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기 전의 촛불이 가장 밝게 타오르듯, 마지막 날을 맞은 올해 야시장 역시 평소보다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었다.
도시 내의 각종 물건을 넘어, 일반인은 평생 볼 수도 없는 북부와 남부의 물산을 판매하는 상점.
마법을 곁들인 것이 아닐까 의심이 될 정도로 화려한 공연을 선보이는 예인.
단체로 방문이라도 한 것인지, 교복을 입고 있는 아카데미 학생 무리까지…….
그 화려한 모습은 요 며칠 빈민가에서 일어났던 사건 사고를 모두 잊어버리게 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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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정확하게는 잊히도록 유도한다고 해야 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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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보이는 광경에서 느껴지는 설계자의 의도에 에스텔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외지인이 보기에는 그저 ‘상인’들이 모인 자유 공간인 야시장. 하지만 이곳에 사는 이는 귀족, 평민 가리지 않고 모두 이 야시장이 누군가의 소유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크루거 가문.
백작 위의 귀족이자, 카다스 4대 귀족의 한 명. 그리고 이 왕국 최대의 상회 중에 하나.
그들은 이번 야시장이 평소보다 화려하도록 철저하게 유도했다.
단순히 돈을 위해서?
아니다. 그들이 ‘목숨은 명예보다 무겁고, 돈은 그 목숨보다도 훨씬 무겁다.’라고 말하는 극도의 배금주의자인 건 사실이지만, 올해만큼은 그 외의 이유가 곁들여졌다.
사도야행.
카다스 시에서 일어나는 신들의 전쟁.
돈에 미쳐있는 크루거 가문이기에 그런 신적 존재들의 대리전이 이 도시에서 일어나는 걸 밝히고 싶어 하진 않았다.
만약 밝혔다가는 상인과 소비자 모두 도주할 테니까.
그렇기에 그들은 최선을 다해 사람들에게 즐길 거리를 주었다. 즐거움에 취해서 어떤 잔혹한 사건이 일어나도 잊어버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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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인 건 안전을 완전히 등한시한 건 아니라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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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텔은 잠시 눈을 감고 차례차례 오감을 차단했다.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는 거짓. 그것들은 이곳이 그저 평범한 시장이라고 그녀에게 전달해주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오감이 차단된 순간, 급속도로 확장된 육감이자 기감은 그녀에게 전혀 다른 사실을 속삭였다.
여기에 있는 인간 중 1할은 인간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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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저 눈앞에 있는 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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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해야 열 걸음 정도 거리에서 이제 갓 열 살 남짓한 어린 소녀와 젊은 어머니가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행동 어디에도 어색한 것이 없고, 수상하게 여겨질 것은 없다.
하지만 저 둘은 인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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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인형(自動人形, Autom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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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중에서도 극소수만이 제작할 수 있는 인간형 마도구. 비록 정해진 명령만 수행할 수 있긴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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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 녀석이 개입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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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크루거에서 이 정도로 정밀한 자동인형을 제작할 수 있는 건, 한 사람뿐일 터. 그리고 그 사람은 지금 이번 대의 사도로 사도야행에 참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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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꺼림칙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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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에스텔은 그 사람이 제작한 자동인형과 모의전을 펼친 적이 있었다.
만약 그 당시 그녀가 싸웠던 상대와 저 눈앞에 있는 모녀가 같은 종류라면 저건 어지간한 마도기사 이상의 전술 병기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에스텔 그녀가 나선다고 해도 한 번에 셋 이상을 제압하는 것은 어려울 터. 만에 하나라도 폭주한다면 그레고르와 같은 사도의 도움 없이는 해결하기 힘든 참사가 벌어질 것이다.
물론 어지간하면 그런 일은 벌어지질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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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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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머릿속에 떠오른 광경을 최대한 잊도록 노력하면서, 에스텔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폭주한다면 터무니없을 정도로 위험한 존재인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저것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움직인다고 가정하면, 크루거 가문이 야시장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볼 수도 있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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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녀석들 덕에 이렇게 쉴 수도 있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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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텔은 슬쩍 자신이 입은 고급스러운 옷을 훑어보았다.
그녀가 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은 놀기 위함이 아니다.
