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1991년 1월 걸프전 당시 쿠웨이트를 점령중이었던 이라크군은 다국적군의 진격이 가속되자 후퇴하면서 쿠웨이트의 유전지대에 있는 700여개의 유정에 대규모 방화를 감행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라크군이 철수할 때 불의 장벽이 만들어졌고 그때 타버린 석유의 양은 현재의 전세계 11일분의 석유사용량에 맞먹는 10억 배럴(=1억 3642톤 이상) 내외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1991년의 이른 시기부터 시작한 쿠웨이트 유전화재는 그 해 11월 6일에야 완전히 꺼졌습니다.
이 사건 이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 1937-2006)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완벽히 악당으로 찍힌데다 걸프 지역의 광범위하고 복합적인 오염이 야기한 걸프전 증후군(Gulf War Syndrome)이라는 질병까지 탄생하여 수십만명이 피해를 입고 말았습니다. 결국 21세기 들어서 미국이 개전하고 영국 및 폴란드가 참여한 이라크전에서 후세인 정권은 붕괴되고 사담 후세인 본인도 결국 이라크인들에게 붙잡혀 사형당하는 것으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31년 뒤의 러시아 상황에 이런 기사가 있습니다.
Climate change: Russia burns off gas as Europe's energy bills rocket (2022년 8월 27일 BBC, 영어)
영상도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감행한 러시아에 대해 세계 각국이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하지 않기로 선언했습니다. 이러면서 점점 늘어나는 러시아의 가스 재고가 저장설비의 용량을 계속 잠식중입니다. 결국은 핀란드와의 접경지대에서 러시아가 판로가 막힌 가스를 태워 없애는 것도 목격되고 있습니다. 매일 태워 없애는 가스의 분량은 434만 세제곱미터 분량으로 가액은 1000만 달러 정도입니다. 이 정도의 가스는 질량으로 환산하면 매일 318,990톤으로, 이것을 144일 이상 하게되면 우리나라의 2021년 전체 가스도입량인 45,932,000톤이 저렇게 타 없어져 버립니다(e-나라지표 가스(LNG) 수급동향 바로가기). 정제되지 않은 천연가스에는 유황이나 수은 등의 독성물질도 있는데다 러시아가 태워 없애는 가스가 정제되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는 쿠웨이트의 석유를 태웠습니다.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는 러시아의 가스를 태웁니다.
타는 물질과 그렇게 불을 지르는 이유는 다르지만, 모두 불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먼저 간 사담 후세인이 이것을 알았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요.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라고.
이렇게 러시아의 특별소각작전(Special Incendiary Operation)은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리고 매일 9,000톤 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데에는 유독 조용합니다. 연예인들에 대해서 기후악당 운운하던 사람들고, "How dare you!!" 라고 외치던 자칭 환경주의자도 다같이 홍차는 마시기 싫은 것인지. 그래서 홍차의 주요 생산국인 스리랑카가 파산위기에 직면했는데도 외면하는 것인가 봅니다.
이전에 썼던 유명인의 전용기 사용 비판이 잊는 착각을 참조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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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2-09-03 23:40:35
팔지 못하게 되었으니 태워서 없애버리는 건 흔한 일이지만, 저렇게 많은 연료를 태워버리면 뭐 환경파괴는 뻔한 일이겠네요.
저 둘 다 그런 거 신경은 안 쓰겠지만...
SiteOwner
2022-09-04 22:45:21
현재 러시아가 막대한 양의 가스를 믿고 저런 도박을 하는 것은 하지하책입니다.
사실 10년 전에도 이미 교훈이 있었습니다. 중국이 막대한 양의 희토류 파워를 이용해 2012년에 일본을 일시적으로 굴복시킨 사태가 있었습니다만, 일본은 희토류에의 의존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해저광업 분야도 연구하여 2018년에는 이미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해저에 전세계의 최소한 수백년간의 수요를 충당가능한 희토류 광상을 찾아낸데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의 자유진영의 광업대국들은 휴업 상태였던 자국내 희토류 광산을 재가동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중국은 희토류로 일본을 더 이상 굴복시키지 못했고 그 이후에는 일본이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완전히 친미노선으로 이행함에 따라 중국은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렇게 천연자원만 믿었다가 전세가 역전되니 아주 비굴하게 조용해집니다.
그나마 중국의 희토류 자원은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러시아의 가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게다가 미국, 캐나다, 호주, 카타르 등의 대량생산국도 있고, 비록 반미노선을 타고 있지만 이란도 가스 생산량이 많아서 자유진영 국가들에 대한 유화정책으로서 지금까지 팔지 못한 가스를 판매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러시아는 필패합니다. 당장 유럽 각국이 이번 겨울을 무사히 넘기면 러시아산 가스가 필요없는 세계가 될 것이고 그때는 답이 없을 것입니다.
중국에서 잘 쓰는 표현이 있습니다. 불장난을 좋아하면 불타 죽는다고. 그건 그 중국의 맹방인 러시아를 두고 한 예언일 듯합니다. 그것도 자기실현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