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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POLITAN] #3 - One Step on the Road (完)

Lester, 2021-01-19 04:26:11

조회 수
127

One Step on the Road - 천릿길도 한 걸음




존이 불러준 곳은 항구와 거기서 상품을 싣고 내리는 공장지대, 그리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과 가족들이 사는 구역인 더스크 베이Dusk Bay에 있는 주거지역인 페퍼민트 그로브Peppermint Grove였다. 유감스럽게도 레스터로서는 잘 모르는 곳이었다. 잡지사에서 일할 때 동료 직원들과 취재 대상들에게서 이런저런 소문을 들은 게 전부였고 그마저도 안 좋은 편이었다. 밀입국, 인신매매, 노동착취, 갱전쟁... 온갖 흉흉한 주제가 오르내렸지만 워낙 남 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이니 걸러들을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고 있는 문제를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역귀 취급하며 언급하기를 꺼리는 바람에 더스크 베이는 실제보다 매우 위험한 지역이 되어갔고, 이는 다시 더스크 베이에서 온갖 사건사고가 벌어져도 그러려니 여기는 악순환을 낳았다. 레스터는 바로 그런 지역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길가의 가로등이 띄엄띄엄 켜져 있어서 어두운데, 존의 차는 내비게이션도 없다보니 레스터는 점점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존은 그렇게 위험한 동네의 길을 꿰고 있는지 거리마다 방향을 불러줬다. 덕분에 레스터는 쉽게 길을 찾아갈 수 있었지만, 문제는 존이 어디로 가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레스터는 혹시 자신이 도망갈까봐 길을 외우지 못하게 뺑뺑이를 돌리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그걸 감히(?) 얘기해야 되나 싶어 망설이는데 존이 대뜸 말했다.

"아,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클랙슨은 누르지 마라. 시끄러우면 곤란해져."

그 말에 레스터가 하려던 말이 다시 목으로 넘어갔다. 역시 조용히 있으라는 걸까? 레스터는 소름이 돋았지만 그래도 죽을 자리는 골라야겠다 싶어 입을 열었다.

"그래서, 어디로 가는 건데?"

"글쎄?"

"글쎄라니?"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그래. 일단 조용한 곳인 건 확실한데. 썩 좋은 곳은 아니기도 하고."

존이 창 밖을 보며 중얼거리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왜, 설마 어디 으슥한 곳에 가서 널 죽일 것 같아서 그래?"

레스터는 반사적으로 그래, 라고 대답하려다가 가까스로 참았다. 하지만 표정에서 들켰는지 존이 낄낄 웃더니 레스터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얼굴하고는! 인상 펴! 내가 언제 너한테 뭐 총 꺼내들고 협박이라도 한 적 있냐? 그럴거면 진작에 죽이고 말았지."

참 '죽이는 농담'이라 존은 계속 웃었지만 레스터는 웃을 수가 없었다. 대체 어디까지가 농담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혼자 웃던 존이 농담으로는 해명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정색하고 말했다.

"그래, 이 참에 까놓고 얘기하는 게 서로한테 낫겠지. 첫째. 난 너를 죽일 생각 하나도 없어."

"왜?"

빨간불 때문에 차를 세운 김에 레스터가 존의 얼굴을 보고 물었다. 진심으로 대답을 듣고 싶어서였다.

"그냥, 죽이기 싫으니까. 내가 뭐, 쾌락살인마라도 되는 줄 알아?"

"아니, 전혀."

레스터가 진심으로 대답했다. 존 말마따나 진작에 죽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었으니까. 그래도 납득이 되지 않은 레스터가 다시 물어보려는데 존이 먼저 말했다.

"둘째. 네가 쓸만한 사람 같아서 그래."

"내가?"

레스터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서 되물었다.

"그래, 너 정도면 굉장히 쓸만해. 요즘 들어 이 바닥에 인재가 없거든, 인재가. 죄다 수틀리면 총부터 쏴대는 새끼들만 있으니 뭔 일을 할 수가 없다고. 그에 비해 너는 운전할 줄 알지, 머리 좀 돌아가지. 게다가-"

존이 갑자기 입을 다물자 레스터가 궁금해서 물었다.

"게다가?"

"아니, 됐어. 아무튼 네가 쓸만하다는 것만 알아둬."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도움이 되니까, 네 일을 도와달라는 거야?"

"그래. 똑똑하네. 보통은 몇 번이고 설명해야 알아먹던데."

존이 칭찬 아닌 칭찬을 하자 레스터는 기분이 좋았지만 그래도 이해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네 일이라면... 아까처럼 뭐 은행 털고 그런 거?"

"아이고, 그런 건 바라지도 않는다. 왜, 너도 총 들고 사람 죽여보고 싶어? "

"아니!"

"좋은 마음가짐이야. 할 수 있는 것만 하라고. 괜히 꼴값 떨어서 민폐 끼치면 좆되니까."

