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늪 위에 지은 것처럼 습하고 곰팡내 나는 집이건만, 오늘만큼은 누가 방 안에 모닥불이라도 피운 것처럼 건조했다. 어떻게든 습기를 줄이기 위해 발악하던 예전이라면 참으로 즐겁기 그지없는 상황이었겠건만, 이 사태의 원인을 아는 지금 나는 도저히 기분이 좋아지질 않았다.
나는 한숨을 쉬며 조금 시선을 돌렸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이 사태의 원흉이자 침낭에 누워있는 한 사람의 환자.
빅토리아. 아이린 보육원 사태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이타콰의 사도.
활발하던 이전까지의 모습과는 다르게 전신에 붕대를 두르고 약 냄새를 풍기는 그녀는 누가 보아도 중환자로만 보였다.
아마도 어지간한 치유술사도 고개를 저으며 평생 정상인으로 돌아올 수는 없다고 할 테지. 하지만 그들은 알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녀를 발견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 빅토리아는 놀라울 정도로 회복된 상태라는 것을.
어젯밤, 나와 에스텔, 그리고 스테파니 씨가 발견한 빅토리아는 솔직히 말해서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분간할 수 없었다.
그 모습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사람 형태의 목탄.
만약 그녀의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고 있지 않았다면, 나도 빅토리아가 죽었다고만 생각했으리라.
그 눈물을 발견했을 때,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상대가 빅토리아가 아니었다면 그저 명복을 빌어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테지. 하지만 빅토리아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사도다. 그리고 사도는 죽지만 않는다면 물리적인 상처는 어떻게든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그녀를 방으로 데려왔고, 그녀가 회복하길 기다렸다. 하루만 지나면 그녀가 일어서서 모든 것을 설명해주리라고 믿었다.
그래, 그랬어야만 했다.
?
[때가 되었구나.]
?
귓가에 들려온 이드라 님의 속삭임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지는 건 자그마한 선언.
?
“강림.”
?
신의 사도가 강림하면서 일어나는 세계의 왜곡을 가능한 한 억제하면서, 나는 전신에 사도의 갑주를 둘렀다.
이제 곧 그것이 온다.
그렇게 생각하자 전신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화륵-!
그 긴장감과 함께 내 몸에서 일어나는 건 무지갯빛의 환염. 그 아름다운 불꽃을 휘감은 채 나는 조용히 기다렸고, 곧이어 ‘그것’이 일어났다.
시작은 균열이었다.
전신을 두른 붕대 너머, 화상을 입은 그녀의 피부가 나무껍질처럼 갈라졌다. 그리고 이어진 것은 분출.
본래라면 붉은 피가 쏟아져 나와야 정상이겠지만, 지금 그녀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붉긴 해도 혈액은 아니었다.
화르륵-!
갈라진 지면의 틈새로 용암이 터져 나오는 것처럼, 지옥의 불꽃이 터져나온다. 그와 함께 불타오르는 것은 그녀의 육체.
처음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은 그녀를 확보한 뒤 1시간이 지난 후였다. 이타콰가 전력을 쏟아부었는지, 그전까지 그녀는 내가 놀랄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 현상이 일어났고, 그녀는 다시 처음에 만났을 때처럼 살아있는 ‘숯’이 되었다.
?
‘늦어선 안 돼!’
?
그때와 같은 상황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빌면서 나는 손끝을 뻗었다.
이윽고 빅토리아의 몸에 옮겨붙는 건 무지갯빛 환염. 색도 성향도 다른 두 불은 서로서로 태우며 탐욕스러운 짐승처럼 맞붙고 충돌한다.
이대로 그저 바라보고만 있으면 빅토리아의 육체는 완전히 재가 되어버리겠지. 하지만 당연히 내가 원하는 것은 그런 끔찍한 비극이 아니다.
노리는 것은 공멸.
가능한 한 그녀의 육체를 태우지 않고, 불꽃만을 소멸시키는 행위. 그것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나는 손의 가죽이 열기에 오그라드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녀의 몸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약 10분간 이어진 결전 끝에 결과는 고작해야 절반의 승리.
