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1219_141620.jpg (197.0KB)
- 20241219_141816.jpg (295.9KB)
- 20241219_141907.jpg (313.2KB)
- 20241219_141925.jpg (314.0KB)
- 20241219_141947.jpg (228.4KB)
- 20241219_142533.jpg (207.2KB)
- 20241219_142603.jpg (271.2KB)
- 20241219_142607.jpg (267.7KB)
- 20241219_142615.jpg (294.2KB)
- 20241219_142623.jpg (285.6KB)
- 20241219_142644.jpg (323.1KB)
- 20241219_143803.jpg (334.8KB)
- 20241219_143814.jpg (301.3KB)
- 20241219_143845.jpg (220.4KB)
- 20241219_143850.jpg (208.1KB)
- 20241219_144235.jpg (298.1KB)
- 20241219_144428.jpg (365.5KB)
- 20241219_144952.jpg (201.8KB)
- 20241219_145007.jpg (227.3KB)
- 20241219_145424.jpg (389.8KB)
레고 아이콘즈의 11월 신제품 10335 인듀어런스호 The Endurance 입니다.
2024년 11월 발매, 모델넘버 10335, 부품수 3011피스에 가격은 한국 정가 34만 9,900원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Sir Ernest Henry Shackleton, 1874~1922)"이 이끈 "제국 남극 횡단 탐험대(Imperial Trans-Antarctic Expedition, 1914~1917)"의 기함. 처음으로 남극 대륙 횡단에 도전했던 이 탐험은 결과적으로 목적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그 기적같은 여정은 불세출의 모험담으로 길이 구전되고 있죠.
패키지.
완성시의 모델 사이즈나 부품수에 비하면 생각보다 작다는 인상.
상자의 각 면에는 각 방향에서 바라본 인듀어런스 호의 모습과 기믹 등이 그려져 있네요.
건조 당시의 이름은 "폴라리스(Polaris: 북극성)".
1912년 노르웨이에서 진수되었지만 자금 문제로 선주를 찾고있던 폴라리스 호를 찾아온게 바로 섀클턴 이었죠.
1914년 1월에 섀클턴에 의해 구입된 폴라리스는 지금의 "인듀어런스(Endurance, 인내)"로 개명되어 제국 남극 횡단 탐험대의 기함으로 발탁되었습니다. 출항하기 바로 직전인 1914년 7월 28일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지만 섀클턴의 편지를 받아든 당시 해군 장관 윈스턴 처칠이 걱정하지 말고 다녀오라고 출항을 명령하여 제국 남극 횡단 탐험대는 무사히 1914년 8월 8일 영국 폴리머스 항을 출항해 남극으로 출발합니다.
하지만 남극의 거친 환경은 입성부터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었죠. 11월 5일 남대서양 사우스조지아 섬에 도착해 한달간 정비를 마치고 남극으로 향했지만 1915년 내내 웨들 해의 유빙에 갇혀 표류하던 인듀어런스 호는 결국 난파되었고 1915년 10월 27일 섀클턴 탐험대는 필요 최소한도의 물자를 챙겨 배를 버리고 탈출하게 됩니다. 다음달인 11월 21일에 인듀어런스 호의 잔해는 결국 웨들 해에 침몰하였습니다.
여기까지가 세간에 알려진 인듀어런스 호의 여정이지만 사실 섀클턴 일행의 고난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죠.
1916년 4월 15일 섀클턴 탐험대는 온갖 고생 끝에 엘리펀트 섬에 상륙하지만 좁은 무인도인 엘리펀트 섬은 28명이나 되는 탐혐대를 먹여살릴 환경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이에 따라 4월 20일에 섀클턴은 "사우스조지아 섬에 구조를 요청하러 간다"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꺼내듭니다.
섀클턴 자신이 미친 짓이라 자평한 것 처럼, 10미터도 안되는 조각배 제임스 커드 호를 타고 세상에서 가장 거친 바다인 남극해를 돌파해 1,300km 떨어진 사우스조지아 섬에 간다는건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소리였으니까요. 어차피 엘리펀트 섬에 남아있어봐야 할 것도 없었던 그들은 섀클턴을 포함한 6명이 사우스조지아 섬을 향해 떠나고 남은 22명은 엘리펀트 섬에 남게 됩니다.
5월 10일, 섀클턴 일행은 출항 16일 만에 간신히 사우스조지아 섬의 하콘 만에 상륙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도착한 하콘 만은 포경기지가 있던 스트롬니스의 정 반대편이었고, 이때문에 사우스조지아 섬 까지 오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였는데 포경기지까지 가려면 산을 넘어야 하는 말 그대로의 의미로 산 넘어 산이었죠. 5월 12일, 임시 캠프를 차리고 그나마 상태가 양호한 3인은 다시 출발해 어떻게든 산을 넘어 5월 20일, 스트롬니스 만 후스빅 항에 도착하게 됩니다.
