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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공주에게서 대롱여우와 여우부채(아마키츠네오우기)를 받은 일행은 산을 내려와, 다음 날 쟈카이 마을로 돌아가기로 하고 마을의 여관에서 눈을 붙였다. 그리고 다음 날.
"카나 씨, 이 마을은 오랜만에 오죠? "
"네. ...그런데 상황이 떠나기 전보다 더 안 좋아졌네요. 뱀공주의 말대로, 녀석이 카케루의 피를 노리고 있는 걸지도 모르죠. "
"...... "
마을은 여전히 조용했다. 몇몇 사람들만이 남고, 대부분이 마을을 떠났다. 군데군데 빈 집이 보이고, 말라 죽어가는 작물들도 보였다. 그 중에서도 그나마 크고 번듯한 집 앞으로 가자, 카나는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널찍한 마당이 보였지만, 마당에는 풀 한 포기 보이지 않았다.
"카케루 있어? "
"어라, 너는... 카나? 마을을 떠났다더니... 여긴 웬일이야? "
"마을 일을 해결해 줄 사람들을 데리고 왔어. "
마당을 쓸던 카케루는 카나를 알아보곤 놀란 듯 비질을 하던 손을 놓았다.
"네녀석이 미야시 카케루냐? "
"그런데요...? "
"이 녀석이 그 녀석이로군. 가짜가 노리는 녀석... "
"......? "
그 때, 집 안으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카케루, 시간이 됐다. 가자. "
"벌써 그렇게... "
"잠깐, 너희들은 누군데 이 녀석을 데려가는거지? "
"뱀공주님이 제물로 이 녀석을 바치라는 계시를 내리셨어. 이 녀석을 바치지 않으면, 마을은... "
"...... 아무래도 녀석이 본격적으로 나선 듯 하군. "
파이로가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있을 때, 카나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집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까의 일을 곰곰이 생각해봤다.
'이상하네. 카케루는 나와 면식이 없을 텐데, 왜 내 이름을 알지? '
"카나, 가자. 녀석을 무찌르려면 우리도 가야지. "
"아, 네. "
일행도 마을 사람들을 따라 신사가 있는 곳으로 갔다. 어제보다 한층 음침해진 신사 앞에, 사람들은 제단을 만들었다. 그리고 아까 데려간 카케루의 눈을 가리고 제단 위에 눕혔다.
"이걸로 마을이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다면, 네 아버지도 기뻐하실거다. "
"...... "
그리고 잠시 후, 신사에서 검은 뱀이 기어나왔다. 그 뱀은 제단 앞으로 오자마자 여자로 변신하더니, 제단 위에 누워있는 카케루를 찬찬히 뜯어보곤 잘 드는 칼로 가슴께를 찔렀다.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자, 마을 사람들은 내심 안심한 눈치였다. 아, 이제 우리는 괜찮을거야. 하지만 카케루를 찔렀던 여자는 칼을 들고 제단 옆에 서 있던 어린 아이를 마구 찌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고기를 해체하듯 자르고 있었다.
"고, 공주님? 어째서...? 당신이 원하는 제물은 미야시 카케루가 아니었습니까? "
"감히 나를 속이려 들어? 나는 미야시 슈우가 아닌 미야시 카케루를 원했느니라! 그런데 네놈들은... 네놈들은!!! 나를 이렇게 만든 자를 데려오란 말이야! "
"!!"
카나는 풍선에 담배 냄새를 담아 터뜨렸다. 검은 뱀이 담배 냄새때문에 물러난 사이, 그녀는 제단에 올려진 슈우를 내리고 어린아이의 잔해와 칼을 멀리 치웠다.
"맞아. 미야시 카케루는 나를 모르지. 나와 면식이 있는 미야시 가의 아들은 미야시 슈우 뿐이었어. 마을에서 유일한 초록 눈인 나를 보고도 같이 놀아줬던 건, 나를 알고 있었던 건 슈우였지 카키루가 아니었어... "
"...쌍둥이였길래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
"그럴 리가...! 미야시 당주가 그런 짓을 할 리가...! "
"멍청한 인간 같으니. 대를 이어야 하는 장남을, 아무리 마을을 위해서라지만 순순히 줄 리가 없잖아. ...덕분에 더럽게 골치아파졌군... "
파이로는 가윗날을 꺼내 검은 뱀에게 들이댔다.