현재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이 바로 그 증거. 그 옷에는 금실로 새겨진 크루거 가문의 문양이 멋들어지기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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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진짜 크루거 가문이 아닌 그 고용인이라는 의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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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인형을 비롯한 숨겨진 안전장치들은 야시장을 안전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하지만 ‘안전한 것’과 ‘안전해 보이는 것’에는 하늘과 땅 이상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 안전해 보이기 위한 장치가 에스텔과 같은 일종의 용병 마법사.
오늘 아침, 출근한 에스텔에게 길드 마스터인 제니퍼는 이 용병 임무를 권했다.
당시 그걸 권유하던 제니퍼의 표정은 그야말로 공포에 질린 모습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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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놀라는 것도 당연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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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가문에서 버려지기는 했지만, 일단은 귀족인 에스텔이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한동안 불안정하게 보이더니, 갑자기 무단결근까지 했다.
만에 하나 그녀가 업무 중 생긴 문제로 갑작스럽게 자결이라도 하면?
그날로 심부름꾼 길드의 앞날에는 애로사항이 가득할 것이다.
그 때문인지 제니퍼는 최대한 에스텔에게 맞춰주기 위해 노력했다. 평소에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던 야간 수당까지 꼬박꼬박 챙겨준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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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함께 참여할 인원들도 내 편의를 최대한 봐주겠다고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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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에스텔은 잠시 고민하고는 대답을 했다.
자신과 친분을 지닌 이들만 같은 임무에 파견해 달라고.
그리고 현재 그녀와 친분이 있는 길드원은 단 둘뿐이었다.
오드리 그리고 그레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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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는 아직 장기 의뢰에서 돌아오질 않았으니 답은 하나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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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지명 아닌 지명.
그런 편법을 사용해서 얻은 그레고르와의 밀회를 생각하며 에스텔을 슬쩍 미소를 지었다.
비록 입고 있는 옷이야 이전처럼 꾸민 옷은 아니지만, 뭐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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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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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옷을 입더라도 자연스럽게 행동한다면 분명 그레고르 역시 그녀에게 호감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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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운이 좋다면 그때의 대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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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단순한 가정이 망상으로 바뀌고, 얼굴에 붉은빛이 돌기 시작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에스텔은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차 한 잔을 마실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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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먼저 와 계셨네요, 에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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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에스텔이 환하게 미소 지으려던 찰나. 그녀의 시야에 예기치 못한 불청객의 모습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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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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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그녀는 싱긋 웃으면서 그레고르의 옆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거기에 입고 있는 옷은 평소 입던 남부인 복장이 아닌, 에스텔이 입은 것과 같은 크루거 가문의 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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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째서 그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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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텔은 가능한 한 평정을 가장해보려고 했지만, 역시 목소리가 떨리는 것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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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게 말이죠.”
“나도 오늘부터 심부름꾼 길드에서 일하게 됐어! 잘 부탁해, 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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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그레고르와 빅토리아는 그런 그녀의 당황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지만, 빅토리아의 말은 에스텔 입장에서는 쉽게 넘길 수 없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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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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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에스텔의 눈동자가 빠르게 떨려왔다.
빅토리아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잠시 그녀를 질투했던 것은 맞지만, 그것은 그저 과거의 허물일 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신적인 성장을 한 에스텔은 빅토리아에게 일종의 호감마저 느끼고 있었다.
문제는 지금 그녀의 밀회 계획이 파투 났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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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대는 마법사가 아닐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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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무언가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싶어서 이상한 점을 지적해보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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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여주니까 통과시켜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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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의 손 위에서 흩날리는 눈송이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에스텔이 당황하건 말건 빅토리아는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전투가 끝난 이후, 빅토리아는 살아남는 데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막막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집이었던 보육원은 전소.
보호자였던 아이린 수녀는 사망.
형제나 다름없던 고아들은 살아는 있지만, 제스의 고문에 의해 영구적 장애가 남은 상태.
그리고 현재 그녀의 재산은 한없이 0에 가까운 상황.
그저 죽지만 않았을 뿐, 살아있는 것이 오히려 고통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빅토리아는 좌절했지만 의외의 도우미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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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빅토리아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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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 쿠엔틴 회장의 비서.
평소의 깔끔하던 모습과는 달리 혹시 나병 환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전신에 붕대를 휘감고 있는 그녀가 빅토리아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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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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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가 그런 상태로 나타났다는 말을 듣자 잠시 놀란 표정을 지은 에스텔.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다시 묵묵히 빅토리아의 설명에 집중했다.
