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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62화 - 머릿속의 가시밭

시어하트어택, 2025-01-31 08:06:58

조회 수
1

“왜 그래? 또 왜 울어?”
“아니, 그게 아니고...”
어느새, 여동생은 안톤의 방문 앞에 서 있다. 안톤이 여동생을 돌아보지만, 여동생은 오히려 엉뚱한 반응을 보인다.
“으에- 고작 그런 거 갖고 운대요!”
안톤의 여동생은 안톤이 울상이 다 된 걸 보고서도 놀라지도 않고 오히려 안톤을 놀리는 듯한 말을 한다. 안톤은 당연히 거기에 대해 매우 화를 내고 싶지만, 여동생에게 차마 그러지는 못한다. 지금 여기에서 엉덩이를 떼면 그 좋아하는 릴라송의 방송을 그만큼 못 보는 것이니까 말이다. 지금 이상한 이모지가 가로막고 있어서 영상은 못 보더라도 소리는 들을 수 있다.
“아니, 아니, 클라라! 그런 게 아니라...”
클라라라고 불린 안톤의 여동생은 그 말을 듣고도 위로하기는커녕, 더욱 놀리는 표정과 자세까지 보이며 말한다.
“엄마한테 또 이른다!”
“그게 아니라고! 그러니까 엄마한테는 말하지 마!”
하지만 그러든 말든, 클라라는 안톤에게 혀를 내밀고서는, 마치 안톤이 보라는 듯 과장된 동작을 하며, 안톤의 방을 뛰어나간다.
“야! 클라라! 클라라!”
그렇게 말하지만, 안톤은 방에서 나가지는 않는다. 안톤에게는 우선 소리라도 듣는 게 더 중요하다. 볼륨을 더 키우고, 방 안에서 방해가 될 만한 것들을 다 치운다. 거기에다가 방문까지 닫아 버린 다음, 자리에 다시 앉는다.
“아- 좀 나은데..,”
마침 그 이모지가 없어진 모양이다. 안톤은 들뜬 나머지, 다시 자리에 앉아서 릴라송의 방송을 마저 시청할 준비를 한다. 하지만, 안톤의 그 바람도 오래 가지 못한다. 또다시, 아까와 비슷한, 화면을 가득 채우는 이모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안돼... 이러면 안된다고...”
안톤의 얼굴은 또다시 울상이 되어 버린다.

예담은 집에 들어가는 길이다. 이제야 조금 마음이 진정되고, 아까 있었던 일들도 별로 안 떠올릴 만하다. 크게 만족스럽다거나 하는 건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나름대로 만족하고 집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누군가가 또 자신을 계속 응시한다는 기분이 든다. 아까 차를 쫓아갈 때의 그런 기분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느낌이라고 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예담은 이런 유형의 사람을 많이 봤다. 길거리에서 으레 봤고, 또 며칠 전부터는 많이 엮이던 그 가판대의 남자가 이 공원에도 있는 것이다. 예담은 그 남자에게 바로 다가간다. 손에 든 페트병 안의 물이 또다시 더워지기 시작한다.
“도대체 누구시죠? 저한테 그렇게 관심이 있으면, 좀 말로 하지 그래요?”
하지만 그런 예담의 말을 듣고서도, 그 가판대의 정장을 입은 남자는 실실 웃을 뿐이다. 화가 났는지, 예담은 다시 묻는다. 이번에는 존댓말도 하지 않고서.
“왜 나를 그렇게 보냐니까? 관심 있으면 말로 하란 말이야!”
“하, 하하하... 그야, 지금은 때가 아니니까 그렇지요. 지금은 그저, 조용히 지켜보며, 당신에게 때때로 상기시켜 줄 뿐입니다.”
“이 자식, 뭐야?”
마치 예담을 아랫사람으로 보는 시선을 유지하며, 그는 태연히 말한다.
“모든 건 섭리에 따릅니다. 섭리가 실현될 때가 되면, 기대하시지요.”
그러자, 그 남자에게 누군가가 지령을 내리는 모양이다. 이어폰을 통해 무언가 들은 그 남자는, 곧 벌여놨던 가판대를 접고는 그곳에서 떠날 준비를 한다. 그가 몇 걸음 떼자, 예담은 그의 앞을 가로막고서 멈추게 한다.
“내게 할 말이 그것뿐이냐?” 
하지만 그 정장을 입은 남자는, 뭐라고 말하는 대신, 경멸하는 웃음을 지으며, 예담을 옆으로 밀치고는 그 자리를 떠난다. 예담은 기가 막혀서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데, 뒤에서 예담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야, 예담아, 거기서 뭐 하냐?”
“그러게. 왜 안 가고 있나 했더니, 거기 있었어?”
돌아보니, 진과 한나다.
“아니, 너희들이야말로 안 가고 뭐 했냐?”
“그냥 네가 보이길래 그랬지!”
사쿠라와 지젤 역시 진과 한나의 그 말에 호응하듯 말한다.
“너야말로 요즘 너무 예민한 거 아냐?”
“아니라니까 그러네! 나는 단지... 요즘 스트레스를 좀 많이 받을 뿐이라고!”
그렇게 말하며, 예담은 다시 자기 집 쪽으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한다.
“나 정말 간다. 내일 봐!”
“그래, 내일 봐!”
뒤에서 한나가 과장을 섞어 인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사쿠라, 지젤, 진까지 그렇게 인사하자, 예담은 속으로는 꽤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서도, 겉으로는 그냥 환하게 웃으며 손까지 흔들며 인사한다. 그리고 돌아서자, 속으로 참아 왔던 것을 한꺼번에 내뱉는다.
“휴... 다들 오늘 왜 이래.”
그런데, 예담이 손에 든 페트병 안의 물이 또다시 뜨거워지려고 한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아까 거리에서 본 동급생이 다시 떠오른 것이다.
“누구였지... 누구지?”