"네놈의 정체는 이미 알고 있어. 네녀석은, 여기서 죽은 사람들의 원한이 모인 집합체. 즉, 가짜 뱀공주다. 카케루를 원하는 이유는, 그 녀석이 너희들을 죽였기 때문이 아닌가? "
"저 뱀공주가 가짜라고? "
"그걸 어떻게 증명할 셈이지? "
"하여튼 바보같아들... 너희들, 이 무녀를 모르겠나? 뱀공주의 신사를 관리하던 아마노테다. "
마을 사람들은 아마노테를 알아보고 잠시 멈칫했다. 파이로는 여전히 가윗날을 검은 뱀에게 겨눈 채로 말을 이었다.
"그녀에게서 들었지, 진짜 뱀공주는 하얀 뱀이라는 걸... 그리고 네놈들이 속여 이 땅을 떠난 뱀공주를 직접 만난 결과, 미야시 카케루라는 자가 뱀공주에게 지내는 제를 더 이상 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인간을 바쳤다는 것과 그 때 죽은 인간들의 원한이 모여 생긴 집합체라는 걸. "
"......! "
"카케루... 그 녀석을 찾아야 해! "
"그 녀석때문에 우리 마을이 이렇게 된 거라고! "
"늦었어. 이미 저 녀석, 미쳐 날뛰고 있으니까. 더 이상 피 보기 싫으면, 저리 가 있는 게 좋을걸? 어이, 미기야! 담배 냄새가 약해지고 있어! 준비해라! "
"네! "
담배 냄새가 옅어졌는지 마을 사람에게 다가가려는 검은 뱀을, 파이로가 가윗날로 막아섰다. 동시에 미기야의 손에서 한 줄기 푸른 번개가 나와 검은 뱀을 맞추자, 뱀이 움찔, 하면서 물러났다.
"나이스 샷. "
"지금 니 샷 감상할 떄 아니거든? "
"저도 알거든요? 한번 더 갑니다! "
"이번엔 확실히 태워주마. "
푸른 불길이 이는 가윗날을 피하려던 검은 뱀은, 또 다시 번개를 맞았다. 그리고 파이로의 가윗날에 어린 푸른 불꽃이 뱀에 닿으려던 찰나...
"!!"
"이런...! "
뱀은 그 자리에서 신사로 도망쳤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낭자한 피와 칼, 그리고 공물로 준비했던 과일과 제단이었다. 제단에 묻어있던 피와 그 옆의 피 묻은 칼이, 무슨 일이 있었는 지 말해주는 것 같았다.
"슈우, 괜찮아? "
"그렇게 많이 다치지는 않았어. ...그나저나 어떻게 된... "
"어리석은 녀석, 네놈이 원혼의 화를 부추겼다. 대체 어떻게 된 거냐? "
"아버지... 아버지가...... 나보고 형 대신에 가 달라고...... 형도, 간곡히 부탁했어... 형이 유일한 아버지의 혈족이고... 나는, 양아들이었다고... 아니, 애초에 이럴 목적으로 입양한거였다고...... "
"...이럴 목적...? 그렇다는 건, 미야시 가의 당주가 애초에 인신공양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는 건가...? "
충격을 받았는지 마을 사람들은 말이 없었다. 애초에 제를 주도하던 당주가 인신공양을 계획하고 있었단 말인가? 거기다가 일이 잘못되면 제물로 쓸 목적으로, 카케루와 닮은 아이를 입양까지 했단 말인가.
충격받았던 건 카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카케루와 달리, 슈우는 마을에서 유일한 그녀의 친구였다. 그녀가 마을을 떠나면서 유일하게 걱정했던 또래가 슈우였다. 그런 슈우를, 목적을 위해서 애초에 들인 거였다니?
"실패... 한 것 같네, 아버지는... "
"슈우. 일어나, 치료하면 금방 나을 수 있을거야. 어서 병원으로... "
"아냐... 카나. 난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도, 실패했다는 이유로 또 다시 죽임당할거야... 살아서 돌아올 생각은 말라고 했으니...... "
슈우는 손을 뻗어 카나의 손을 잡았다.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지만, 따뜻했다. 슈우의 체온이 카나에게 전해졌다.
