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의 뭐 되는 사람입네 하면서 뭔가 요구를 해 오는.
그리고, 올해에도 예외없이 그런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오후 늦게, 대뜸 누군가가 저에게 전화해서 제 이름을 부르면서 "○○ 맞나? 내 일 좀 도와주라."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친척의 친구의 지인이라는 사람이 그러는데, 저는 그런 사람에게까지는 친절하지 않아서 좋은 대답만은 하지 않았습니다. 상대가 저의 응대에 살짝 놀랐는지, "○○○씨 쪽 집안의 누구누구 되는 너지? 내 업무 도와라." 라고 약간 표현을 바꾸긴 했습니다. 거명한 사람은 저희집의 친척 쪽의 사람이 맞지만, 그렇게 친하지는 않습니다. 10년 가까이 왕래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의 현재 업무영역이 그때와 다른 것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습니다.
"다른 일 하고 있고, 다시 전화하지 않으셨으면."
이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으니까 재차 전화가 옵니다. 성격 고치라고 어쩌고저쩌고. 바로 전화를 끊고 그 번호를 통으로 막았습니다.
차단된 메시지 보관함에 더 이상 메시지가 안 들어오는 걸 보니 지쳐서 포기한 것 같습니다만...
고쳐야 할 성격은 누가 갖고 있는지, 더 말해봤자 무의미하겠지요.
그리고, 각주구검(刻船求剣)이란 고사성어가 옛날 이야기인 것만도 아닌 것도 실감했습니다.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Lester
2021-05-13 14:28:12
친족의 지인이라도 결국엔 남이고, 이유야 어쨌든 도와달라고 한다면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부탁을 해야 하는데 "도와라"라고 명령하는 시점에서 더 얘기할 가치가 없네요. 게다가 성격을 고치라고 한다니. 그것도 '생판 남'한테 말이죠. 그 사람은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SiteOwner
2021-05-13 20:06:46
Lester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뭔가 도움을 구하려면 그렇게 구체적인 상황설명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건 중언부언할 필요도 없지요. 그런데 그걸 그렇게도 지키기 싫은 건지, 정말 그런 사람은 자신을 기준으로 세상이 움직여 줘야 한다고 믿는 게 맞습니다. 정말 상대하기 싫은 그런 유형의 사람들은 올해는 안 접하나 싶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조금 전에 문제의 친척에게 연락이 왔는데, 그 무례한 사람이 사과를 원한다고 합니다.
10년동안 연락이 없다 이럴 때는 귀신같군요.
"사과하려면 돈 100조원 현금 들고 오라 그래요. 옛말에 소인은 말로 사과하고 군자는 재물로 사과한다고. 그 양반이 소인인 건 아니잖습니까." 그쪽에서 알아서 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