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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지도로 보는 세계 17. 카리브해 중심의 중미편

마드리갈, 2024-11-11 02:31:51

조회 수
247


2024년을 맞이하여 시작된 폴리포닉 월드 포럼의 프로젝트인 100년 전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열일곱번째는 카리브해 중심의 중미편으로 결정되었어요. 이번에도 이 지도의 편집에 TheRomangOrc님께서 힘써주셨어요. 이 점에 깊이 감사드리면서 원본 및 편집된 지도를 같이 소개할께요.

원본이 일본어 사용자를 상정한 일본국내의 출판물인만큼 1924년 발행 당시의 일본의 관점을 그대로 보일 수 있도록 원문표현은 가능한 한 충실하게 번역했다는 점을 명시해 드릴께요. 해당 표현에 대해서만큼은 저의 주관이 배제되었으니 그 점을 꼭 염두에 두시길 부탁드려요.

그러면 원본을 소개할께요.
당시 표기방식은 가로쓰기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방식이예요. 게다가 현대일본어가 아닌 터라 한자 및 히라가나의 용법도 현대일본어와는 차이가 여러모로 두드러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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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TheRomangOrc님께서 편집해 주신 한글화 지도를 소개할께요.
손글씨로 표기된 것은 자연관련 사항으로 갈색은 산지, 남색은 해양지형, 녹색은 국가 및 속령, 보라색은 도시, 검은색은 기타 특기사항인 반면, 고딕체로 표기된 것은 각 지역의 특이사항이니까 참조해 주시면 좋아요.
원문자에 대해서도 이런 원칙이 있어요. 적색 테두리의 흰 원 내의 검은색 알파벳 원문자는 각 지역의 상황, 그리고 청색 테두리의 검은 원 내의 흰색 번호 원문자는 추가설명이 필요한 각 지역에 대한 표시임에 주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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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urtesy of TheRomangOrc




이번의 경우 주권국가 및 속령의 상황은 2024년 현재와 판이하게 다른 부분이 많음은 물론 원본 지도의 부정확성이 다른 경우에서보다 현저히 두드러지니까 그 점을 각별히 주의해 주시기를 당부드리겠어요. 또한, 항목이 적은 대신 설명의 대상이 되는 영역이 넓으니까 지도를 카리브해 중심 및 태평양 중심의 지도로 2분할해서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임도 같이 알려드릴께요.

적색 테두리의 흰 원 내의 검은색 알파벳 원문자 항목은 지도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A에서 F까지 6개.
A, B 및 C는 태평양 중심의 지도에, D, E 및 F는 카리브해 중심의 지도에 있어요.

청색 테두리의 검은 원 내의 흰색 번호 원문자항목은 지도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리고 아래로 내려가다 다시 왼쪽 위로 가는 방식으로 1부터 22까지 22개가 있어요. 6과 22가 태평양 중심의 지도에 있고 나머지는 모두 카리브해 중심의 지도에 집중되어 있어요.

그러면, 카리브해 중심의 지도를 소개할께요.
지도 오른쪽의 깃발을 든 컬럼버스를 기준으로 번호를 따라가 읽으시면 편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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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urtesy of TheRomangOrc


미주의 시작은 컬럼버스로부터.
이 문장 하나로 미주의 역사가 크게 바뀌었어요. 둥근 지구의 속성을 이용하면 사라센(Saracen)들이 지배하는 중동을 거치지 않고 인도에 가서 향신료를 많이 사들일 수 있다는 역발상을 품고 있던 이탈리아 출신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컬럼버스(Christopher Columbus, 1451-1506)는 이베리아반도 전토에서 사라센 세력을 완전히 일소한 카스티야-아라곤의 이사벨라 여왕(Isabella I, 1541-1506)을 알현하여 그의 구상을 설파하고 지원을 받아내어 탐험을 시작한 결과 유럽인들에게 전인미답(前人未踏)이었던 땅을 발견해 내는 데에 성공했어요. 그는 평생 그곳을 인도라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인도가 아닌 별개의 지역이긴 해도 서인도제도(West Indies)로 명명된데다 토착민들은 인도인을 뜻하는 인디오(Indio)라는 스페인어 표기 또는 인디언(Indian)이라는 영어 표기로 통용되는 역사가 열렸어요. 그리고 그가 유럽에 소개한 식물인 고추(Capsicum annuum)와 담배(Nicotiana) 또한 세계 각지로 전파되어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또한 미국의 수도의 공식명칭이 컬럼비아 특별구(District of Columbia)인데다 컬럼버스의 이름의 본래의 이탈리아어 철자인 크리스토포로 콜롬보(Cristoforo Colombo)는 남미대륙 북부의 국가인 콜롬비아(Colombia)의 어원이 된 등, 현대는 그야말로 포스트컬럼비안(Post-Columbian) 시대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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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Landing of Columbus, Architect of the Capitol 웹사이트, 영어


문제는 이 지도의 정확도 문제가 유독 다른 경우에서보다 유독 심각하다는 점.
실제의 카리브해 중심의 중미지도와 비교해 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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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지도를 비교해 가면서 1924년 지도에 표시된 번호를 따라가며 보는 게 좋아요.

1924년 지도에는 푸에르토리코(Puerto Rico)보다 동쪽에 있는 레서안틸레스제도(Lesser Antilles)와 미국의 플로리다반도(Florida Peninsula)의 동쪽 및 쿠바(Cuba)의 북쪽에 있는 바하마(Bahamas)는 완전히 빠져 있어요. 즉 베네수엘라의 북쪽은 그냥 망망대해가 아니라 작은 섬들이 줄지어 있는 열도. 게다가 베네수엘라 영토를 종관하는 아마존강(Amazon River)의 지류(支流, Tributary)가 표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지류의 방향 또한 베네수엘라(Venezuela)의 수도 카라카스(Caracas) 서부의 마라카이보(Maracaibo) 방향으로 흐르는 게 아니라 동부의 바르셀로나(Barcelona) 방향으로 흐른다는 것도 달라요. 파나마운하(Panama Canal) 양단에 있는 도시인 태평양측의 파나마시티(Panama City)와 카리브해측의 콜론(Colón)의 위치도 꽤 다르다는 것도 주의할 사항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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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1번의 아이티(Haiti)는 사실 도미니카공화국(República Dominicana)의 수도 산토도밍고(Santo Domingo)라서 틀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게 또 완전히 틀리지만은 않은 데에서 혼선이 발생해요. 정확히는 저 히스파니올라 섬(Hispaniola)의 서쪽이 아이티이고 동쪽이 도미니카공화국이지만, 1821년에 산토도밍고가 1821년에 설립된 스페인령 아이티의 수도가 되었다가 이듬해에 아이티에 멸망당해 1844년까지 아이티 치하에 있다가 도미니카공화국이 독립에 성공하면서 다시금 도미니카공화국의 수도의 지위를 되찾은 적도 있었다 보니 아이티로 소개하는 것이 특정시점에서는 틀리지 않아요. 그런데 왜 저 지도에는 작성시점에서 100년 전의 사정이 기록된 것일까요? 역시 세계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 아니라서 정보수집에 한계가 있다는 게 여전히 느껴지고 있어요.

자메이카는 2번, 쿠바는 3번 및 4번, 멕시코는 5-8번 항목을 보시면 되지만, 단 6번의 알타타가 태평양 중심의 지도에 설명되어 있으니 이 카리브해 중심의 지도에는 없어요.