"카나... 너는 어떠한 독이라도... 만들 수 있다고 했지......? 그럼... 나... 이만... 이만 잠들고싶어... 어차피... 어차피 돌아가도 죽을 거라면... "
"안돼, 슈우... 정신 차려! 병원으로 가면... 그깟 당주 녀석... 다시는 마을로 안 돌아가면 그만이야! "
"아냐, 카나... "
슈우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녀석은... 카케루의 피가 목적이었어... 애초에...... 목적을 얻지 못 하고 도망까지 쳤으니... 아버지... 아버지가... 알아채는 건... 시간 문제야... 마을 사람들이... 입을 다물어도...... 언젠간 알게 될거야... 그러면 너까지... 너까지 위험해져... 카나... "
"...... "
잠시 눈을 감은 카나는, 무언가 굳은 결심을 한 듯 풍선을 불었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슈우의 입에 물렸다. 안에 있는 공기가 들어가자 괴로워하던 슈우는, 이내 마을 사람의 품에서 숨을 거두었다.
"당주... 당신을 절대... 이 마을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거야... "
"...... "
모든 사람들이 무거운 침묵을 이어가는 와중에, 그 곳에서 웃고 있는 건, 잠든 듯이 죽어있는 슈우 뿐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당주를 용서하지 않으리라,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호미로 막으려다 가래로도 못 막을 꼴이 났군. 아니, 애초에 호미도 아닌 다른 걸로 먹으려고 작정하다가 이 사단이 났지... "
파이로는 낮게 중얼거리고 땅바닥에 박혀 있던 가윗날을 뽑아들었다.
"신사로 간다. 그 녀석은 거기서 부상을 회복하고 다음 기회를 노릴 게 분명해. "
"하지만, 우리 마을의 일에 외지인을 희생시킬 수는 없습니다. 이건, 카케루를 찾아서 제물로 바치면 해결 될 일이예요. "
"찾는 거야 쉽겠지. 찾아서 어떻게 데려 올 셈이지? 자기 아들을 제물로 바치기 싫어서, 제를 더 이상 지내기 싫어서 신까지 속이려고 했던 녀석을 무슨 수로 막을건데? "
"...... "
"이미 미쳐 날뛰는 놈을 막을 수 있는 건 우리뿐이야. 우리라도 나서지 않으면, 네놈들도 죽어. 다들 신사로 간다! "
그녀는 일행과 함께 신사로 향했다. 이번에야말로, 그 검은 뱀을 불태워버리리라. 그녀의 눈은 분노로 가득했다.
"너희들은 못 보던 얼굴이군? "
신사로 가던 일행은 하얀옷의 여자를 만났다. 파이로는 본능적으로 그녀가 자신과 동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해를 끼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신사에 가는 길이지? 그 녀석과 싸우러...? "
"그런데... 당신은 누구시죠? "
"오래 전부터 여기를 떠돌아다니던 지박령이야. 망할 뱀공주 녀석때문에, 마을이 황폐화돼고... 하필 몸이 약했던 탓에 죽어버렸지. ...네 녀석들, 아주 좋은 걸 가지고 있군? "
"이 대롱 말하는거야? 신사에 있던 대롱여우라던데...? "
"땅과 바람의 힘을 가진 신기라... 역시, 그 녀석과 싸워서 이길 수 있겠군. 또 희생자가 나온 것 같은데, 녀석들의 원한을 꼭 풀어주길 바래. "
"바라던 바야. "
그녀를 뒤로 하고 일행은 신사를 향해 올라갔다.
"카나 씨, 이 마을은 오랜만에 오죠? "
"네. ...그런데 상황이 떠나기 전보다 더 안 좋아졌네요. 뱀공주의 말대로, 녀석이 카케루의 피를 노리고 있는 걸지도 모르죠. "
"...... "
마을은 여전히 조용했다. 몇몇 사람들만이 남고, 대부분이 마을을 떠났다. 군데군데 빈 집이 보이고, 말라 죽어가는 작물들도 보였다. 그 중에서도 그나마 크고 번듯한 집 앞으로 가자, 카나는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널찍한 마당이 보였지만, 마당에는 풀 한 포기 보이지 않았다.