"그러면 뭘 도와주라고?"

"그 때 가서 생각해 보자고. 아, 여기서 오른쪽이다. 다 왔어, 이제."


존이 차를 세우라고 한 곳은 마을 회관 같은 건물 앞이었다. 조그만 상점가의 한가운데에 있고 '환영합니다'란 현수막과 동네 일정을 빼곡히 적은 안내판이 입구에 있는 게 영락없는 마을 회관이었다. 하지만 상점가와 마찬가지로 마을 회관 역시 아무도 없는지 불이 꺼져 있었다. 하지만 사전에 약속을 해두었는지 존이 계단을 올라가서는 입구에 가볍게 노크했다. 그러자 유리문 너머로 현관의 전등이 켜지더니 모자를 눌러쓰고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문을 열고 절룩거리며 나왔다. 노인은 자다 일어났는지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방문객의 얼굴을 보자 금세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아이고, 왔는가!"

"그냥 지나가다 들렀습니다, 셔먼 영감님."

"여전히 바쁜가 보군. 바쁘지만 않으면 안에서 같이 차라도 한 잔 할 텐데 말이야."

"갈 길이 급해서요. 일단은 그- 레스터?"

별안간 존이 돌아보며 자신을 부르자 레스터가 움찔했다.

"왜?"

"트렁크에 있는 그 가방 가져와."

레스터가 돈가방을 찾아서 존에게 건네주자 존은 그 가방을 곧바로 셔먼 영감님에게 줬다.

"오늘 '기부금'은 이 정도입니다."

"아이고, 고생 많았네, 고생 많았어. 늘 미안해서 어떡하나."

셔먼 영감님이 울 듯한 얼굴을 하고서 메마른 손으로 존의 손을 잡고 쓰다듬자 존은 손을 내저었다.

"미안할 게 뭐 있습니까. 그보다, 제가 부탁했던 건?"

"아아, 그렇지. 내 깜박했군. 자, 여기 있네. 동네 젊은이의 도움을 받아서 최대한 깨끗하게 정리했다네."

셔먼 영감님이 외투 품에서 접힌 서류를 꺼내 건네주자 존은 받아서 간단히 훑어보고는 자기 품에 넣었다.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그럼 이만 가 보겠습니다."

"잘 가게. 그런데, 그 사람은 누군가?"

셔먼 영감이 그제서야 레스터의 존재를 눈치채고 묻자, 존은 레스터를 돌아보더니 씩 웃으며 대답했다.

"뭐, 조수입니다."


"그 서류는 뭐야? 뭐 영화에서 나오는, 정보원에게 돈 주고 산 정보인가?"

돌아오는 길에 다소 긴장이 풀린 레스터가 물었다. 셔먼 영감님에게 받은 서류를 자세히 읽던 존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

"오, 역시 똑똑하네. 맞아."

"얼마나 중요한 정보길래 그렇게 돈을 많이 준 거야?"

"딱히. 별로 중요한 건 아냐. 그저 최근에 더스크 베이에서 벌어진 온갖 사건사고와 소문들을 정리해서 적은 거라서."

"그것도 정보가 된다고?"

"되거든. 특히 더스크 베이에서 난리를 치고 다니는 놈들에 대해서. 뭐라고 해야 하나... 이것저것 긁어모으다 보면 그... 똑같은..."

존이 생각이 안 나는 듯 손가락으로 이마를 긁으며 얼굴을 찌푸리자 레스터가 답을 던져줬다.

"공통점?"

"그래, 공통점. 이름이 자주 언급되고 자주 눈에 띄는 놈일수록 다음에 또 사고를 칠 확률이 높다는 얘기지. 경찰이 하는 탐문수사랑 똑같아. 너도 뭐, 기자였다면서? 그렇게 긁어모아서 정리하는 건 잘 할 거 아냐."

"아마도. 그러면, 나도 돌아다니면서 조사하고 다니면 돼?"

"아니. 그런 걸 잘 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 조사 전문이라고 할까. 별 건 아니야. 그냥 지나가면서 주워듣고, 옆에서 담배 피면서 주워듣고, 같은 화장실에서 똥 싸면서 주워듣고. 그걸 또 모으는 걸 잘 하는 사람이 있는 거고."

"그 영감님처럼?"

"그렇지. 그리고 그렇게 모은 걸 가지고 정리하는 게 네 일이고."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잡지사에서 놀고 먹기만 하진 않았을 거 아냐?"

"그거하고는 다르지."

레스터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지만 존이 의미있게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뭐, 두고 보자고. 다른가 같은가."


