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uffingtonpost.com/2013/03/15/casey-james-fury-submarine-sentenced_n_2883051.html
원자력잠수함 관련 자료를 찾던 도중에, 미 해군의 USS Miami가 수리중 화재사고로 중정비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런데 화재의 원인이 상당히 충격적이예요.
2012년 3월 23일, USS Miami는 미국 메인주 포츠머스 해군공작창에 입고되어 수리하던 도중, 조선소 직원인 케이시 제임스 퓨리(Casey James Fury)가 직물에 불을 붙여서는 오버홀 중인 잠수함의 수병실에다가 던져넣었어요. 그리고 화재가 발생하여 12시간이 걸려서야 진화되었고, 7명의 부상자를 내었어요. 방화사고를 당한 잠수함은 4억 5천만달러에 달하는 큰 손해를 당했어요. 방화범은 혐의를 인정했어요.
그리고, 2013년 3월 15일, 방화범에 대해서는 확정판결이 났어요.
범인 퓨리에 대해서는 징역 205개월(17년 1개월), 배상금 4억 달러, 그리고 출소후 5년간의 보호관찰이 선고되었어요.
그는 복역하면 되지만, 문제는 그가 내야 할 배상금.
그 배상금 액수가 다 채워질 수 있을까요? 사실 불가능해요.
게다가 방화사고를 당한 잠수함의 처리에도 문제가 있어요.
해군측에서는 2011년에 퇴역한 USS Memphis의 함체를 유용하려 했는데, 문제는 그 퇴역함이 1977년에 취역한 오래된 군함이라서 내압선각이 높은 압력을 받는 잠수함에 동류전환을 하기에는 아무래도 위험해요. 그리고 퇴역함과 사고함이 모두 같은 로스앤젤레스급이라고는 하지만, 퇴역함 멤피스는 초기형인 Flight 1, 마이애미는 급내 최신형인 Improved 688로 사실상 다른 군함이예요. 게다가 마이애미에는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을 위한 수직발사관이 있지만 멤피스에는 그게 없어서, 결국 퇴역함체 유용은 불가능해져요. 그래서 방화사고 진화 후 오버홀 작업을 2015년까지는 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불투명해지고 있어요.
결국, 한 작업원의 어이없는 행동에 엄청난 재해가 일어나고 말았어요. 그리고 그 손해는 고스란히 국가의 부담이 되었어요.
그리고 세계 각지의 안보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진 잠수함이, 입고수리중에 이런 테러를 당해서 상당기간 못 쓰게 되었다는 것도 아주 역설적으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어요. 역시 적은 내부에 있다는 말이 맞는 걸까요.
진압에 12시간이 걸릴만큼 엄청났던 화재사고에 사망자가 없었고, 원자로에 피해가 없어서 방사능 관련 사고가 나지 않았다는 게 천만다행이예요.
지난 해에 있었던 이 대참사에서 무엇을 느끼셨나요?
나날이 예측하기 힘들어지는 세상이 두려워지고 있어요.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7 댓글
데하카
2013-07-25 22:32:54
비슷한 예로 일본군은 저것 때문에 함선을 통째로 날려먹었죠. 그런데 그것도 일본군 특유의 문화의 측면에서 따져보면 결국은 터질 사건...
마드리갈
2013-07-26 04:23:33
일본군의 그 사례가 어떤 것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계시는지요?
여러 사례를 보면, 대체 일본군이 전쟁수행의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문제점을 많이 보이고 있어요. 예의 저 사건과 비슷한 것까지 있었다는 건 시대를 얼마나 앞선 건지...
그런 분야에서 선구적일 필요는 전혀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데 말이죠...
대왕고래
2013-07-25 23:14:48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건지 싶습니다. 아니, 불타는 것을 굳이 확인하고 싶었던 걸까요? 이유를 모르겠어요.
마드리갈
2013-07-26 04:27:50
상식없는 사람이 저지르는 행동이 얼마나 큰 후유증을 남기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예요.
국내의 경우도,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이나 사이코패스에 의한 연쇄살인사건 등이 남긴 상처는 굉장히 크게 남아 있어요. 시간이 꽤 많이 흘렀지만 치유될 수 없는,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을 고통과 죽음으로 몰아넣는 상처가 심해요.
어떻게 해군공작창에 저런 자가 취업할 수 있었는지도 정말 의문이 안 들 수가 없어요.
최대의 적은 적성국이 아니라 자국 시설내의 직원이라는 이 역설적 상황이 참 두려워요.
하네카와츠바사
2013-07-25 23:20:48
내부의 적이 제일 무섭다는 개념은 게임에서도 있습니다. 25명이 합동해서 공략하는 보스인데 그 중에 단 한 명만 실패하면 나머지 24명이 아무리 잘 해도 못 깨는 보스가 있었죠. 그럴 때 자주 실수하는 1명은 정말 내부의 적 취급 받습니다. 오죽하면 적과 싸우는 게 아니라 내부의 적과 싸운다는 말까지 나올까요...
하네카와츠바사
2013-07-26 09:24:06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게임이라 그리 무서울 건 없습니다. 다만 깰 수가 없으니 짜증이 날 뿐이죠. 거기다 이 경우의 내부의 적은 악의를 가진 게 아니라 잘 하고 싶어도 주의력이 부족해서 상황 대처를 못하는 경우이기도 해서... 그래도 현실에서 위기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감합니다.
마드리갈
2013-07-26 04:33:15
그것 참 무서운 상황이네요...
내부의 적은, 신뢰를 파괴하고 "내가 살기 위해서는 아군이라도 죽일 수 있다" 라는 판단을 정당화시키니까 특히 위험해요. 그래서 내부의 적은 만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발견하면 바로 대항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희생이 더욱 커지니까요.
서울메트로에 취업한 간첩 등의 사례도 있는 국내에서는 주요 전략설비에서의 위기관리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을까요. 설마 원자력발전소의 위조부품같이 대응하는 건 아닐지가 걱정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