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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부가 수상하다!] 115화 - 한밤의 게임방송(1)

시어하트어택, 2023-08-23 07:35:19

조회 수
117

정원 한쪽에 떠 있는 그 의문에 싸인 무언가를 다시 한번 본다. 민이 막 집에 들어가려는 순간이었기에, 귀찮기는 하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인다. 자세히 보니, 연못 위에 떠서 정지 비행을 하고 있는 기계 같아 보인다. 확실히 생물은 아니어서 그나마 좀 다행이기는 한데, 그래도 그게 이리저리 빛을 내는 게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에이, 뭐냐고...”
그 보라색으로 빛나는 무언가에 다가가기 전, 여차하면 저 멀리 날려버릴 준비까지 하고, 한 걸음 한 걸음씩 점점 다가가 본다.
“뭐야, 왜 저렇게 요란하게 빛을 내는 거야?”
그렇게 민이 정원 위에 떠 있는 무언가를 향해 발걸음을 더 옮기려는데...
“거기서 뭐 하니?”
어머니의 목소리가 집 안에서 들려온다. 그러고 보니, 바로 옆이 안방이다. 그리고 어머니가 방 안에서 민을 빤히 보고 있는 게 보인다. 살짝 보니, 민의 어머니는 방 안에서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쪽 벽을 차지하고 있는 홀로그램으로 된 현황판, 그리고 로봇이 책들을 날라다 주고 있는 건 알 수 있다.
“어... 그러니까...”
민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난감한지, 다른 데를 보며 잠시 머뭇거리다가, 막 뭐라고 입을 열려고 한다. 하지만, 민의 입보다 어머니의 입이 더 빨랐다.
“설마 엄마네 회사 홍보물 처음 보는 건 아니겠지?”
“네...? 어...”
그러고 보니 둥둥 떠다니는 그것의 측면에 ‘이지스 마이닝’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찍혀 있다. 이지스 마이닝이라면 민의 어머니 집안에서 운영하는 회사다. 그걸 보고서, ‘휴’ 하고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었는지, 그 둥둥 떠다니는 드론을 잠시 보다가, 이윽고 집으로 들어간다. 그러고 나서 시계를 보고는, 혼잣말 아닌 혼잣말을 한다.
“어, 시간이 벌써 저렇게 됐네. 빨리 씻고 방에 들어가야지!”

한편 그 시간, 아파트 단지 소공원.
“좋아, 간다. 너, 후회는 없지?”
슬레인이 올리버에게 그렇게 말하고서 달려들려는데...
“오호, 여기 있었네!”
갑자기, 또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가 슬레인의 뒤에서 들린다. 그것도, 바로 3m 이내의 등 뒤에서다. 거리가 적당히 있었다면 어떻게든 슬레인도 대처를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이 거리는 너무 가깝다. 그래도 할 수 있다면, 뒤에 있는 사람을 기습해서 뭐라도 할 수야 있겠지만.
“어, 선배님이었어요?”
“아니, 너 누구야...”
“미스터리가 있는데, 달려들지 않는 게 이상하지 않겠어요?”
“아니, 무슨...”
슬레인의 바로 등 뒤에서 그렇게 말한 사람은 다름 아닌 MI스터리의 라인하르트다. 뛰어오기라도 한 건지, 얼굴은 온통 벌겋고, 입에서는 거친 숨을 내쉬고 있다.?
“릴리스가 여기 마왕성이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후... 그래서 헐레벌떡 달려왔죠.”
“야, 잠깐...”
슬레인이 라인하르트의 말에 뭐라고 반박을 하려고 해 보지만,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왜 이럴 때만 말이 안 나오는 건가, 슬레인은 한탄하지만, 슬레인의 혀는 불행히도 슬레인의 편이 아니다. 혀가 꼬여 버렸는지, 말이 슬레인의 입에서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요. 선배님 여기서 마왕성에 어떻게든 관여를 한 건 맞죠?”
“하... 그게... 그러니까...”
말은 잘 나오지 않아도, 지금 슬레인은 정말 미쳐 버릴 것 같은 기분이다.
‘왜 말은 내 뜻대로 안 나오는데! 나는 지금 이게 내가 한 게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다고! 그리고 왜 다 내가 이 마왕성을 만드냐고 하는데! 그리핀... 그리핀은 어디 있어!’
하지만 이미 늦어 버렸다. 충분히 대처할 만한 골든타임도 지나 버렸고, 거기에다가 지금 와서 도망을 가기도 늦어 버린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슬레인과 토오루, 그리고 공원에 둥둥 떠 있는 마왕성을 묶어 버린 상황이다. 마치 경찰이 현장 보존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오, 이걸로 마왕성 이슈는 끝났다고 봐도 되겠지?”
마침 토오루를 붙잡고 있던 올리버를 본 라인하르트가 마치 합동작전이라도 편 것처럼 말한다.?
“그러니까. 부탁을 했는데 이렇게 와 줘서 고맙고.”
“에이, 친구를 돕는 건데 당연하지 않냐? 나야 또 다른 심령현상을 추적할 목적도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소기의 목적도 달성했으니, 이만하면 만족스럽다고.”
그런데 바로 그때.
“어...?”
라인하르트의 전화에 메시지 도착음이 울린다. 그래서 메시지를 확인해 보니, 차논으로부터 온 메시지다.

