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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담이 에디의 뒤로 돌아가 본다. 그런데, 에디가 더욱 격한 반응을 보인다. 얼굴이 확 일그러진 게 예담이 봐도 눈에 훤히 보이는 데다가, 입에서 씩씩거리는 소리가 듣고 싶지 않아도 들릴 정도다.
“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나한테 그렇게 말해도 되는 거야! 그리고 나하고 말하다 말고 뭐 하는 짓이야!”
“에디, 너 진짜 왜 그래? 나는 정말 네가 걱정되어서...”
“시끄러! 시끄러! 시끄러! 당장 거기에서 꺼져!”
에디가 정말 난데없이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더욱 이상한 건, 예담이 뒤로 돌아가자마자 에디가 그런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바로 그때, 예담의 머릿속에는 하나의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혹시, 에디 저 녀석, 내가 아는 에디가 아닐 수도 있나?”
그렇게 생각이 미치자, 예담은 에디의 뒤쪽으로 슬금슬금 다가가, 등 쪽을 ‘따뜻하게’ 데운다. 물론 진짜로 데운다는 건 아니고, 등에 두 손을 갖다 댄 것이다. 그러자, 안 그래도 격했던 에디의 반응이 더욱 격해진다.
“뭐 해! 당장 꺼져! 꺼져!”
“너 진짜 왜 그러냐? 내가 아는 에디는, 소심해도 장난을 치면 다 받아 주던데.”
“시끄럽다고! 거기서 당장 네 손을 치워!”
“에디?”
예담의 말에도 에디는 계속해서 고래고래 소리지른다. 그러자, 예담에게 본격적인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너, 에디 맞기는 하냐?”
그런데 에디의 얼굴은, 이제 예담에게 물리적으로 무언가를 해 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된다.
“닥치고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꺼져, 꺼지라고!”
예담은 그렇게 돌변, 아니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되어 버린 에디를 보고는, 지레 겁이라도 먹었는지 슬금슬금 그 자리를 벗어난다. 그러면서도, 에디의 행동을 살피는 건 잊지 않는다. 에디는
“완전히... 무슨 어디 게임이나 영화에 나오는 감시자 같잖아. 에디는 저렇게 행동하지 않는데? 진짜 에디, 누구한테 빙의라도 된 건가?”
그렇게 예담은 알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가로젓고는, 에디의 옆을 떠나 다시 자기 교실로 향한다.
그리고, 민은 아까 타토에게서 받은 메시지를 다시 본다.
“뭘 보여줄 게 있다고 나한테 메시지까지 다 보낸 거지? 설마 또 이상한 건 아니겠지...”
이래저래, 귀찮음과 호기심이 머릿속에 둘 다 사로잡는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머리는 어서 그것을 알고 싶어하지만, 몸은 여기 앉아 있으라고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구든 같이 갈 사람을 구해서 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이 거기에 닿자, 민은 곧장 교실로 다시 들어가, 같이 4학년 교실로 갈 ‘동료’를 구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아니, 같이 가려니까 왜 애들이 없는 거냐고.”
민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다시 복도로 나온다. 이래 가지고는 거기에 갈 만한 동기도 없어지게 생겼다. 하는 수 없이, 다시 교실로 들어가려는데, 누군가 민의 앞을 가로막는다.
“에이, 뭐야? 나 귀찮게 하지 말고...”
“뭐야, ‘귀찮다’니! 친구한테 그렇게 말하면 쓰냐!”
민에게 그렇게 말하는 건 어제 만났던 마시모다. 마시모는 아직도 꽤나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좀처럼 쉽게 자신감을 얻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민이 앞에 있으니 그렇게까지 주눅이 들지는 않은 모양이다. 아무튼, 마시모의 그 말에, 민은 의심을 거두고는 곧 마시모를 돌아보며 말한다.
“너 어제는 정말 괜찮았던 거야?”
“아, 이런 상황은 나도 익숙해. 뭐, 선배들이 저러는 것쯤이야, 나에게는 좀 흔한 일이고.”
마시모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처럼 말하지만, 시선은 어디에 둘지 모르는 것 같고, 은근히 무언가 두려움을 품고 있는 시선은 민을 불편하게도 한다.
“야, 진짜 뭐 있는 거 아니지? 내가 다 불편하다니까? 뭐 있으면 좀 솔직하게...”
그렇게 말하려다가, 민은 무언가 이상한 것을 눈치챈 모양이다.
“뭐가 밑에 기어 다니는 것 같은데?”