자메이카(Jamaica)는 원주민인 타이노족(Taino)족의 언어로 "나무와 물의 땅" 이라는 의미를 지녔고, 이것은 영어 발음이예요. 간혹 자마이카(ジャマイカ)로 발음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일본어에서 철자 그대로를 읽은 것이예요. 이때는 아직 영국의 역외영토 지위였고 최대도시인 킹스턴(Kingston)은 1692년에 설립되어 같은 해에 지진으로 파괴된 포트로얄(Port Royal)의 기능을 완벽히 대체하면서 총독부 소재지 및 무역항으로 급성장했고 1892년에는 전기동력이 사용되기 시작했어요. 1907년의 지진으로 대거 파괴되기는 했지만 이후 재건과정에서 건물의 고도제한 및 내진능력이 향상된 철근콘크리트 시공이 보급되며 충실히 재건되었어요.

쿠바는 1898년의 미서전쟁(Spanish-American War)에서 미국이 스페인 세력을 미주 및 아시아에서 완전히 축출하면서 독립하여 최대의 수혜국이 된 나라이고, 1903년에는 쿠바 제2의 도시인 산티아고 데 쿠바(Santiago de Cuba) 동부 관타나모(Guantanamo)에 미 해군의 기지가 종료기한 없는 양자조약으로 설립되어요. 지도의 발행시점인 1924년에는 양국간의 관계가 매우 좋았는데다 쿠바는 세계제일의 설탕 생산국이자 금주법 시대의 미국의 권력자 및 부유층의 주류공급원으로 충실히 성장중이었던 반면 1세기 뒤인 현재는 1959년에 쿠바가 공산화되면서 상황이 매우 이상하게 꼬여 있어요. 양국의 관계는 1961년 이래로 단절되어 버리고 2015년에 가까스로 복원되었지만 2021년에 미국이 쿠바를 테러지원국(State Sponsor of Terrorism)으로 재지정하여 급랭되었고 현재는 쿠바가 전국적인 그리고 만성적인 정전사태를 겪을 정도의 혼란에 빠졌는데다 관타나모만 해군기지(Guantanamo Bay Naval Base)는 공산국가인 적대국의 영토에 세워진 세계 유일의 미군기지라는 이상한 지위를 지니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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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avana Underground: How to Experience Cuba's Capital, 2019년 2월 18일 Newsweek 기사, 영어

쿠바의 수도 아바나(La Habana)는 하바나(Havana)로도 읽히기도 해요. 일단 여기서는 아바나라고 칭해 두죠.
이 도시는 1514년에 설립 당시에는 컬럼버스를 기념하는 이름인 산 크리스토발 데 라 아바나(San Cristóbal de la Habana)라는 이름으로 건립되었고 무역항이 되었지만 프랑스의 사략선에 습격당하는 일도 판데믹으로 인구가 급감하는 참변도 있었지만 그 시련을 이겨내고 1740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스페인의 조선업 거점으로서 활약한데다 1837년에는 철도도 부설되는 등 급속히 성장했어요.
아바나는 미국과의 인연도 많은 도시로, 미국 남북전쟁 이후 노예주들이 대거 아바나로 이주하여 플랜테이션 농장을 운영하는가 하면, 미 해군의 전함 메인(USS Maine)이 1898년 2월 15일에 아바나의 항구에서 폭침되어 해군장병 260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스페인에 책임을 묻는 일이 발생했지만 스페인측의 외교적 노력은 실패하고 다른 유럽열강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했고 독일이 유럽의 단결을 촉구했지만 철저히 무시되었어요. 결국 이렇게 미국이 1898년 4월 21일에 선전포고한 미서전쟁은 그 해 6월 17일에 미국의 완승으로 끝났고, 카리브해에서는 쿠바와 푸에르토리코가, 그리고 북서태평양에서는 괌(Guam) 및 필리핀(Philippines)에서 스페인 세력이 축출됨은 물론 스페인으로부터 거액의 배상을 받아내는 데에 성공하기까지 했어요. 그리고 쿠바는 독립하고 나머지 지역은 필리핀의 미국의 식민지로 편입되는 한편 푸에르토리코와 괌은 미국의 영토로 편입되었어요.

멕시코는 1821년에 스페인 식민제국인 누오바 에스파냐 부왕령(Virreinato de Nueva España)이 해체되면서 중미에 건국된 국토면적 및 인구 모두 최대의 국가였지만 계속되는 정국불안으로 제국과 공화국이 명멸하는가하면, 공화정으로 완전히 전환한 이후에도 그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이 아니라 포르피리아토(Porfiriato)라는 이름의 포르피리오 디아스(Porfirio Díaz, 1830-1915)의 폭정이 1876년부터 1911년까지 이어지고 그 폭정이 멕시코혁명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어요. 미국과의 대립은 1914년의 탐피코사건(Tampico Affair)으로 미 해군의 수병이 멕시코군에 구금되는 사건이 발생하여 미국이 베라크루즈(Veracruz)를 무력점령하는 일도 발생하고 1917년에는 독일이 멕시코에 대해 과거에 상실했던 알타캘리포니아(Alta California) 지역의 수복에 협력하겠다는 취지의 보낸 전보를 영국이 가로채어 미국에 공여하면서 그 진상이 드러난 짐머만 전보사건(Zimmermann Telegram)까지 일어나 멕시코가 천혜의 조건을 가졌음에도 강대국으로 견실히 성장할 기회를 2번이나 놓쳤다는 것이 뼈아픈 교훈으로 남아 있어요. 수백년간 채굴되어 온 풍부한 은이나 구리 등의 광물로도 19세기말부터 상업적인 생산이 이루어진 석유로도 부를 축적하는 데에 실패한데다 어설픈 반미주의 노선으로 인해 자국을 궁지로 몰아넣었으니 이것만큼 큰 실패는 없을 거예요.

멕시코는 사막과 고원의 나라로만 인식하기 쉽지만, 실은 큰 화산을 비롯한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연의 나라이기도 해요. 그 극명한 사례를 꼽자면,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산으로 "연기내는 산" 이라는 의미를 가진 5,393m(=17,694피트) 높이의 포포카테페틀 화산(Popocatépetl)이라든지, 고지대가 많은 멕시코에서 이례적으로 저지대가 넓게 펼쳐진 유카탄반도(Península de Yucatán)가 대표적이예요.

포포카테페틀 화산은 이렇게 수도 멕시코시티(Ciudad de México/스페인어, Mexico City/영어)를 굽어보는 형국으로 위치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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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Popocatepetl volcano erupts, warning issued to Mexico City2019년 3월 8일 BUSINESS INSURANCE 기사, 영어

멕시코시티 남부에는 아카풀코(Acapulco)라는 유명한 항구도시이자 리조트타운이 있어요. 이곳은 포르피리아토 종식을 이끌어낸 멕시코 혁명의 무대이기도 했고, 1920년에는 당시 영국의 차기 왕위계승자인 웨일즈대공(Prince of Wales)인 에드워드 8세(Edward VIII, 1894-1972)가 아카풀코를 방문한 뒤에 아름다운 풍광에 감동하여 귀국 후 유럽 각지의 상류사회 인사들에게 방문을 추천하자 호텔체인들이 투자하는 등 이때부터 리조트타운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이후 인구도 폭증하여 수천명 정도였던 아카풀코는 반세기가 되기도 전에 인구 수만명 규모가 되었고 오늘날에는 6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대도시로 성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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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Acapulco Travel Guide2022년 2월 28일 MexicoDave.com 웹사이트, 영어

