있어요. 예의 피라미덴이라는 정착촌도 실제로 그 열풍에 편승한 게 많아요.
알폰스 얀 나고르스키에 대해서는 정말 모르죠. 아마 한국내에서는 제가 그의 존재를 최초로 알렸을지도요?
그나마 소련과 폴란드 모두 그를 잊기는 했지만 그나마 위안거리가 되는 게 있다면 소련에서는 1917년에 그가 죽은 것으로 믿고 그의 이름을 극지방의 지명에 붙여준 것 정도. 그런 반면에 미국에서는 유명인이 되었으니 그 당시의 세계는 이어져 있긴 해도 지금의 수준만큼은 아니라서 확실히 정보력이 낮았다는 게 여실히 보여요.
프리드요프 난센은 정말 위대한 인물이었죠. 탐험가로서도 노르웨이 건국영웅으로서도 인도주의 활동가로서. 저런 사람은 정말 불세출의 영웅이라고 할 만해요.
남극 관련으로는 역시 일본에서 나온 출판물이다 보니 일본인 시라세 노부를 우선시했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이 지도에 쓰인 자료가 영어로 쓰여진 것이 많다는 것이 여실히 보이죠. 상투메프린시페를 영어식 표기인 세인트토마스로 쓴 것이라든지, 영국과 독일의 해전인 유틀란트해전을 영어식으로 표기한 것이라든지 현재 작업중인 14편에서 이탈리아의 지명을 영어식으로 쓴 것 등이 판단근거라서 로알드 아문센 관련은 기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북유럽 국가들이 여성인권이 높은 이유가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문화적 전통의 영향이 깊다는 것이 드러나기 마련이죠.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이 바로 그 대표적인 작품이어서 페미니즘 문학의 효시로 불리기도 해요.
페르 귄트 또한 그 시대상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어서 여러모로 흥미로와요. 그런데 그렇게 결국 먼 길을 도는 과정 속에서도 솔베이그는 그를 기다리고 있고...
피오르는 빙하가 아주 크게 깎은 골자기에 해수가 들어찬 내해이다 보니 정말 깊어요. 송네피오르(Sognefjord)는 특히 깊어서 1,308m(=4,291피트)나 되어요. 즉 우리나라의 서해나 남해보다 더욱 깊다는 것이죠. 이러니 수량도 막대하고 살 수 있는 해양생물도 매우 다양해요. 척박했던 노르웨이가 일어설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피오르 덕분에 잘 발달한 수산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역시 피오르는 노르웨이의 자랑이 맞아요.
그러면 여기서 코멘트를 분할할께요.
마드리갈
2024-08-31 20:28:53
침엽수든 활엽수든 모두 적절한 용도가 있어요.
보통 임업 하면 활엽수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임업의 주요 국가들 중에서 의외로 북유럽 및 동유럽 국가들이 이름을 잘 보이고 있어요. 이전에 쓴 글인 목재 및 가공품 수출에 대한 의외의 사실 몇 가지에 거명되는 국가들만 봐도 명백해져요. 연료에서는 라트비아 및 리투아니아, 산업용 통나무에서는 체코, 러시아, 폴란드 및 노르웨이, 목재팰렛 및 각종 집성물에서는 러시아, 라트비아, 덴마크, 에스토니아 및 오스트리아, 각재에서는 러시아, 스웨덴, 핀란드 및 벨라루스, 합판에서는 러시아, 판재에서는 러시아, 벨라루스, 폴란드, 오스트리아 및 루마니아, 펄프에서는 핀란드, 스웨덴 및 러시아, 종이 및 골판지에서는 스웨덴, 핀란드, 오스트리아 및 러시아가 이렇게 이름을 올리고 있어요.
