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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26화 - 발밑 조심!(3)

시어하트어택, 2024-10-02 07:43:06

조회 수
1

“무슨 이야기를 해 주겠다고?”
리암의 질문에, 신시아는 잠시 말이 없다가, 곧장 다시 입에 자동 장치를 달기라도 한 것처럼 말한다.
“그러니까, 누군가한테 제안을 받은 게 있어. 아, 로건은 절대 아니야. 나도 자존심이란 게 있어서. 그 녀석 이야기는 하지도 말아 줘. 어쨌든, 네가 나를 이긴다면, 그 이야기를 해 줄 거야. 하지만 네가 나한테 진다면, 그 이야기는 없던 거고!”
신시아는 거기까지 말하고 리암의 반응을 살핀다. 로건의 이름을 말할 때는 정말 치가 떨리기라도 한 건지, 몸까지 떨며, 순간 눈이 흔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신시아는 이걸 노렸는데, 바로 아공간으로 만든 장벽을 리암의 주위에 둘러 포위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기 생각대로 상황이 돌아가자, 신시아의 긴장한 얼굴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수는, 리암이 이미 눈치챘다.
“야, 말이 많다. 그 말 할 사이에, 벌써 나는 뭐라도 했겠어!”
과연, 그게 빈말은 아닌지, 타마라는 눈앞에서 벌어진 일에 감탄을 금하지 못한다.
“오, 리암, 제법인데? 저걸 저렇게도 쓰네?”
타마라의 말대로, 리암을 포위하려던 아공간의 장벽은 어느새 마치 태극의 모양처럼 리암과 신시아를 한 번씩 둘러서게 되었다. 신시아는 거기에서도 또 준비해 둔 수가 있다.
“그래, 리암, 두 수 앞을 본 건 나야. 내가 왜 여기로 오라고 했는지 알겠지? 이제 여기서 우리 대결을 끝내야겠어!”
신시아의 목소리가 꽤 자신 있게 들린다. 그리고 그 아공간으로 된 장벽이, 일순간 말려들기 시작한다. 그사이에 낀 나무와 풀은 마치 그곳만 잘린 것처럼, 한 점으로 말려들더니, 리암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한다. 리암 역시도 그걸 보고서 순간 당황했는지, 눈이 흔들리는 게 보인다.
“조금 멀리 돌아오기는 했는데, 승부는 났어. 그만 여기서 졌다는 걸 인정하라고!”
“어... 아직 끝난 건 아닌 것 같은데?”
하지만, 리암은 포기하지 않은 모양이다.
“잠깐... 봤어?”
아르민이 옆에 있는 타마라의 옷소매를 흔들며 말한다.
“도대체 어떻게 저게 가능한 거지?”
“응? 뭐야, 조금 전만 해도.. 분명... 뭐냐고?”
어느새, 신시아는 리암의 앞에 있다. 그것도 신시아가 날린 그 아공간의 구체를 신시아 자신이 먼저 맞을 준비가 된 것이다.
“어, 뭐야, 지금, 나 뭘 하는 거야. 분명히 조금 전만 해도, 리암과 마주 보고 있었을 텐데?”
“조금 전, 너는 두 수 앞을 봤다고 했었지. 하지만 나는 세 수 앞을 본 모양인데? 여기서 인정할 건 인정해 줘야겠어, 신시아.”
“아, 알겠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겠다고!”
신시아는 급히 자기 능력을 해제한다. 아공간의 구체가 사라지고, 거기에 휘말리던 나무와 풀도 모두 원래대로 돌아간다. 그리고 신시아는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그 와중에도 무릎을 굽히거나 하기는 싫었던 건지, 시선을 단지 리암에게서 돌리고 있을 뿐이다.
“신시아? 그렇게 시선을 돌리기만 하면 어떡해? 아직 더 할 수 있어, 아니면 어떡할래?”
신시아는 거친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었다 하며 망설이다가, 잠시 후 입을 연다.
“알았어, 네가 이겼어.”