유카탄반도는 광대하게 펼쳐진 숲인 유카탄 열대우림(Bosques húmedos de Yucatán)으로 유명해요. 이 숲의 넓이는 대략 69,849평방km로, 호주의 태즈메이니아 섬(Tasmania)와 거의 비슷하고 홋카이도(北海道)의 본도(本島)보다는 근소히 작아요. 우리나라로 치면 휴전선 이남 면적의 70%에 육박하는데, 즉 이 유카탄 열대우림 전체가 휴전선 이남의 산지 전체와 크기가 육박한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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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Beyond Chichén Itzá: Mayan secrets in the Yucatán jungle, 2018년 5월 18일 Adventure.com 기사, 영어

유카탄반도에는 아름다운 새가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이를테면 이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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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Birding In the Yucatan Peninsula, Mexico 웹사이트, 영어

특히 아름다운 작은 새가 많다 보니 이렇게 유카탄에 서식하는 새의 이미지를 모은 가이드북도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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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Yucatan Birds/Aves de Yucatan (Pocket Naturalist® Guide), ACORN NATURALIST 웹사이트, 영어

9-13번 항목은 지역명과 도시명이 뒤섞여 있음은 물론 잘못 표기된 것도 있어서 편집 과정에서 수정이 가해졌어요.
9, 10, 12번은 당시의 지역명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어요.
9번은 과테말라(Guatemala), 10번은 오늘날의 벨리즈(Belize)에 해당되는 영국령 혼쥬라스(British Honduras)이고 두 경우 모두 지역과 수도의 이름이 같아서 문제가 없는데 11번은 엘살바도르(El Salvador)라는 국가명 대신 산살바도르(San Salvador)라는 수도의 이름이 대신 등장해 있고 엘살바도르가 카리브해에도 접하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는 문제가 있어요. 이건 틀렸어요. 사실 엘살바도르의 동부는 1821년에 스페인 식민제국 해체로 인해 독립한 온두라스(Honduras)인데 아예 온두라스 자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요. 
게다가 13번은 코스타리카(Costa Rica, コスタリカ)인데 12번의 니카라과(Nicaragua, ニカラグア)가 또 쓰이는 등 잘못되어 있어요. 코스타리카의 수도는 산호세(San Hose)이고 니카라과의 수도는 마나과(Managua)로 둘 다 수도의 지명에 국명이 들어가지 않아요.

14번 및 15번은 파나마운하(Panama Canal)에 대한 항목.
파나마의 국토를 가로질러 부설된 이 82km(=51마일) 길이의 이 운하는 "배가 산을 넘어간다" 라는 말이 어울리게 높은 지형을 갑문으로 극복하는 인공수로. 이미 9편에서 다루었던 수에즈운하(Suez Canal)에 이어 이 운하 또한 세계의 항해의 역사를 바꾼 경이적인 것에 다름없는데다 둘 다 프랑스의 외교관이자 엔지니어인 페르디낭 드 레셉스(Ferdinand de Lesseps, 1805-1894)가 관여한 것이기도 해요. 단, 파나마운하에서는 그는 성공하지 못하고 운하건설 추진회사의 파산 및 법정공방으로 몰락하면서 마음의 병을 얻어 결국 그 완성을 못 보고 쓸쓸하게 타계했고, 결국 이 사업은 미국이 떠안아서 1904년에 재개한 이후 1914년에 완공했어요. 이 파나마운하는 미국이 1977년까지 관리했고 파나마 정부로 완전히 이관된 것은 1999년의 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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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운하 양단에 있는 두 도시인 수도 파나마시티 및 콜론의 위치는 원본 지도에서 묘사된 것처럼 되어 있지는 않아요. 인구규모 1위의 파나마시티가 남동쪽, 2위의 콜론이 북서쪽에 있어요. 게다가 파나마운하의 갑문을 통과할 수 있는 선박규격은 파나맥스(Panamax)라고 불리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건조되어 취역한 미 해군의 마지막 전함인 아이오와급 전함(Iowa-class Battleship) 4척 모두 파나맥스를 만족하기 위해 전폭이 갑문의 폭보다 겨우 2피트 좁은 108피트 2인치(=32.97m)로 제한되어 안정성 자체는 영국의 전함에 비해 뒤떨어졌다는 것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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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Transit the Panama Canal, 2018년 3월 9일 Battleship USS IOWA Museum 웹사이트, 영어

참고로, 오늘날의 파나마운하는 개수를 거쳐 이제는 최대 49m(=160피트) 폭의 선박도 통항가능하게 확장되어 있지만, 미 해군의 항공모함은 파나마운하의 폭에 맞추고 있지 않아요. 그렇다 보니 미 해군에서 마지막으로 운용된 중유보일러 증기터빈추진의 항공모함인 키티호크(USS Kitty Hawk, CV-63)는 2022년에 북서쪽의 워싱턴주 브레머튼(Bremerton, Washington)에서 해체장소인 텍사스주 브라운스빌(Brownsville, Texas)로 이동할 때 남미대륙을 돌아 경유했어요(미국의 퇴역항공모함 키티호크의 마지막 항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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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파나마운하에는 여러 기록이 있어요.
대표적인 것은 모기 대책. 모기의 번식을 극구 막기 위해서 고인 물의 존재 자체를 편집증에 가까울 정도로 배격한 결과 모기로 인해 전염되는 질병을 대거 막을 수 있었고 현장 종사자의 병사도 극구 줄일 수 있었어요.
건설기술에서도 큰 진전이 있었고, 오늘날에 지극히 당연한 압축공기 해머 기술도 이때에 실용화되어 다이너마이트 발파의 수십배에 달하는 효율을 기록하기도 했어요.
철도관련으로는 궤간사정이 있어요. 미국 남부 발상으로 현재는 구소련 구성국이나 핀란드의 철도에 광범위하게 채택된 5피트(=1524mm) 궤간의 광궤가 마지막으로 남은 곳이 파나마운하이고, 운하를 이용하는 선박의 견인에도 쓰였어요. 이 철도는 2001년에 재건되면서 표준궤인 4피트 8.5인치(=1435mm)의 표준궤로 개궤되었고, 이것으로 미국 남부에서 시작된 5피트 궤간의 철도는 21세기가 시작해서야 미주에서 완전히 없어졌어요.

16번 및 17번은 베네수엘라(Venezuela)에 대한 항목.
베네수엘라라는 국명 자체는 해변의 수상가옥이 마치 물의 도시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연상하게 만든다고 "작은 베네치아" 로 불린 것이 그 기원인데다 수도 카라카스(Caracas)와 같이 언급된 동부의 대도시 바르셀로나(Barcelona)는 이미 16편에서 다루어진 적 있는 스페인 북동부의 해안도시인 바르셀로나가 그 유래. 사실 이 나라의 유래를 좀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후술하는 콜롬비아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니까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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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 출처
Welcome to Venezuela, GEODYSSEY 웹사이트, 영어

