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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21화 - 허풍도 허풍 나름

시어하트어택, 2024-09-20 08: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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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이 뒤에서 뭐라고 하는 걸 들은 안톤은 약간 썩은 듯한 얼굴을 하고 말한다.
“무슨 소리야! 이거 보다 보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아? 릴라송은 방송을 잘한다고. 봐봐! 시청자 수가 이 시간대에 이렇게나 많다고!”
안톤은 화면 한쪽의 ‘실시간 시청자 현황’이라고 쓰인 곳을 가리킨다. 안톤의 말대로, 시청자 수는 지금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안톤이 켠 방송을 지켜보던 모네가 말한다.
“여기 나온 둘은 그냥 자기들끼리 떠들기만 하는 거 같은데? 이런 게 진심으로 재미있냐?”
“여기 후원자 수 보면 몰라? 재미있으니까 이렇게 후원도 해 주고 하는 거지!”
안톤은 친구들이 마치 놀리는 것처럼 말함에도, 릴라송과 소랑이의 방송에 대해 애써 옹호한다. 남들이 보면 그들의 방송을 초창기부터 챙겨 본 열혈 시청자인 줄 알 것이다.
“그리고 이거! 너희들은 죽어도 못 겪는 일일걸? 소랑이가 여기서 글쎄, 무시무시한 초능력자를 만났다는 거 아니야! 그것도 우리가 다니는 이 길에서!”
거기에다가, 안톤은 그저께 오후 여기서 있었던 일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분명 안톤 자신도 그 사건에 휘말릴 뻔했지만, 그 사건을 겪지조차 않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이상한 소리만 하는 것이다. 물론, 그걸 직접 겪은 민은 어이가 없다는 웃음만 흘릴 뿐이다.
“야! 왜 웃어!”
안톤은 안경을 얼굴에서 떨어뜨릴 뻔하며, 얼굴을 일그러뜨리더니, 소리까지 지른다. 그 모습이 웃기기는 하지만, 민은 겉으로는 그걸 숨기고 조곤조곤 말한다.
“나는 달리 웃는 게 아니라, 그저 지금 네가 하는 말이 좀... 뭐라고 해야 하나, 앞뒤가 맞지 않아서.”
“뭐야? 야, 네가 그 초능력자를 직접 겪어 봤어? 겪지도 않고 말을 하지를 말든가!”
안톤이 핏대를 올려대며 소리를 높이지만, 어느새 안톤의 옆을 지나가던 예담과 하야토 역시, 안톤의 그 말에 웃을 뿐이다. 특히 예담은 안톤이 말한 그 문제의 초능력자에게 직접 생명의 위협까지 겪은 이후이니, 더 웃을 수밖에 없다. 물론 마리우스가 자신을 쫓아왔던 그때를 떠올리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지만.
“어... 내가 들어 보니까 그게 말이 안 되는 소리만은 아니야. 그런데...”
예담 역시 애써 웃음을 참고서 말한다.
“혹시 그 스트리머가 초능력자한테 겪은 걸 영상으로 한번 보여 줄 수 있니? 그럼 내가 조금이라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선배님! 지금 릴라송하고 소랑이를 뭐로 보고 말하는 거예요!”
“응?”
“특히 소랑이는 이런 초능력 사건사고라고 하면 아주 빠삭하게 알고 있다고요! 한번 볼래요?”
안톤이 그렇게까지 자신 있게 릴라송과 소랑이의 영상을 들이밀자, 예담은 ‘가당치도 않다’는 듯한 웃음을 짓는다.
“겨우 스트리머들 서로 이야기하는 것 가지고 뭐가 증거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봐서 나쁠 건 없겠네. 그 영상을 한번 보내 줘.”
안톤은 ‘그럼 그렇지!’라고 말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예담에게 그 영상을 보내 준다.
“됐죠? 선배님도 그 영상을 보면 뭐가 뭔지 알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 그래.”

