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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10화 - 한낱 장난질

시어하트어택, 2024-08-24 20:24:51

조회 수
64

거미줄로 가득찬 편의점.
쇼마는 민이 웃자 울컥했는지, 뭐가 터져나오듯 큰 소리로 말한다.
“이게... 웃어?”
당연히 쇼마는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했는지 울컥하는 마음에 험한 소리가 목구멍을 타고 혀 바로 아래까지 올라온 상태다. 하지만, 그러건 말건, 민은 ‘가소롭지도 않다’는 듯, 자신을 마치 금세 잡아먹기라도 할 듯 노려보는 쇼마를 향해 말한다.
“어... 내가 지금 이걸 보고 그냥 지나쳐야 한다고 한다면, 뭐가 좀 앞뒤가 안 맞는 거겠지...?”
“야, 애들은 몰라도 되는 일이라고! 애초에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나갔으면, 너한테 이렇게 귀찮은 일이 벌어졌겠냐?”
그렇게 말하면서도, 쇼마는 이미 천장에 민을 완전히 감싸기 위한 거미줄들을 준비해 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순간적으로나마 당황했던 그의 얼굴에는 다시 ‘나는 이긴다’는 희망으로 가득 찬 미소가 돌고 있다. 하지만 그는 모른다. 그 미소는 이제 그 순간밖에 지을 수 없다는 것을. 그걸 모른 채 쇼마는 계속 말한다.
“그리고 위를 좀 볼까? 네 옆에도, 그리고 뒤에도.”
쇼마의 그 말은 마치 미리 승리를 선언하려는 것 같기도 하다. 곧 닥쳐올 그의 운명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그는 다시 다른 거미줄들을 확 쥐어 잡고, 민을 향해서는 더욱더 자신감이 붙었는지 이제는 웃음까지 띠어 가며 말한다.
“하, 그러니까 애초에 대들지를 말았어야지. 하지만 어쩌냐? 이미 후회해도 늦은걸. 이게 다, 네 운명이라고 생각하면 될 일이야.”
머리 위와 양옆, 그리고 등 뒤에 있는 거미줄은 이제 점점 뻗어 나가고 있다. 조금만 있으면 그 가운데 있는 민을 삼켜 버릴 것이다.
하지만 민의 입에서는 쇼마의 기대와는 매우 동떨어진 말이 나온다.
“이런 거 다 귀찮다니까. 왜 귀찮을 짓을 사서 해?”
“뭐야? 너 지금 내 이야기 잘 듣고 있던 거 맞냐? 보자 보자 하니까 안 되겠네. 너는 내가 몇 초 안으로 후회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 테니까!”
정말로 해 버릴 작정인 쇼마는, 한편으로는 일말의 여유조차 없어졌는지, 곧바로 거미줄을 뻗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러든 말든, 민은 여유롭게 웃을 뿐이다.
“그렇게 말할 시간에 이미 해 버렸을 거라니까, 나는? 그래도 형이 나를 이길 가능성은 없지만. 애초에, 상대를 제대로 알아보고서나 했어야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거든! 그러니까 좀 닥치시지!”
그렇게 말하지만, 쇼마는 그때까지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편의점 안의 많은 물건들이 일제히 쇼마의 머리 위에 대기하고 있는 것도 모른 채로 말이다. 물론, 그 많은 물건들을 어떻게 조종하는지는 민에게는 식은 죽 먹기도 아니다.
“하, 위에서 무슨 수작을 벌이는 것 같은데, 그 정도야 내가...”
하지만 쇼마의 말은 거기서 더 이어지지 못한다. 쇼마가 미처 조치를 취하기도 전, 그 물건들은 일제히 쇼마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 예상하지 못한, 그러나 필연적이었던 그 일격에, 쇼마는 정신을 잃고 그 자리에 쓰러져 버린다. 그와 동시에 편의점 안을 가득히 뒤덮고 있던 거미줄들은 언제 거기에 생겼냐는 듯이 다 사라져서, 리암, 타마라, 예담, 편의점 점주를 비롯한 안에 묶여 있던 사람들은 모두 풀려난다.
“어... 도대체 일이 어떻게 돌아간 거지...”
예담은 자신의 앞에 펼쳐진, 널브러져 있는 음료수병, 캔, 그리고 과자들의 더미와, 또 그 밑에 깔려서 마치 뻘밭에서 수영을 하는 듯 허우적거리는 쇼마의 모습을 보고는 안도하지만, 곧 시간을 보고는 그렇게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음을 깨닫는다. 시간은 벌써 8시 37분. 아직 조금 남은 것 같아도 조금만 있으면 지각할 것이다.
“아... 아으...”
그 와중에도, 쇼마는 무슨 생각을 한 건지, 예담의 발목을 잡으려고 하지만, 예담은 그걸 뿌리치고 서둘러 편의점을 나선다. 눈에 보이는 손가락 끝을 밟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래도 비명 지를 기력은 있었는지, ‘아악’ 소리가 나온다.
한편, 민은 상황이 종료된 것에 대해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쨌든 자신이 편의점 안을 어질러 놨다고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래도 물건들을 전부 제자리로 두는 건 민에게는 어렵지 않다. 상태가 양호한 물건들이야 그렇게 할 수 있지만, 터졌다든가 안의 내용물이 흘러나왔다든가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잠시, 민과 편의점 점장 모두 그걸 말없이, 당황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는데...
“저, 사장님!”
누군가가 입구에서 점주를 부른다. 돌아보니, 하야토가 무언가를 들고 있다. 그건 하야토가 자기 지갑에서 꺼낸 현금 뭉치다.
“일단 이거 받으시고요, 또 뭐 필요한 거 있으면 저 찾으세요.”
“형, 굳이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민이 그렇게 말해도, 하야토는 아랑곳하지 않고 점주에게 자기 연락처를 주는 것까지 잊지 않는다. 그리고 안에 있는 민에게 손짓해서 나오라고 한다.
“얼른 가자! 학교에 늦겠어!”
편의점 안에 있는 리암과 타마라에게 인사를 한 뒤, 학교로 다시 가는 길에, 민은 하야토에게 한마디 한다.
“안 그래도 되는데... 나도 그 정도는 있다고.”
“에이, 우리 집 알잖아? 이런 거 정도는 내가 해야지. 그리고 너 평소면 그냥 피할 텐데 왜 거기서 네 초능력을 쓴 거냐?”
“아... 딱히 쓰고 싶지는 않았어.”
“어, 아닌데?”
유가 마치 자신이 잘 아는 것처럼 말한다.
“내가 봤는데? 너 초능력 쓰고 싶어서 온몸이 근질거리는 것 같던데? 우리 형도 그렇게 느끼는 것 같던데? 아닌가?”
“야, 아니라고! 내가 의도했던 상황이 아니라니까!”
민은 유가 그렇게 말하자, 손을 강하게 내젓는다.
“너야말로, 없던 전기 능력이 생기니까 괜히 우쭐댄 적이 있었잖아?”
“어... 그거야 그랬지만...”
유는 민의 말에 마치 변명하려는 듯하다가, 이윽고 다시 입을 연다.
“너야말로, 은근히 이런 일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러는 건 아니겠지?”
“에이, 별 이상한 말을 다 듣네. 이따가 학교 끝나고, 게임이나 한 판 하자.”