18-20번 항목은 가이아나라고 표기되어 있긴 하지만 지배국가가 모두 달라서 3영역의 색깔이 모두 다르게 되어 있어요. 게다가 당시에는 영어 표기인 Guyana를 알파벳 그대로 읽은 구이아나(グイアナ)가 표기방법이지만 현대일본어에서는 발음 그대로 가이아나(ガイアナ)로 표기되는 차이가 있는 점에도 주의해야겠어요.
1924년 당시에는 각각 영국령, 네덜란드령 및 프랑스령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보니 오늘날의 주권국가인 가이아나(Guyana)에 해당하는 것은 조지타운(Georgetown)이 있는 영국령 가이아나만 해당되고, 파라마이보(Paramaibo)가 중심도시인 네덜란드령 가이아나는 오늘날의 수리남(Suriname)으로 독립한 반면 카이엔느(Cayenne)가 위치한 프랑스령 가이아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프랑스의 해외영토인 기엔느 프랑세즈(Guyane française)로 남아 있어요. 이것이 프랑스령 기아나로 번역되거나, 영어명을 그대로 읽어 프렌치 기아나(French Guinea)로 불리기도 해요.
영국령 가이아나에는 진짜로 인도계 주민이 많아요. 대략 전인구의 43%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민족 최다인 인도계 가이아나인은 영국의 식민지경영 당시 인도 출신의 노동자들이 대거 이주하면서 형성된 사회로, 일단 기독교 우세의 사회이긴 하지만 전국민의 1/4 가량이 힌두교도이기도 한 독특한 상황이 만들어져 있어요. 그래서 영국령 가이아나는 서인도 속의 동인도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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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Indo Guyanese DiasporaIndo Diaspora 웹사이트, 영어 

21번은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Bogotá)에 대한 항목.
콜롬비아는 앞서 밝혀둔 대로 컬럼버스에서 그 이름이 유래하는 국가이자 스페인 식민제국의 해체 이전부터 독립운동을 벌여 한때는 콜롬비아 이외에도 서부의 에콰도르(Ecuador) 및 볼리비아(Bolivia), 북부의 파나마, 남부의 브라질(Brazil), 동부의 베네수엘라 및 영국령 가이아나의 영역까지 포섭하는 그란 콜롬비아(Gran Colombia)라는 거대국가가 설립되기도 했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고 1831년부터 1903년까지 걸친 분열로 결국 미국같이 되지 못한 나라가 되었어요. 한때는 콜롬비아 합중국(Estados Unidos de Colombia)이라는 국호를 1863년부터 1886년 사이에 썼고, 에스타도스 유니도스(Estados Unidos)라는 용어는 오늘날의 스페인어에서는 이런 역사를 언급하는 게 아닌 이상은 미국을 뜻하는 말로 쓰이는 게 일반적이예요.
이 콜롬비아의 19세기 전반을 이끈 베네수엘라의 군인이자 혁명가인 시몬 볼리바르(Simón Bolívar, 1783-1830)는 해방자라는 의미의 엘 리베라토르(El Libertador)로 칭송받았고 그란 콜롬비아의 설립을 이끌었지만 당초 롤모델이었던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1732-1799)에는 절대로 근접해지 못한 채 볼리바르는 급진적인 독단주의로 인해 지지기반을 잃고 말았어요. 그의 이름은 볼리비아라는 나라의 국명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공식 국명인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공화국(República Bolivariana de Venezuela) 및 법정화폐인 볼리바르로 남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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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5 Interesting Facts about Simon Bolivar, 2023년 5월 21일 THE COLLECTOR 기사, 영어

그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Bogota)는 콜롬비아 최대의 도시이자 콜롬비아 독립혁명의 발원지인 동시에 해발고도가 2,640m(=8,660피트)로 지구상에서 3번째로 높은 도시이기도 해요. 이보다 고고도에 만들어진 도시는 볼리비아의 라파스(La Paz)와 에콰도르의 키토(Quito)밖에 없어요.


이번에는 태평양 중심의 지도.
지도 왼쪽 위부터 보시면 편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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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urtesy of TheRomangOrc


사실 지도 왼쪽 위에 나온 미드웨이섬(Midway Atoll), 하와이제도(Hawaii Islands) 및 아래에 나온 영국령 패닝섬(Fanning Island)은 중앙아메리카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따로 소개할 수도 없는데다 역시 그렇듯이 영국의 식민지 및 자치령이 세계 각지에 걸쳐있다 보니 같이 소개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어요. 이 점에 양해를 구할께요. 
참고로, 미드웨이섬은 북위 28도, 호놀룰루(Honolulu)는 북위 21도로, 바하캘리포니아(Baja California)의 좌표범위인 북위 32도에서 북위 22도까지의 범위보다 근소히 남쪽으로, 저렇게 표시된 것처럼 평행하지만은 않아요. 저 시대에는 캘리포니아반도(Península de Baja California)의 전토가 바하캘리포니아이고 남부가 바하캘리포니아수르(Baja California Sur)라는 별개의 주로 나뉜 것은 1974년의 일이니까 딱히 고려할 필요는 없겠죠. 참고로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는 멕시코의 지배하에 있었을 당시에는 알타캘리포니아(Alta California)로 불렸어요. 알타는 높다는, 그리고 바하는 낮다는 의미여서, 지도 원문에는 그 바하캘리포니아가 일본인 독자가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시모카리포르니야(下カリフォルニヤ)라는 표기로 번역되어 소개되어 있어요. 참고로 현대일본어에서는 캘리포니아의 카타카나 표기가 달라져 있어서 카리포르니아(カリフォルニア)로 정착해 있어요.
캘리포니아만 동안의 알타타(Altata)라는 촌락은 현재는 인구 2천명 정도의 매우 작은 어촌이지만 19세기말에는 이야기가 달랐어요. 무역항으로 각광받은 이 도시는 특히 멕시코 서부철도가 부설되고 1890년대에는 중국인 이민도 활성화되는 등 급성장하는 때도 있었지만 결국 퇴락해서 지금은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어요.

하와이(Hawaii)는 지도의 발행시점인 1924년에는 미국에 합병된지 겨우 26년밖에 되지 않은 영토인데다 아직은 연방주의 지위도 아니었어요. 1898년 이전까지는 일단 독립된 왕국이었는데 백인 투자자들이 하와이 각지에 사탕수수 농장을 건설하면서 노동력 확보를 위해 우선 중국인들을 모집했는데 중국인들이 정착률도 좋지 않고 계약이민기간이 종료된 뒤에는 별도로 장사를 시작하는 등의 문제가 생겨 여러모로 곤혹스럽게 되자 하와이 왕국이 아예 중국인들의 이민을 차단하고 그 대안으로 1860년부터 일본인들을 모집한 것이 일본인의 하와이 이민의 역사가 되었어요. 그리고 1886년부터는 일본 및 하와이 왕국의 조약에 따른 계약이민정책이 실시되어 1894년까지 29,000명이 이주했고 1894년부터 이민관련 사항이 민간으로 이양되었지만 4년 뒤 하와이 왕국이 미국에 복속됨에 따라 이민알선회사들이 모두 망해버리고 말았어요. 게다가 일본인들의 비중이 높아지자 백인 농장주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을 이용하여 일본인 이민자들을 견제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바로 1903년부터 시작된 한국인 이민사업.
이렇게 일본인들은 1924년에 제정된 이민법(Immigration Act of 1924)으로 백인 이외의 다른 인종의 이주 자체가 막하기 전까지 대략 220,000명 정도가 이주했어요. 1920년대의 하와이 전체 인구가 20만명대 후반임을 생각하면 굉장한 수치임이 틀림없어요.
그리고 지도의 발행시점인 1924년에는 군인 출신의 변호사이자 정치가로 하와이 주 승격 이후 첫 연방하원의원이 되고 일본계로서 최초의 연방상원의원이 되는 등의 활약을 보인 대니얼 켄 이노우에(Daniel Ken Inouye, 1924-2012)가 태어났고 2017년에는 그의 이름이 하와이 최대의 도시이자 22번 항목인 호놀룰루(Honolulu)의 국제공항에 붙여져 공식명도 대니얼 K. 이노우에 국제공항(Daniel K. Inouye International Airport)으로 개칭되었어요.

