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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 제정 러시아 사관임관식 장면

HNRY, 2018-02-17 01:05:18

조회 수
204


1998년작 러시아 영화, 시베리아의 이발사(Сибирский цирюльник)의 한 장면입니다. 한국에는 2000년도에 러브 오브 시베리아란 제목으로 개봉한 적이 있다더군요.


이 영상은 해당 영화에서 재현된 러시아 제국 시절의 장교 임관식이라 합니다. 황제가 사열하는 장면에서 소련-러시아 연방의 향기가 느껴졌다면 제대로 맡으셨습니다. 흔히 소련군이나 러시아군이 진행하는 대형 열병식의 전통이 바로 러시아 제국 시절부터 이어져 왔던 것이니까요.(기원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러시아의 서구화 당시 영향을 준 곳 중 하나인 프로이센이지만.) 해당 영화에서는 그 편린을 재현해 준 것입니다.


사족으로 첫 장면에서 나오는 연도를 통해 짐작할 수 있듯 영상에 등장하는 황제는 러시아 제국의 16대 차르인 알렉산드르 3세로, 배우는 이 영화의 감독인 니키타 미할코프가 연기하였습니다.

HNRY
HNRY라고 합니다.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쓰고 싶습니다.

5 댓글

마드리갈

2018-02-17 23:59:13

종을 울리는 모습, 백마를 선두로 한 기마행렬, 금빛 지붕과 흰 외벽의 정교회 건물 등에서 러시아가 잘 느껴지네요.


게다가 1분 24초에서 화면 왼쪽에서 두번째의 연주자가 들고 있는 큰 금관악기인 바그너 튜바를 보니 역시 프로이센에서 서구문물을 도입했다는 게 잘 보여요. 바그너 튜바(Wagner Tuba)란, 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가 자신의 악극 니벨룽의 반지에서 쓰기 위해 발명한 금관악기로 음역은 대체로 호른과 트롬본의 중간에 있어요. 바그너는 1853년에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뒤 색소폰을 접할 수 있었고, 그 후 새로운 악기의 개발을 호른의 명가인 알렉산더 형제 악기사에 개발을 의뢰했어요. 그리고 니벨룽의 반지가 초연된 1870년에 이 악기가 비로소 알려지게 되었죠. 저 영화의 시대배경이 1885년이니, 러시아가 바그너 튜바를 도입한 것은 프로이센의 문물을 아주 빠르게 수입했다는 증거예요.

HNRY

2018-02-18 04:52:51

폴란드-리투아니아의 멸망 이후에는 1차대전 이전까지 줄곧 프로이센, 그리고 독일 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었으니까요. 서구 문물의 수입이라 했을 때 거의 필수적으로 독일을 거치게 되어있는 지정학적 특성도 맞물려서 그랬을지도요.

SiteOwner

2018-02-21 20:20:15

영상을 감상하면서 느끼는 것인데, 원래의 음악 대신 소련 축전행진곡(Soviet Jubilee March)을 입혀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음악 중 1분 50초 언저리에 나오는 건 많이 들어보긴 했는데 정확한 곡명을 특정하지를 못하겠군요. 좀 더 들어보고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시베리아의 이발사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군요. 러시아어 원제 발음은 "시비르스키 찌르율니크" 정도 되겠고...

러시아산 영상물의 저 오묘한 느낌, 싫지는 않습니다. 그런 게 러시아만의 매력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HNRY

2018-02-21 22:30:31

아, 그 곡명은 프레오브라젠스키 근위연대 행진곡(Марш Лейб-гвардии Преображенского полка)입니다. 17세기에 창설된 황실 근위부대 중 하나였는데, 그 부대에게 헌정되었던 곡으로서 작곡,작사자는 불명이지만 제정 러시아 시절엔 황제 찬가와 별개로 러시아의 비공식 국가 취급이었을 정도였던 곡이고 이런 위상으로 인해, 제정 붕괴 이후에도 승리의 날 같은 대형 행사에서 자주 연주되어 왔지요.

SiteOwner

2018-02-22 23:57:38

그렇군요. 알려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전에 들어본 적이 있는 것도 그래서이군요.

프레오브라젠스키...어감이 참 매끄럽고 좋군요. 게다가 곡의 작성시기가 언제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전통미와 현대미가 다 느껴져서 좋습니다. 역시 러시아 음악의 세계는 깊다는 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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