이어서 스테파니가 빅토리아에게 건넨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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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서류라고 하던가? 엄청나게 길지? 난 제대로 읽진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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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활하게 웃으며 어지간한 잡지보다 훨씬 두꺼운 서류철을 건네는 빅토리아. 하지만 그 안에 적혀 있는 내용을 본 순간 에스텔과 그레고르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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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완치되거나 사회생활이 가능할 때까지 모든 비용을 쿠엔틴 회장이 지급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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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쿠엔틴 회장이 어마어마한 부자라고 하더라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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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의도지?’
“어찌 되었든 그래서 나도 제대로 일하기로 했어. 돈이야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그래도 빚만 지고 사는 건 내 취향이 아니라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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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에스텔이 계산하기로 심부름꾼 길드에서 일하며 그 돈을 전부 갚으려면 대략 2천 년 정도의 시간이 들 테지만, 그건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상한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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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는 한동안 직원을 받을 생각이 없었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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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에스텔이 면접을 보러 왔을 때, 그녀가 직접 들은 사실. 그 당시 제니퍼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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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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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대답은 그레고르 측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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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이 아닌데 마법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인원이라서 그랬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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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해야 한마디의 말.
하지만 그 설명을 듣는 순간 에스텔은 곧바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빅토리아의 능력은 미약하지만 신력. 그렇기에 일반적인 마법의 이치에서 벗어나 있다. 이는 바꿔말하자면 일반적인 마법으로는 추적할 수 없다는 의미. 가끔 불법적인 일도 하는 심부름꾼 길드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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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렇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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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현실을 부정할 모든 가능성이 봉쇄당한 에스텔은 결국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걸로 밀회 계획은 완전히 붕괴.
빅토리아를 여기서 내보낼 명분도 없었고, 그레고르와 단둘이 있을 상황을 만들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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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그레고르가 눈치챈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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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텔이 슬쩍 고개를 들자 업무에 열중하는 그레고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받은 의뢰인지라 제법 기합이 들어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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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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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에스텔의 분위기를 읽기라도 한 것일까? 어느새 빅토리아는 슬쩍 그녀 옆에 서서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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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은 형씨 좋아하잖아? 전에 보육원에서 말하던 거 봤어.”
“괜찮다, 내가 어설프게 책략을 짰던 것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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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그냥 대놓고 그레고르를 지명했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터다.
그렇게 자기반성을 하며 빅토리아에게 웃어 보이려던 에스텔이었지만, 이어진 말에 그녀는 표정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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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으로도 미안해할 거야, 누님. 아니 에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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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의 입에서 나온 것은 앞뒤 문맥이 사라진 것 같은 문장. 하지만 에스텔은 어째서인지 그게 무슨 의미인 줄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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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의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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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살짝 굳은 목소리로 빅토리아에게 질문을 던졌다. 자신이 떠올린 가설이 거짓이길, 그렇기에 이리 걱정하는 것이 무의미하길 간절히 바라면서.
하지만 어째서인지 나쁜 가정은 꼭 들어맞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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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형씨를 노리려고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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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끝낸 빅토리아의 웃음은 약간의 미안함이 서려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굳은 각오 또한 서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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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로 생각해봤어. 역시 내 주제에 형씨보다 좋은 사람은 못 만날 것 같아서 말이야.”
“…….”
“그러니까 서로 노력하자고, 에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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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말을 에스텔의 귓가에 속삭인 빅토리아는 빠르게 발걸음을 옮겨 그레고르의 옆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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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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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갑작스러운 선언에 잠시 떠올려선 안 될 가정을 떠올린 에스텔은 이내 헛웃음을 흘리며 그레고르의 옆으로 나아갔다.
아무래도 앞으로도 조금 힘든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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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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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가 생긴 이래, 그곳에는 늘 방이 있었다.
한 줄기 빛조차 도달하지 못하는 밀실. 주인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봉인된 공간.
방의 주인은 늘 그곳에 있었다.
지루하지만 침착하게.
고요하지만 차분하게.
그저 자신이 원하는 상황이 올 때까지 그는 그곳에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리고 이번 사도야행에 드디어 그 ‘순간’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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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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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의 주인은 살짝 침음성을 흘리며 눈앞에 놓인 ‘가면’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특징도 없는 무면탈. 하지만 그 무면탈에는 아주 미세한 실금이 수도 없이 그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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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예상외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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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평범한 ‘가면’이 깨졌을 때 그는 개의치 않았다.