빅토리아가 숯이 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지만, 그녀의 몸은 여전히 심각한 화상으로 가득하였다.
?
‘빌어먹을!’
?
갑옷을 해제하자 더 선명하게 들어온 그녀의 모습에 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고름과 물집, 뒤틀린 피부로 가득한 상태. 비록 의식을 찾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터무니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 게 분명했다.
?
“젠장!”
?
그녀에 비하면 멀쩡하지만, 화상으로 가득한 주먹으로 괜히 바닥을 때렸다. 물집이 터져 고름으로 바닥이 젖었지만, 그런 것 따위는 지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
[그대의 잘못이 아니니라.]
?
그런 내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이드라 님의 목소리가 나를 위로해왔다.
?
[상대는 화염과 열 그 자체를 담당하는 신성. 불길처럼 보일 뿐, 단순한 ‘힘’에 불과한 본녀의 환염으로는 막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한 결과이니라.]
?
덤덤하지만 반박할 수 없는 사실.
그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한 순간, 나는 무력감에 빠져 바닥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는데…….’
?
아이린 보육원, 아니 ‘보육원이었던 곳’에서는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언뜻 육수처럼 보이는 액체가 바닥을 흐르고 있긴 했지만, 설사 그것이 사람이라고 쳐도 아이들 전원의 시체라기에는 지나치게 적은 양이었다..
어쩌면 아이들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최대한 빨리 흔적을 추적해야 하겠지만, 지금 도저히 그럴 순 없었다.
이대로 놔뒀다간 그녀는 계속해서 숯이 되고 돌아오길 반복할 테니까.
?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
빅토리아를 돌보느라 밤을 새워서인지,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때문인지 몸이 물을 먹은 것처럼 지나치게 무거웠다.
지금 내 몸을 지배하고 있는 건 익숙하지만 그토록 싫어했던 감각.
무력감.
?
‘빌어먹을!’
?
이래서야 사도가 되기 이전이랑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
“젠장! 젠장!”
?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괜히 계속해서 바닥에 주먹질했다. 충돌의 순간마다 조금씩 망가져 가는 오른손. 그 통증에 다시 분노하며 나는 도저히 손을 멈출 수 없었다.
?
“빌어먹을!”
?
그렇게 슬슬 내 오른손이 손의 형태를 벗어나 고깃덩어리가 되어가려던 순간에,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똑! 똑!
누군가 밖에서 문을 두드렸다.
?
‘에스텔인가?’
?
그에 맨 처음 떠올린 것은 익숙한 친우의 얼굴. 하지만 이윽고 그 가능성을 직접 부정했다.
?
‘그럴 리 없어.’
?
에스텔은 나를 대신해 불꽃의 사도를 수색하고 있다.
아무리 그녀가 대단하다고 해도 벌써 찾았을 가능성은 만무.
거기에다가 그녀는 이 방에 들어올 때 굳이 문을 두드릴 필요가 없었다.
?
‘그렇다면 누구지?’
?
머릿속에서 수많은 얼굴이 떠올랐지만 그중 누구도 그럴싸한 답이 되지는 못했다.
똑! 똑!
고민의 와중에도 쉬지 않고 울리는 누군가의 노크 소리.
?
‘일단 열어봐야 하나?’
?
결국 피곤한 몸을 열고 문을 열자, 문이 삐걱거리며 비명을 토해냈다.
그리고 문 건너편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본 적이 있지만 익숙하지는 않은 얼굴.
?
“당신, 아니 어르신이 왜 여기에?”
?
나는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지만, 상대는 이에 대답하지 않고 역으로 질문을 해왔다.
?
“잠깐 들어가도 되겠나?”
?
주름이 가득한 노인의 친절한 목소리. 이에 잠시 고민하던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들어오세요. 쿠엔틴 회장님.”
?
쿠엔틴 회장.
우리를 구해준 스테파니의 고용주이자, 길드 협회의 회장은 그렇게 처음으로 내 집에 방문했다.
?
?
*** ***
?
?