그런데 하와이 원주민들이 흑인같이 그려진 것은 남방계 원주민들에 대한 의식수준이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게다가 지도 원문에 나오는 하와이 토인(ハワイ土人)이라는 용어의 함의도 그렇고. 폴리네시아인들의 피부색이 대체로 짙은 것은 사실이지만요. 
여기서 유명한 훌라훌라댄스도 여기서 감상해 봐야겠어요.


세계최대의 활화산으로 알려진 마우나로아 화산(Mauna Loa) 또한 하와이를 대표하는 지형. 하와이제도 최대의 섬인 하와이 섬의 이 화산은 "긴 산" 이라는 의미답게 5,271평방km의 면적도 유명해요. 높이 또한 4,169m(=13,679피트). 즉 제주도의 넓이의 3배에 육박하는 것은 물론 한라산의 높이의 2배를 넘는다는 의미. 물론 활화산 중에 더 높은 것으로는 5,393m(=17,694피트)의 멕시코의 포포카테페틀(Popocatépetl)나 4,754m(=15,597피트) 높이로 현재의 러시아에 해당되는 소련의 클류체프스카야 소프카(Ключевская сопка) 같은 것들도 있지만 면적과 부피로서는 이 화산을 따를 것이 없었어요. 비록 지구상 최대의 화산은 일본 동부의 해저에서 발견되어 2013년에 그 실체가 공인된 해저화산인 타무마시프(Tamu Massif)이긴 하지만, 수면 밖으로 나와 있는 것 중으로서는 여전히 마우나로아가 가장 큰 활화산임은 바뀌지 않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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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na Loa, the largest active volcano in the world, 2023년 10월 24일 Tranquil Kilimanjaro 기사,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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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저 시대의 미국에서는 1919년의 전시금주법을 대체하여 1920년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된 금주법(禁酒法, Prohibition)이 여러모로 세간을 듫끓게 했어요. 미국의 영해 밖에서 주연(酒宴)을 여는 권력자와 대부호들의 모럴해저드는 "술의 폐해를 근절하겠다" 라는 취지를 전면부정하는 것이었고, 항공기의 상업운항이 시작되자 사탕수수의 당밀(糖蜜, Molasses)로 만든 증류주인 럼(Rum)의 주산지인 쿠바 등지로 항공여행을 떠나서 술을 즐기는 재력가들까지 등장했어요. 미국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면서 양조업 등에 많이 종사한 독일계 이주민들의 생계가 파탄나는 것은 물론, 가난한 본국을 떠나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려 했던 이탈리아계 이주민들은 범죄조직을 만들어 음지에서 벌일 수 있는 온갖 이권사업에 가담하는 등 사회는 날로 혼탁해져 가고 있었어요. 거북이 관련 서술이 무엇인지는 무엇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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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령 패닝섬은 1979년부터는 키리바시(Kiribati)의 영토로 이관되어 타부아에란(Tabuaeran)이라는 이름이 되었어요. 이 작은 섬은 영국의 식민지인 캐나다 및 호주를 잇는 해저케이블의 기지로서 그 지정학적 위치가 중요하여 대영제국의 본국 및 식민지를 빠짐없이 잇는 올레드라인(All Red Line) 프로젝트에 포함되어 1886년에 영국이 자국영토로 편입한 이후에 1902년에 해저케이블 및 중계기지도 건설되었어요. 이렇게 1858년부터 추진되어 1866년에 아일랜드의 워터빌(Waterville)과 캐나다의 하츠컨텐트(Heart's Content)를 잇는 대서양 횡단 해저케이블의 부설이 성공한 이래 1872년에는 영국과 호주간의 실시간 전신이 가능해질 정도로 급성장했어요.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서는 1911년에 네트워크 구축이 완료된 이 올레드라인 프로젝트는 영국을 당시 세계최고의 정보강국으로 성장시키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어요. 이 지도에 표시된 해저케이블이 바로 그 영국의 최첨단 네트워크의 중핵이었어요. 이후 패닝섬에는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1914년에 독일 해군이 습격해 오기도 했지만 영국의 정보망을 근본적으로 끊어놓을 수 없었어요.

앞서 카리브해 중심 지도의 오른쪽에 나와 있는 북대서양상의 버뮤다제도(Bermuda), 카리브해에 위치한 자메이카의 킹스턴(Kingston) 남미대륙 북부에 있는 영국령 가이아나의 조지타운(Georgetown) 또한 영국의 통신망의 중핵으로서 올레드라인 프로젝트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잘 보이죠. 



이렇게 카리브해 중심의 중미편을 마쳤어요. 
다음에는 바로 북쪽의 미국 본토로 가 볼깨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9 댓글

Lester

2025-02-08 21:51:13

이번 중미편은 관심지점과 지역이 조화롭게 섞인 듯해서 살짝 낯설지만 그런 만큼 편하게 읽을 수 있을 듯합니다. 코멘트 한 번에 적을 수 있는 부분까지 읽고 분할하겠습니다.


개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도 놀랍지만 다른 대륙의 존재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무작정 바다를 향해 떠났다는 사실 자체도 꽤나 충격적이었죠. 어쩌면 (유럽 중심적인 생각이지만) 로마제국을 유럽의 1부라고 한다면 이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을 2부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훗날 세계깡패... 아니, 세계경찰로 불리는 (이마저도 트럼프에 의해 '불렸던'으로 바뀌는) 미국이 등장할 때까지 유럽 중심으로 세계가 돌아가기 시작한 기점이라고 보거든요. 다만 역사적 가치만 놓고 보면 이렇지, 당장 소개된 콜럼버스부터 원주민들을 상대로 잔혹한 짓을 벌였음이 밝혀지면서 상술한 것처럼 '어디까지나 유럽 중심적 판단'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요.

푸에르토리코 동쪽의 섬들이 그려지지 않은 것은 지도의 크기를 생각했을 때 '고생해서 그렸는데 틀려서 다시 그려야 한다고? 안 해!'라는 제작자의 생각이 묻어난 흔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의 초창기 학습만화들 또한 미처 검증되지 않은 지식들을 버젓이 소개했던 것을 생각하면 초창기 작품들의 애교(?)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지금은 정보가 너무 많아서 검증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높아졌지만요.


1. & 2. 지면상의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티는 나라 이름이 수도처럼 쓰여 있고, 자메이카는 수도인 킹스턴이 나라 이름인 것처럼 쓰여 있어서 혼란스럽네요. 다른 나라임을 알 수 있도록 미묘하게 색을 다르게 칠했지만 표기가 저래서야... 말씀하신 것처럼 세계사에서 별로 중요치 않은 곳이라는 이유가 작용한 듯합니다.


3. & 4. 오늘날의 쿠바는 헤밍웨이와 체 게바라만으로도 이미지가 상당하지만, 지도는 그보다 훨씬 이전에 제작된 거라 그런지 특별한 표시가 없네요. 말씀하신 대로라면 저 지도에 그려진 선박이 USS 메인일 것 같은데, 폭침되는 모습이 아닌 것을 보면 아예 다른 사건이나 의미를 담은 것 같기도 하고... 대체 뭘까요.