그날 늦은 저녁, 진리성회 세라토 중앙회당.
“삼가 아뢰겠습니다, 지역장님. 총 12명의 전도에 성공했습니다.”
회당 가운데, 그 중에도 앞에 꿇어앉은 사람은 로건. 그 뒤에는 다른 후보전도자들도 보인다.
“이제 제가 이 사람들을 잘 교육해 훌륭한 신자로 이끌겠습니다.”
“로건 두셋 형제, 아직 부족하다.”
“예? 지역장님, 저는...”
로건은 그렇게 말하려다가, 이내 자신이 하려던 말을 도로 입 속으로 집어넣는다. 물론 로건 자신도 전도자로 승급되고 싶기는 하지만, 그걸 섣불리 입밖으로 냈다가는 그가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고, 또 전도자로의 승급이 영원히 물 건너갈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사실 로건은 이전에도 후보전도자에서 전도자로 올라설 기회가 몇 번 있기는 했지만, 그때마다 지역장은 로건의 행실에 흠결이 있다는 이유로 요청을 거절했다. 한 번은 총회장이 직접 반려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단숨에 새로운 신도들을 많이 데려온 것은 장한 일이기는 하나, 총회장님이 이것은 직접 결정하시겠다고 하셨다. 총회장님의 응답을 기다려라.”
“알겠습니다...”
로건은 뒤돌아서지 않고 뒷걸음으로 그 자리를 물러난다. 그리고 지역장도 그 자리를 떠나 지역장실로 들어간다. 다른 후보전도자들이 로건을 두고 서로 말하며 소란스러워질 조짐이 보이자, 그중 누군가가 일어나서 말한다.
“조용히 안 하냐? 거기 시끄러운 자매들, 로건 두셋 형제같이나 할 수 있어?”
지목당한 여신도들은 그 키 작은 여자의 말에, 다들 고개를 숙인다. 그러자 그 키 작은 여자가 계속 말한다.
“섭리의 때를 앞당겨야지 지금 뭐 하는 거야? 빨리 내일의 활동을 준비해. 알겠어?”
그 키 작은 여자의 말에도, 여신도들은 우물쭈물하는 게 보인다. 그 키 작은 여자가 다시 말한다.
“뭣들 하고 있어. 지역장님 지시라니까? 빨리 안 해?”
그러자, 그 여신도들을 필두로, 다른 후보전도자들 역시 그 자리를 벗어난다. 그렇게 다른 신도들까지 모두 회당의 집회장을 나선다. 한 명이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일어날지 말지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키 작은 여자는 그 카타인을 보고 손을 가로로 저으며 말한다.
“그래, 모로 형제였지? 거기 그대로 있어. 지역장님이 찾으시니까.”
“제... 제발... 지역장님께는 잘 말해 주십시오! 총회장님께서 여기에 대해...”
“지역장님께서 말씀하실 거다. 들어가 봐.”
“알겠습니다...”
모로는 두려움을 얼굴에 가득 품고서, 지역장실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뒤로 키가 작은 여자도 따라 들어간다.