빈민가의 어느 골목길. 그중 가장 높은 건물 옥상에서 에스텔은 주변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
‘대체 어디냐?’
?
벌써 몇 시간 째. 몇 번이나 장소를 옮겨가며 탐색을 해보았지만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말 그대로 증발.
사도의 권능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뒤가 구린 일에 익숙하던 이인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추적술로는 도저히 상대의 꼬리를 잡을 수 없었다.
?
‘도대체 무슨 수를 쓴 거지?’
?
녀석 혼자라면 흔적을 찾지 못하는 것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의 추적술은 어디까지나 비전문가의 영역. 상대가 자신의 행적을 지울 줄 안다면 추적하는 것이 힘들 것 정도는 예상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함께 있다면 얘기가 다르다.
한둘이라면 모를까, 열이 넘는 아이의 흔적을 지우는 건 일반적인 사람에게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것이 가능한 사람은 극도로 훈련된 특수한 마법사거나, 아니면 인신매매와 같은 범죄에 이골이 난 사람.
물론 모조리 죽여버렸을 가능성 역시 없지는 않았지만.
?
‘그럴 거면 그 자리에서 모조리 죽여버렸겠지.’
?
빅토리아에게 걸린 저주를 생각하면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순 없었지만, 그런 상대가 쉽게 인질을 포기할 리는 없을 터.
하지만 이성적인 추론은 여기서 끝이 날 뿐, 상대의 흔적은 여전히 도저히 보이질 않았다.
?
“하아.”
?
결국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한숨.
이럴 줄 알았으면 로즈마리에게 추적술을 전문적으로 배워둘 것을. 후회란 아무리 빨라도 늦은 법이다.
?
“빌어먹을.”
?
역시 자신은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 건가?
밀려오는 좌절감에 에스텔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본래라면 자기혐오에 휩싸였을 터. 하지만 그녀가 그런 부정적 감정에 빠지기도 전에 이를 방해하는 존재가 있었다.
?
“여기 있었군요.”
?
고막을 때리는 익숙하지만 그리 친근하지는 않은 목소리.
스테파니.
그녀는 일전에 그랬듯이 아무런 기척도 없이 에스텔의 뒤편에 서 있었다.
?
‘또 뒤를 잡혔군.’
?
이미 겪은 일일뿐더러 상대가 터무니없이 강하다는 것을 보았지만 그래도 기분이 나쁜 것은 어쩔 수 없다.
한순간 분노하려던 것을 호흡으로 추스르는 에스텔. 하지만 표정이 버려진 휴지처럼 구겨지는 것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
“회장님의 명령으로 찾고 있었습니다.”
?
그런 에스텔의 표정을 읽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무시하는 것에 불과한 것인지, 스테파니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갑고 건조하기 그지없었다.
?
“당신에게 전해야 할 정보가 있습니다.”
?
그 냉담한 목소리가 전하는 것은 이전과 같은 통보.
그녀의 고압적인 태도에 에스텔은 스테파니의 말을 무시하고픈 충동이 들었지만, 이어진 말을 듣는 순간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
“이번 사태의 범인은 제스. 그리고 그는 현재 빈민가 남부에 위치한 쓰레기 처리장에 있습니다.”
?
그것은 너무나도 귀중한 정보였다. 에스텔이 밤을 지새우면서 찾고자 한 정보.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모르지만, 상대는 그 정보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내뱉고 있었다.
?
“어떻게 안 겁니까?”
?
질문에 돌아오는 것은 그저 침묵과 무표정뿐. 그 모습을 본 에스텔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
‘함정인가?’
?
문득 그런 생각마저 들었지만, 이내 에스텔 본인이 직접 그 가설을 반려한다.
‘그럴 이유가 없어.’
스테파니는 에스텔은 물론, 그레고르를 상대로도 정면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설 상대다. 그런 그녀가 굳이 에스텔을 함정에 빠뜨릴 이유가 없다.
?
‘그러면 대체 왜 이런 정보를 넘겨주는 거지?’
?
떠오르는 무수한 가능성.
