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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마키, 2024-05-17 14:31:36

조회 수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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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쓰시카 호쿠사이: 후가쿠 36경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1830년~1834년 사이 추정 (목판화, 우키요에)


[가쓰시카 호쿠사이, 1831년, 목판화]

에도시대 후기의 대표적인 일본 풍속화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가 60세 이후에 시작한 시리즈 작품의 대표적인 그림.

36경이라고 이름 지어져 있지만 실제로는 10점이 추가로 그려져서, 총 46점의 작품이 존재한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 "멋들어진 명화"의 작품 소개)



4월 내내 이상하게 몸 상태가 좋질 않아서 부재중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재밌는 물건을 손에 넣었네요.


레고 아트로 발매된 31208 "거대한 파도 Hokusai – The Great Wave" 입니다. 보이는 그대로 이 제품은 19세기 일본의 대표적인 우키요에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의 대표작인 목판화 "후가쿠 36경(富嶽三十六景)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神奈川沖浪裏)"를 레고 스타일로 재해석한 제품. 우키요에를 넘어 이 작품은 일본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서 수많은 곳에서 인용 및 소개되고 있기도 합니다.


2023년 2월경 정식 발매, 가격은 한국 정가 14만 9900원으로 책정되어 있고, 부품수는 1811피스.



작품의 정식 영역명은 "The Great Wave off Kanagawa: 카나가와의 큰 파도"이지만 레고 제품명은 "호쿠사이의 큰 파도 그림" 정도의 뉘앙스로 되어 있고, 한국어 제품명은 호쿠사이마저 떼고 "거대한 파도"로 번역되어 있네요.


작품의 이름인 가나가와 앞바다는 현재의 카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카나가와구 인근을 가리키는 표현이지만 작품의 배경은 그려진 배의 모습으로 보아 지금의 치바현 키사라즈시(木更津) 인근의 해안에서 후지산을 바라본 풍경 정도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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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액자까지 전체가 제품의 일부로 테크닉 브릭에 의해 견고하게 조립되어 있습니다.

설렁설렁 만들어서 2시간 반 정도로 설명서가 친절해서 생각보다 금방 완성할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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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좌측 상단에는 아마 이 제품에만 유일하게 포함될 작품의 제목과 호쿠사이의 서명이 프린팅 타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서명은 해석하면 "北斎改爲一筆(호쿠사이 였던 이츠가 그림)" 정도의 의미로 호쿠사이가 가장 유명하고 대표적인 호로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을 그릴 시점에서는 호를 "이츠(爲一)"로 바꾸었음을 유추할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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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의 하늘은 네가지 색의 원형 플레이트로 모자이크처럼 그려 원본의 그라데이션 표현을 그럴듯하게 모사하고 있네요.

그림 부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조립공정에 1:1 대조표가 제공되어 조립 자체는 보기보다 매우 간단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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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상징인 카나가와 앞바다의 거친 파도.


그림 전체의 인상을 지배하는 파도는 진청색의 플레이트로 파도의 색을, 하얀색과 하늘색의 플레이트로 파도의 포말을 쌓고 그 위에 하얀색 잎새 부품과 새(...) 부품을 더해 포말의 디테일을 표현하고 있네요. 원본 그림과 비교해 봐도 거칠고 사납게 부서지는 포말을 꽤 그럴듯하면서도 근사하게 재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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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그려진 3척의 배는 "압송선(押送船, 오시오쿠리부네)"이라 부르는 배로 "보소반도(房総半島)" 인근 앞바다에서 어업 활동을 하면서 그렇게 잡은 해산물을 에도까지 운반하는데 사용된 배. 사나운 풍랑이 바다를 유린하는 가운데, 그러한 바다에서 목숨 걸고 조업에 나서는 어부들의 모습을 그리면서도 그러한 어부들을 사정없이 집어삼키려 하는 거대한 파도의 위압감이 작품 전체적으로 그려지고 있죠. 


그러한 작품 배경 속에서도 프린팅 타일로 일견 익살맞은 표정으로 묘사된 노꾼들의 표정이 볼만한 포인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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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가쿠 36경에서 "후가쿠(富嶽)"는 후지산의 다른 말로, 그 이름대로 호쿠사이가 일본 각지에서 바라본 후지산의 모습을 그린 46작품의 연작 시리즈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작 이 작품은 거대한 파도가 작품 전체의 인상을 주도하고 있고, 주역(?)이라 할 수 있는 후지산은 배경에 작게 그려져 있을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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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보면 사용된 부품들이 강조되는 느낌이지만 원경에서 보면 그러한 느낌이 흐려지면서 비로소 작품 전체가 조화롭게 보이는 느낌. 포말 표현에 사용된 잎새와 새 부품도 멀리서 보면 전체의 이미지에 녹아들면서 파도의 불규칙적인 포말로만 보일뿐이네요.


매뉴얼은 센스있게 앞표지에는 작품 원본의 모습과 작품의 보이스 해설(영어)로 접속되는 QR코드, 뒷표지에는 호쿠사이의 서명이 쓰여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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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회화 작품인 레고 아이디어즈 041번 21333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과 함께.


크기는 액자 포함 전체가 가로폭 52cm, 세로높이 39cm로 패키지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액자에 상당량의 부품이 할당되어 있는 것도 그렇고, 사이즈는 훨씬 크지만 21333 쪽은 2316피스로 이 제품보다 약 500피스 정도 더 많은 만큼 꽉꽉 압축시켜놓았다면 이 제품은 반대로 넓게 펼쳐놓았다는 인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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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본 테마의 40713 일본 엽서, 아키텍처 21051 도쿄와 함께.