(3화 完 / 작중 시간상 #2 - Love Thy Neighbor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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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마치고 와서 처음으로 쓴 글입니다. 특별히 소음이나 기타 환경에 방해받지 않고 써내려가긴 했는데 잘 썼는지는 모르겠네요. 그나마 처음에 생각했던 전개보다 많이 풍부해진 것 같아서 기분은 좋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레스터의 '역할'을 좀 더 명시한 만큼, 이제는 본격적으로 사건(?)을 맡아서 해결하는 식의 전개가 가능할 것 같네요. 그런 만큼 레스터의 능력을 잘 풀어낼 수 있는 사건이라면 어떤 걸로 잡아야 할지... 아직도 고민이 꽤 됩니다.


사건과 별개로, 실제로 조사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플랫폼을 불문하고 여러 추리게임의 형식을 많이 빌려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역전재판이나 L.A. Noire의 증거제시형 탐문, Another Case Solved의 미니게임형 탐문, This is the Police의 순서맞추기 퍼즐, 과거 퍼즐게임북인 Usborne Puzzle Adventure 시리즈의 그림퍼즐 등을 생각하고 있는데 그림퍼즐의 경우 삽화까지 그려야 하나 막막하기도 합니다;;; 못할 것도 없겠지만 해당 게임북은 아동 대상인 관계로 난이도가 너무 쉬울 것 같아 생략할까 생각중입니다.


그 와중에 이제 와서 본격적인 연재라니 여기까지 무슨 이야기를 늘어놓았나 자괴감도 드는군요;;;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4 댓글

마드리갈

2021-01-21 17:05:18

존은 인간 내비게이션이네요. 완전히 지리를 다 꿰고 있는.

그러고 보니 도착예정지까지는 내비게이션이 말해주지만 가도록 차를 몰아야 하고 도착 후에 해야 할 일은 운전자의 몫으로 남아 있는 것이죠. 그렇게 보니까 존과 레스터는 필연적으로 서로가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존이 툭툭 내뱉는 것 같지만 최소한 그가 억지로 없는 생각을 꾸며내는 것 같지도 않고, 그렇게 행동해야 할 이익조차 없어 보이네요.


자잘한 것들도 모이고 쌓이면 정말 큰 힘이 되기도 하죠. 그래서 아는 것이 힘.


One Step on the Road는 이렇게 완결되었네요. 꽤나 기묘하게 형성된, 그러나 작위적이지 않은 두 사람이 걸을 한 길이 생생하게 묘사되고, 심각한 것 같으면서도 중간에 웃음을 짓게 만드는 요소가 등장해서 지루하지 않게 잘 읽을 수 있었어요.

Lester

2021-01-23 17:39:56

존이 지리를 다 꿰고 있는 건 사실 셜록 홈즈 시리즈 중 "네 사람의 서명"에서 홈즈 일행과 의뢰인이 어느 정보 제공자의 초대를 받고 가는 과정에서, 마차를 이리저리 돌려 방향감각을 잃어버렸지만 홈즈만큼은 어디로 가고 있다고 길 이름을 전부 읊어주는 장면에서 따 왔습니다. 한편으론 GTA류의 게임을 하다보면 미니맵이 떠 있어서 플레이어의 재량에 따라 경찰이나 다른 적들의 추적을 최대한 뿌리칠 수 있는데, 생각해 보면 저도 모르게 그런 걸 계속 반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존이 자기 입으로 말했지만 일반적인 악당이라면 저렇게까지 부려먹을 이유가 없죠. 곧 죽일 사람이라면 누구에게 목격될지도 모르는데 이리저리 끌고 다닐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것도 있지만 이전 회차들에서는 존이 레스터와 같이 다니려는(그리고 부려먹으려는)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것 같아서 이참에 적당히 밝혀둔 것도 있습니다.


지루하지 않게 잘 읽으셨다니 감사드립니다.

SiteOwner

2021-02-25 18:19:59

지역사정을 잘 아는 사람과 동행하면 그것만으로도 신뢰가 꽤 쌓이는 법입니다.

그러면서 서로 마음이 열리고 하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그런 인지상정이 잘 느껴지기도 합니다.

정보라는 게 참 신기하지요. 작은 정보가 모이고, 그 모인 정보를 짜맞추다 보면 굉장히 큰 것, 그리고 직접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알 수 있으니 놀랍습니다. 정보 그 자체는 물질이 아니며 물질을 어떻게 할 수 없지만 큰 힘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 그래서 인간의 역사란 정보의 역사이기도 한 듯합니다.


존과 레스터가 어떻게 활약할지가 기대되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One Step on the Road편의 완결을 축하드립니다.

Lester

2021-02-26 02:33:18

아무래도 시간이 흐를수록 정보의 힘이 커지다 보니 정보 자체가 힘이자 무기가 되기도 하죠. 정보의 유무만으로 격차가 벌어지기도 하고, 비록 거짓임에도 정보를 퍼트려서 사실로 만들거나 해를 입히기도 하니... 최근에 사실을 말했는데 거짓말쟁이나 게으름뱅이로 몰린 적이 있다보니 참 묘합니다.


저야말로 계속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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