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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POLITAN] #2 - Love Thy Neighbor (2) (211112 수정)

Lester, 2019-04-21 16:47:36

조회 수
223

Love Thy Neighbor - 네 이웃을 사랑하라



레스터의 새로운 집과도 같은 리틀 아시아의 주택지구까지 걸어오자, 상가의 떠들썩한 소음과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이 하나둘씩 모습을 감췄다. 다만 모여 사는 걸 좋아하는 동양의 특징인지는 몰라도 아주 없어지지는 않았다. 아니 리틀 아시아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시아 특유의 색채가 보존되어 있다고 보는 게 좋으리라. 몇몇 집에서 켜놓은 촛불이나 등잔이 네온사인의 역할을 맡았고, 과장하는 걸 어지간히 좋아하는 중국계들이 손수 만든 현수막과 간판들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간단한 전통요리를 파는 노점상이나 보도까지 점령한 식당 테이블, 간간히 보이는 길가의 음악가처럼 국적을 알 수 없는 요소들도 있으니 어떻게 보면 지구촌의 축소판이라고 봐도 좋을 듯 싶었다.

그래도 이 일대에서 가장 오래 되었다고 볼 수 있는 요소인 건물만큼은 미국인들이 만들었으니 아시아와 100% 일치하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일 것이다. 리틀 아시아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분분했다. 아시아 이민자들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계와 일본계 등이 힘을 합쳐서 지자체에 구역명을 정식으로 바꿔달라며 청원했고 그게 받아들여졌다는 훈훈한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그저 지자체가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편승했을 뿐이라는 착잡한 이야기도 있었다. 더 심하게는 과거에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그랬듯 편한 '관리'를 위해 집단 거주지역을 만들어 '격리'시켰다는 음모론도 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시절의 기록이 하나도 남지 않은 바람에, 역사가들이 이 잡듯이 빠진 고리를 찾아다니는 동안 사람들은 입방아를 찧기에 바빴다.

"알 게 뭐야. 내가 죽게 생겼는데!"

작은 강이 내려다보이는 다리에 기대서 애꿏은 핸드폰에 화를 내던 남자가 레스터의 심경을 대변하듯 말했다. 존 덕분에 마피아들의 습격을 피하긴 했지만, 여기로 이사해서 몸을 피해야 한다고 들었을 때는 황당했다. 특히나 다짜고짜 쫓겨다니는 지경이 됐다는 점 때문에 분노가 치밀기도 했다. 하지만 존의 "그럼 죽을 거야?"는 우문현답을 들으니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막상 지내보니 그렇게 나쁘지도 않았다. 존의 말대로 여러 동양인들 사이에 숨으니 안전하기도 했지만, 낯선 땅에서 같은 동양인이라는 묘한 동병상련이 느껴졌다. 게다가 그 사람들도 저마다 말할 수 없는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기에 '너만 특이한 거 아니야'라는 묘한 동질감이 더욱 자신감을 갖게 해줬다.

"역시 쌀국수가 최고라니까. 배 쉽게 채우고, 쉽게 꺼지고."

"교환학생이라고 해서 널널할 줄 알았는데 감독 선생이 쫓아다녀서 피곤해!"

"자자, 고전 라쿠고 명작 중에 하나! 바지락을 파는 꼬마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오!"

"야래향, 당신을 위한 노래, 야래향, 당신만 생각이 나요...."

레스터가 아시아 각국의 문화를 뒤로 하고 현재 사는 곳이 릴리퍼트 아파트Lilliput Apartment 앞에 거의 다 오는 순간, 누군가가 레스터를 불러세웠다.

"여어, 레스터. 적응은 다 했나?"


레스터가 고개를 돌리니 한 손에 먼지떨이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이마의 땀을 닦는 어르신이 보였다. 아파트 앞의 거리에서 교지도기점交趾陶瓷店이라는 도자기 가게를 꾸리는 통 영감님Mr. Tong이었다.

"네에, 안녕하세요. 가게 정리하고 계셨어요?"

"그래. 혼자서 정리하려니까 힘이 좀 들지만 말이야."

레스터는 동양인답게(?) 그 말에 담긴 의미를 얼른 알아듣고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섰다.