그리고 그 뒤에서 누군가가 몰래 사진을 찍고 있다. 조끼에 쓰인 문구로 보아서는, 협력업체 직원이다. 그는 다른 누군가의 지시를 받기라도 한 듯, 특정한 구역을 골라서 촬영하고 있다. 그가 숨긴 카메라가 막 지역장실 쪽으로 가는 순간, 누군가가 그의 수상한 행동을 눈치챈 모양이다. 그들은 바로 정장을 입은 강사들이다.
“뭐 하시는 겁니까?”
“저는... 단지, 시키신 대로...”
“시키신 대로라니요? 일단 따라오시죠.”
강사들은 그 협력업체 직원의 두 팔을 양쪽에서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간다.

다음날, 월요일 아침.
“이야- 무슨 폭풍이 지나간 것 같단 말이야.”
예담은 집을 나서면서, 어제의 일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건지, 심호흡을 하며 중얼거린다. 사실 지난 주말에 있었던 일들이 과연 모두 하루 안에 일어날 만한 일들인가 하고 생각해 보면, 예담 자신도 그렇다고 자신하지 못할 만큼의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여파는 계속 남아서 예담을 괴롭힐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월요일 아침이라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메신저라든가 각종 SNS를 확인해 봐도 그렇다. 친구들의 포스팅에 나와 있는 영상이나 사진 중에는 소위 괴담 속에서나 볼 법한 것들도 간간이 눈에 띈다. 그런 것들은 보면 볼수록 정신이 사나워진다. 하지만 그냥 넘기기만 했던 저번 주와는 달리, 그냥 넘길 수도 없고, 예담에게도 참 난감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호기심도 없지 않다.
아무튼, 그렇게 학교 가는 길을 나선 예담은, 어느새 가다 보니 학교 근처 주택가까지 다다랐다. 거기서 선배들을 마주친다.
“어? 도서부에 예담이구나.”
거기서 마주친 사람은 2명인데, 예담도 그 얼굴들을 알고 있다.
“윤진 선배님하고... 니코 선배님이잖아요.”
한 명은 만화부의 윤진, 또 다른 한 명은 ‘니코’라는 이름의 축구부원이다. 둘을 한 곳에 놓고 보면 동급생이라는 생각이 도저히 들지 않는다. 체격, 외모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꽤 크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렇게 교복을 입은 모습을 놓고 보니 둘이 동급생이라는 건 잘 알 것 같다.
“그래! 이렇게 우리가 같이 있는 걸 보니 우리가 동급생이라는 건 좀 알겠지?”
니코가 그렇게 말하고는, 윤진을 돌아보며 말한다.
“윤진이 너, 설마 다른 동아리 후배들을 빼오거나 하는 건 아니지?”“아니야, 절대 아니라고! 전에 그렇게 하다가 혼나고 나서는 그런 건 안 해!”
“뭐, 그건 그렇다고 치고.”
니코는 이제 자기 시간이 왔다는 것처럼 말한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볼게. 너 혹시 이 영상 아냐?”
니코는 예담에게 영상 하나를 보여준다. 1분 정도의 짧은 영상인데, 연못이 축구장 한가운데 생기더니, 거기에서 괴물의 손이 나오려다가 그게 물고기 떼로 바뀌는 장면이다.
“이, 이런 건 뭐죠? 저는 처음 봐서...”
그리고 그때, 누군가가 그 영상을 보더니 그걸 잘 안다는 듯 바로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뭐야, 하, 어제도 그거 있었어요? 축구장에?”
“어, 카즈. 말하니까 딱 나오네.”
“그러니까요... 저도 그것 때문에 심란한데...”
그런데 또 근처로 민이 지나가는 게 보인다. 카즈는 민을 보고서는 크게 소리지른다.
“야! 어디 가! 도망가냐!”
“내가 왜 도망가!”
“토요일날 나 도와달라더니 그냥 갔잖아!”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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