“응, 뭐가...”
그렇게 말하다가, 마시모는 무언가 발에 걸린 걸 알아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인형이 있다.
“아니, 인형이잖아? 그것도, 어디 장난감 가게에서 파는 것 같은 인형.”
“말도 안 돼. 봉제인형이 어디 혼자서 기어다닌다고.”
그렇게 말하다가, 민 역시 자기 발 아래를 내려다보고는, 마시모의 그 말에 동의한다.
“어... 정말이네. 내 발 밑에 있는 건 무언가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신발도 신겼고... 그런데, 이 인형들은 도대체 어디서 와서 이렇게 혼자서 기어 다니는 거지? 나는 잘 모르겠네.”
“아무래도, 이것도 누가 조종하는 것 같은데.”
“뭐야, 너 혹시 그 인형 조종한 거 아니야?”
민은 마시모에게 그렇게 묻지만, 마시모는 자신도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민에게 따져 물으려는 듯도 하다.
“너 진짜 모르는 거야, 아니면 뭘 숨기고 있는 거야?”
“숨기는 거 아니라니까...”
한편, 아멜리는 방송실에서 후배들과 모여서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던 참이다.
“에이, 선배님, 설마 그거 오늘도 하자고 하는 건 아니겠죠?”
“아니야! 내가 이거 딱 스쳐 지나가듯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뿐인데 뭐.”
“전에처럼 또 갑자기 예정에도 없던 경품 행사 한다고 해서, 저희도 얼마나 바빴는지 몰라요! 왜 괜히 그런 건 해서...”
“폴라, 그래도 얻어 먹을 건 다 얻어먹었잖아! 먹어 놓고서 말이 많아.”
후배 조셉이 ‘폴라’라고 불린 후배를 보고 그렇게 말하자, 아멜리는 다 안다는 듯 깔깔거리며 웃는다.
“자, 그래! 그러면 오늘 즉석 퀴즈쇼는 내가 비용을 댈 테니...”
“설마 선배님, 그 많은 돈이 또 어디서 났어요? 혹시 부모님한테 떼를 써서...”
그렇게 말하던 조셉이, 문득 창밖을 보더니 말한다.
“잠깐, 선배님, 저 운동장 쪽에 뭐 보이죠?”
“어? 그래, 그래. 보이네. 뭐냐...”
아멜리의 눈에 보이는 건, 웬 눈사람들이 운동장에 하나둘씩 나와서 기웃거리는 모습이다. 그런데, 눈사람은 지금 같은 계절과는 꽤 거리가 있는 것들이고, 더군다나 학교 운동장에 저렇게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무리를 짓고 움직이는 걸 보니 더욱 불안하다.
“저것들, 왜 저래. 혹시, 누군가의 초능력...”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아멜리는, 곧 한 명의 후배를 생각해 낸다. 저런 눈사람을 만들어낼 만한 능력자라면 딱 한 명 있기 때문이다.
약 1분 뒤, 방송실의 문을 한 미린고 여학생이 두드린다.
“어, 들어와.”
아멜리는 그 후배를 보고는 곧장 방송실의 창을 열고 말한다.
“저거, 네가 그랬어?”
“아니에요, 제가 안 그랬는데요?”
“눈사람은 뭔데? 내가 알기로는 얼음이나 그런 초능력을 쓸 수 있는 건 이 학교에서 너뿐인데? 네가 안 한다면 누가 하는데?”
아멜리는 당연히 그렇게 물을 수밖에 없기는 하지만, 현애 역시도 자신이 어제 보고 직접 상대까지 했기 때문에 더 지지 않고 말한다.
“그러니까 선배님, 지금 말하자면 좀 긴데요... 제가 글쎄, 어제 저 눈사람들하고 싸우기까지 했다니까요? 못 믿겠으면 다른 후배를 불러올 수도 있는데...”
아멜리는 현애가 하는 말을 여전히 못 믿겠는 건지,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머리를 흔들기도 한 다음, 바로 입을 연다.
“그러면, 그 후배를 한번 불러올 수 있겠어?”
“에이, 무슨 일을 그렇게 복잡하게 할 필요가 있나요? 그냥 제가 한 번 더 내려가서 정리하면 될 텐데.”
“뭐 숨기는 게 있는 거... 아니지?”
아멜리는 여전히 그 말을 온전히 믿지 못하겠는지, 현애에게서 자꾸만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그런데, 아멜리가 운동장에서 또다른 무언가를 본 모양이다.