그렇게 안톤의 영상을 받고 먼저 학교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던 예담의 옆에서 하야토가 걱정스럽게 말한다.
“야, 예담아, 이런 거 막 받아도 되는 거냐? 저런 스트리머들, 근거도 없이 헛소리를 내지르고는 수습하지도 않는 거 알잖아?”
“어, 그렇지. 그런데, 이런 데서 의외의 정보를 얻을 수도 있거든!”
“응?”
“이런 거라면 전문적으로 파헤치는 분이 있어. 너도 알잖아?”
“어... 그렇지.”
영상을 보다 보니, 릴라송과 소랑이는 사건을 전문적으로 파헤친다기보다는, 자기들끼리 떠들고 깔깔거리며, 그냥 화제가 될 만한 무언가를 툭툭 던지기만 할 뿐이다. 둘은 무언가 잘 맞는 것 같기는 한데, 말 그대로 ‘화제’만 쫓아다니고, 사건의 실체에 대한 이해는 하나도 없는 것 같다. 특히 허풍이라고 하더라도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말고 후원 계좌를 보여주며 말을 끊는 솜씨는 가히 프로 방송인이라고 해도 믿을 것이다.
“이야, 우리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너는 현장에 있었으니까 더 어이가 없을 거 아니냐?”
“그런데...”
예담은 영상을 보다가, 머리를 흔든다.
“왠지 나도 빠져들 것 같은데. 다른 건 둘째치고 말을 너무 잘해. 거기에다가 행동력까지 좋으니까, 멋모르고 보면 안 빠져들 수가 없겠지.”
예담이 보다 보니, 릴라송은 섭외를 좀 잘 하는 것 같고, 소랑이는 허풍이라고는 해도 말을 너무 잘하는 것 같다. 거기에 또 섭외해 온 다른 스트리머들이 맞장구까지 쳐 주니 신뢰가 가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또 옆으로 끼어든다.
“이야, 누가 뭐 인기 영상이라도 올렸어? 뭘 그렇게 열심히 봐?”
한나, 사쿠라, 지젤이 마침 이쪽으로 다가오던 길이다. 예담은 급히 화면을 돌린다. 그러다 보니 아까 저장했던 릴라송과 소랑이의 영상이 틀어졌다.
“어, 너희들도 이거 보는 거야?”
한나가 마치 주변에 대고 다 들으라는 듯 말한다. 또다시, 한나는 어제 점심시간에 축구를 보던 그 지나치게 활발한 분위기를 풍기기 시작한다.
“오, 소랑이네? 요즘 뜨던데, 너희들도 아는구나!”
“아... 그렇지!”
예담은 어색한 말투로 대답한다. 생각 같아서는 얼른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지만, 더 어색해질 것 같다. 그래서 얼른 영상을 끈다.
“소랑이가 재미있기는 하지. 많이 봐!”
“어... 그래!”
그렇게 어색한 대화가 끝나고, 한나는 다시 자기 갈 길을 간다.
“에이, 뭐라는 거야. 사쿠라도 그렇지만 한나도 참 이상하단 말이지.”
한나의 뒷모습을 보며 예담이 중얼거리자, 하야토는 무언가 구서렁대려는 예담을 보고 그렇게 하지 말라는 듯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한다.
“야, 우리 나이대가 다 그렇지 뭐. 안 그런 애들도 있기는 하겠지만.”

그런데 그때.
“응? 뭐가 이상한데.”
하야토는 무언가 이상한 기척이라도 느낀 건지, 가만히 멈춰 서서 주위를 스윽 둘러본다.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음산한 공기만 주위에 흐를 뿐이다.“뭐가 이상하다고 말한다면, 틀림없이 뭐가 있는... 거겠지?”
예담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말했을 뿐이지만, 그 순간, 예담의 말이 맞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그 음산한 공기는 예담을 서서히 덮는다.
“뭐야... 왜 이래?”
무언가 이상한 공기가 흐르고 있다. 무언가 매우 끈적하면서도, 떼어지지 않는 것 말이다.
“이렇게까지 습한 날씨는 아니잖아?”
“어, 맞아. 오늘은 비 온다는 일기예보도 없고 말이야.”
하야토는 그렇게 말하며, 자기 뺨을 만져 본다. 이상하게 끈적거린다. 거기에다가 끈끈이 같은 것도 묻어나오는 것 같고, 거기에다가 손에 그게 묻어서 불쾌하기까지 하다.
“야, 예담아, 너 함부로 어디 만지지 마! 너도 지금 나처럼 되어 버릴라!”
“응? 왜?”
“누가 초능력을 써서 우리를 공격하는 것 같아. 정신 바짝 차려!”
“그게 무슨...”
하지만, 예담이 그 말을 다 끝내기도 전, 묵직한 무언가가 예담의 다리 쪽으로 와서 붙는다.
“엇, 뭐야!”