기능을 추가하는데 제법 오래 걸리긴 하지만, 그것은 그저 평범한 범작. 며칠이면 다시 보충할 수 있는 물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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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법 공들인 가면이었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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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추가해둔 권능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전투력과 내구력만큼은 상당히 뛰어나던 가면이었다. 거기에 ‘그것’의 힘을 일부나마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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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의 사냥개. 예상 이상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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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가면이 보았던 광경을 떠올렸다.
일반적인 사도의 재생력으로도 버틸 수 없는 공격을 맞으면서도, 무자비하게 그가 만든 ‘융합 사도’를 압도하던 쿠엔틴의 사냥개…….
그것은 살아있는 마수였다.
그저 인간이라는 몸뚱이를 하고 있을 뿐, 그 어떤 적이든 죽을 때까지 물어뜯는 궁극의 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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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나 역시 짐승으로 대처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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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슬쩍 고개를 돌려서 책상 한구석에 놓여 있는 편지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한때 자신이 만들었던 살인귀가 보내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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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작이라고 생각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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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변수’와의 만남이 계기가 된 것일까? 편지에서 느껴지는 녀석의 흔적은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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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찾으러 가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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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순간.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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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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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찾는 이가 있으리라 생각하질 않았는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는 방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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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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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이 장소로 향하는 문이 그가 준비한 저택에 존재하긴 하지만, 평소 그곳에는 아무도 머물질 않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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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일어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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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의 의문에 대답하기라도 하듯, 문밖에서 젊은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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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장기 의뢰 마지막 날이라 계약서에 사인을 해주셔야 해서요. 혹시 나와주실 수 있나요?”
[그렇군, 오늘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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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그의 뇌리에 저택 관리를 위해 잠시 사람을 고용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가 기억하는 것이 옳다면 심부름꾼 길드 소속의 여인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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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꾼 길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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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단어를 입에 담자 그의 머릿속에 ‘변수’의 정보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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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 역시 심부름꾼 길드 소속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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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재미있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슬쩍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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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개가 하나만 있을 필요는 없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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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귀만으로는 쿠엔틴의 것에 모자라지만, 하나가 더해진다면 달라질 수도 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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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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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는 심부름꾼 길드 소속의 여인을 향해 방 안에 들어올 것을 권했다.
새로운 사냥개의 탄생을 축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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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설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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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거 백작 가문은 소여 가문이나 보어헤스 백작과는 다른 방식으로 무력 조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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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거 백작 가문 휘하의 무력 조직은 크게 세 부류인데 그 분류는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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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거 가문 소속 용병단.
크루거 가문 개발 전투 병기.
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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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오늘 에스텔과 그레고르, 빅토리아는 3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3번의 경우, 의뢰 실행 중 크루거 가문의 제복을 입는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혜택을 받지는 못합니다. 의뢰가 끝나면 주저 없이 계약 해지가 되고요. 하지만 그래도 급료는 나쁘지 않게 나오는 편이라 직업 없는 마법사들이 자주 응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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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은 오늘 언급된 자동인형들이 대표적입니다. 개개의 전투력 평균은 소여 가문의 마도기사들보다 약한 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만, 양산형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찍어낼 수 있다는 것이죠.
참고로 자동인형 중 오늘 등장한 건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T-800처럼 인간과 구분이 힘듭니다만, 모든 오토마타가 이 정도로 인간적이지는 않습니다. 절대다수는 “블레임!”의 시보(이미지 링크 #)처럼 척 봐도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게 생겼죠. 이번에 나온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자동인형은 개발자가 공들여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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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1번, 크루거 가문 소속 용병단이 있습니다. 이쪽은 돈으로 고용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만, 굉장한 혜택을 받을 수 있지요. 가족 전원이 치료비 전액 혜택, 전투용 마도구 구매 비용 전액 대신 부담, 은퇴나 사망 시 평범한 사람은 평생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퇴직금 및 보상금 수령 가능. 이 때문에 그저 돈을 묶인 관계인데도 굉장한 충성심을 자랑합니다. 물론 이런 굉장한 혜택만큼 아무나 들어갈 수는 없고, 복잡한 면접과 서류전형, 입단 시험을 모두 통과해야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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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4 댓글
마드리갈
2021-06-27 17:38:26
오토마타가 존재하는군요, 이 세계에는. 게다가, 매우 정교해서 인간과는 아예 구분이 힘들만큼의 수준을 보이는 오토마타도 있네요. 크루거 백작가문 휘하의 무력조직에서 전투병기가 왜 하청보다 위인지 좀 떨떠름하긴 했는데 납득이 안되는 것도 아니었네요.