그나저나 공산화된 쿠바가 미국에게 여러모로 눈엣가시인 건 알았지만, 남북전쟁 이후 노예주들이 쿠바로 건너가 플랜테이션을 경영한 것은 처음 알았네요. 좀 더 찾아봐야겠지만 그런 역사가 있기에 일찌감치 반미(라기보다는 반 남부) 정서가 있었고 그것이 공산화로 연결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5. & 7. & 8. 멕시코를 보니 (당시로서) 자원부국이었다 한들 행정과 외교과 엉망이면 의미 없다는 생각이 확실히 드네요. 그 시절만이 아니라 지금도 마약 카르텔 문제로 대도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방은 후삼국시대의 호족들마냥 군웅할거라고 봐도 좋을 수준이니. 그래도 포포카테페틀 화산은 처음 듣고, 유카탄 반도는 이름이나 인상이 미국 중서부일 줄 알았는데 멕시코에 있는 것을 보면 여전히 관심을 갖고 알아볼 가치가 있는 듯합니다.

또한 아카풀코는 올리신 사진의 풍경이 너무 좋은데도 왜 휴양지로 손꼽히지 않을까 해서 찾아봤는데, 마약전쟁으로 내홍을 겪으며 치안이 안 좋아졌기 때문이라네요. 물론 아카풀코가 생각보다 넓고 관광지구와 일반인 거주지가 딴 세상 격으로 차이가 난다는 말도 있지만, 저래서야 마음 편히 휴가를 다닐 수 있을지... 그래서 멕시코시티나 칸쿤 같은 신흥 관광지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유카탄 반도가 남한의 면적과 엇비슷한 크기라니 체감이 되지 않네요. 세계지도 특성상 축척이 멋대로인 것도 있고, 상술했듯이 멕시코 하면 관광 아님 마약 같은 이분법적인 인식처럼 모르는 게 많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게다가 아름다운 새들이 많이 산다니, 새의 서식을 테마로 삼은 보드게임 "윙스팬(Wingspan)"이 생각나네요. 해당 게임을 몇 번 해봤는데 거기서 본 새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즈음에서 한 번 분할하고, 나중에 마저 적어보겠습니다.

마드리갈

2025-02-08 23:44:55

카리브해 중심의 중미편에서는 나타난 항목들의 특성상 서술방식을 바꾸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 봤어요. 편하게 읽으실 수 있다니 정말 다행이예요.


이번 편과 이 시리즈의 마지막편인 남미대륙편에 언급되는 라틴아메리카 지역은 사실 "세계의 변방" 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현대사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못해요. 그나마 4년마다 열리는 축구대회이자 세계최대의 국제스포츠행사인 월드컵에서는 중남미 국가들이 세계의 주목을 받지만 이 지도의 발행시점인 1924년에는 아직 월드컵이라는 대회 자체도 없었어요. 그러니 알려진 것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었는데다 몇몇 정보가 틀렸거나 아예 안 나오더라도 전혀 이상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게다가 저 지도는 흥미본위로 만들어진 자료라서 학술논문이나 정부통계만큼의 정확도는 애초에 처음부터 기대할 수 없어요. 덕분에 1세기 후의 저는 언급된 정보를 재검증하느라 2024년을 아주 바쁘게 보냈구요.


저도 일단 여기까지 써 둘께요. 

마드리갈

2025-02-09 23:14:48

[내용추가중]

Lester

2025-02-12 18:16:20

이어서 적어보겠습니다. 집안 사정 때문에 경황이 없네요.


9-13. 1-2처럼 비중 없는 나라들이라 그런지 표기가 엉망진창이네요. 한글 번역된 지도만 보다가 일본어 원문을 봤는데 관심지점의 경우 수기(?)여서 비교적 오차가 적지만, 지명의 경우 인쇄용 텍스트 특유의 번듯한 글자체인 것을 보니 식자가 잘못된 건 아닐까 합니다. 뭐 현대에도 저 나라들 이름 정도는 들어봤겠지만 뭘로 유명하냐고 물으면 딱히 대답할 게 없는 식으로 비중이 없지만요. 엘살바도르는 살벌한 범죄와 그에 버금가는 가혹한 처벌 및 교도소로 알려지긴 했는데 그걸 좋아해야 할지 의문이고, 또 그런 걸 세계지도에 명기할 리도 없으니...


14-15. 파나마 운하의 세부도를 보니 만화 "ARIA"에 나오는 곤돌라 엘리베이터와 같은 원리인가 궁금해지네요. 물을 넣어 수위를 높이거나 내려서 높이가 다른 지역으로 오가게 도와주는...

그리고 파나마 운하였던가 어딘가에서 모기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자세한 내막은 기억이 안 나네요. 뭐 물가여서 모기가 창궐할 것 같긴 하지만요.


16-17. 베네수엘라의 어원이 '작은 베네치아'였군요. 말씀을 듣고 보니 '베네수'가 그 베니스였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진을 보니 타이(태국)의 수상가옥을 비롯해 동남아시아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18-20. 가이아나는 또 지배국가에 따라 색을 다르게 입혀서 정확하게 기재한 것이 특이하네요. 영국령 인도에서 영국령 가이아나로 이동한다라... 문득 해외노동자라도 노동자 개개인이 전혀 모르는 외국으로 혼자서 건너가 악전고투하는 것과 식민지 체제일지언정 같은 시스템(이 경우 영국)이 있는 상태에서 건너가는 것을 비교했을 때의 장단점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궁금해지네요. 도덕적인 것을 떠나서 일장일단이 있을 것 같긴 한데, 요새 심란해서 머리가 잘 안 돌아가는지 생각이 안 납니다.


21. 찾아보니 시몬 볼리바르가 조지 워싱턴처럼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도록 독재자가 되지 않겠다고 솔선수범하지 못하고 독재를 한 것이 큰 차이점이자 몰락의 원인이라고 하네요. 게다가 유색인종을 멸시했다니, 분열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만 듭니다. 그렇다보니 조지 워싱턴이 더더욱 대단해 보이네요. 로버트 잉거솔(에이브러햄 링컨이라고 알려졌지만, 잉거솔이 링컨에 대해 평하면서 언급한 말이라고 합니다)은 "그 사람의 내면을 속속들이 알고 싶다면 권력을 줘 봐라. 역경은 누구나 짊어질 수 있지만 성공은 위대한 사람만이 짊어질 수 있다. (If you want to find out what a man is to the bottom, give him power. Any man can stand adversity — only a great man can stand prosperity.)"라고 말했는데, 조지 워싱턴이야말로 이 말에 가장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민주주의 밈(세계경찰 당시 미군이 분쟁지역에 신속하게 투입되는 것을 '민주주의 배달'이라고 표현하는 식)을 비롯해 미국이 민주주의의 대명사로 불리는 것도 이런 초대 지도자가 있기에 그런 정신이 내려오는 건가, 하고 부러워집니다.


이 쯤에서 한 번 끊고, 나머지는 다음에 쓰겠습니다. 어머니가 아프셔서 병원 같이 다녀드리느라 같이 정신이 없네요.

마드리갈

2025-02-18 23:15:20

저처럼 지리상황에 관심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 이외에는 마이너한 국가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식할 가능성 자체가 높지 않아요. 단일주권국가와 연방국가가 혼재되어 있고 특히 1세기 전에는 지금보다 속령이나 식민지 등도 더욱 많았다 보니 구체적인 사정을 이해하기 힘든데다 그게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조차도 모두 예외없이 정확히 이해한다는 보장도 없어요. 일례로 당시의 미국인에게 본토 연방주와 하와이와 푸에르토리코와 괌의 정확한 차이를 아는지 질문한다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100명에 1명도 기대하기 힘들었을 게 예상되어요. 참고로 1924년 당시의 하와이는 연방주가 아니라 영토(Territory)였고 푸에르토리코의 경우는 미국에 편입되기는 했지만 주민들의 시민권이 온전히 인정된 것도 아닌 상태여서 일단은 하와이와 나란한 영토 지위를 가지면서도 사실상 식민지같은 취급을 당했고 괌 또한 상황이 매우 유사했어요. 이렇게 복잡했는데다 오늘날에는 또 달라서 하와이는 연방주로 승격되었고 푸에르토리코와 괌은 영구적인 유인영토(Permanently inhabited territories)로 취급되면서 주민이 미국의 국적은 있되 시민권은 갖지 않는 식으로 완전히 동일한 법적지위를 지니고 있어요.


