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악곡들에의 추억 등 여러 이야기를 좀 늘어놓아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언급하게 될 노래에 의외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독일의 가수들이 불렀다는 것.
우선은 징기스칸부터.
독일(당시 서독)의 혼성그룹 징기스칸이 1979년 결성과 같이 발표한 곡인 징기스칸.
이 곡은 한국에 소개된 뒤에도 인기를 끌어서 1980년대 전반에는 조경수의 번안곡도 유행하다 갑자기 방송에서 사라졌습니다. 이유인즉 학살자 미화, 공산주의 국가 찬양 등. 좀 어이없는 시대상이었지요. 그러고 보니 비슷한 시기에 나온 김수철의 노래 나도야 간다가 월북권장이라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은 아라베스크.
1977년에 결성된 이 여성그룹의 대표곡인 Hello Mr. Monkey를 들어보겠습니다.
이국적인 멜로디와 안무가 인상적인 아라베스크의 이 곡은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아서, 정규방송이 시작되기 전의 대기화면에 이 음악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어릴 때부터 기억하고 있습니다. 대략 칼라TV를 사용하기 시작한 1983년부터 들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세번째로는 런던 보이즈.
런던 보이즈라고 하니까 영국에서 결성된 것 같은데, 사실 1986년 독일(당시 서독) 함부르크에서 결성되어 함부르크를 거점으로 한 2인조 남성그룹입니다. 게다가 계약 음반사도 독일의 텔덱(Teldec, 독일 텔레푼켄 및 영국 데카의 합작법인으로 함부르크 소재).
멤버는 영국인 에뎀 에프라임과 자메이카인 데니스 풀러로, 이 두 사람은 영국 런던에서 같은 학교를 다닌 게 인연이 되었습니다. 그 런던 보이즈는, 1996년 초 자동차로 오스트리아를 여행중 음주운전자의 트럭과의 충돌사고로 현장에서 타계하고 말았습니다.
1989년에 발표된 대표적인 히트넘버 London Nights입니다.
런던 보이즈의 노래는 좀 잘나간다는 10대들 사이에서는 필수 아이템이었지요. 그리고 1990대 전반까지 유행하였던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잘 나오던 노래이기도 했고, 소풍이나 수학여행에서 런던 보이즈 테이프와 붐박스(Boombox - 큰 스피커를 내장한 건전지 구동이 가능한 카세트테이프데크)를 갖고 오면 그야말로 광란의 댄스파티가 벌어지기 딱 좋은 것이었습니다.
네번째로는 스콜피언즈.
1984년 발표곡인 Still Loving You를 들어보겠습니다.
말이 필요없지요. 감미롭고 애절하고 그리고 강렬하면서 섬세하고.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그리고 스콜피언즈는 잘 모르더라도 이 곡은 어디선가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끝으로 보니 M.
이 혼성그룹이 꽤 재미있습니다.
멤버들의 출신지는 2명이 자메이카, 1명이 서인도제도, 1명이 네덜란드령 아루바, 1명이 가나로, 그룹은 1976년 독일(당시 서독)에서 결성되었습니다.
이 그룹의 대표곡인 1984년 발표작인 Happy Song. 요즘 유한양행이 발매중인 살충제 해피홈 광고에 이 음악이 유용되어 있지요.
참고로 리드보컬은 네덜란드의 카리브해 역외영토 아루바(Aruba) 출신의 바비 파렐(Bobby Farrell, 1949-2010).
사실 이 곡은 원래 1983년에 이탈리아의 그룹 Baby's Gang이 발표한 것으로, 보니 M의 것은 커버 버전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원판보다 더 유명하고, 한국에 소개된 것도 이 커버 버전이고, 저도 당시에 그것으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중간에 나오는 "요요요!!" 라는 게 1980년대 후반의 대우전자(현 동부대우전자)의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 요요의 광고에서도 오마쥬된 적이 있어서 확실하다고 봐야겠지요.
이렇게 한국내에서 유행했던 독일 팝을 조금 다루어 보았습니다.
옛날 노래들을 듣고 있다 보니 그때 그런 게 있었지 하는 생각이 물씬 풍깁니다.
여러분들의 추억의 음악은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다음에 음악관련 주제를 다룬다면 어떤 게 좋을지 벌써 즐거운 고민(?)이 듭니다. 이렇게 글을 마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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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앨매리
2017-06-01 19:38:16
스콜피언즈가 독일 밴드였다니 의외네요. Holiday만 알고 있다 보니 여태까지 영국 아니면 미국 밴드인 줄 알았습니다....
여담으로 가끔 무의식적으로 스콜피언즈의 Holiday와 이글스의 Hotel California를 착각해서 잘못 듣는 일이 있었습니다. 둘 다 제목이 H로 시작해서 그런가....
SiteOwner
2017-06-01 19:56:09
아티스트의 국적을 알아보면 의외의 경우가 많아서 그게 좀 재미있기도 합니다.
본문에서 언급된 5개의 밴드 이외에도 국적이 엉뚱한 경우가 있는데, F.R.데이비드는 튀니지 출신의 프랑스 가수이면서 영어 가사의 곡을 발표한다든지, 올리비아 뉴튼 존은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호주의 가수인 경우가 있습니다. 게다가 클래식 분야에서는 앙드레 프레빈이 이름만 보면 프랑스인같은데 정작 독일에서 태어난 미국인이라든지 하는 경우마저 있지요.
사실 앨매리님께서 겪는 혼동은 저도 비슷하게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독일의 밴드 Scorpions와 미국의 밴드 Steelheart를 혼동한다든지...그러니 이해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