후스빅 항에서 재정비를 마친 섀클턴 일행은 즉시 배를 띄워 캠프에 남아있던 3명과 합류합니다. 이제 엘리펀트 섬에 돌아가야 할 때. 수차례의 실패와 문전박대 끝에 간신히 칠레로부터 배를 빌려 8월 30일, 엘리펀트 섬을 떠난지 4개월만에 비로소 구조선을 몰고 돌아왔습니다. 앨리펀트 섬에 남아 남은 21인을 통솔했던 부대장 프랭크 와일드는 섀클턴에게 "모두 무사합니다!"라고 보고했죠.
이렇게 제국 남극 횡단 탐험대의 28인은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1917년에 출항한지 3년만에 영국에 무사히 귀환. 그들의 이야기는 문자 그대로 전설이 되었습니다.
인듀어런스 호의 침몰로부터 107년이 흐른 2022년 3월 5일. 수색팀 "인듀어런스22 Endurance22 Expedition"에 의해 남극 웨들 해 수심 3,008미터 해저에서 인듀어런스 호의 잔해가 매우 양호한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미생물이 적고 수온이 매우 낮은 남극의 환경 덕분에 100년이 넘게 지났음에도 인듀어런스 호는 선미의 배 이름을 그대로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보존되어 있었죠. 인듀어런스 호는 남극조약에 따라 보호사적 및 기념물로 지정되어 자연으로 되돌아갈때까지 그대로 웨들 해의 심해에 잠들어있게 됐습니다.
배와 관련된 정보가 적힌 명판.
선미의 이름도 포함해 전부 프린팅 부품입니다.
선수.
실제의 배나 모형과 비교해봐도 손색이 없는 재현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갑판부.
뒤쪽의 구조물은 아마도 탐험에 대리고 갔던 개집으로 보는듯 하네요.
구명정.
총 4척이 적재되어 있습니다.
범선인 동시에 증기엔진을 탑재한 기범선이기도 하다보니 보일러와 연결된 굴뚝이 달려 있습니다.
뒤쪽에는 보일러와 관련된 시설인지 노란색 브릭이 내부에 사용되고 있네요.
선미.
방향타는 조타실의 타륜을 돌리면 실제로 움직이는 구조.
방향타를 위해 레고에서 가장 작은 2x2 크기의 기어박스를 조타실에 어떻게든 집어넣어 구현했다는 해설이 매뉴얼에 적혀있습니다.
스크류는 원래는 검은색이지만 레고 제품은 검은 선체와의 대비를 주기위해 금색을 사용했다고 하는 등 매뉴얼 이곳저곳에 실제의 인듀어런스 호를 레고 제품으로 재설계하며 어떻게 재현하거나 각색했는지 해설을 곁들이고 있습니다. 쇄빙선의 역할도 겸해 설계된 뱃머리는 예각의 슬로프 브릭으로 처리했다고 해설하거나 배의 용골은 날렵한 실루엣을 살리기위해 1스터드 크기로 조립했다고 하는 등, 제품을 만들기위해 고심한 디자이너의 설계를 엿볼 수 있었네요.
미니어처로 재현된 선실.
입구에서 봐서 왼쪽이 과학자의 방, 오른쪽이 섀클턴의 방이라는 설정입니다.
과학자의 방의 벽면에는 남극 지도가 걸려 있는 점도 포인트.
회색 막대는 보일러에서 만든 온수를 선실에 돌리는 난방 파이프라는 모양.
증기 엔진.
명판의 카탈로그 스펙상으로는 360마력/260kw 출력을 낼 수 있다고 적혀 있네요.
적은 부품수로도 선박용 엔진을 그럴듯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정측면.
미니피겨는 크리에이터 31109 해적선의 해적선장.
사진으로는 실물의 위압감이 반도 채 전달되지 않지만 전장 80cm, 전고 47cm, 전폭 24cm 라는 괴물(...).
멋있다고 사놓긴 했지만 이 무지막지한 떡대를 어디에 어떻게 전시해야할지 솔직히 골칫거리네요...
수중에 있는 유일한 레고 선박인 크리에이터 31109 해적선과 함께.
이 해적선도 전장 46cm, 전고 37cm로 그렇게 작은 편은 아니지만 인듀어런스 호와 비교하면 무척이나 아담해 보이네요.
패키지에도 수록된 정면 각도.