“야, 조셉, 저거 뭐냐?”
“네? 선배님, 또 투명인간이 있어요?”
“아니, 저기...”
아멜리가 가리키는 곳은 운동장의 한쪽. 잠망경 같은 게 어디에 숨지도 않고 돌아다니는 모습이다.
“잠수할 때 사용하는 것일 텐데, 왜 저런 데서 돌아다니고 있지?”
“에이, 선배님이 잘못 본 거겠죠! 잠망경이 왜 땅을 돌아다녀요.”
조셉의 귀찮아하는 듯한 그 말에 아멜리는 다른 후배들을 부른다. 그 후배들 역시 잠망경 같은 것을 본다. 하지만 도대체 무엇 때문에 여기 있는 건지는, 다들 짐작하기 어려워한다.
그리고 그건 역시 괜한 걱정이 아니다.
“또야, 누가 찍는 것 같다고.”
미린고등학교 3학년 C반 교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코하쿠는 또 누군가가 자신을 엿보고 있다는 그런 예감을 품는다. 물론 그 누군가가 엿본다는 사실 자체는 알지만, 아직은 막연한 추측일 뿐이다.
“야, 코하쿠. 너 이제 뭐 촬영하러 가야 한다며. 그런데 왜 그래?”
“아, 아니야, 하이디. 별 일 아니야. 그냥 내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은데...”
하지만 하이디라고 불린 그 코하쿠의 동급생은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것 같다. 그 알 수 없는 기분 나쁜 시선이, 자신에게도 향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것이다.
“누가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찍는다는 말은 들은 것 같은데, 뭐지?”
거기에 생각이 닿자, 하이디는 교실을 빠져나간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어, 예담은 식당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밥을 먹는 중이다.
어제 봤던, 편의점이 있는 2층 건물이 떠오른다. 정확히는 거기에 있던 사람이다. 그게 에디였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에디와 닮은 사람이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예담의 기억에는 그 건물이 쉬이 잊히지 않는다.
마침, 양옆을 보니 에디와 같은 A반의 남학생 두 명이 앉아 있다.
“야, 레이리하고 그리핀이냐? 너희들, 마침 잘 됐다.”
“뭐가 잘 돼?”
레이리와 그리핀은 예담이 갑자기라고는 할 것은 없지만, 아무튼 말을 걸어오니 궁금함을 참지 못하게 되었는지, 밥을 먹다 말고 예담이 하려는 말에 BB한다.
“그러니까... 너희 반에 에디 있잖아. 요새 뭐 이상하지 않냐?”
“에디가 왜? 에디가 너한테 뭐 못 할 짓이라도 했냐?”
“그러게. 에디 그 애, 그냥 조용히 있던 애잖아. 갑자기 뭘 잘못 먹기라도 한 건 아니겠지?”
“사실 그게 아니라니까.”
예담은 다른 사람들이 볼까봐, 목소리를 더욱 낮추고 말한다.
“그러기만 했다면 내가 이럴 일도 없지! 사실, 에디가 에디가 아닌 것 같아!”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너는.”
그런데, 그리핀이 그렇게 말하던 것을 레이리가 문득 자신이 뭔가 알겠다는 듯, 자신이 아는 것을 말하기 시작한다.
“아, 맞아. 네 말 들으니까 좀 알 것 같은데, 에디 저 녀석, 그저께부턴가 말투가 갑자기 확 바뀌었다니까? 말투만 바뀐 것도 아니라고. 무슨 발걸음도 확 달라졌고...”
그런데, 레이리가 그렇게 말하다가, 갑자기 무언가 이상한 것을 본 모양이다.
“야, 저기 뭐가 기어다니는 것 같은데.”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1 댓글
마드리갈
2025-04-02 23:59:42
정말 등 뒤에 뭔가 붙었고 그게 에디를 조종하는 것 같네요. 그래서 예담이 에디의 뒤를 확인하려 들자 격렬히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네요. 물론 누구라도 자신의 바로 뒤에 가까이 있으면 꺼려하기 마련이고, 대중교통 안에서 치한을 만난 적도 있다 보니 누군가가 등에 밀착하는 듯한 건 매우 싫지만...
에디가 다른 사람이 된 것같이 여기는 사람들은 예담 말고도 더 있군요. 역시 여러모로 수상해요.
봉제인형이 자력으로 돌아다니고 잠망경이 운동장의 지면에서 솟아나는가 하면 누군가는 코하쿠를 도촬하는 듯하고..정말 혼란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