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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처음에 '여행' 테마로 그려야겠다 생각하고 그린 터미널의 안마의자인데, 제대로 그린 건지 잘 모르겠어서 적당히 마무리하고 테마도 폐기했습니다. 오히려 오른쪽인 영화 '드라이브(2011)'가 마음 가는 대로 그려져인지 제법 깔끔하게 나왔네요.
제 소설 캐릭터의 설정화를 그린다면 이런 느낌으로 그리는 게 좋을까, 해서 저번에 말씀드린 대로 상반신 컷(중앙)을 하나 그리고 몇 가지 표정이나 상황을 추가로 주변에 그렸습니다.
그림의 내용은 소설에서 앞으로 레스터가 맡게 될 역할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른 캐릭터들도 설정화를 그린다면 아마 이런 형식으로 될 것 같습니다.
마드리갈님의 캐릭터 '키리사와 마코토'의 설정화를 그리기 전에 일단 연습삼아 그린 다른 여캐인데, 참고자료에 있던 헤어스타일이 정말 기묘하게 생겨서 그런지 도무지 여자 느낌이 나지 않네요.
분명히 참고자료에서 보면 여성 헤어스타일인데, 따라그리면 무조건 망가집니다.
선이 정교하게 많이 들어가는 그림체 쪽의, 그러니까 참고자료가 저랑 안 맞아서 그런 것일지도...
어쨌든 셋 다 애매하기는 마찬가지네요. 뭔가 깔끔하게 나오긴 했는데 방향이 애매해서 그런가...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4 댓글
마드리갈
2021-08-28 22:02:27
이렇게 올려주신 그림에 대해서 이제 코멘트하게 되네요.
첫번째 그림은 여러모로 신기하네요.
안마의자 위에서 잘 수도 있는 거네요. 전 국제여객선 라운지 내에서 안마의자를 이용해봤는데 편안하기는커녕 뭔가 고문을 받는 것같은 기분에 시작한 지 몇 초 안되서 그냥 끄고 일어나 버렸거든요.
반면에 가로등 아래 차를 멈추고 홀로 있는 남자의 고독을 즐기는 듯한 모습은 나름대로 품격이 느껴지네요.
두번째 그림에서는 레스터님의 소설 캐릭터인 레스터가 어떤지 보이는 여러 생활상이 보이네요.
다양한 경험이 많네요. 상황실 오퍼레이터로서의 모습이 꽤 인상적으로 보여요. 역시 전문분야가 있다는 게 보여서 그런지.
세번째 그림의 경우는 말씀하신 것과는 다르게 표현이 상당히 잘 되었어요.
대학생 때 아침 일찍 학교에 가면서 학교주변 카페 등에서 저런 다소 정리안된 헤어스타일에 묘하게 무기력하게 보이는 여성고객들을 본 경험이 꽤 잦았다 보니 좋다고 생각했는데...
만드신 작품에 보다 더욱 긍지를 가지셔도 좋아요. 아니, 보다 긍지를 가지셔야죠. 그렇게 생각해요, 적어도 저는.Lester
2021-08-29 01:20:20
1-1. '잘 수는' 있겠죠. 하지만 저는 아무 소리나 감각도 없어야 잘 수 있는 예민한 사람이라, 안마의자에서 자는 건 엄청 피곤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더군요. 이전 회사에서 쭉 앉아 있느라 허리 아파서 좀 쉰다고 대표님 전용(이라고는 하지만 전 직원 사용 가능이라고 공언하심) 안마의자 좀 썼더니 직속상사가 귀신같이 알고 와서 혼내서 좋은 기억도 없고. 역시 그냥 누워 있는 게 편합니다.
1-2. 영화 내용상 주인공인 '운전사'가 고독 내지 냉혹하면서도 나름대로의 도리는 지키는 모습으로 나와서 여러가지로 멋지긴 했죠. 다소 폭력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건 그렇지만요.
2. (중앙에 있는) 메인 이미지는 일반적인 문필가의 모습을 보여줄까 했는데 나중에 존이랑 비교될 것 같아서, 그냥 '저더러 하라고요?' 하는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그리고 배경에는 할 수'는' 있는 행동들을 그려뒀죠. 정말로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요.
3. 실패작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흔한 인물상이었다니 묘하게 좀 위안이 되네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SiteOwner
2021-09-17 21:28:51
세 그림 모두 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을법한 상황이 꽤 생동감있게 묘사되어서 좋습니다.
안마의자가 의외로 인기가 좋은지 요즘은 방송광고도 참 많고 예전에는 무궁화호 열차의 카페열차에도 설치되었던 게 생각납니다. 요즘은 그 카페열차라는 게 자유석객차로 개조되어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만...저 또한 안마의자는 그다지 흥미가 없어서 그러려니 합니다.
가로등 아래에 자동차를 세워놓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남자의 모습, 여기가 변두리라서 그런지 몰라도 간간이 보입니다. 그래서 친근감이 들고 있습니다.
예전에 학원강사를 할 때의 일이었는데, 컴퓨터 및 방송기자재를 잘 다루다 보니 전산실에도 배정된 적이 있었습니다. 두번째 그림에서는 그때 일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저렇게 감시카메라 화면 여러대를 보면서 관리했던 게 생각나기도 했고...그것도 오래전 일입니다.
요즘은 카페를 갈 일 자체가 격감해서 저런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지요. 요즘은 저런 모습까지도 그리워집니다. 헤어스타일은 물론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여성이라는 게 확실히 느껴지니 너무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싸늘한 요즘 날씨 속에서도 이 세 그림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잘 감상했습니다.Lester
2021-09-20 03:11:43
1. 카페열차는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일단 컨셉부터가 하나의 낭만이라 그려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특히 슬로우 라이프를 중시하는 저로서는 비행기보단 열차, 열차보단 배, 배보단 자동차 하듯이 좀 더 느린 것을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2. 분위기 자체는 제법 잘 묘사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스카잔인지 야구 점퍼인지 하는 것은 어째서인지 깡패스러워서 반감이 좀 있지만요.
3. 인간 구조상 같은 자리에서 긴장을 풀지 않는 건 피곤하다 보니 경비같은 직업은 매체에서 게을러 터진 걸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저렇게 여러 대의 CCTV를 감시하는 게 쉬운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저 그림 속의 레스터는 감시가 아니라 상황을 엿보고 상황에 맞게 지시를 내리는 게 목적이지만요.
4. 제가 여성을 잘 안 그려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저 캐릭터는 가슴에 집중하지 않는 이상 계속 남자로 보이는데, 여성이라는 게 확실히 느껴진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어느 의미에선 이 3개 그림 중에서 가장 수확이 크다고 해야겠네요.
잘 감상하셨다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