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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현용 전투식량은 여러 종류가 있지요. 대표적인 전투식량 MRE라던가, 전투 초반 지급되는 FSR, 이동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도록 지급되는 A-ration(일명 bag nasty. 왜 한국에서는 지미딘이라고 불리는지 모르겠지만, 이게 초반에 민간에 유출될때 빵 포장지에 Jimmy Dean이란 브랜드 이름이 붙어 있어서 계속 그 이름으로 불렸다는 설이 있습니다), 겨울철/장기 도보용 전투식량인 MCW 등등.
이번에 우연히 MCW(Meal, Cold Weather)를 입수하게 되어 사진 올려봅니다.
황토색 포장의 MRE랑 달리, 흰색 포장으로 되어 있는 MCW입니다. 내부 발열제가 없어서 그런지 이것저것 써놓은 말 없이 심플하게 생겼네요.
뒷면도 별 거 없는 새하얀 포장입니다.
제가 뜯어서 먹어본 것은 5번 메뉴, chicken&rice입니다. 국군 2형 전투식량에도 동결건조된 쌀이 들어가는 만큼, 미군 동결건조식과 비교해보면 어떻게 다른가 궁금했거든요.
내부에 들어있는 구성물입니다.
MRE에도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플라스틱 수저와 악세사리팩,
구운 옥수수 알갱이
이걸 보고 제일 놀랐습니다. FSR에 들어가는 에너지바가 여기에도 들어가다니? 무게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애를 쓴 거 같더군요.
초콜렛 코팅을 한 오트밀 쿠키
아이리쉬 크림 카푸치노 믹스. 근래 전투식량의 음료수 팩은 이런 파우치 모양으로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주식, 닭고기와 쌀 동결건조식입니다. 일단 부식부터 뜯어보면요
비누처럼 생긴 초콜릿 코팅 쿠키. 보이는대로 초콜릿을 바른 쿠키 맛입니다,
Toasted Corn Kernels. 옥수수를 바짝 튀긴 건데... 어렸을 적에 사먹던 "논두렁" 과자의 맛이네요.
크랜베리 에너지 바. 쫀득쫀득한 식감에 새콤달콤한 크랜베리 맛이 납니다.
악세사리 팩. 군비 절감의 영향 탓인지 타바스코 소스가 유리병에서 비닐팩으로 바뀌었네요. 그리고 소금이 없어졌습니다.
주식을 뜯어보면 닭고기랑 쌀. 그리고 야채들이 동결건조된 모습을 보이는데요. 압축포장 덕분에 한 덩어리로 뭉쳐 있는데, 개봉 후 조금만 힘을 줘도 스르륵 부서집니다.
포장지에 쓰여있는 대로 16온스의 뜨거운 물을 붓고(계량컵이 참 쓸만하네요) 10분~15분 정도 기다리면
치킨스튜 완성.
제일 놀라웠던 점은 쌀의 식감이 나쁘지 않았다는 거에요. 뜨거운 물로 불려서 그랬다고 하기에는 퍼석한 국군 전투식량이랑 좀 비교되는지라... 엄청나게 들어간 지방(주식 1팩에 24g) 덕분일까요? 아니면 스튜라는 형태의 차이 때문일까요?
전반적으로 꽤 기름지고 고기많고 짭짤한게 전형적인 미국식 음식의 느낌이지만, 이정도면 꽤 맛있게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
국군 전투식량도 좀 더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Never be without great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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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댓글
마드리갈
2015-03-06 17:02:20
아하, 눈이 많은 추운 지역에서 적합해서 아예 눈을 연상하게끔 포장도 흰색인가봐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기름지다니까 역시 에너지 공급량도 많을 게 바로 예상되겠어요. 따뜻한 곳에서 저것을 계속 먹으면 엄청나게 살이 찌겠다는 생각도 들고 있어요.
이렇게 전투식량을 꾸준히 입수하신다는 점이 정말 굉장하게 보여요. 보통 노력으로 될 것이 아닐테니 존경스러워져요. 간만의 리뷰, 잘 봤어요.
이용규칙 게시판 제8조에 따라 제목은 내용을 암시할 수 있게 저 약어의 해설을 추가해 주시길 부탁드려요.
호랑이
2015-03-07 20:04:01
아무래도 내용물들이 많이 기름진 느낌이에요. 눈이 많은 지역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다 보니 흰색 포장지로 위장효과를 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MRE가 내부 부속물들을 다 제외하고 주식만 따로 빼서 먹었을때 칼로리가 4~500정도 되는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저건 주식 하나만으로 600을 간단하게 찍어버려요. 내부 구성물을 다 먹으면 1500칼로리정도 된다나? 아무래도 저것만으로 며칠간 생활하기는 좀 무리일듯 해요. 기름진 덕분에 맛은 좋지만요.
