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약어의 역설

SiteOwner, 2020-10-28 23:16:54

조회 수
127

요즘 정규 매스미디어든 인터넷이든간에 약어(略語)가 많이 등장합니다.

물론 약어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며, 언어의 경제성 측면에서 약어는 필수적입니다. 사실 레이더(Radar, Radio Detecting and Ranging), 레이저(Laser,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 같은 말은 원문으로만 쓰기에는 너무도 길어서 약어로서 통하는 게 일반적이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것까지 줄여야 하는지는 생각을 해 봐야 합니다.

즉, 언어의 경제성이 도리어 불경제를 초래하는 상황이 생기기에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일례로 이런 것이 있습니다. "?알못" 같은 말.

딱히 줄여써야 하는지도 의문이고, 사실 거의 비슷한 길이로 어원을 모르는 사람에게 추가설명 없이 쓸 수 있는 표현도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약간 연습을 해 보겠습니다.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을 위의 약어로 쓰면 "컴알못" 이 되는데, "?알못" 이 "?을 알지 못함" 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보다 더 짧은 말이 있습니다. 요즘은 빈도가 줄어든 "컴맹" 이라는 말도 있는데다, 어떤 분야를 잘 모를 때에는 "문외한" 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반드시 "컴알못" 을 써야 할 당위성은 없습니다. 게다가, 그 어휘가 무엇의 약어인지를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할 때에는 의도와는 반대로 원래의 뜻을 설명해야 하니까 언어의 경제성을 달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불경제가 초래됩니다.


그래서 약어의 역설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포럼에서 과도한 축약어 관련으로는 그 자체로의 명문의 규정이 없으나, 해당 어휘는 이용규칙 게시판 제9조의 현대의 표준 한국어에서 벗어난 것으로 제10조에서 언급된 인터넷 속어로 간주하여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0-11-28 22:59:11

사실 X알못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기는 하죠. 근데 그걸 언론이 굳이 할 필요는 없죠.

저런 약어를 막 사용하면 언론이 엄청 싸보이는 느낌이 없잖아 있어요. 굳이 싸보이는 이미지를 가져갈 이유는 없어요.

SiteOwner

2020-11-29 20:21:26

그렇습니다. 언론의 역할은 말과 글을 다듬고 모범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지 생기는 아무 말이나 그냥 끌어모아서 막 쏟아내는 게 아닙니다. 게다가 무분별하게 남발된 속어는 언론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본질도 격하해 버립니다. 살아있는 언어를 쓰지 않고 어떻게 기사나 프로그램을 작성하느냐 하는 언론계 사람들의 반발은, 그만큼 언어에 대한 진지함이 결여되어 있음을 반증하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언론이 국어생활의 적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가면 갈수록.

Board Menu

목록

Page 76 / 29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update
SiteOwner 2024-03-28 135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54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36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0
  • update
마드리갈 2020-02-20 3820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965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37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48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1049
4296

추워진 날씨 속 여러 이야기

4
SiteOwner 2020-11-04 131
4295

이스라엘이 F-22 스텔스전투기의 도입에 나선다?

3
SiteOwner 2020-11-03 142
4294

Jump rope challenge라는 걸 하고 있습니다.

3
국내산라이츄 2020-11-02 144
4293

[이상한 던전] 톨네코2 vs 디아볼로의 대모험 (2편)

5
대왕고래 2020-11-01 151
4292

2020년의 여러가지를 제보받습니다 (10.31-12.27)

14
마드리갈 2020-10-31 287
4291

월동 준비중(?)

4
  • file
마키 2020-10-31 414
4290

비난을 위한 저열한 비난에의 비평 하나.

3
SiteOwner 2020-10-30 182
4289

경부선 부산도심구간, 결국 지하화로

2
  • file
마드리갈 2020-10-29 123
4288

약어의 역설

2
SiteOwner 2020-10-28 127
4287

클리셰를 박살내는 창작물에 대해

2
마드리갈 2020-10-27 124
4286

다 큰 성인들이 왜 그러는건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2
국내산라이츄 2020-10-26 127
4285

BGM의 타이밍

2
대왕고래 2020-10-25 125
4284

국제연합일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1
SiteOwner 2020-10-24 121
4283

2020년대에도 자동차에 정치를 묻히는 일은 여전히...

마드리갈 2020-10-23 119
4282

7년 전이나 지금이나 국세청은...

2
마드리갈 2020-10-22 133
4281

나스카의 고양이 지상화

2
  • file
SiteOwner 2020-10-21 135
4280

제대로 되는 게 없었던 하루 그리고...

2
마드리갈 2020-10-20 122
4279

언제 다시 게임을 해 볼 수 있을지...

2
마드리갈 2020-10-19 131
4278

<소리도 없이>를 봤습니다.

3
시어하트어택 2020-10-18 134
4277

[이상한 던전] 톨네코2 vs 디아볼로의 대모험 (1편)

3
  • file
대왕고래 2020-10-18 146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