"카케루 있어? "
"어라, 너는... 카나? 마을을 떠났다더니... 여긴 웬일이야? "
"마을 일을 해결해 줄 사람들을 데리고 왔어. "
마당을 쓸던 카케루는 카나를 알아보곤 놀란 듯 비질을 하던 손을 놓았다.
"네녀석이 미야시 카케루냐? "
"그런데요...? "
"이 녀석이 그 녀석이로군. 가짜가 노리는 녀석... "
"......? "
그 때, 집 안으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카케루, 시간이 됐다. 가자. "
"벌써 그렇게... "
"잠깐, 너희들은 누군데 이 녀석을 데려가는거지? "
"뱀공주님이 제물로 이 녀석을 바치라는 계시를 내리셨어. 이 녀석을 바치지 않으면, 마을은... "
"...... 아무래도 녀석이 본격적으로 나선 듯 하군. "
파이로가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있을 때, 카나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집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까의 일을 곰곰이 생각해봤다.
'이상하네. 카케루는 나와 면식이 없을 텐데, 왜 내 이름을 알지? '
"카나, 가자. 녀석을 무찌르려면 우리도 가야지. "
"아, 네. "
일행도 마을 사람들을 따라 신사가 있는 곳으로 갔다. 어제보다 한층 음침해진 신사 앞에, 사람들은 제단을 만들었다. 그리고 아까 데려간 카케루의 눈을 가리고 제단 위에 눕혔다.
"이걸로 마을이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다면, 네 아버지도 기뻐하실거다. "
"...... "
그리고 잠시 후, 신사에서 검은 뱀이 기어나왔다. 그 뱀은 제단 앞으로 오자마자 여자로 변신하더니, 제단 위에 누워있는 카케루를 찬찬히 뜯어보곤 잘 드는 칼로 가슴께를 찔렀다.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자, 마을 사람들은 내심 안심한 눈치였다. 아, 이제 우리는 괜찮을거야. 하지만 카케루를 찔렀던 여자는 칼을 들고 제단 옆에 서 있던 어린 아이를 마구 찌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고기를 해체하듯 자르고 있었다.
"고, 공주님? 어째서...? 당신이 원하는 제물은 미야시 카케루가 아니었습니까? "
"감히 나를 속이려 들어? 나는 미야시 슈우가 아닌 미야시 카케루를 원했느니라! 그런데 네놈들은... 네놈들은!!! 나를 이렇게 만든 자를 데려오란 말이야! "
"!!"
카나는 풍선에 담배 냄새를 담아 터뜨렸다. 검은 뱀이 담배 냄새때문에 물러난 사이, 그녀는 제단에 올려진 슈우를 내리고 어린아이의 잔해와 칼을 멀리 치웠다.
"맞아. 미야시 카케루는 나를 모르지. 나와 면식이 있는 미야시 가의 아들은 미야시 슈우 뿐이었어. 마을에서 유일한 초록 눈인 나를 보고도 같이 놀아줬던 건, 나를 알고 있었던 건 슈우였지 카키루가 아니었어... "
"...쌍둥이였길래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
"그럴 리가...! 미야시 당주가 그런 짓을 할 리가...! "
"멍청한 인간 같으니. 대를 이어야 하는 장남을, 아무리 마을을 위해서라지만 순순히 줄 리가 없잖아. ...덕분에 더럽게 골치아파졌군... "
파이로는 가윗날을 꺼내 검은 뱀에게 들이댔다.
"네놈의 정체는 이미 알고 있어. 네녀석은, 여기서 죽은 사람들의 원한이 모인 집합체. 즉, 가짜 뱀공주다. 카케루를 원하는 이유는, 그 녀석이 너희들을 죽였기 때문이 아닌가? "
"저 뱀공주가 가짜라고? "
"그걸 어떻게 증명할 셈이지? "
"하여튼 바보같아들... 너희들, 이 무녀를 모르겠나? 뱀공주의 신사를 관리하던 아마노테다. "
마을 사람들은 아마노테를 알아보고 잠시 멈칫했다. 파이로는 여전히 가윗날을 검은 뱀에게 겨눈 채로 말을 이었다.