"어유, 그럼 옆집에다 좀 도와달라고 부탁하시지. 많이 남았나요?"

"아니아니, 거의 다 끝났어! 그럴 필요 없다네!"

"거의 다 끝난 거, 얼른 끝내버리면 더 빨리 쉴 수 있잖아요."

"그건 그렇지."

통 영감님도 내심 기뻐하면서 같이 가게의 청소를 끝냈다. 청소할 부분이 제법 많이 남은 걸 보니 영감님도 누군가가 도와주길 바랐던 모양이었다. 통 영감님은 가게 안의 먼지가 빠지도록 가게 문을 열었다.

"덕분에 가게가 깨끗해지니까, 오랜만에 새로 한두개 구워볼 마음이 드는구먼. 고맙네."

"별 말씀을요. 그럼 저는 이만."

"아니아니, 도와준 김에 차나 한 잔 하고 가게."

"어... 대가를 바라고 도와드린 건 아닌데요."

"그래도 이렇게 넘어가면 이 어르신 속이 편치 않아요. 게다가 보아하니 자네도 술 좀 깨야할 것 같은데 말이야. 자자, 오래 안 걸리니까."

레스터가 대답하려고 하니 어르신은 이미 차를 끓이러 부엌으로 사라지고 없었다. 딱히 급한 일은 없었던 레스터도 그렇게 가게 한 구석의 탁자에서 통 영감님과 차 한 잔을 나눴다.

"향기 좋네요. 무슨 차죠?"

"보이차일세. 숙취에 도움이 되지. 자네한테 딱 맞는 거 아닌가."

왠지 놀리는 듯했지만 레스터는 감사히 받아 마셨다. 묘하게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긴 했다. 레스터가 향을 느껴보려고 노력하는데 통 영감님이 입을 열었다.

"그래, 여기 생활은 어떤가? 어려운 건 없고?"

"아직은 문제 없는 것 같아요. 아마도."

통 영감님은 레스터가 이사 온 날부터 관심을 가져준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 아파트 주인이자 관리인인 앨프레드 박Alfred Park이 환영회를 겸하여 동네 모임에 데리고 갔을 때, 이 근처에서 젊은 사람을 새로 만나는 건 오랜만이라며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당장 먹고 살 길이 없던 레스터를 온 인맥을 동원한 끝에 조촐한 잡지사에 소개하기도 했다. 도시의 이모저모나 동네 소식을 전달하는 '따분한' 잡지였지만, 이전 직장에서 벌어진 일을 생각해 보면 적당한 자리인 것 같았다. 레스터는 감사하면서도 내심 궁금하여 이 기회에 여쭤봤다.

"저기요, 통 영감님. 저한테 이렇게 잘 해주시는 이유가 뭔가요?"

"음? 그럼 자네는 못되게 굴기를 바라나?"

"설마요. 다만 궁금해서..."

"내 손자 같아서 그런다고 하면, 요즘 말로 '오버'인가? 하하하."

"아뇨, 감사하죠."

레스터는 실례가 될 것 같아 얼른 대답했다. 통 영감님도 웃으며 차 한 잔을 조용히 음미하다가 다시 말했다.

"참, 내 정신 좀 봐. 급한 건을 하나 깜박했군."

"뭔데요?"

"이 근처에 약속한 도자기를 갖다 줘야 하는데, 청소 때문에 잊어버렸어."

"내친 김에 제가 갖다드릴까요? 무겁지만 않다면야."

"크진 않다네. 딱 요강만해서."

"...네? 아, 하하."

레스터는 영감님의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에 어설프게 웃으며 상자를 받았다. 포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딱 한 아름만했다. 무게도 레스터의 허리에 무리가 정도는 아니었다.

"문제 없겠네요. 정확히 어디죠?"

"모퉁이 돌면 있는, 남해찬청일세."

"...힘들겠는데요."

레스터가 가게 이름을 듣자마자 얼굴을 찌푸리며 상자를 내려놓자, 영감님이 물었다.

"어어, 왜 그런가? 키아라 때문에 그러나? 자네랑 잘 어울리겠던데."

"누가요?!"

