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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멜로디의 다른 노래 14. 고려속요에 붙여진 이스라엘 멜로디
같은 멜로디의 다른 노래 17. 대서사시가 된 그 멜로디

서양음악의 고전파 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곡가가 바로 오스트리아의 작곡가인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Franz Joseph Haydn, 1732-1809). 그는 젊었을 때에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음악애호가인 헝가리의 에스테르하지 대공 안톤 1세(Anton I, Prince Esterházy de Galántha, 1738-1794)의 전속음악가로 고용되는 동안 인내와 노력으로 갈고 닦은 역량으로 만년에는 고향곡의 아버지 및 현악사중주의 아버지로 칭송받게 되고 전유럽의 존경을 받는 원로 음악가로서의 영예를 누리게 됩니다. 그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음악가로서는 친구인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4) 및 제자인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이 있기도 합니다. 또한 전염병과 전쟁이 난무했던 그 시대에 77년의 생애를 누리면서 장수하기까지 한 인물이기도 하여 대기만성(大器晩成)의 좋은 사례이기도 합니다.

그의 대표적인 현악사중주 음악 하면 역시 1797년에 작곡된 현악사중주 C장조 황제(Kaiserquartett, Hob. III:77, Op. 76, No.3)가 거명될 것입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현악사중주단인 모자이크 사중주단(Quatuor Mosaïques)의 연주로 황제의 제2악장을 들어 보겠습니다.



그리고 이 곡은 신성로마제국의 마지막 황제이자 오스트리아 제국의 첫 황제가 된 프란츠 2세(Franz II, 1768-1835)에의 찬가가 되었습니다. 가사로서는 오스트리아의 시인인 로렌츠 레오폴트 하쉬카(Lorenz Leopold Haschka, 1749-1827)가 쓴 시가 채택되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노래인 "신이시여, 프란츠 황제를 지키소서(Gott erhalte Franz den Kaiser)" 는 1918년 오스트리아 제국의 해체 때까지 오스트리아의 국가로 쓰였습니다.


소개하는 음원은 현대에 피아노 반주와 남성 독창으로 재현된 것입니다.




이 노래는 독일제국이 붕괴하고 바이마르 공화국이 성립한 뒤인 1922년에 독일의 국가(Deutschlandlied, Das Lied der Deutschen)로 채택되었습니다. 새로이 채택된 가사는 채택 직전에 쓰여진 것은 아니고 독일의 시인 아우구스트 하인리히 호프만 폰 팔러스레벤(August Heinrich Hoffmann von Fallersleben, 1789-1874)이 1841년에 썼던 3연의 시였습니다. 그 시는 1연에서는 독일인에게 가장 중요한 나라로서의 독일과 형제애와 영역을, 2연에서는 독일 문물에의 긍지, 3연에서는 독일인이 수호해야 하는 가치와 조국을 위한 독일인의 다짐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는 1연과 2연 부분은 채택되지 않고 3연 부분만 채택되어 있습니다.


보통 1절의 가사 첫 줄을 따라서 도이칠란트 위버 알레스(Deutschland über alles)로 불리는 경우도 있고 의미가 "모든 것 위의 독일", "세계에 으뜸하는 독일" 등으로 해석되다 보니 이것이 나치즘과 엮이는 오해도 꽤 퍼져 있습니다. 가사가 된 1841년의 시가 나치즘을 전제하고 쓰였을 리가 없다 보니 그런 해석이 억측이긴 합니다만 사실 이게 잘 해소되지 않는 이유가 나치독일 때 독일 국가의 연주방식이 꽤나 이상했던 것도 있어서 그러합니다.


우선은 1, 2, 3절이 모두 있는 음원을 소개합니다. 독창자는 독일의 민요가수 하이노(Heino, 1938년생).




현대에는 이렇게 3절만 채택되어 있습니다.

1974년에서 1982년에 걸쳐 독일 수상에 재직했던 정치가 헬무트 슈미트(Helmut Schmidt, 1918-2015)의 장례식에서 연주된 것처럼 이렇게 3절만 불립니다. 1, 2절이 금지된 건 아니고 3절만 채택되었을 따름입니다.



이 곡은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가(Haus Habsburg)에서도 쓰입니다.

단 과거 프란츠 황제 찬가와는 가사가 달라져 있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안녕과 결속을 기원하는 노래입니다. 2011년 7월 16일에 오스트리아 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였던 오스트리아 대공 오토 폰 합스부르크(Otto von Habsburg, 1912-2011)의 장례식에서 이렇게 합스부르크 왕가의 노래로서 연주된 적이 있습니다(유튜브 바로가기).


독일에서 왜 오스트리아의 음악을 국가로 채택하는 것인지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독일인의 역사관 및 영역의식으로 볼 때 이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1871년 독일제국의 성립 이전에는 독일이라는 개념이 언어공동체였고 오스트리아는 그 이전부터 있었던 언어공동체 중 특별히 큰 패권국이었다 보니 오스트리아는 언어공동체로서의 독일의 일부입니다. 비록 정치적으로는 별개의 국가라도 그 인식은 여전히 이어져 있어서 독일의 기업이든 오스트리아의 기업이든 제3국의 기업이든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동일 영업범위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은 등으로 구체화된다든지 하이든이나 모차르트 등의 음악가들을 독일의 위인으로 여기는 경우도 일반적입니다.



다음 시리즈의 키워드는 팔랑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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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3-05-02 13:56:30

전부 같은 곡에서 출발했고, 그 곡을 다르게 변주했네요.
하나하나 들어봤는데 전부 다른 곳에서 사용하고 있으면서 결과물은 전부 웅장하고 훌륭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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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5 17:21:56

각급학교 교육에서 하이든이라는 음악가를 별로 다루지 않고 그냥 고전파 작곡가 중의 한 사람이라고 언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대표곡조차 접할 기회가 없이. 그러나 현악사중주 황제와 이것에서 나온 옛 오스트리아 제국의 국가, 현재의 독일국가 및 합스부르크 왕가의 노래는 정말 놀랄만큼 아름답고 또한 장엄합니다. 왜 모차르트가 하이든을 위대하다고 말해서 자신이 직접 현악사중주곡을 작곡하여 하이든에게 헌정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좋은 감상평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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