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音ミク- Schrodingers Katze]
*BGM을 원하지 않으시면 꺼 주세요.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7wYgZ
두 번째 날은 해수욕장에서 몸을 적시고 마음을 불태우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람을 맞춰놓지 않아도 새벽 5시 30분에 눈이 떠졌습니다.
텐트에서 나오자마자 해가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지요.
일출과 함께 하는 아침식사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넘어갔습니다.
집에선 허구한 날 빼먹고는 했던 아침식사였는데 말이지요.
아침식사를 하고 나서 백사장을 둘러보았습니다.
바닷바위는 해초 등이 붙어 살기 때문에 여간 미끄럽지 않고, 또한 날카롭기 때문에 걸음걸이에 온 정성을 쏟아야 합니다.
어떤 아이가 바위에 발가락이 깊게 찢기는 사고가 나서 제가 그 아이의 어머니께 아이를 인솔하고
해수욕장 내에 있는 보건소의 위치를 알려 주었습니다.
바닷바위를 터전으로 하여 살아가는 고둥과 게들입니다.
물론 제가 잡은 것이 아니라, 일찍 일어난 아이들이 잡은 것들이지요.
낮이 되면서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를 노렸다는 듯이 잠수함처럼 초록빛 바닷물에 온 몸을 담그고 깊은 곳까지 자맥질을 하였습니다.
바닷물 속은 소금처럼 짭짤하면서 선풍기처럼 시원했습니다.
더위가 더 심해지자 바닷가에 오는 사람들이 더 늘었습니다.
한창 바다에서 놀다 보니 허기를 느끼고 비빔면과 삼겹살이 돋보였던 점심식사를 지어 먹었습니다.
혹자는 이 모습을 보고 '바닷가에 혼자 여행을 오다니! 다른 사람들과 같이 와야지!' 하고 제게 말하고는 하지만,
저는 '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는 신념이 있기 때문인지 여럿이서 여행하는 것이 좋지만
혼자서 여행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농업기계의 또 다른 사용 사례를 해수욕장에서 찾았습니다.
농촌에서는 이따금 중고 콤바인의 곡물통 및 작업부 등을 떼내고 적재함 등을 달아 개조하여 사용하고는 하는데,
이렇게 해수욕장에서 보트 견인용으로 개조되어 쓰이는 사례는 처음 보네요.
오후가 되면서 초록빛 바닷물과 쪽빛 하늘, 그리고 흰색 구름이 삼위일체가 되어 멋진 풍경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햇살이 너무 강해졌기 때문에 물놀이를 중단하고 텐트로 돌아와 낮잠을 잤지요.
낮잠에서 깨니 저녁 6시 30분이었습니다.
햇볕이 많이 누그러져 있어서 저녁으로 먹을 회를 살 겸 주변 탐사에 나섰습니다.
상주중학교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다와 맞닿아 있습니다.
야영장에서 10분 정도 걸어서 자그마한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이 곳도 해수욕장 근처라고 바가지 상술이 활개를 치고 있더군요.
이 바가지 상술은 저 같은 나홀로 여행객들에게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저는 2인분에 5만원이나 받던 횟값을 3만원으로 깎는 데 성공했습니다.
항구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은 다음 날에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는 제 마음 속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회를 사서 야영장으로 돌아와 맛있는 회덮밥을 저녁으로 지어 먹었습니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밤이 된 바닷가를 산책하며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잠이 쉽사리 오지 않아 야영장 주변에 있던 노점과 소소한 놀이기구를 눈요기로 보다가
텐트로 돌아가 감겨지지 않는 눈꺼풀을 억지로 붙이고 서서히 잠이 들었습니다.
농업은 모든 산업의 기초입니다. 农业是所有产业的基础。La agricultura es la base de todas las industrias.
Agriculture is the foundation of all industries. L'agriculture est le fondement de toutes les industries.
2 댓글
마드리갈
2013-07-23 16:42:15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가 정말 보기만 해도 시원해져요!!
여행지에서의 바가지상술이 옥에 티인 것만 제외하면 참 좋은 여행었다는 게 느껴지고 있어요.
보트 견인장치는 퇴역 콤바인의 부품을 유용해서 만든 거였군요. 처음 알았어요. 저렇게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해요.
그나저나 왜 혼자서 무엇을 하는 걸 부정적으로 보는 걸까요? 학부생 시절에 자취생활을 했는데다 친구, 지인이랑 같이 수업을 듣지 않는 한은 식사를 혼자 해 왔는데, 어떤 책이나 신문기사에서는 혼자 식사하지 마라고 그러는 게 참 보기 싫었어요.
처진방망이
2013-07-24 00:58:17
제 생각에는 혼자서 어떤 것을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가
우리나라 특유의 공동체주의에서 기반된 편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고등학교 3년 내내 기숙사를 사용했고 학교 급식도 혼자서 먹는 데에 익숙해져서 '혼자' 라는 개념에 대해 거리낄 것이 전혀 없었는데
다른 사람이 굳이 '여럿이' 라는 개념을 대입하지 않아도 되는 영역까지 대입하며 참견하는 것은 왠지 짜증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