"동네 모임에서 자네한테 매달렸던 거야, 술에 취했으니까 그럴 수도 있지. 그 일만 빼면 좋은 아이일세. 예쁘고, 몸매 좋고, 다정하고. 실제로도 자네한테 관심이 있을걸, 아마."

"그러니까 누가요!!"

지독한 농담에 레스터가 역정을 내자 통 영감님도 달랬다.

"그래, 자네가 아니라면 아닌 거겠지."

"저 때문이 아니라 원래 아니에요."

"그래그래, 알았네. 아무튼 도자기를 주문한 건 키아라가 아니라 그 애 부모님, 그러니까 가게 주인일세. 그러니 가다가 깨먹지는 말게. 만나거든 안부 좀 전해주고."

"알겠습니다. 하지만 영감님, 키아라 이야기는 좀!"

"하하, 알겠다니까."

레스터는 마지못해 상자를 들고 영감님의 배웅을 받으며 남해찬청으로 향했다.


(계속)


--------------------------------------------------------------


(2021년 11월 12일 수정)


1화 수정본과 마찬가지로, 에피소드 구성의 오류 때문에 내용을 바꿨습니다. 2화도 전반적인 상황 자체는 그대로지만 만약을 위해 처음부터 새로 썼습니다. 일단 리틀 아시아에 대해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새롭게 느끼는 듯한 감정을 좀 더 부각시켰고, 그에 따라 리틀 아시아의 풍경 묘사도 좀 더 늘려봤습니다.


통 영감님과의 대화 역시 영감님이나 키아라의 캐릭터성에 대한 정보를 무작정 전달하기보단, 윗 문단의 훈훈함(?)을 이어가다가 레스터와 키아라를 장난스럽게 맺어주려고 하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이 편이 영감님의 성격이나 입장에 좀 더 적절해 보이더군요. 특히나 키아라의 캐릭터성인 '삼합회 정보원' 같은 건 영감님보단 키아라 본인이 드러내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아마 3화는 앞 문단의 택시 이야기를 모조리 들어내고, 키아라와의 대화에 초점을 맞출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키아라의 부모님을 잠깐 등장시켜서 그녀의 갈등이나 단점(?)도 잠깐 언급하여 키아라의 캐릭터를 구체화시키지 않을까 싶네요.


이제 2화의 남은 연재분(2-3, 2-4)은 언제쯤 수정하게 될지, 내심 고민이 됩니다. 또 0.25년이나 걸리려나요?;;;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8 댓글

마드리갈

2019-04-22 09:51:43

어떤 풍경을 하고 있을지 알 것 같네요. 미국이나 서유럽 스타일의 건물에 한자로 쓰여진 간판이 있고 한자표기 아래에 로마자 표기가 같이 있는 그런 게 연상되어요. 게다가, 건물 밖 벤치에서는 해금같은 현악기를 연주하면서 소일하는 사람이 간간이 보이고, 식당의 문 앞에는 만두를 찌는 여러 단의 대나무통에서 김이 나고 있는...


레스터 리가 리틀 아시아로 이사해 온 이유도 충분히 납득되네요.

아무래도, 비슷한 외모의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으면 특정이 힘들죠. 게다가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잠입하려는 쪽에서는 대상을 특정하기 어려울수록 성공확률은 급격하게 낮아지기 마련이죠. 노력은 노력대로 하고 목표는 계속 멀어지고 하는 악순환과 불경제를 무한대로 감당하기 힘들테니까요.


그런데 Lessie 하니까 전 레서팬더부터 연상하게 되네요. 어감도 참 귀엽고...역시 질색할 만하겠어요.

Lester

2019-04-22 14:53:44

저도 그런 풍경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흔히 미국 영화 및 드라마에서 나오는 차이나타운 같은 분위기죠. 다만 언급하진 않았지만.? 주인공 일행에 의해 개선되기 전이라 약간 좀 혼란스럽거나 난잡한 분위기가 제법 있어요. 비행청소년들이 있다든지, 위생 상태가 좀 나쁘다든지...