사실 저 나라들의 유명한 것들로는 커피 및 럼이 있어요. 보통 커피의 총본산 하면 브라질을 떠올리기 마련이고 그 다음으로 베트남인데, 중미 각국의 경우도 생산량이 그런 메이저한 국가들에 비하면 턱없이 적긴 하지만 그래도 개성적인 고품질의 커피가 생산되어 전세계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어요. 럼 또한 사탕수수 재배가 활발하고 기온 및 습도가 높아서 알코올발효가 빠른 저위도지역의 장점을 살려서 고품질의 럼이 많이 생산되고 있어요. 흔히 럼 하면 카리브해의 도서지역에서 주로 생산된다고 알기 쉽고 실제로도 푸에르토리코라든지 쿠바라든지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등의 도서지역이 메이저하긴 하지만 중미지역 또한 럼으로 매우 유명해요. 프리미엄 럼을 대표하는 론 사카파 센테나리오(Ron Zacapa Centenario) 또한 중미의 과테말라에서 생산되는. 


이야기가 좀 길었는데 커피와 럼에 대해 좀 알게 되면 새로 보이는 건 많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엘살바도르의 살벌한 범죄실상은 20세기 후반의 대혼란의 소산이었고 거대형무소는 21세기 들어서도 2020년대에 시작된 프로젝트니까 1924년의 지도에 등장할 여지는 없겠지만요. 


그럼 코멘트를 분할할께요.

마드리갈

2025-02-18 23:28:01

그러면 이어서 코멘트할께요.


ARIA에서 묘사된 것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특정구간을 막아 물을 넣고 빼는 식으로 지형을 극복하는 방식은 확실히 맞아요. 말씀하신 모기 이야기도 맞아요. 집요할만큼 물웅덩이를 없앤 덕분에 모기로 인한 전염병은 극력 억제가능했어요.

베네수엘라의 국명 Venezuela는 스페인의 탐험가 알론소 데 오헤다(Alonso de Ojeda, 1466-1515)가 1499년에 실시한 탐험에서 마라카이보 호수 근처의 수상가옥을 보고 베네치아 출신의 탐험가 아메리고 베스푸치(Amerigo Vespucci, 1454-1512)를 기념하여 도달한 지역에 작은 베네치아라는 의미의 베네치올라(Veneziola)라는 이탈리아어 지명을 붙였어요. 그 명칭을 스페인어로 다시 옮긴 게 베네수엘라. 

수상가옥은 매우 편리한 점이 있어요. 물을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 육상이나 수중에 사는 맹수들을 피할 수 있으니 그 점은 확실히 좋아요.


한 지역이 지배세력의 분할에 따라 지도에서의 표시방법도 달라짐은 물론 아예 언어와 인종구성까지 달라지는 사례가 꽤 있죠. 아시아에서는 파푸아의 서부는 네덜란드가 지배하고 동부는 독일 및 영국이 분점했다가 독일의 제1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에 동부 전체를 영국이 지배하면서 달라졌고, 티모르 또한 서부가 네덜란드 산하에 있었던 반면 동부가 포르투갈의 산하에 있으면서 정체성이 분화되죠. 또한 아프리카에서는 영국이 지배한 나이지리아와 프랑스가 지배한 니제르는 둘 다 나이저강 유역의 지역이지만 판이하게 달라졌고, 둘 다 프랑스어를 쓰기는 하지만 콩고강 유역의 프랑스령 콩고와 벨기에령 콩고 또한 정체성이 크게 달라져 있어요. 이 지도의 가이아나의 경우는 이 사례보다 더욱 크게, 인도계 이주민이 대거 유입되면서 그 변화양상이 매우 커진 매우 드문 사례.


예의 질문에 대해서는 간단한 사례 하나로 답을 대신할까 싶네요. 1620년에 범선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영국을 탈출한 130여명의 청교도들이 첫 겨울을 나면서 겨우 53명만 살아남았어요. 영국령 가이아나의 경우는 인도계 이주민들이 이미 만들어진 영국의 식민정책을 따르면 되는 것이었다 보니 적응조건은 월등히 나았어요. 


시몬 볼리바르가 조지 워싱턴같이 되지 못한 것은 언급해 주신 그런 요인이 확실히 크죠. 폴리포닉 월드 프로젝트의 표현으로 환언해 보면, "의심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라고 평하고 싶네요. 조지 워싱턴은 인물에 의한 정치를 경계하고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으면서 동의하는 시스템에 기반하는 게 미래를 위해 좋다고 생각했고, 그것의 근간이 바로 자신의 폭주에 대한 의심과 경계였어요. 시몬 볼리바르는 그렇지 못했어요. 그러니 그가 꿈꾼 남미의 조지 워싱턴은 영영 불가능했고, 지금도 그의 유산이 남은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및 볼리비아는 혼란을 좀처럼 수습하지 못하는데다 많은 국민들의 소망이 국외탈출 후 미국 정착이 되었으니, 역시 지도자는 머리를 잘 써야 해요.


여러모로 고생 많이 하시네요. 가족 관련사안의 원만한 수습을 기원할께요.

Lester

2025-02-21 13:47:59

알타타는 무역항으로 각광받으면서 멕시코 철도와 중국인 이민으로 활성화됐지만 퇴락했다는 게, 교통과 무역의 발달 과정과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씁쓸하네요. 한편으론 게임의 메타(Metagame analysis의 한국식 약어, 게임의 유행이나 경향 및 전략을 의미, 나무위키)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중국인들의 이민 이야기는 아마 쿨리를 비롯해 아시아계 이주민의 역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고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미국본토편에서 자세하게 나왔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하와이로 건너간 중국인들이 정착률이 좋지 않다는 것은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지만(멋대로 거주지 변경? 밀입국?), '계약이민기간이 종료되고도 별도로 장사를 시작했다'는 부분은 뭔가 중국인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 심경이 복잡하네요. 차이나타운으로 대표되는 장삿속이면서, 타지에서 자신들밖에 믿을 수밖에 없다는 집념 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중국인 견제를 위해 일본인을, 일본인 견제를 위해 한국인을 데려왔다는 것은 노예무역이란 표현을 안 썼다 뿐이지... 이것 또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애매합니다. 제 소설 "코스모폴리턴"의 배경인 가상도시인 트와일라이트 시티는 미국 동부에 있다는 설정이긴 하지만, 어쩌면 한일중 이주민들을 미국인들이 의도적으로 데려왔다는 구성은 빌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가능할까요?

하와이 하면 이름까지는 몰라도 화산섬으로 알고는 있었는데, 활화산인지까지는 몰랐네요. 명색이 이름난 관광지인데 화산이 폭발하면... 작년의 세부였던가요? 그만큼 관광사업에 타격이 갈 것 같기도 하네요. 한편으론 가장 크기 때문에 용암이 지표면까지 올라오려면 한참 걸릴 것 같기도 하고...