하지만 에스텔은 굳이 이에 대해 고민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
‘어린아이의 목숨이 걸린 일이다.’
?
설령 이것이 함정이라고 하더라도,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된다.
?
‘거기에 그 남자가 범인이라면 모든 것이 설명되기도 하지.’
?
맨 처음에 사건을 알린 건 크루거 가문의 건물에서 일어난 거대한 불기둥이었다.
그리고 제스를 구금하고 있던 곳은 크루거 가문.
?
‘그 아이를 노린 이유도, 흔적을 완벽하게 지울 수 있던 것도 모두 설명할 수 있어. 하지만……,’
?
어떻게 그는 사도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지당한 의문. 하지만 그 역시 답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림자. 그녀에게 사도가 될 것을 권유했던 존재.
만약 그가 다른 사람에게도 찾아갔다면? 그리고 그들 역시 사도로 만들 수 있다면?
꼬리의 꼬리를 물 듯 끊임없이 이어져 나오는 수수께끼. 이에 에스텔이 살짝 두통을 느낄 무렵.
?
“재미있지 않습니까?”
?
스테파니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려왔다.
고개를 들자, 에스텔의 시야에 스테파니의 얼굴이 들어왔다.
미인이지만, 차갑다 못해 냉혈한으로 보이다 보니 아름답다고는 여겨지진 않는 얼굴. 그 얼굴에 실려있는 감정은 분명 무표정이었지만 조금 달랐다.
비웃음.
마치 에스텔을 놀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녀의 얼굴은 왜인지 짓궂게 느껴졌다.
?
?
*** ***
?
?
본래부터 침묵만이 가득했던 방은 사람이 하나 추가됐음에도 변함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아니, 변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까?
나는 방에 들어온 이래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쿠엔틴 회장. 그가 이 집에 온 지는 30분 정도가 지났다. 그가 들어와서 한 것은 그저 자리에 앉아서 침묵을 지킨 것뿐. 그 외에 종종 빅토리아를 바라보긴 했지만, 무언가 이상한 짓을 하진 않았다.
?
‘분명 당장이라도 뭔가 할 것 같았는데 말이지.’
?
갑작스러운 방문을 할 때만 해도 무언가 있으리라고 생각했건만, 그저 조용히 앉아만 있다니…….
?
‘대체 왜 찾아온 거야?’
?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닐 테고.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실없는 가능성만이 떠오를 뿐이다.
그런 내게는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그리 오래지 않아 끝을 맺었다.
?
“그녀를 구하고 싶나?”
?
쿠엔틴 회장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
‘그녀를 구하고 싶냐고?’
?
너무나도 당연한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짜증과 울분. 이를 터뜨리고 싶은 감정을 나는 간신히 억눌렀다.
?
“……구하고 싶습니다.”
?
어떻게 감정을 감춘다고는 했지만, 결국 완벽히 감추는 것은 실패했는지 살짝 으르렁거리는 것 같은 목소리가 입에서 흘러나왔다.
언뜻 보면 상대를 적대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목소리.
평범한 노인이라면 이에 두려움을 느낄 법도 했지만, 쿠엔틴 회장은 그저 사람 좋게 웃어 보일 뿐이었다.
?
‘역시 평범한 사람은 아니야.’
?
이전에 만났을 때부터 생각했지만, 그는 사도에 대한 것도 옛 군주에 대한 것도 너무 자세히 알고 있다.
그것도 마치 직접 겪어보기라도 한 것처럼.
?
‘역시 쿠엔틴 회장은…….’
“궁금한 게 많은 친구로군.”
?
눈빛에서 티가 난 것일까?
쿠엔틴 회장은 다 안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
“그렇다면 자네에게 거래를 제안하도록 하지.”
“거래…말씀입니까?”
?
나의 질문에 그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건 그렇고 거래라?
?
‘나한테 거래할만한 물품이 있던가?’
?
사도의 자격을 제외하고는 쿠엔틴 회장이 얻고 싶어 하는 건 없을 텐데?
?