추격자 문제에 대해선 그런 것도 있지만, 사실 그들 입장에서 레스터는 그냥 목격자에 불과하지 위험요소는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은 전혀 위험하지 않아요. 아무것도 모른 채 존이 위험하다고 겁을 주니까 따라온 거죠.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소설을 계속 연재하면서 밝혀나갈 생각입니다.


그러고 보니 레서판다의 철자가 Lesser panda(더 작은 판다)였네요. 생각치 못했던 우연입니다. 이 별명을 계속 사용할지는 더 생각해 봐야겠네요.

SiteOwner

2019-04-22 22:51:50

레시라는 애칭이 귀엽게 들리는군요.

미국인들의 성향에 마초적인 기질이 꽤 있다 보니까 그런 애칭은 놀리는 것같기도 할 것이고, 정색할만하겠습니다.

통 영감님처럼 어쨌든 자기 할 말 다 하고 자기 할 것 다 하면서 반감도 사지 않는 저런 인물이 참 무섭습니다. 적으로 돌리면 정말 난감하기 짝없을 것같고...


이제 키아라 토가 나오는군요. 남해찬청 주인 부부의 딸이자 그 식당의 종업원이자 정보원인...

다른 독자 분들을 위해 키아라 토의 캐릭터정보 링크를 올려 드립니다. 공작창 문서라서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Lester

2019-04-23 23:15:55

뭐 개인적으로는 레시란 별명이 썩 나쁘진 않지만, 그래도 실제로 듣는다면 영 아니올시다겠네요. 대강당에 올리신 미남 이야기도 그렇고...


저도 저런 캐릭터는 '통제할 수 없는 요소'라서 불안합니다. 그나마 창작물이나 소설이라서 딱 부러지게 우리 편이라고 말할 수 있어서 한숨 돌릴 수 있지만요. 물론 소설의 재미를 위해서 그렇지 않은 캐릭터도 있겠지만...


키아라의 경우는 파일럿 에피소드에서 이미 한 번 나왔죠. 파일럿 에피소드와 현재 연재분은 딱히 큰 관계가 없습니다만, 이미 완성된 캐릭터를 버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다시 등장시켜 봤습니다.

마드리갈

2021-11-15 23:07:29

묘사된 리틀 아시아의 거리풍경, 역시 이국적이면서도 정감있을 것 같아요.

특히 국적을 알 수 없는 음악에서 상상력이 아주 크게 자극되고 있어요. 어떤 음악일지...몽골의 마두금이나 인도의 시타르같은 것도 생각났고, 최근에 NHK에서 봤던 아프가니스탄의 현악기인 탄부르도 떠올랐어요. 그러고 보니 연상된 게 모두 현악기네요.


교지도기점, 남해찬청...삼국지연의에서 봤던 지명이 나오네요. 교지는 지금의 베트남 북부지역이지만.

그리고 저렇게 레스터가 통 영감님을 통해서 키아라 토와의 접점을 가지게 되네요. 통 영감님은 리틀 아시아의 월하빙인(月下氷人)이 되려는 것일지. 그리고 여러 만남 중에 역시 이성간의 만남이 여러모로 이야기가 될 거리가 많으니 앞으로 점입가경일 것이 예측되고 있어요. 그런데 왜 남해찬청이라는 이름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인지...역시 안 좋은 의미로도 접점이 생겨서겠죠?

Lester

2021-11-17 03:29:18

해당 부분 마지막에 언급된 가사는 등려군(鄧麗君)의 노래 "야래향(夜來香, 예라이샹)"입니다. 고등학교 때 중국어 선생님이 중국어 공부를 위해 소개한 노래인데 곡조나 가사나 그럭저럭 좋아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데, 가사에 '여름밤'이나 '꽃'이 들어 있어서 이참에 써보기로 했습니다. (등려군의 다른 노래인 첨밀밀은 너무 유명하고 뻔해서(?) 탈락) 특별히 묘사하진 않았지만 스피커 틀어놓고 노래 부르는 흔하디흔한 젊은 버스커를 상상하면서 썼는데, 말슴을 듣고 보니 현악기를 뜯거나 생황을 부는 아저씨들 앞에서 치파오를 입고 노래를 부르는 미중년 아줌마과... 과연 50세!도 괜찮겠구나 싶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가게 이름은 짓기도 힘들고 적당한 레퍼런스를 찾기 힘들어서 일단 삼국지에 나온 지명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구글 지도를 지원하지 않고 홍콩은 거의 전역이 고층빌딩으로 가득 차다보니, 타이완 쪽에서 구글 지도를 돌려보고 적당히 몇 개를 가져다 써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레스터가 화를 낸 대상은 남해찬청이라는 이름보다는 통 영감님이 키아라와 억지로 엮어주려고 던지는 농담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수정된 내용에서 잠깐 언급되듯이 첫 만남부터가 술에 취해서 달려드는 거였고, 이후로도 (2-3에서 수정해 보여드리겠지만) 자기 좋을 대로만 구는 태도에 별로 호감을 못 느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통 영감님도 어르신들이 으레 그렇기도 하고 또 레스터가 순진한 걸 알고서 적당히 놀려먹는 겁니다.