사실, 공격은 진작부터 시작되었다.
“이름과 얼굴을 외워 놓기를 잘했지. ‘그 사람’이 미리 말해 준 게 적중했어. 습관은 때때로 자신을 옥죄는 족쇄가 되기도 하지.”
그렇게 중얼거리는 한 사람이, 예담, 하야토와 조금 거리를 두고서 한 편의점에 앉아 있다. 그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 이제 지켜볼까? 눈덩이 하나를 굴리면 종국에는 큰 눈사태가 되는 법.”
그는 바로 그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에게 의뢰한 사람에게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는지를 알려주기로 했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에서 계속 쫓아가며 지켜본다. 물론, 그렇게 해야 그 능력의 최대 출력이 커지는 것도 있다. 그 순간, 예담이 뒤를 돌아본다.
“하나하나 붙어가는 것 같군. 용케 알아낸 것 같기는 한데, 그렇게 알아낸 상황에서는 이미 늦었지. 자, 보라고!”
예담과 하야토가 알아채기도 힘들 정도로 빠르게, 길거리의 돌멩이, 깡통, 나무막대기, 쓰레기봉지가 와서 붙고 있다. 지금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망정이지, 만약 지나다니는 사람도 많은 시간대였다면 거리의 사람들까지 와서 붙었을 것이다.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가까이 있다는 건 알겠어. 잡히기만 해 봐.”
예담은 열이 받은 나머지, 입에서 잔뜩 열기를 뿜어내며, 주먹을 꽉 쥔다. 그리고 씩씩거리는데, 갑자기 예담의 두 다리가 가벼워진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뭐야, 지금까지 물건들이 내 다리에 와서 달라붙었을 텐데...”
하지만 내려다보니, 예담의 기분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정말로 깡통과 나뭇가지 몇 개가 떨어져 나가 있는 게 보인다. 분명히 이건 예담의 능력으로 인한 것이다. 그 조짐은 이미 많이 겪었으니까. 하지만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그것보다는 그 문제의 능력자를 찾는 게 우선이니까 말이다.
“못 찾겠어?”
하야토의 말에, 예담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런데...
두 다리에 붙은 잡동사니들이 모두 떨어져 있다. 하야토 역시도 마찬가지다. 예담이 한 건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걸 할 만한 사람이 근처에 있다는 것이다.
“뭐지? 누군가 이걸 강제로 멈춘 것 같은데...”
하지만 지금 그런 걸 생각할 시간은 별로 없다. 시간이 벌써 8시 50분이다.
“빨리 들어가야겠어! 이러다가 지각하겠는걸?”
“뭐? 맞아!”
그렇게 말을 주고받으며 예담과 하야토는 서둘러 학교로 들어간다. 예담은 안도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하다. 누군가가 공격을 하고 있다는 건 확실하지만, 지금 그걸 신경 쓸 여유는 없다. 어차피 자신에게 공격을 해 올 것이면 언제든 할 것이고, 그건 학교 안에서든 밖에서든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것보다는, 방금 자신이 한 게 뭔지 알아야 할 것 같다. 초능력을 이렇게 쓰게 되었다는 건 예담에게 있어 결코 즐거운 상황은 아니다. 

그리고 그 시간, 인근에서 숨어서 예담과 하야토를 지켜보던 누군가가 한숨을 짓는다. 무엇 때문에 자신의 공격이 불발되어 버렸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갑자기 ‘툭’ 하고 무언가 끊어지는 듯한 감각이 그에게 전해져 오더니, 이윽고 그의 능력이 해제되었던 것이다.
“뭔가 이상해... 이상하다고! 그래도 내가 하겠다고 한 거야... 의뢰받은 건 완수해야 내가 그 분을 볼 면목이 있지!”
그렇게 중얼거리고서, 그는 그 자리를 벗어난다. 하지만 거기서 포기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전략적 후퇴다... 이 상황에서는 말이지!”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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