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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하지 못한 토요일

마드리갈, 2016-05-28 20:37:00

조회 수
177

이번주 토요일은 평온하게 쉴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평온하지 못했어요.

오전에는 꿈이 이상했고, 오후에는 불청객 탓에 낮잠을 방해받고 그랬으니까요.


새벽에 맥주 1캔을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보통 이 경우 끊기지 않고 깊게 잠들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크게 달랐어요.

중간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괴이한 꿈까지 꾸었으니까요.

꿈속의 저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나라인 말레이시아에 있었고 절도죄의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되어 있는 상태였어요. 그런데 처음부터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았으니 현지 경찰이 아무리 저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해도 그게 가능할 리가 없었어요. 결국 혐의가 없어서 풀려난 상황까지 보고 잠에서 깨었어요. 왜 하필이면 말레이시아인 걸까요...


꿈은 그렇다고 쳐도, 그 다음 상황이 문제,

점심식사를 하고 취미활동을 하다가 낮잠을 자게 되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벨이 울리네요. 누가 찾아왔나 해서 물어보니 주방 후드 점검을 하러 왔다는데...

신청한 적도 없고 사실 아파트 각호의 내부점검 관련은 안내방송으로 사전에 공지하니까 이상했어요. 그래서 그런 거 신청한 적이 없다고 하니까 자꾸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네요? 그리고는 찾아온 사람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어요.

"후드 점검하고 당신한테 필터 팔아야 하니까 문 열어요!!"

관심없다고 돌아가라고 하니까 문 너머에서 세발아 네발아...


괴이한 꿈도 모자라서 불청객까지 찾아오는 바람에 오늘은 평온하지 못한 토요일이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대왕고래

2016-05-28 20:43:09

잡상인 참 당당하군요. 팔아야하니 문 열어달라니... 그 기백으로 다른 일을 알아보지....

저는 연구실에 왠 카드 만들라는 아줌마가 들어온 적이 있었죠. 처음엔 왠 아주머니가 계셔서 연구실에 아는 사람이 있는가 했더니 카드 만들라는 거... 대체 어느 틈에 들어왔는지 싶었죠. 연구실 사람들도 벙쪘더라고요.

마드리갈

2016-05-28 20:48:05

그러게요. 당당한 것 하나는 칭찬을 해줘야 하는 거까요.

안그래도 인근 지역 내에 저렇게 후드 점검을 내세워서 후드필터를 강매하는 유형의 사기가 꽤 있다 보니 아파트단지 차원에서 경계를 하고 있는 실정이예요. 그런데 오늘 일어난 일은...게다가 기분좋게 낮잠을 즐기려다가 방해받으니 기분이 몇 배로 나빠지고 있어요.


신용카드나 보험 등의 모집인이 별별 곳에 다 침투하는군요. 그것도 연구실에...

정말 주의해야겠어요. 자칫하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니...

파스큘라

2016-05-29 12:57:11

요새들어 참 이상한 사람들 많아요.

남에게 민폐 끼치는걸 왜들 그리 좋아해서 안달인지 참...

마드리갈

2016-05-29 19:05:31

그러게요. 이상한 사람들이 널렸어요. 생면부지의 사람을 살해하거나 폭행하는 강력범죄자부터 평온한 생활을 방해하는 온갖 크고 작은 유형의 인물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해요. 일본어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헨시츠샤(?質者), 글자 그대로 변질된 인간이라고 부르는데, 이 표현이 참 적절해요.


오늘은 다행히도, 평온하네요.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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