“그리 대단한 걸 원하는 건 아니네. 그저 자네에게 질문하고 답을 듣고 싶은 것뿐이지. 대신에 자네 역시 원하는 정보를 마음대로 얻을 수 있을 거라네. 이를테면 저 아가씨를 살릴 방법,”
“하겠습니다.”
?
회장이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입이 자동으로 답을 말하고 있었다.
내가 전혀 망설이지 않고 대단한 사실에 살짝 놀란 표정을 짓는 그.
?
“그렇다면 받아들인 거로 알겠네.”
?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피식 웃으며 거래에 응했다.
이윽고 잠시 자리 잡은 침묵.
?
‘대체 무슨 질문을 하려는 걸까?’
?
나는 긴장한 태도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질문을 떠올렸지만.
?
“자네는 왜 사도가 되었는가?”
?
돌아온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었다.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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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설정 여담.
?
시프터즈의 등장 캐릭터는 외모를 설정할 때 베이스로 잡은 캐릭터가 존재합니다.
그중 최근 비중이 높은 캐릭터인 쿠엔틴 회장과 스테파니만 들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쿠엔티 회장: 켄간 아슈라의 카타하라 메츠도 (이미지 링크 #)
스테파니: 소녀전선의 몬드라곤 M1908 (이미지 링크 #)
?
그 외 주역 캐릭터의 베이스 이미지는 하나씩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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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SiteOwner
2021-04-18 22:21:30
드디어 최신화인 54화까지 코멘트를 따라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아이린 수녀의 보육원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빅토리아가 유일했군요. 아이린 수녀와 아이들은 모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이들이 모두 죽었는지는 확신할 수는 없군요.
빅토리아가 살아남은 것으로도 기적이 아닐 수는 없는데, 그녀 자신이 피해자인 동시에 사태의 원흉이라는 것은 빅토리아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게 걱정되기도 합니다.
이 끔찍한 상황에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을 깨달은 그레고르는 무력감에 빠졌고, 다른 곳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던 에스텔은 후회와 함께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스테파니가 다시 나타난 것에 불편해하고 있고...
그런데, 쿠엔틴 회장의 질문이 정말 뜬금없는 것이군요. 왜 사도가 되었는가...
갑자기 머리를 뭔가에 맞은 것 같이 느껴집니다.Papillon
2021-04-25 12:25:20
아이들의 행방은 다음 화에 밝혀집니다.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그리 긍정적인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죠.
빅토리아는 상당히 마음고생을 하게 될 예정입니다. 이 이상을 말씀드리는 건 스포일러라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쿠엔틴 회장의 질문은 어찌 보면 핵심을 꿰뚫고 있죠. 그레고르는 사도라는 힘을 얻었지만, 그저 상황에 휩쓸릴 뿐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르고 있으니까요. 앞으로 그가 성장하기 위해선 그걸 자각해야만 합니다.
마드리갈
2021-04-20 13:41:08
살아 있는 것조차 기적이었던 빈사상태의 빅토리아를 보는 그레고르의 심정...
결코 남의 일로 보이지가 않네요. 14년 전의 오빠의 장기투병생활, 그리고 10년 전에 다친 이후 재활에 주력하던 저의 봄날이 중첩되어 생각나다 보니 여러모로 감정이 이입되고 그래요.
제한된 상황에서 흘러들어오는, 그러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는 정보를 입수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것인지, 제가 에스텔이라도 역시 완전히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다고는 장담은 못하겠네요.
참고 일러스트를 보니 쿠엔틴 회장은 흑막다운, 그리고 스테파니는 꽃잎 하나하나가 칼날로 되어 있는 팜므파탈같이 느껴지네요. 이미지가 잘 잡혔어요.
Papillon
2021-04-25 12:27:27
아픈 환자 본인도 고통스럽지만, 이를 지켜봐야 하는 이 역시 가슴이 찢어지죠. 정말 힘든 일을 겪은 점에 안타까움 심정을 전합니다.
쿠엔틴 회장과 스테파니의 외형은 사실 깊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딱 이거다 하는 이미지가 있었거든요. 다른 캐릭터들의 경우 점점 더 복잡해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