한편 그 시간, 아까 소동이 있었던 편의점. 예담과 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다 돌려보내고 나서, 리암과 타마라는 초조해하는 쇼마를 편의점 바깥에 있는 테라스에 붙잡아 놓은 채, 쇼마를 추궁하고 있다. 쇼마는 얼굴을 다른 데로 돌린 채로, 입을 열지 않으려 하다가, 무슨 생각인지 고개를 홱 돌리고서 말한다.
“하, 학교만 째게 해 주면 안 돼요?”
“안 되지. 그러면 너희 선생님이 분명히 뭐라고 할 거라고.”
그 말에 쇼마의 표정이 말 그대로 ‘썩어 버리기’ 시작한다. 그걸 놓치지 않은 타마라는 뭐라고 말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선제공격을 하는 것처럼, 한마디 한다.
“얘, 학교도 안 가고 이런 거 하면 재미있어?”
“에이, 학교 가면 뭐 해요? 맨날 선생님들은 나보고 잔소리만 해, 집에 가도 부모님은 구박만 하지. 심지어 화를 나한테 다 푼다니까요?”
“응?”
쇼마의 그 말이 나름 솔깃하게 들렸는지, 타마라뿐만 아니라 리암도 귀를 쫑긋 세운다.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쇼마는 말을 이어간다.
“이런 거 하면 스트레스도 나름 잘 풀린다고요.”
그 말에, 리암은 무언가 머릿속에 스치고 지나간다. 바로 쇼마가 자신이 잡으려는 무언가의 실마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하나만 묻자. 이거 누가 시켜서 했어?”
“네? 아니에요. 이거 그냥...”
“그래? 너 대답이 너무 쉽게 나오는데? 그 말도 누가 시켜서 한 거지?”
리암의 그 말에, 쇼마의 표정이 또 썩어들어가려는 게 보인다. 리암은 그걸 놓치지 않고 말한다.
“야, 제대로 말 안 하면 여기서 바로 학교로 보내 버린다?”
“아, 알았어요, 알았어요!”

한편, 누군가가 뒤에서 은밀히 이 광경을 보고서, 한숨을 짓는다. 카트를 끌고 다니는 잡지 판매원처럼 보이지만, 본업은 그것이 아니다. 상심에 찬 표정을 한 그는 은밀히 손목에 찬 시계를 입에 갖다 대고는, 마치 첩자가 은밀히 무전을 보내는 것처럼 말한다.
“자매님, 이번에도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그리고, 곧바로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그가 귀에 낀 이어폰을 통해 들려온다.
“또인가요, ‘메로비우스’ 형제? 어제처럼 위치를 벗어나는 일은 삼가십시오. 어제 충분히 질책을 듣지 않으셨습니까? 또 그런 일이 있으면, ‘충고’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예, 자매님, 명심하겠습니다... 지역장님께는 잘 말씀해 주십시오.”
메로비우스라고 불린 그 남자는 질책까지 들어서 그런지 매우 낙담한 표정을 하고서, 다시 카트를 끌고 어디론가 향한다.