니어 오토마타라는 게임의 2B가 연상되기도 해서 꽤나 섬찟해지기도 하네요. 2B는 아름답지만,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이 맹목적인 성격을 암시하는 것인지, 그걸 생각하니 캐릭터의 아름다움이 더욱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 게임 자체가 꽤나 기괴하다고도 하지만...
빅토리아가 저렇게 회복되었고, 에스텔에 저렇게 친근한 태도를 취하는 건 역시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겠네요. 게다가 에스텔에게는 그레고르가 있고, 야시장에서 쌓은 그레고르와의 추억이 있고...독점욕이 강한 저로서는 확실히 공감되고 있어요.
쿠엔틴 회장의 노림수는 대체 뭘까요.
게다가, 밀실의 주인은 대체 누구를 노리고 무엇을 하려는 건지...
크루거 가문 소속의 용병단, 역시 굉장하네요. 현실세계의 스위스용병을 보는 듯한...
스위스용병은 용맹히 싸우다 전장에서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후퇴하지 않는다고 하죠. 그건, 지독하게 가난했던 스위스의 특성상, 만일 자신들이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패주하면 후손들이 용병으로 고용되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결말이 비참할 수밖에 없었기에 후퇴를 선택하지 않았다고...그게 같이 생각나면서 숙연해지고 있어요.
Papillon
2021-06-28 01:05:23
오토마타가 존재하긴 합니다만, 아주 대중화된 것은 아닙니다. 사실 저런 2b나 T-800처럼 인간이나 다름없는 외형은 특수한 제작자 몇몇만 만들 수 있고, 크루거 가문에서 주로 판매하는 것도 얼굴 정도를 제외하면 기계란 것이 보일 정도거든요. 다만, 이런 크루거 가문의 것도 질이 상당히 높은 편이고, 절대다수의 오토마타의 수준은 굉장히 떨어집니다.
쿠엔틴 회장의 구체적인 노림수는 알려드릴 수 없지만, 한 가지 힌트를 드리자면 그는 이전의 사도야행을 겪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림자, 밀실의 주인과 여러 가지 일을 겪게 되었죠.
밀실의 주인을 찾아온 심부름꾼 길드의 인물은 사실 여태까지 여러 번 등장했던 인물입니다. 사실 힌트가 나와 있습니다만, 자세한 건 비밀로 하겠습니다.
SiteOwner
2021-07-10 20:50:19
역시 크루거 가문은 이재에 밝군요. 그것도 굉장히 무서울 정도로.
사실, 기업의 경영이라든지 국가의 운영 같은 면모에서도, 강학상으로도 실제사례로도 크루거 가문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우는 매우 많습니다. 비교적 근래의 사례 중 20세기 후반 미국 자동차업계에서 안전문제를 일부러 소홀히 하여 안전기술을 위한 비용을 아끼고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 배상을 해 주는 방식으로 총비용을 절약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것이라든지(실패), 21세기 들어 토요타의 브레이크 페달 문제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자 기술방식의 변경은 물론 파격적인 할인조치까지 동시단행해서 일시적인 큰 손해를 감수하고 장기적인 이익으로 바꾼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한 것(성공)도 있습니다. 그런데 크루거 가문의 암시장정책은 아무래도 전자, 즉 20세기 후반 미국의 자동차업계같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야시장의 사람들 중 일부는 오토마타. 빅토리아의 존재로 인해 에스텔이 여러모로 동요하는 모습, 그리고 밀실의 주인과 그의 방문객...뭔가 불길한 삼위일체(Sinister Trinity)가 될 것 같습니다.Papillon
2021-07-11 11:58:25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초장기적으로 가면 이득이긴 하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그 안에서 최대의 이익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영법이니까요. 크루거 가문은 그런 면에서 보면 다른 4대 가문보다 한발 앞서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도야행이 진행될수록 도시는 점점 마경이 되어가고 있지요. 이제 슬슬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