한편, 발렌틴이 숨어 있는 바로 위에 있는 파고라.
“어, 이게 뭐야?”
예담의 눈에, 마치 뱀이 꿈틀꿈틀 움직이는 것 같은 움직임이 보인다. 한발 물러선 예담은 그 꿈틀거리는 움직임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뒤에 있는 후배들을 보고 말한다.
“얘들아, 이게 뭐 같냐?”
예담의 그 말을 들은 후배들은 하나둘씩, 마치 손을 들고 발표하는 것처럼 말한다.
“어... 파린 언니가 봤으면 이건 지하 파충류 왕국의 경비병이라고 하지 않을까요?”
“아니야, 아니야! 이건 ‘트라피드’라고, ‘외계 생물학 개론’이라는 채널에서 본 적이 있어! 그 모습 그대로라고!”
“저기, 저기, 언니들, 오빠들! CCTV 보면 나와요! 제 폰으로 옮겨놨는데 보여줄까요?”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너희들은.”
후배들의 갑론을박을 보고 있던 한나가 말한다.
“그냥 뱀 같은 것이면 콱 밟아 버려도 되는데.”
“야, 한나, 너 너무 무심하게 말하는 거 아니냐?”
예담이 한나를 보더니 핀잔을 준다.
“아니, 옆에서 같이 보던 후배들하고, 조금 전에는 동급생이 땅속으로 사라졌는데, 그냥 뱀 같다고 밟아 버리라고 하는 게 말이나 되냐?”
“무슨 소리야. 나는 그냥 보이는 대로 말했을 뿐이라고!”
예담이 정색하고서 말하자 한나 역시 표정을 굳힌 채로 말한다. 장난을 친다든가 하는 그 표정과 말투는 싹 사라진다.
“나야말로, 너 요즘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 평소 같으면 그냥 잘 넘어갔을 농담에도 막 까칠하게 반응하고 말이야. 내가 알던 네가 아닌데, 너.”
“무슨 소리야. 요즘 너하고 사쿠라, 지젤이야말로 내가 얼마나 신경이 쓰이는데...”
예담은 거기까지 말하다가, 그 꿈틀대던 움직임이 사라진 걸 확인하자, 그걸 찾으려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시선을 한군데 두지 못한다.
그런데 그때.
민의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유에게 무언가 보인 모양이다.
“잠깐, 저거 뭐지? 뱀은 아닌 것 같고...”
“응? 뭐가, 뭐가?”
“봐봐, 뱀이라기에는 훨씬 큰 거잖아!”
유의 말에 민이 보니, 그 말대로 뱀보다는 훨씬 큰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다음 순간, 예담의 발밑에서 무언가 땅을 뚫고 나온다. 순식간에, 예담이 땅속으로 사라져 버리기 직전의 상황이다. 아까 안톤, 모네, 아론, 그리고 안젤로가 사라질 때와 비슷한, 찰나의 순간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어! 저거!”
다른 사람들이 모두 놀란 표정으로 예담에게 일어난 일을 주시하고 있다. 조금 전까지 말다툼을 하던 한나도, 민과 유, 마야도,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잠시 할 말을 잊었는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다. 이제 5번째 목표는 예담이 된 것이다. 순간 땅 밖으로 나온 두 손은, 마치 ‘올바른 목표를 포착했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예담의 두 다리를 꽉 잡고 있다. 이제 몇 초 되지 않아, 예담 역시 끌려들어갈 것이다. 

‘드디어, 드디어 잡았어! 임무는 이렇게 완수되었다고!’
그 시간, 땅속에서 예담의 다리를 붙잡은 발렌틴은 전에 없이 흥분되어 있다. 드디어, 그에게 전도자, 강사로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코앞에 온 것이다. 거기에다가 그가 잡은 초능력자는, 지역장과 그 딸의 말대로, 강한 능력자임이 확실하다!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그가 잡은 두 다리에서 느껴지는 힘을 보니 그렇다.
“좋아, 전도자... 강사...!”
그렇게 되뇌며, 그는 ‘그 목표물’을 더욱 꽉 잡는다. 마치 엄마가 갓난아기를 꽉 안는 것처럼. 그리고 온 힘을 다해 끌고 들어가려 한다.