금주법은 너무 유명해서, 저처럼 범죄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둬야 할 주제죠. 당시 대통령(누구였더라)조차 백악관에서 몰래 술잔치를 즐겼다거나, 알 카포네의 경우 시카고 시장을 대놓고 겁박했다거나 하는 흥미로운 기록이 많으니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독일계 대신 이탈리아계와 아일랜드계가 발호하기도 했고, 독일계(정확히는 유대계)는 이탈리아계로 흡수됐고요.
거북이 관련 서술이 왜 그러한지 ChatGPT한테 (괜히 이상한 내용 지어내지 말라는 경고를 덧붙여서) 물어봤더니, "미국 본토에서 술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을 마른 거북이(Dry Turtles)에 비유했을 가능성"과 "밀주선들이 미국 영해 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리는 모습이 바다에 뜬 거북이와 비슷했을 가능성", "바다에서 술잔치를 벌이는 모습을 지켜본 해양생물을 대표했을 가능성" 등을 들더군요. 저는 그 중에서도 2번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레드라인 프로젝트를 통해 영국을 당시 세계 최고의 정보강국으로 성장시켰다라, 정보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정보망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참고로 만화 "원피스"에 '레드 라인'이 등장하는데, 어쩌면 이것이 모티브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드디어 중미편 감상을 마쳤네요. 다음 편도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마드리갈

2025-02-21 23:03:19

도시의 영고성쇠라는 게 정말 극적이죠. 1세기 전에 각광받던 곳이 지금은 거의 잊혀지거나 아예 폐촌이 되어 버린 사례도 있고 그래요. 지도에 묘사된 알타타는 그나마 작은 촌락으로라도 살아남았지만 지도에서 아예 삭제된 레서안틸레스제도의 프랑스령 마르티니크(Martinique)에서는 1902년의 화산 분화로 기존의 최대도시인 생피에르(Saint-Pierre)가 완전히 파괴되고 3만명의 거주자도 1명을 빼고는 모두 죽는 등 인적피해도 막심해서 그 도시가 영영 복구되지 않은 채 버려져 현재의 생피에르는 그 지역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새로 만들어진 인구 수천명의 촌락으로 된 반면, 다른 도시엔 포르드프랑스(Fort-de-France)가 최대의 도시로 성장했어요. 그나마 하와이제도의 가장 큰 섬인 하와이(Hawaii)의 마우나로아 화산의 마그마는 폭발성은 아니라서 마르티니크같은 비극이 일어날 확률은 매우 낮은데다 하와이 자체는 경기도의 1.5배에 육박하는 매우 큰 섬이거든요.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하와이제도에서 인구최다이자 호놀룰루시가 있는 섬인 오아후(Oahu)에도 화산이 있긴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분화하지 않는 사화산이예요.


사실 저렇게 동양에서 여러 나라 사람들을 받아들인 게 일종의 3D 업종 기피현상이예요. 유럽에서는 서유럽인들이 동유럽에서 또는 중동에서 노예를 조달했고 나아가서는 미주에서 현지인을 노예로 부렸지만 전염병으로 대거 죽는 바람에 아프리카에서 흑인 노예를 조달했는데 노예의 효율이 별로 좋지 않은데다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다발해서 이후에는 동아시아에서 이민희망자들을 받아들이는 식으로 백인들이 하기 싫지만 필요한 일에 투입시킨 것이었어요. 중국인이나 인도인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었지만 이 사람들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문제도 고질적이어서 일본인을 그리고 이후에는 한국인을 받아들였더니 성실해서 좋았지만 문제는 이런 이민자들이 실력을 급격히 키우면서 백인사회에 위협이 되자 그 이후로는 싫으면 돌아가면 될 일이고 계속 정주하고 싶으면 차별이라는 현실을 버티라는 식으로 탄압을 가하는 것이었어요. 미국본토편에서 언급되는 타코마 메소드(Tacoma Method)처럼, 소수인 동양인들을 겁박하여 열차에 태워 추방하고 그들의 거주지를 불태워 없애는 방식도 횡행했어요. 그리고 문제의 타코마 메소드는 백인들만 자행한 것이 아니라 미국 개척사에서 줄기차게 탄압받은 인디언들도 가세했다는 데에서 인종차별은 물론 신참자에 대한 텃세부리기의 성격도 있어요.


중국인 이민자들의 낮은 정착률은 여러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가장 큰 문제가 백인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었어요. 농업에 종사하라고 받아들인 사람들이 농업부문에만 남아 있으면 백인들은 그들을 부리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어요. 그러나 그들이 상업분야에 진출하면 이야기는 달라지고, 백인들이 독점해왔던 상업부문에 중국인이 진출하면 다른 중국인 이민자들이 누구의 점포에 갈지는 뻔한 것이죠. 그러니 백인의 입장에서는 그들을 때려잡아야 할 이유가 있는 것. 그것 이외에도 중국인들의 대부분이 기독교인이 아닌 것도 있는데다 백인사회의 룰을 직간접적으로 무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니 여러모로 황화론이 힘을 얻은 것이었어요.


코멘트를 분할할께요.

마드리갈

2025-02-22 00:45:15

금주법 시대는 그야말로 위선의 시대 그 자체였어요. 그 법을 손쉽게 회피하는 것도 모자라서 아예 대놓고 어가는 상류층도 있었으니까요.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으로 잘 거명되는 워렌 하딩(Warren G. Harding, 1865-1923)이 바로 그런 문제로 얼룩져 있었어요. 참고로 하딩 대통령은 제5편인 제정러시아 및 소련편(하)에도 나오는데, 샌프란시스코 방문도중 급사했어요. 이 지도에서는 게를 먹은 이후 발생한 식중독이 그 원인이라는 가설을 인용하고 있는데, 술에 탐닉하던 그의 성향상 그 주벽이 지병을 키웠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 아무리 1세기 전이라고 해도 60세를 못 넘기는 건 이른 죽음이라는 점에서는 별로 이의가 없을지도요.

술을 죄악시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금주법 시대를 평가해 보면 역시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소탐대실을 꼭 그렇게 겪어야 했는지. 역시 인간은 재미있어요.


거북이 관련 서술에 대해서 그렇게 볼 수도 있군요. 역시 그 두 가설이 재미있는데다 설득력이 있어요.

그런데 영국의 레드라인과 만화 원피스의 레드라인이 관련이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오히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세계분할조약인 토르데시아스조약이 더 가깝게 보이기도 해요. 영국의 레드라인은 통신선로 부설을 통한 정보장벽의 해소인데 원피스의 레드라인은 난공불락의 지리적 장벽으로서 작용하다 보니 세력권의 외적한계를 의미하는 국경 쪽에 근접해 보여요. 게다가 레드라인이라는 말 자체가 일반적으로는 한계의 의미로 잘 통용되다 보니까요. 이를테면 자동차의 엔진 회전수 한계를 그렇게 표현한다든지.


이전 코멘트에서 답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말씀드릴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얼마든지 가능해요. 이민이란 정책적으로 이루어진 사례가 역사적으로 차고 넘치니까요. 지도가 편찬된 1세기 전도 그러했는데다 그 이후에도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할이라든지 중동전쟁을 거쳐 영토확장에 성공한 이스라엘이 신취득영토에 이스라엘인 정착촌을 세웠다든지 국토는 넓고 인구가 부족한 스웨덴이 정책적으로 중동계를 받아들인 것 등. 물론 모두 다 예외없이 성공했다는 보장은 없어요.


감상평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아직 내용추가중인 것도 빨리 채워넣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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