어째 전식은 먹고나면 경험과 사진밖에 남는게 없는지라 이제는 군장 쪽으로 눈을 돌려볼까 생각중입니다ㅎㅎ
하루유키
2015-03-07 20:42:19
체온 유지가 가장 중요한 한랭지용이다보니 주식도 부식도 전부 칼로리가 높은 기름진 음식으로 구비되어 있는게 독특합니다. 사실 아닌게 아니라 전투식량 자체가 군인들이 소모하는 무지막지한 열량을 체우기위한 거라(그러고도 열량 소모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하니 군인분들의 노고가 알만 합니다...) 일반인이 일상생활에서 먹기엔 열량이 너무 높죠.
MRE(Meals Rejected by the Enemy) 같은건 저도 관심이 있기야 한데 입수처를 모르다보니 그림의 떡이네요.
애니메이션 걸즈 앤 판처 OVA 2화 서바이벌 워에서 아키야마 유카리가 세계 각국의 전투식량을 들고와서 자랑하는 장면이 재밌었습니다.
호랑이
2015-03-08 21:46:15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높을 때 에너지 및 비타민의 소모가 높아지는거 같긴 합니다. 사실 저 식량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타민이나 미네랄 함량이 일반 식품보다 상당히 높은 것들이 꽤 있어요. 운동을 한다면 모를까, 매일같이 저것만 먹고 실기는 좀 좋진 않죠ㅎㅎ
해외직구를 통해 해외의 전투식량을 구할 수 있었는데, 해외 직구가 활성화되면서 식약청이 해외 식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다 보니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일단 통조림이 들어있는 식품이면 무조건 뜯어본다던가...
TheRomangOrc
2015-03-08 14:19:15
호오 신기하네요.
다만 크렌베리 에너지바는 비주얼이 좀 기묘해서(...) 끌리진 않지만요.
보기만 해도 찐득찐득할것 같아서 징그러워 보여요.
그래도 맛은 좋다고 하니 참 다행이에요.
호랑이
2015-03-08 21:47:16
생긴건 저래도 꽤 먹을만합니다. 닥X유에서 어설프게 만든 에너지바보다 더 맛있고 식감도 좋아요ㅎㅎ
미트 소스 스파게티였나? 다른 메뉴의 MCW에는 엠엔엠 초콜릿도 들어있더군요
SiteOwner
2015-03-08 22:38:36
MCW는 처음 보는 물건입니다. 그래서 신기하게 보고 있습니다.
저 제조사의 이름도 꽤 익숙합니다. 저것 말고도 Right Away Foods Corporation이라는 것도 있고...사실 저 제조사의 이름은 MRE의 개발자인 로널드 C. 워닉 창업자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1932년생으로 지금도 생존중이지요.
갈색 숟가락은 여전하고 타바스코 소스의 용기가 유리병에서 플라스틱백으로 바뀐 게 신기해 보입니다. 역시 비용절감의 트렌드를 따른 것 같기도 하고, 소금이 없어진 점도 특기할만합니다. 역시 저염식 조류가 불어서 그런듯합니다.
MRE에 얽힌 이야기 몇 가지가 좀 생각났습니다. 그 중 두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MRE를 계속 먹어야 할 상황이면, 화장실 가기가 좀 무서워집니다.
MRE 중에 그나마 좀 덜 못한 것, 괜찮은 게 있어서 이걸 좀 고르려고 하면 미군들이 하는 농담이 있었습니다.
"Every MRE tastes like shit."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I've never eaten shit like you. Do you have some experiences?"
호랑이
2015-03-21 00:39:43
저도 MRE는 많이 봤지만 MCW는 처음 보는 물건이에요. 겨울에만 나오는 건지, 아니면 Marine에게만 지급되는 건지 영 모르겠단 말이지요. 제조사 이름에 그런 정보가 있었다니 신기하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비용절감의 트랜드가 많이 보이는게, MRE의 몇몇 메뉴에는 인스턴트 주스 가루의 팩이 커피스틱 형태와 같은 모습으로 포장된 것들이 들어있기도 해요. 500ml 물병을 사용하는 트랜드에 맞춘 걸지도 모르겠는데, 일단 포장비는 적게 들어가겠다 싶더라고요ㅎㅎ 사실 MRE나 MCW는 충분이 짭짤한지라 딱히 소금은 필요없을거 같기도 해요. 격렬한 신체 활동으로 salt가 필요해진다면 MRE에 들어있는 소금보다는 electrolyte powder가 좀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해요.
확실히 MRE에 섬유질이 없긴 하죠ㅋㅋ 답변은 제대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