“좋아, 네가 아까 말하려던 걸 마저 말해 줄래?”
리암이 기다렸다는 듯 말하자, 신시아는 망설이다가 입을 연다.
“그래, 이제 말할게. 며칠 전에, 누군가가 나한테 와서 한 가지 제안을 했어. 평소 내 초능력을 눈여겨보고 있었던 모양이야. 그런데 귀가 많이 솔깃해지는 제안을 하더라. 자기 제안만 들어 주면 내 초능력도 강화해 주고, 거기에다가 수고비도 줄 요량이 있다고 말이지. 거기에 귀가 솔깃해졌지. 그런데 그 사람이 너희하고 ‘기진’이라는 이름을 말했어. 처음에는 누구를 말하는 건지 잘 몰랐는데, 어제 바로 알게 된 거야.”
“잠깐, 다시 말해 봐. 나하고, 타마라, 그리고 누구?”
“이름이... 전기진...”
리암과 타마라도 아는 이름이 신시아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그 이름이라면, 볼트 선배의 본명이잖아?”
“맞아. 누구길래 그렇게 잘 아는 거지?”
“그건 모르겠어. 내가 아는 건, 좀 높은 지위에 있는 것 같은 사람이었고, 인상도 많이 선량해 보였지. 단지 그것뿐이었어.”
신시아는 거기서 말을 더하지는 않지만, 리암은 알고 싶은 게 더 많다.
“그것 말고는 더 없어?”
신시아는 잠시 머리를 굴리려는 듯 하다가, 이윽고 무언가 생각이 난 듯, 무릎을 탁 친다.
“맞아! 그 사람, 이상하게도 ‘그날이 멀지 않았다’는 말을 했었고, 종교 쪽에서나 쓰는 말도 몇 번 했었던 것 같아. 섭리라든가, 낙원이라든가. 그런데... 그런데!”
신시아는 거기에서 무언가 감정이 북받쳐 오르기라도 했는지, 말을 잇지 못한다. 그리고 머리를 싸매고 한숨을 자꾸 내쉬기까지 한다.
“야, 왜 그래?”
“그래, 생각이 난 것 같아. 진리성회야. 거기서 바로 입교의식을 해 주겠다고 해서 따라오라고 했는데, 가지 않았어. 그 중년 남자는, 웃으면서 ‘잘 생각해 보라. 그리고 섭리에 참여하고 싶으면 진리성회의 회당으로 오라’고만 하더라.”
“그게 다야?”
“어... 내가 생각나는 건 그게 다야. 그런데 그 사람, 초능력자에 대해 아는 게 정말 많았어.”
“정말이지...”

“역시, 왜 리암이 너를 눈여겨봤는지 알 것 같아.”
“어...?”
그 동안 지켜보고 있던 타마라가 앞으로 나서서 손을 내밀자, 신시아는 더욱 당황했는지 시선을 피한다. 하지만, 리암은 또 그걸 놓치지 않는다.
“우리 ‘초능력 방범대’에 들어올 생각 없어? 너라면 뭘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뭐야? 나는 그런 거창한 거 못 해. 무슨 ‘비전맨’이나 ‘이글우먼’ 같은 영웅은 내 취향이 아니라고.”
“어, 그건 별로 상관은 없어. 어차피 우리도 그냥 취미 내지는, 남들이 부르니까 이런 거 하는 거거든.”
“정말이지... 안 그렇게 보이는데...”
신시아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리암과 타마라를 번갈아 본다. 아르민은 ‘나는 아니라’는 듯 필사적으로 손을 내젓는다.
“아, 굳이 안 그래도 돼.”
“그래, 그래! 정말 다행이야. 오해할까 봐 정말 조마조마했거든!”
아르민은 마치 정답을 맞혔다고 말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나는, 참고로, 시사토론 동아리야. 신시아랬지? 의대생은 내가 잘 모르는데, 관심 있으면 와! 리암, 나는 먼저 가 볼게. 이따가 또 봐!”
그렇게 아르민이 먼저 가고, 공원에는 리암, 타마라, 신시아가 서 있다. 신시아는 리암과 타마라가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할까 긴장한 듯하다.
“자! 신시아, 네가 선택해. 초능력 방범대에 오기 싫다면 안 와도 돼. 그냥 네 선택에 맡길 테니까...”
그러자 신시아는 말없이 리암과 타마라의 손을 맞잡는다.
“어... 그러면 알겠어. 환영한다. 초능력 방범대에 잘 왔어. 등록 서식이 있긴 한데 그건 좀 있다가 쓰고, 현재 시간부로 너는 우리 동아리 일원이니까... 어, 그래!”
리암은 어색하게 말을 끝맺는다. 그리고 거기서 헤어져, 리암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실, 타마라는 공학관, 신시아는 의대 별관으로 향한다.

시어하트어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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