[오늘은 이만 가자. 내일 보자고]

“에이, 선배님은 왜 하필 이런 시간에. 점점 재미가 있어지려고 하는데!”
그래도 메시지를 보낸 상황을 보면 별 이유없이 보낸 것도 아닐 터다. 그렇게 아쉬워하며, 라인하르트는 자리를 뜨기 전, 올리버에게 인사를 건넨다.
“야, 나 간다. 그럼 내일 또 보자고!”
“야, 어딜 가? 지금 나 혼자 놔두고 가려고?”
당연히 올리버는 갑자기 라인하르트가 간다고 하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라인하르트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래도 그냥 가기는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는지, 재빨리 토오루의 정강이를 한번 차고 가는 건 잊지 않는다.
“아윽! 야! 왜 차!”
토오루가 콩콩 뛰며 말하자, 라인하르트는 마치 두더지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올라간 두더지를 망치로 치기라도 하는 듯, 토오루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말한다.
“네가 더 잘 알잖아.”
“야! 나는 이 마왕성을 만들지 않았다고!”
토오루가 그렇게 항변해 봐도, 라인하르트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아니, 듣기는 들었으되, 더 들을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 건지, 빠르게 그 자리를 벗어나며 한마디 남긴다.
“네가 알아서 잘 변명해 봐.”
그리고 라인하르트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그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가고 보니, 차논이 갑자기 그 메시지를 왜 보냈던 건지 문득 궁금해진다. 그래서 전화를 해 보려고 하다가, 문득 길거리 한쪽, 지하철역 출입구 옆에 난데없이 생긴 소용돌이 같은 무언가가 눈에 띈다.
“뭐냐... 저건?”
문득 궁금해진다. 저 난데없이 생긴 소용돌이, 마치 불쑥 끼어든 것처럼 갑자기 눈에 보인 그 소용돌이 말이다. 라인하르트가 그 소용돌이를 조금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소용돌이에 가까이 다가가려는데...

♩♪♬♩♪♬♩♪♬

“응? 웬 전화냐? 누구한테서 온 전화지?”
라인하르트가 전화를 받아보니, 집에서 온 전화다. 그것도 아버지로부터의 전화다.
“라인하르트! 얼른 오라고!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아, 알았어요. 빨리 갈게요.”
라인하르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 알 수 없는 소용돌이를 찍는다. 그렇게라도 해야 조금은 마음이 편할 것 같다. 그리고서 발걸음을 재촉해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오후 9시, 민은 집에 들어와서, 게임이 아닌 ‘다른 재미있는 무언가’를 위해 컴퓨터를 막 틀던 참이다. 문득, 컴퓨터를 틀고 보니, 어떤 방송을 볼지 말 그대로 선택을 하지를 못하겠다. 지금 포털 메인에 나온 게임 방송 목록만 해도, 재미있는 게임들이 많고, 또 그 게임들마다 유명한 스트리머들이 마치 ‘이리로 오라’는 듯 이리저리 튀는 섬네일들을 보여주고 있다.
‘에이, 까짓것 좋아. 아무거나 고르자.’
막 그렇게 생각하고서, 아무거나 고른다. 그렇게 해서 고른 스트리머의 이름은 ‘마키나’라고 하는데, <트리플 버스터즈>에서 꽤 랭킹이 높은 유저인 듯하다. 몇 가지 영상을 훑어보니 캐릭터를 랜덤으로 고르고 1위를 하는 영상, 화면의 반을 가리고 자신보다 상위 랭킹의 게이머와 대등한 플레이를 하는 영상, 그리고 1대 8로 다른 유저들을 이기는 영상 등이 있다. 지금도 막 누군가와 경기를 하고 있는 참이다.
“어디 한번...”
딱 보니 동시 시청자는 5000명 정도 되는 듯하다. 원래부터 이 정도인지, 아니면 게임을 해서 일시적으로 시청자 수가 늘어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만큼 인기가 있는 건 분명해 보이니, 그걸 그냥 보기로 한다. 조금 보다 보니, 마키나라는 스트리머는 민이나 친구들이 쓰는 방법을 쓰지 않고도 꽤나 능숙하게 상대방의 기습을 잡아내고, 역으로 기습까지 성공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야, 나는 아무리 해도 저렇게는 못 하겠는데... 토마는 자기도 잘 한다면서 왜 이런 건 안 챙겨보는 건지 몰라.”
그렇게 한마디 하고서, 옆에 미리 따라 둔 음료수를 마시고는 다시 방송을 보려는데...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에이, 무슨 팝업이 이렇게 많이 떠.”
채팅창이라고는 해도 그 채팅창을 가릴 정도로 팝업이 많이 뜨니, 거슬릴 수밖에 없다. 그래도 혹시 궁금해서 메시지를 하나 열어 보니, 이런 메시지가 떠 있다.