북한지역의 침엽수림에 대해 정말 좋은 질문을 해 주셨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북한지역은 임업을 발전시키기도 매우 좋은데다 실제 개발사례가 있어요. 제2편인 일본 중심의 동북아시아편에서 이미 압록강 상류에서 벌채한 나무를 뗏목으로 엮어서 강물의 흐름에 띄워보내는 식의 수운이 발달했다는 것이 나오고 있어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반세기도 못 되는 시간 안에 조림사업으로 민둥산과 화전민을 먼 옛 이야기로 만드는 데에 성공한 나라니까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요.
역시 스키의 본고장인 스칸디나비아반도 출신답게 아문센의 스키 활용술은 아주 뛰어났어요. 그리고 북극 원주민의 지혜도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한 데에서 아문센이 정말 위대한 탐험가임에 틀림없어요. 첨단기술은 계속 발전해야 하지만 기술만능주의에 빠져서도 안된다는 게 바로 아문센과 스코트의 사례에서 제대로 증명되어요. 결국 중요한 것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지 어떤 기술을 쓰는가는 아니거든요.
북유럽에서 체조가 발달한 이유는 간단해요. 한랭지니까 야외에서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거든요. 게다가 유럽이나 북미에서 왜 옷을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가도 이것으로 충분히 설명가능해요. 일조량 자체가 매우 부족하다 보니 그렇게라도 해야 비타민D 힙성이라든지 우울증 예방이라든지 이런 것도 가능해지고,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겨울에는 실내 스포츠인 체조를 통해 체력을 단련하지 않아면 체력의 기본부하가 큰 한랭지에서 살아남기에 불리해져요. 조금 더 나아가서, 유럽 자동차제조사에 컨버터블(Convertible) 라인업이 충실히 갖춰진 것도 그래서예요.
스트린드베리는 정말 독특한 예술가였어요. 게다가 예술뿐만이 아니라 사생활에서도 기행이 좀 있었는데 3번 결혼했고 번번이 문제가 많았는데다 그의 첫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인 카린(Karin Strindberg, 1880-1973)은 사회주의자로 소련의 볼셰비키 혁명가인 블라디미르 스미르노프(Владимир Смирнов, 1876-1952)와 결혼하기도 했고, 41세 연하의 3번째 부인과 결혼하기 직전에 이전의 연인이 피살되자 신혼여행을 취소하는 등 여러모로 우여곡절이 많기도 했어요. 스트린드베리가 여성혐오 경향을 지녔다는 분석이 있지만 저는 그렇게까지 판단가능한 이유까지는 알지 못해요.
스웨덴인의 인명표기가 여러모로 특이하죠. 스트린드베리나 발렌베리 등은 물론 높이뛰기 선수로 명성이 아주 높았던 파트릭 스요베리(Patrik Sjöberg, 1965)년생 또한 그렇게 끝나는 이름의 스웨덴인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있는 인물이예요. 그가 1987년에 세운 높이뛰기 최고기록인 2m 42cm는 이미 깨졌지만 2024년 현재에도 아직 그의 기록을 넘은 선수는 2명뿐이죠.
그나저나 그 오역은 정말 할 말이 없네요. 국어실력도 배경지식도 낮으니 그런...
Lester
2024-09-03 18:03:21
이번엔 지역 관련 코멘트. 역시 모르는 지역이 많네요.
1. 스피츠베르겐이란 지역보다는 작살을 맞으면 바로 물 위에 뜨는 고래란 점이 더 흥미롭네요. 명색이 고래라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라 물 위에 뜨는 것일지도. 그리고 탈탄소 기조 때문에 폐광이 추진된다니, 앞뒤 안 가리는 환경정책이 참 여럿 죽이네요. 물론 지구온난화는 무시 못하기는 하는데, 이게 한쪽에선 과대평가라 그러고 다른 한쪽에선 과소평가라고 하니 어느 쪽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2. 왕의 이름을 딸 정도의 도시였기 때문에 향후 그대로 수도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아닌가? 계획적으로 수도로서 건설된 도시이고 이름이 바뀌었을 뿐인가요? 그나저나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오슬로'란 이름은 원래 성문 밖의 교외 지역으로서 남아 있었는데, 도시 이름이 오슬로로 바뀌고 그 교외 지역은 구시가지라는 의미에서 Gamlebyen(감블비엔?)으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게다가 구글 지도에서 찾아보니까 오슬로에서 좀 더 남서쪽에 크리스티안산Kristiansand이라는 도시가 있는 걸 보면 같은 이름의 도시가 여러 개 있었던 것인지...