범선의 특성상 가로세로의 부피가 상당하다보니 정면 사진도 상당히 멋있게 나와주네요.
병이 멋있다고 충동구매했던 블렌디드 위스키 섀클턴과 함께.
이 섀클턴에도 재밌는 비하인드가 있는데, 이 술은 사실 섀클턴 탐험대가 남극 탐험에 들고갔던 위스키에 그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새클턴 탐험대가 궤짝으로 들고 갔던 위스키를 남극의 캠프에 묻어둔 채로 돌아오고 탐사대가 남극에서 생사를 건너다니는 와중에 전쟁과 금주법 등이 얽혀 원본의 레시피가 실전되었죠. 그러던 어느날 섀클턴의 일지를 기초로 그 위스키를 찾자고 남극을 뒤지게 되었고 마침내 섀클턴의 캠프에 묻혀있던 위스키를 발굴, 이를 현대의 기술력으로 복원해 섀클턴이라 이름붙여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맛은 혹자의 평가에 의하면 "섀클턴이 버리고 온 이유가 납득이 가는 맛"이라고...
이상 레고 아이콘즈 10335 인듀어런스 호 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산 장난감을 통틀어 가장 만족스러운 제품이었네요.
2 댓글
마드리갈
2024-12-24 04:02:12
어니스트 섀클턴의 탐험대가 이용했던 그 탐험선 인듀어런스(Endurance)가 이렇게 레고로...
정말 긴 인내 끝에 잘 나왔네요. 사실 저는 인듀어런스 하면 읽었던 옛날 책에 인용된 흑백사진만 기억하고 있는데, 저 색상은 인듀어런스의 원래 색을 재현한 건가 보네요. 이렇게 보니 느낌이 또 색다르고 좋네요.
총톤수 350톤이라면 대양항해를 할만한 배도 아닌데다 360마력이라는 기관출력은 요즘의 대형트럭이나 버스나 고급승용차의 엔진이라면 충분히 내는 수준인데, 저런 배로 대양을 항해했는데다 저 배가 침몰한 이후에는 남극수렴선 바로 북부의 사우스조지아 섬으로의 구원요청을 위해...그리고 도착해서는 산을 넘고...정말 굉장하네요. 섀클턴의 원정대의 위대함은 역시 생각할수록 비견될 게 없어 보이네요.
섀클턴이라는 위스키도 있네요. 혹자의 평이 참 신랄하네요.
최근에는 술을 마실 수 없으니 그 평가를 뒤집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게 문제지만...
그러고 보니, 저 또한 섀클턴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중 좋아하는 게 있어요. 영국의 4발 프로펠러 항공기인 아브로 섀클턴(Avro Shackleton). 개발국인 영국은 물론 남아프리카에서도 1991년까지 쓰인 대잠초계기. 전기형이 앞바퀴가 큰 테일드래거(Taildragger) 랜딩기어를 채택한 반면 후기형이 뒷바퀴가 큰 세발자전거(Tricycle) 구조를 택한 게 특징이죠. 이것도 소개해 볼께요.
이게 전기형으로 영국 공군 도색을 하고 있어요.
이미지 출처
AVRO Shackleton AEW.2 “Mr. McHenry”, Pima Air & Space Museam 웹사이트, 영어
그리고 이게 후기형. 역시 이것도 영국 공군 소속이었어요.
이미지 출처
Avro 716 Shackleton MR3/3, XF708, Royal Air Force, ABPic 웹사이트, 영어
마키
2024-12-26 21:06:46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대서양 횡단 원정에 사용했던 기함 산타 마리아 호도 전장 16m(hull length, 62피트)에 배수량 150톤(제원에 대한 레퍼런스는 영문 위키피디아) 정도였다고 하니 현대인의 감각으로는 이런 작은 배를 타고 대서양을 넘나들었다는 것에 감탄이 절로 나오죠.
사실 10미터도 채 안되는 보트를 타고 남극해를 건너겠다고 한 섀클턴과 대원들의 무용담은 100년이 넘은 지금도 전설로 남았지만 엘리펀트 섬에 남아 대장이 구조선을 보내올때까지 한명도 낙오되지 않고 모두가 섀클턴을 믿고 기다렸던 엘리펀트 섬의 대원들도 굉장한 사람들이죠.
위스키의 맛에 대해선 사람 각자의 기준이 있을테지만 원본이 되는 술부터 애초에 후원을 받아 모험에 나섰던 섀클턴이 궤짝으로 들고갔을 정도면 품질은 썩 좋진 않았을거라는 말도 있더라구요.
소개해주신 비행기는 전기형과 후기형의 기체구조가 서로 다른 점에서 과연 영국이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