[게임방송 ? 즉시 이동 요망!]
[언제나 즐거운 게임방송, SRTV!]

SRTV라면, 아까 셰릴이 말한 그 게임방송 채널 이름이다. 물론 아까 셰릴과 마주쳐서 셰릴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적에, 셰릴이 하는 말을 건성으로 흘려듣기는 했지만, 채널 이름만은 확실히 기억했다. 그런데 셰릴 또한 민을 기억하고서 이러는 것 같다.
“에이, 왜 자꾸 귀찮게...”
그러면서 그 메시지의 발신 유저의 닉네임 옆에 있는 ‘알림 끔’ 버튼을 누른다.

한편 그 시간, 셰릴은 한참 방송을 진행하는 중이다. 표시된 시청자는 9322명, 그리고 채팅방 역시 몇 초마다 쭉쭉 올라가는 중이다. 물론 셰릴은 그 중에도 홍보는 빼놓지 않는다. 자주 쓰는 메시지가 몇 가지 있는지, 그걸 미리 저장해 놨다가 시간이 될 때마다 뿌리는 방식이다.
“에이, 오늘은 왜 이렇게 안 풀리냐? 시청자 여러분, 여러분의 기운을 제게 좀 불어넣어 줘요! 꼭이요! 후원은 잊지 말고!”
게임 진행이 잘 안 되자, 마치 미리 준비한 듯한 말을 하더니, 또다시 준비한 그 홍보 메시지를 뿌리기 시작한다. 물론, 이번에는 아까 만난 그 특정한 누군가에게도 홍보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셰릴도 아까 그 사람이 그냥 건성으로 듣고 흘린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채널 이름은 자신이 생각해도 워낙에 인상 깊게 알렸기 때문에 기억해줄 것으로 생각하고 보내는 것이다.
“자, 자, 여러분, 이제 이쪽으로 가면... 어, 아니? 말도 안돼!”
‘어디, 볼까... 답이 오기는 하나...’
겉으로는 추임새까지 넣어 가며 방송을 진행하면서도, 속으로는 홍보를 하는 그 누군가가 봐 줄 걸 내심 기대하며 방송을 진행하던 셰릴에게, 메시지 하나가 도착한다.

[메시지를 수신할 수 없습니다]

“뭐야...”
메시지를 잠시 뚫어지라 보던 셰릴은, 이윽고 약간은 격해진 반응을 보인다.
“이건 말도 안 돼... 내가 무시당하다니? 아무리 내가 홍보를 많이 한다고는 해도 이렇게 대놓고 무시당하지는 않았는데...”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4 댓글

마드리갈

2023-08-23 18:08:51

문제의 이상한 것은 이지스 마이닝의 홍보물이었군요. 역시 이상한 것이 많이 출몰하니 저런 것에도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어요.

슬레인과 토오루는 억울하겠지만 상황이 그들의 편이 아니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겠네요. 그래도 평소의 행적이 행적이다 보니 지금 와서 어떻게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답이 없네요.


셰릴의 저런 성향, 이해할 수 없다고 단언은 못하지만 그래도 자기본위가 강한 것도 사실이고..

시어하트어택

2023-08-27 21:56:08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이런 데 쓰기도 적절하겠죠. 아무래도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나니까 말이죠.


슬레인과 토오루 입장에서는 정말 할 말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상황은 그들의 편이 아니죠...

SiteOwner

2023-09-16 16:12:02

이지스 마이닝의 광고 홍보물...

아무리 어머니의 회사의 광고물이라고 하지만 그게 지금 민의 눈에 제대로 들어올 리가 없겠지요. 그나저나 광업회사가 저렇게 저런 것을 만드는 것도 신기합니다. 국내의 고려아연이나 해외의 광업회사인 영국-호주의 리오틴토(Rio Tinto)나 스웨덴의 LKAB 등이 저런 광고물을 만드는 상황을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야말로 쇼를 하는 상황이군요. 슬레인과 라인하르트와 토오루의 상황은 당사자들에게는 환장할 노릇이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무슨 슬랩스틱 코미디를 하는 건지...

셰릴은 또 메시지 거부에 속이 뒤집어져 있군요. 저렇게라도 관심을 받고 싶은지...

시어하트어택

2023-09-18 22:49:46

가끔 공원에서 행사를 할 때 에너지 기업이 비행선에 광고를 띄워 놓고 다니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크기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 에피소드에 나오는 홍보물도 그런 차원에서 만들어진 겁니다.


셰릴은 정말 관심을 받고 싶다면 그 뭐라도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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