3. 확실히, 구글 지도에서 보니까 보트니아 만과 발트 해로 들어가는 유일한 입구격인 곳이네요. 잘은 모르겠지만 나폴레옹 치세 당시 대륙봉쇄령으로 생계가 막힌 러시아가 이 길목으로 밀수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4. 티볼리는 이탈리아의 지역 이름으로 아는데 어째서 덴마크의 테마파크에 붙었는지는 모르겠네요. 브랜드명인가? 그리고 인어공주의 동상은 디즈니에서 만들어 여러모로 전설로 남은 애니메이션 영화와 악몽을 남긴 실사영화의 모티브로 유명하기도 하죠. 그런가 하면 만화 "갤러리 페이크"에서 나오길 1964년과 1998년에 목이 잘리는 반달리즘을 당했고 지금은 그럭저럭 복원에 성공했지만 최초의 원본은 끝끝내 못 찾았다고 하더군요. 그와 동시에 코펜하겐의 인어상은 조선소와 항구를 마주 보고 있어서 정신 사납기에 이탈리아 제노바의 지중해가 보이는 인공 동굴로 옮겼다는 순전히 창작적인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만화 한정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그럴듯하더군요.
5. 스톡홀름은 노벨상 수상지로서 여러 위인들의 행적에 한번쯤은 등장하기도 하죠. 검색해보니 당연히 노벨상 박물관도 있다고 하네요. (누군가의 방문기 / 네이버 블로그) 다만 모든 노벨상을 여기서 시상하는 것은 아니고, 노벨평화상만 (노벨 생전에 스웨덴과 노르웨이가 병합된 것을 감안해서) 노르웨이에서 관리한다고 합니다.
6. 위키백과 영문판이 "스칸디나비아 산맥" 문서에서 'The names Kölen and Kjølen are often preferentially used for the northern part, where the mountains form a narrow range near the border region of Norway and Sweden.'라는 문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 Kölen에서 K가 누락되는 바람에 오렌이라는 표기를 사용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가 하면 ChatGPT한테 스칸디나비아에 비슷한 이름의 산맥 혹은 지역이 있냐고 물어봤더니, 산맥은 아니지만 노르웨이어로 '독수리'를 가리키는 단어인 Ørnen이 있다고 하네요. 어느 쪽이든 오타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8. 공용어로 동시에 표기되어 있는 게 영어와 프랑스어를 같이 쓰는 캐나다를 연상시키네요. 그 쪽에 비하면 핀란드와 스웨덴은 훨씬 비슷해 보이지만요.
마드리갈
2024-09-04 00:46:48
노르웨이의 환경정책이라는 게 과하게 나가는 게 있긴 해요. 세계적인 석유 및 가스 생산국이면서 탈탄소를 위해 탄광을 폐업한다는 게 앞뒤가 안 맞는데다 가솔린 등 정제석유제품의 가격이 미친듯이 비싼 것으로도 악명높았어요. 대략 우리나라의 1.5-2배 사이가 될 정이고 전기자동차의 보급도 많은데 전 그게 과연 대안인지 의문이 많이 들더라구요.
북극의 참고래가 결코 작지는 않지만, 역시 밀도 덕분에 물에 잘 뜨게 되어 있어요. 지방은 단백질보다 밀도가 낮고, 유럽 및 미주에서의 포경업의 주된 이유가 기름이니까 좋은 유류 공급원이면서 다른 수염고래나 이빨고래와는 달리 작살을 맞고 죽어도 가라앉지 않아서 상품성이 매우 좋았어요. 그래서 개체수가 격감하는 문제도 발생했어요.