"그녀에게서 들었지, 진짜 뱀공주는 하얀 뱀이라는 걸... 그리고 네놈들이 속여 이 땅을 떠난 뱀공주를 직접 만난 결과, 미야시 카케루라는 자가 뱀공주에게 지내는 제를 더 이상 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인간을 바쳤다는 것과 그 때 죽은 인간들의 원한이 모여 생긴 집합체라는 걸. "
"......! "
"카케루... 그 녀석을 찾아야 해! "
"그 녀석때문에 우리 마을이 이렇게 된 거라고! "
"늦었어. 이미 저 녀석, 미쳐 날뛰고 있으니까. 더 이상 피 보기 싫으면, 저리 가 있는 게 좋을걸? 어이, 미기야! 담배 냄새가 약해지고 있어! 준비해라! "
"네! "
담배 냄새가 옅어졌는지 마을 사람에게 다가가려는 검은 뱀을, 파이로가 가윗날로 막아섰다. 동시에 미기야의 손에서 한 줄기 푸른 번개가 나와 검은 뱀을 맞추자, 뱀이 움찔, 하면서 물러났다.
"나이스 샷. "
"지금 니 샷 감상할 떄 아니거든? "
"저도 알거든요? 한번 더 갑니다! "
"이번엔 확실히 태워주마. "
푸른 불길이 이는 가윗날을 피하려던 검은 뱀은, 또 다시 번개를 맞았다. 그리고 파이로의 가윗날에 어린 푸른 불꽃이 뱀에 닿으려던 찰나...
"!!"
"이런...! "
뱀은 그 자리에서 신사로 도망쳤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낭자한 피와 칼, 그리고 공물로 준비했던 과일과 제단이었다. 제단에 묻어있던 피와 그 옆의 피 묻은 칼이, 무슨 일이 있었는 지 말해주는 것 같았다.
"슈우, 괜찮아? "
"그렇게 많이 다치지는 않았어. ...그나저나 어떻게 된... "
"어리석은 녀석, 네놈이 원혼의 화를 부추겼다. 대체 어떻게 된 거냐? "
"아버지... 아버지가...... 나보고 형 대신에 가 달라고...... 형도, 간곡히 부탁했어... 형이 유일한 아버지의 혈족이고... 나는, 양아들이었다고... 아니, 애초에 이럴 목적으로 입양한거였다고...... "
"...이럴 목적...? 그렇다는 건, 미야시 가의 당주가 애초에 인신공양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는 건가...? "
충격을 받았는지 마을 사람들은 말이 없었다. 애초에 제를 주도하던 당주가 인신공양을 계획하고 있었단 말인가? 거기다가 일이 잘못되면 제물로 쓸 목적으로, 카케루와 닮은 아이를 입양까지 했단 말인가.
충격받았던 건 카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카케루와 달리, 슈우는 마을에서 유일한 그녀의 친구였다. 그녀가 마을을 떠나면서 유일하게 걱정했던 또래가 슈우였다. 그런 슈우를, 목적을 위해서 애초에 들인 거였다니?
"실패... 한 것 같네, 아버지는... "
"슈우. 일어나, 치료하면 금방 나을 수 있을거야. 어서 병원으로... "
"아냐... 카나. 난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도, 실패했다는 이유로 또 다시 죽임당할거야... 살아서 돌아올 생각은 말라고 했으니...... "
슈우는 손을 뻗어 카나의 손을 잡았다.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지만, 따뜻했다. 슈우의 체온이 카나에게 전해졌다.