키아라와 어떻게 엮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소위 진 히로인은 이미 정해두고 처음에 등장시키거나 혹은 처음에 등장시킨 여캐가 진 히로인이 될 공산이 높아지는지라, 이래저래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많네요. 뭐 노 플래그로 만들고 새로운 여캐를 만들어서 밀어주는 방법도 있지만요. 애초에 여캐 만드는 법도 잘 모르긴 한데;;; 남캐 만들듯이 개성과 특징을 정리해두고 추려봐야겠습니다.

SiteOwner

2022-01-09 15:41:00

역시 풍경 자체가 묘하게 동양적이면서 또 묘하게 서양적이군요. 특히 인도를 점유하고 있는 야외테이블은 유럽 대도시의 번화가 느낌 그대로입니다.

이런 동서양의 융합, 재미있습니다. 예전에는 홍콩이나 마카오에 가 보고 싶었는데 2019년에는 홍콩 사태로 인해, 그 이후는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인해 더더욱 멀어져서 아마 갈 기회가 안 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그래도 이렇게 여기서 리틀 아시아의 풍경을 상상하면서 감상하는 것도 좋습니다.


있는 이야기 없는 이야기 지어내는 게 역시 사람의 본능인 것인지...뭐 언제나 그렇듯이 진실은 저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고 보니 미국에서 떠도는 유언비어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미국의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의 표지판 방향이 유사시 UN군의 진격로라든지, 네바다주의 51구역에 외계인 조종사가 지구인과 같이 근무한다든지 하는 것들.


통 영감님은 상당히 좋은 분이군요.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유년기 때의 동네 어른들에게서 별로 좋은 인상을 못 받았습니다. 걸핏하면 술병을 들고 다니면서 거친 목소리로 입에 못 담을 욕을 늘어놓고, 누구 집 아들이니까 그럼 천한 놈이네 뭐네 하는 케케묵은 신분제 소리나 하고, 남의 집 사정에 일일이 감 놔라 배 놔라 숟가락 몇개냐 하고 간섭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보니 이렇게 통 영감님이 좋은 분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차를 즐긴다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이제 키아라와의 접점이 생기겠군요, 레스터에게는.


보이차 언급이 나오니 차를 마시고 싶어집니다.

보이차는 없고, 시간이 시간대이다 보니 우롱차같은 발효차는 수면을 방해하니 호지차로 대신하겠지만요.

Lester

2022-01-11 04:12:40

본문의 길거리 풍경은 다른 댓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실제 홍콩이나 옛날 홍콩영화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당시 홍콩이 영국령이어서 그런 유럽 문화가 알게 모르게 묻어나온 것 같기도 하네요. 이렇게 인도까지 나온 야외 테이블이나 가판대 같은 게 정신 사납고 너저분해 보여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볼 일 없으면 얼른 가라는 식으로 깔끔한 도로와 다르게 주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여 좋아하는 편입니다.


말씀하시는 것처럼 현실에서는 좋은 사람을 단번에 찾기 힘듭니다만, 소설에서나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뭐, 이거야말로 창작물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앞으로도 리틀 아시아에서 이런저런 '좋은 사람들'을 많이 등장시켜 볼 생각입니다. 물론 이 동네 밖에도 좋은 사람이 많고, 반대로 나쁜 사람이 동네를 가리지 않고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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