도시란 사실 성장하는 것이죠. 그 자체가 성장한다기보다는 정확히는 인간의 활동이나 자연의 변화에 의해 여러모로 변화를 겪고 그것을 이겨내면 성장하고 이겨내지 못하면 결국 도시였던 유적이 될 뿐. 즉 예의 오슬로도 여러모로 변화를 겪고 그것들에는 주변의 다른 정착촌까지 도시의 범위에 편입되어 재개발되는 과정 또한 포함되기 마련이라고 보는 게 타당해요.
항해술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덴마크가 그 절묘한 위치 덕분에 북해와 발트해를 오가는 다른 나라의 선박들이 거쳐가야만 하는 나라였고 두 바다 모두 거칠 때가 많다 보니 덴마크를 제외한 대안이 많지 않았어요. 그렇다 보니 통행료를 비롯하여 여러 수입원이 있어서 덴마크 왕실은 매우 부유했고 그래서 협소한 국토면적과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덴마크는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어요. 19세기 후반에도 여전히 덴마크의 영향은 매우 강했다 보니 독일제국이 덴마크를 통하지 않는 수로로서 킬 운하를 개통시키기까지 할 정도였어요.
사실 밀수루트는 정말 다양하게 개척가능한데, 말씀하신 것처럼 예의 해협을 이용할 수도 있는데다 흑해로 이어지는 돈강이나 드니프로강 등을 수로로 이용할 수도 있고, 정말 하기 나름일 거예요.
지금 밤이 깊었으니까 잔여부분의 코멘트는 다음에 이어서 할께요.
마드리갈
2024-09-13 23:40:23
이어서 한다던 코멘트를 이제서야 작성하는 점에 양해를 부탁드려요.
말씀하신대로 티볼리는 이탈리아의 지명이 맞아요. 그런데 절대왕정기 말기에는 티볼리가 위락시설의 대명사로 쓰이기도 했어요. 실제로 이탈리아의 티볼리에 있는 빌라데스테(Villa d'Este)를 모방하여 프랑스 파리에 쟈르댕 드 티볼리(Jardin de Tivoli)라고 불렸던 유원지가 건설되었지만 설립자인 시몽 가브리엘 부탱(Simon Gabriel Boutin, 1720-1794)이 로베스피에르 치하의 공포정에서 사형당하고 그가 세웠던 시설은 이후 나폴레옹전쟁 등의 각종 정변으로 인해 파괴되었다가 수리된 이후 1842년까지 유원지로 쓰였고 현대에는 완전히 재개발되어 그 자리에 북서부지역 철도노선의 기점역인 생나자르역(Gare Saint-Lazare)이 들어서면서 자취를 감추었어요.
참고로, 특정지명이 일반명사화된 사례 중에는 온천리조트를 뜻하는 스파(Spa)도 있어요. 이것은 벨기에의 지명이지만 수세기에 걸쳐 일반명사로 고착되어 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노벨평화상만큼은 노르웨이에서 시상식이 열리고 있어요. 그 기원이 과거의 동군연합 시대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외교사에 등장하는 그 개념이 오늘날에도 면면히 전승되고 있다는 게 역시 잘 보이고 있어요.
문제의 오렌산맥의 표기...역시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겠네요.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제보에 감사드려요.
확실히 헬싱키/헬싱포르스는 많이 비슷하죠. 사실 핀란드어와 스웨덴어는 영어와 프랑스어의 혈연보다 아득히 멀지만요. 핀란드어는 우랄어족이고 스웨덴어는 인도유럽어족이라서 아예 기원조차 완전히 다르긴 하지만, 고유명사 등은 거의 그대로 가져왔으니까 저 표지판에서 나오는 두 언어의 표기가 매우 유사해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