한편, 이곳은 미린고등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법조타운에 있는, 메이링의 법률사무소. 메이링 밑의 직원들이 각종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메이링의 옆에는 여자 직원 한 명이 검토서를 들고서 메이링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중, 메이링의 바로 앞에 앉은 남자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귀에 대고 무언가를 수군거린다.
“뭐야, 또 그런 일이 있었어?”
메이링이 갑자기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자, 당연히 서류 검토를 기다리던 갈색 머리의 블라우스 차림의 여자 직원은 깜짝 놀라기라도 했는지 마치 과장이라도 한 듯한 놀라움을 보인다.
“뭐야, 변호사님! 갑자기 그렇게 말하면...”
“에이, 아냐, 아니... 골로바텐코 씨, 미안해. 내가 괜히 그러려던 건 아닌데...”
“체, 그렇게까지 놀란 건 아니라고요. 여기 검토서 놔두고 갈까요?”
“어, 거기 놓으면 내가 볼게.”
“아냐 씨, 변호사님께 ‘체’라고 하면 안 되지.”
한참 서류를 검토하던 앨런이 아냐라고 불린 그 직원을 보고 한마디 하자, 아냐라고 불린 그 직원은 금세 표정을 바꾼다.
“저기, 에반스 사무장님! 알겠는데, ‘골로바텐코 씨’라고 해 주시겠어요?”
“알았어, 알았어! 골로바텐코 씨, 다음부터는 ‘체’라고 안 하는 거야. 알겠지?”
앨런과 아냐가 그러든 말든, 메이링은 어느새 앨런이 보여준 태블릿에 나와 있는, 리암과 타마라에게 추궁당하는 쇼마의 영상을 보고 있다.
“어... 이 녀석 결국 일을 벌였네. 그리고 자기가 알아서 깨져 줬고.”
“맞아요... 그리고 이 리암이라는 친구, 뭔가 알아낸 것 같은데요.”
“아니야. 리암도 그냥 추측성으로 해 본 말일 뿐이지. 그런데 그냥 얻어걸린 거야. 누군지는 모르지만, 배후가 있고, 자기 목소리를 변조했다라... 그 녀석, 나름대로 준비는 많이 한 것 같지만, 조만간 걸리겠는걸.”
“그런데 변호사님은, 그 녀석의 배후가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앨런의 그 말을 듣자, 메이링은 바로 말하지 않고, 뜸을 들인다.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4 댓글

SiteOwner

2024-08-24 20:40:15

민의 염동력, 역시 이번에도 큰 일을 해 냈군요.

아무리 강력한 능력이라고 해도 그 능력을 쓰는 자가 타격을 입어 쓰러지면 답은 없습니다. 그리고 쇼마는 보기 좋게 당했고 추한 꼴만 보이는군요. 저렇게도 학교를 가기 싫어하는 건 대체 무슨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잡지 판매원으로 가장한 메로비우스라는 남자가 한숨짓는 것으로 봐서 역시 쇼마의 단독범죄는 아닌 게 분명해지는군요. 게다가 그 상황은 이미 메이링에도 전달되었고...올바로 추측하든 우연히 추측하든 그 자체로 대단한 일임은 분명합니다.

시어하트어택

2024-08-25 23:03:52

쇼마가 그렇게 발악을 했습니다만, 민이 한 수 앞서 있었죠. 그렇다면 쇼마가 패배할 운명은 정해져 있던 것입니다.


메로비우스는 모 교단의 포교원입니다. 외형은 길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사이비 종교의 포교원들의 이미지를 조금씩 섞었죠.

마드리갈

2024-08-24 21:58:56

그렇게 대단했던 쇼마의 거미줄 능력도 부질없네요. 사람을 묶을 줄은 알았지만 거기까지였고 편의점 내의 물품에 맞아서 저 꼴이 나다니, 참 가소롭네요. 게다가 달리 도망갈 곳도 없고 심문당하는 처지가 되었고, 쇼마를 수족으로 부렸던 그 수상한 배후는 그냥 용도폐기해 버렸고, 자초한 일이니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을 거예요.


간혹 우연한 발견이 큰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죠. 저도 그런 걸 느껴본 적 있어요. 리암의 발견도 그런 성격일 거예요.

시어하트어택

2024-08-25 23:06:12

그렇게 의기양양하게 편의점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던 기세는 어디 가고, 저렇게 학교에 가기 싫다고 투정이나 부리는 건 꼴사납죠. 물론 쇼마 나름대로도 어두운 사정이 있습니다만, 그게 사고를 친 걸 정당화할 수는 없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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