"카나... 너는 어떠한 독이라도... 만들 수 있다고 했지......? 그럼... 나... 이만... 이만 잠들고싶어... 어차피... 어차피 돌아가도 죽을 거라면... "
"안돼, 슈우... 정신 차려! 병원으로 가면... 그깟 당주 녀석... 다시는 마을로 안 돌아가면 그만이야! "
"아냐, 카나... "
슈우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녀석은... 카케루의 피가 목적이었어... 애초에...... 목적을 얻지 못 하고 도망까지 쳤으니... 아버지... 아버지가... 알아채는 건... 시간 문제야... 마을 사람들이... 입을 다물어도...... 언젠간 알게 될거야... 그러면 너까지... 너까지 위험해져... 카나... "
"...... "
잠시 눈을 감은 카나는, 무언가 굳은 결심을 한 듯 풍선을 불었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슈우의 입에 물렸다. 안에 있는 공기가 들어가자 괴로워하던 슈우는, 이내 마을 사람의 품에서 숨을 거두었다.
"당주... 당신을 절대... 이 마을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거야... "
"...... "
모든 사람들이 무거운 침묵을 이어가는 와중에, 그 곳에서 웃고 있는 건, 잠든 듯이 죽어있는 슈우 뿐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당주를 용서하지 않으리라,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호미로 막으려다 가래로도 못 막을 꼴이 났군. 아니, 애초에 호미도 아닌 다른 걸로 먹으려고 작정하다가 이 사단이 났지... "
파이로는 낮게 중얼거리고 땅바닥에 박혀 있던 가윗날을 뽑아들었다.
"신사로 간다. 그 녀석은 거기서 부상을 회복하고 다음 기회를 노릴 게 분명해. "
"하지만, 우리 마을의 일에 외지인을 희생시킬 수는 없습니다. 이건, 카케루를 찾아서 제물로 바치면 해결 될 일이예요. "
"찾는 거야 쉽겠지. 찾아서 어떻게 데려 올 셈이지? 자기 아들을 제물로 바치기 싫어서, 제를 더 이상 지내기 싫어서 신까지 속이려고 했던 녀석을 무슨 수로 막을건데? "
"...... "
"이미 미쳐 날뛰는 놈을 막을 수 있는 건 우리뿐이야. 우리라도 나서지 않으면, 네놈들도 죽어. 다들 신사로 간다! "
그녀는 일행과 함께 신사로 향했다. 이번에야말로, 그 검은 뱀을 불태워버리리라. 그녀의 눈은 분노로 가득했다.
"너희들은 못 보던 얼굴이군? "
신사로 가던 일행은 하얀옷의 여자를 만났다. 파이로는 본능적으로 그녀가 자신과 동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해를 끼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신사에 가는 길이지? 그 녀석과 싸우러...? "
"그런데... 당신은 누구시죠? "
"오래 전부터 여기를 떠돌아다니던 지박령이야. 망할 뱀공주 녀석때문에, 마을이 황폐화돼고... 하필 몸이 약했던 탓에 죽어버렸지. ...네 녀석들, 아주 좋은 걸 가지고 있군? "
"이 대롱 말하는거야? 신사에 있던 대롱여우라던데...? "
"땅과 바람의 힘을 가진 신기라... 역시, 그 녀석과 싸워서 이길 수 있겠군. 또 희생자가 나온 것 같은데, 녀석들의 원한을 꼭 풀어주길 바래. "
"바라던 바야. "
그녀를 뒤로 하고 일행은 신사를 향해 올라갔다.
엄마가 고지고 아빠가 성원숭인데 동생이 블레이범인 라이츄. 이집안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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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마드리갈
2018-08-10 10:02:35
인신공양은 그 자체로도 끔찍한데, 이것이 묘사되는 장면은 정말...
그러고 보니, 인신공양이 일상화된 곳 치고 잘된 곳이 하나 없죠. 당장 춘추전국시대의 중국 각지에는 가난한 집안의 딸을 희생양으로 삼는 인신공양이 지역유지와 무당이 결탁하는 방식으로 횡행했고, 그렇게 황폐화된 지역을 현명한 지방관들이 현지의 부패세력들을 추방하면서 재건하는 데에 성공했어요. 반면 현재의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산재하던 각종 문명은 인신공양을 끝내지 못했고, 스페인 정복자들이 소수의 병력으로 공격하자 금방 무너져 버렸어요. 사실 스페인 정복자들이 마야, 아즈텍, 잉카 등의 그 고대문명을 멸망시켰다기보다는 멸망의 시기를 앞당긴 거라고 봐야 할만큼 인신공양의 폐해는 만만치 않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