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일단 정규교육과정에서 배운 외국어는 3가지입니다.
중학교 때부터는 영어를, 고등학교 때에는 독일어를, 그리고 대학 때에는 러시아어를 배웠습니다.
대학 때의 사람들을 이후에 만났을 때에는 그들이 상당히 당황해 하기도 했습니다. 정규교육과정에서 전혀 접한 적이 없는 일본어를 언제 그렇게 익혔느냐고. 읽고 싶은 책이나 듣고 싶은 노래의 내용을 알고 싶어서 독학으로 시작한 것이 그 시초이다 보니 아무래도 그런 반응을 보이더라도 이상하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고등학생 때 라틴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및 스페인어에 대한 소양을 가진 계기가 있습니다.
음악에 취미가 많았다 보니 음반수집도 시작했고, 음반 재킷 내부에 인쇄된 평론가의 기고문이나 아티스트의 소개가 보통 영어/독일어/프랑스어의 3개국어로 쓰여져 있고 간혹 이탈리아어로 된 것도 있다 보니 그렇게 대조해 가면서 읽기도 하다 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듣던 음악에 종교음악도 많다 보니 라틴어를 접할 기회도 있고 그렇다 보니 그렇습니다. 근년 들어서는 스페인 및 포르투갈이 입지한 이베리아 반도의 르네상스 및 바로크 음악에도 관심이 있다 보니 스페인어와도 접점이 꽤 생기고 있습니다. 스페인 요리에도 관심이 많고 하다 보니 그러합니다.
동생이 대학에 진학하면서 고급일본어 수업을 듣고 문화충격을 느꼈다는 것이 충분히 이해됩니다.
사실 동생은 그렇게나마 정규교육과정에서 일본어를 접할 기회라도 있었지 저는 그것조차도 없었다 보니...
그래서 이렇게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생활에 충분히 여유가 있다면 국내의 어학원에서 어떻게 일본어를 가르치는지 체험해 보고 싶다고. 특히, 일본어를 전혀 못하는 초심자로 위장해서 강좌에 참여해 보고 싶은. 제 생각이 꽤나 엉뚱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외국어 학습 편력을 늘어놓아 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의 경우는 어떤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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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Lester
2022-08-15 03:05:49
유감스럽게도 할 수 있는 외국어는 영어밖에 없네요. 국영수 위주의 교육을 통해 시작했다가, 고등학교 야자시간에 개인적 만족을 위해 낯부끄러운 시행착오를 겪으며 번역했다가 지금의 게임번역가가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시의 게임 스토리 번역에는 '다른 사람과도 공유하고 싶다'는 애매하게 숭고한(?) 목적이 있었는데, 지금처럼 사회생활에 찌들어서(?)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가 할 텐데 뭐'라고 생각하고 일찍 접었다면 제 미래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사실 그냥 야자가 하기 싫다고 해서 빠진다고 한 게 담임선생님의 너그러우신 아량 덕분에 정말로 빠졌고, 그 시간을 게임으로만 허비하다가 번역으로 돌린 거라 원래 의도가 선하다고 보긴 좀 그렇기도 합니다. 그래도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담임선생님이 다소 엄격하신 분이셔서 무산될 뻔했지만 어찌저찌 집념으로 또 야자에서 완전히 빠지고 계속 이어나가게 된 걸 보면 나름대로의 애착이나 진짜 목적(?)을 찾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극히 개인적이긴 해도 재미있는 추억이 남았고, 또 '좋아하는 일을 위해서'라는 측면에서 보면 정말 제대로 된 행보를 걸었구나 싶어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계속 주입식 교육으로 만족했다면 지금처럼 영어에 애착을 느끼지 못했을 테니까요.
같은 이유에서 그냥 친척의 권유로 선택한 제2외국어인 중국어보다는 '가지 않은 길'인 일본어가 계속 미련이 남습니다. 예전이었다면 명작만화나 일본 각지의 전래동화나 전설 및 이야기, 고전게임 스토리 등에 관심이 생겨서 일본어를 파봤겠습니다만, 지금은 좀 멀리 왔구나 싶기도 하고 일에 지쳐서인지 학습 의욕(?)이 들지 않네요. 지금 맡은 일을 끝내고 장기휴가가 생기면 다시 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SiteOwner
2022-08-15 22:03:49
그래도 자괴감을 가지시거나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일단 Lester님께서는 번역가로서 활동하시지 않습니까. 이렇게 타이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긍지를 가지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발전하실 것입니다.
역시 일상은 기적의 연속이라는 말이 맞는 것인가 봅니다.
솔직히 야간자율학습이란 효율성이라고는 애초에 갖다내버린, 단지 교사들의 수당챙기기 욕심 및 학부모들의 게으름이 만들어낸 대환장 콜라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미친 악폐습이 없는 다른 나라에서 성장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그게 바로 저에게 가지 않은 길인지도...사실 정확히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만...
언어라는 게 그렇습니다.
어릴 때 안 하면 안된다는 말은 적어도 절대불변의 금과옥조는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