이상 레고 아트 31208 거대한 파도 였습니다.

부품수에 비하면 빠르고 쉽게 만들 수 있고, 장식용으로도 최적의 분위기를 자랑하는 제품이었네요.

마키
東京タワーコレクターズ
ありったけの東京タワーグッズを集めるだけの変人。

6 댓글

Lester

2024-05-17 16:47:21

몸 상태가 좋지 않으셨군요. 저도 4월 말 내내 위장에 문제가 생겨서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모자이크 자체가 비율과 타일만 맞으면 되는 것이라 그런지 레고로도 충분히 아름답게 표현되었네요. 별이 빛나는 밤은 가나가와 해변에 비해 색채가 다양하기에 타일이 부득이하게 더 많이 필요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도 둘 다 원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라는 건 부정하기 힘들 듯해요.


이런 거라면 소장하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저희 집에는 둘 공간이 없네요...

마키

2024-06-04 23:21:59

아무래도 고흐 쪽이 더 대형 제품이기도 하고 만드는 손맛도 그쪽이 더 재밌었네요.

발매된 다른 아트 시리즈나 신제품인 모나리자도 그렇고 회화 시리즈는 장식용으로 최고의 분위기를 자랑하지만 역시 놓을 장소가 마땅찮다는게 이 취미의 가장 큰 문제점이죠.


그나마 아트 시리즈는 벽걸이 장식이 달려있어서 벽에 액자처럼 걸어버리면 된다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

마드리갈

2024-05-17 17:52:26

마키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잘 오셨어요.

4월중에는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군요. 건강상태라는 게 언제 급변하는지 알 수 없는 것이고 작년말에 급기야 수술을 받고 한달 넘게 입원을 했던 터라 남의 일로 보이지 않아요. 고생 많이 하셨어요.


카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 1760-1849)의 대표적인 다색목판화인 우키요에(浮世絵) 작품인 카나가와오키나미우라(神奈川沖浪裏)가 이렇게 레고아트로도 나와 있네요. 게다가 이렇게 만들어지니 옛날 컴퓨터의 저해상도 모니터로 보는 화상데이터같은 감각도 느껴지고 있고, 여러모로 흥미롭게 보여요. 그리고 각부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꼼꼼하게 만들어져 있는 것에도 감탄했어요.

이 레고아트 자체도 좋지만, 뒷부분의 탄탄한 만듦새와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이 이렇게 직접 안 보는 분야에도 적용되어 있다는 점에 더욱 크게 놀랐어요.


재미있게 잘 감상했어요.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도 벌써 절반이 지나 있어요. 건강상태는 앞으로 계속 좋아질 거예요.

마키

2024-06-04 23:26:51

감기 한번 걸리고 나서 비염이 도져서 고통받고 있네요(...)


만들땐 솔직히 타일 조립하는게 좀 귀찮긴 했지만 완성하고 보니 생각보다 그럴듯하면서도 예쁘더라구요.

다른 아트 시리즈는 취향이 아니라 패스 했지만 단종제품인 세계지도와 신제품인 모나리자는 꽤 끌리는 바람에 입수를 고민중이네요.


기회가 되면 또 재밌는 물건으로 찾아뵙도록 하죠.

SiteOwner

2024-05-17 22:33:00

오랜만에 잘 오셨습니다. 그리고 카츠시카 호쿠사이의 걸작 우키요에가 레고아트로 새로이 태어난 것도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일본과 덴마크가 닮은 부분도 있습니다. 해양국가이자 단일왕조가 장기간에 길게 이어지고 있는 국가인데다 각종 완구산업도 발달해 있는 것이 매우 유사합니다. 일본의 경우 중간에 왕조가 분열된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1337-1392)도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분열되었다고 해도 군주가문의 분열과 재통합이니 왕조의 교체는 아닙니다.


역시 꼼꼼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만들어진 게 좋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과거의 문물인 우키요에가 현대의 레고아트로 다시 태어난 것도 멋진 일입니다.

우키요에에 대해 정통하다고 내세울만한 수준은 아닙니다만, 카츠시카 호쿠사이 이외에도 인물화로 유명했던 키타가와 우타마로(喜多川歌麿, 1753-1806)의 다양한 미인도라든지 흔히 우타가와파(歌川派)라고 불리는 유파 중 우타가와 히로시게(歌川広重, 1797-1858)의 풍경화 등은 매우 좋아해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한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여기서 카츠시카 호쿠사이의 걸작을 이런 형태로 감상할 수 있는 것은 큰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길 당부드리겠습니다.

마키

2024-06-04 23:47:40

아이들의 정서 문제로 현대의 밀리터리 장르는 다루지 않는다는 철칙(스타워즈나 해적 시리즈 등은 일단 판타지이니 그레이존 취급인듯 합니다)도 그렇고 극초창기에 한번 교회 건물이 나온 이후로는 레고 시리즈에서는 종교적 건물을 전혀 다루지 않는 종교 중립도 지키고 있죠. (아키텍처 신제품으로 발매된 노트르담 대성당은 일단은 실제 건축물의 재현이 목적이니 논외)

그러는 한편 최근의 시티 시리즈는 휠체어나 의족, 보청기 등의 묘사로 미니피겨의 재현이 다양하고 풍부해지고 있기도 하네요.


특유의 파도 묘사는 정말 한번 보면 강렬하게 각인되는 이미지이자 이보다 더 멋있게 파도를 그릴 수 있을지 모를 정도의 묘사를 보여주죠.

별 기대없이 그냥 끌리길래 구매한 제품이었지만 굉장히 마음에 든 제품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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