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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부가 수상하다!] 102화 - 그리 평범하지는 않은 점심시간

시어하트어택, 2023-07-07 21:12:37

조회 수
119

올리버는 베로니카가 되묻자, 그런 것 정도는 다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홀로그램을 켜서 뭔가를 보여준다. 그건 다름 아닌 자기 친구들의 연락처다.
“그 마왕성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는 곳에 사는 친구들에게 연락하면 되지. 다 머리를 써야지, 안 그렇겠어?”
“어... 그 친구들은 우리 동아리가 아닐 텐데요?”
“맞아. 그렇기는 하지.”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을 여기에 끌여들이는 건 또 안 되잖아요!”
“자기들이 스스로 도와준다고 하는데, 우리가 거절할 이유는 없지.”
“그런가요... 그게 혹시... 누구...죠?”
“아, 너도 MI스터리를 모르는 건 아니지?”
베로니카는 올리버의 그 말이 얼른 믿기지는 않았던 건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아무리 히어로 동아리가 신생 동아리라고는 해도 올리버가 다른 동아리 사람들까지 잘 알고 있다는 이야기는 별로 못 들어 봤다. 그러고 보니, 베로니카도 몇 번 본 적 있는 얼굴들이다. 물론 MI스터리 소속인 건 몰랐지만. 그러면서도 일단 올리버의 말이니 믿어보기로 한 건지, 올리버에게 다시 한번, 마치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묻는다.
“그 친구들, 확실한 거죠?”
“어, 그렇지. 내가 설마 거짓말을 하겠어?”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고서, 그리핀은 마치 천군만마를 얻기라도 한 듯, 아까의 긴장과 불안감이 가득 섞인 표정은 어디로 가고, 다시 의기양양해진 얼굴을 하고 다시 교실로 들어가고 있다.
“음... 좋았어. 그럼 오늘도 한번 해 보자고. 어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막 그리핀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기 교실을 향해 걸어가는데...
“어이쿠!”
누군가와 그리핀이 부딪친다. 그리핀이 부딪친 머리를 손으로 쓸며 앞에 서 있는 그 누군가를 보니, 붉은 후드 재킷을 교복 밖으로 입은 한 여학생이 앞에 서 있다. 그 여학생은 베로니카. 하지만 그리핀이 그 마왕성 능력자인 건 아직 모르고 있다.
“너, 2학년 C반의 베로니카지? 좀 보고 다녀!”
“......”
베로니카는 황당했는지 별말이 없다. 먼저 와서 부딪친 건 그리핀 쪽일 텐데 왜 그리핀이 오히려 저렇게 목에 핏발을 세우는 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눈에 띄게 입었으니 망정이지, 한눈팔다가 부딪칠 뻔했잖아!”
그리고 그 순간, 그리핀의 주위로 순간 환영 같은 게 비쳐 보이는 듯하지만, 베로니카는 눈치채지 못한다.
“생각 같아서는 그 <자가발전전대>처럼 보이는 후드도 벗었으면 좋겠는데!”
그 말에 베로니카의 머릿속 뚜껑이 순간 열리기라도 한 건지, 그리핀이 못 보는 사이 베로니카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건 그리핀도 마찬가지다. 다음 순간, 그리핀의 주위로 무언가가 나타나는 듯하다. 보라색의 아우라 같은 것이다. 베로니카의 눈에도 얼핏 그게 보인다.?
“응? 그리핀 선배도 초능력자인가?”
일단 직감적으로 그 아우라가 보인 이상, 그리핀이 초능력자일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무슨 능력인지는 아직은 베로니카로서는 알 길은 없다. 일단 초능력이 있는 건 확인했으니, 더욱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일단 자세를 확 낮춘다.
“아, 죄송합니다, 선배님. 제가 좀 더 살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네요.”
“알았으면 됐어. 앞으로는 더욱 조심하라고.”
그렇게 애써 위엄있고 너그러운 척을 하고는, 그리핀은 다시 교실로 들어간다. 베로니카가 자신의 뒤를 이제 막 밟으려고 생각하는 건 모른 채로 말이다.
“3학년 A반... 그리핀 휴즈 선배라고 했지? 좋아. 오늘 뭘 할지 끝까지 한번 쫓아가 보자고.”

한편 그 시간, 도서관.
“선배님, 얼추 할 사람들은 다 응모를 한 것 같은데요.”
조셉이 현황판을 한번 쭉 보더니, 펜을 들어서 뭔가를 현황판에 적고는, 다시 아멜리를 돌아보며 말한다.
“지금 응모한 사람들 숫자에서 더 특별히 늘어나는 것 같지도 않고요.”
“그래? 응모가 오늘까지라고 했지?”
“네.”
“그럼 이제 비율대로 해서 참가자들한테 줘야 할 경품은...”
아멜리가 켠 인공지능이 계산을 마치자, 현재 확보한 것보다 더 많은 경품을 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멜리는 ‘휴’ 하고 한숨을 쉬며 말한다.
“아무래도 집에 가서 한번 더 혼나야겠는걸.”
“저기, 선배님.”
조셉이 아멜리의 그 말에 말문이 막혔는지, 잠시 말이 없더니, 이윽고 다시 입을 연다.
“지금까지 혹시, 얼마나 쓰셨어요?”
“어... 그게, 그러니까...”
아멜리는 거기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얼른 답하기를 어려워하는 표정은 덤이다.
“혹시 선배님, 경품 중에 우주선이라든가, 핵융합로라든가 있는 건... 아니겠죠?”
“아니야! 그런 거 없어! 내가 미쳤냐? 그런 걸 경품으로 내놓게?”
“아, 그래요, 다행이네요. 선배님이 그나마 선은 지켜 줘서요.”
조셉은, 칭찬인지 비꼬는 건지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현황판을 끄고는 방송실 한쪽에 있는 스튜디오로 들어간다.
“저기, 선배님, 음악 좀 틀게요.”

♩♪♬♩♪♬♩♪♬

“오, 이거 누가 했는지는 몰라도 선곡 센스 좋은데.”
미린고등학교 1학년 G반 교실. 세훈은 교실 앞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자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말한다. 지금 흘러나오는 음악은 마치 어디 클럽 같은 곳에서나 틀어놓을 법한, 매우 신나는 리듬에 금방이라도 어깨를 들썩여야 할 것 같은 멜로디로 이루어져 있다. 꽉 막힌 학교라면 언제든지 교사가 와서 틀어놓은 노래 끄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법한 곡이다.
“보나마나 조셉의 선곡이겠지. 조셉이 그쪽에 관심 많은 건 알잖아?”
세훈의 옆에서 금발의 남학생 한 명이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 한마디 하자, 세훈은 그의 말이 신기하다는 듯 되묻는다.
“너는 어떻게 그런 걸 다 알지? 설마 너도 그쪽에 관심 많냐?”
“어... 그렇다고 봐도 되겠지?”
세훈의 옆에서 말하는 이 남학생의 이름은 ‘알렉스’. 영화부의 매니저 알렉스라고 한다면 우선 영화 음악은 어느 정도 알고 있을 테고, 그렇다고 한다면 어떤 음악을 어떤 상황에 선정해야 하는지에 관한 지식은 있을 터다.
“확실히 이건 아멜리 선배가 고를 만한 곡은 아니잖아.”
“뭐야, 그런 건 또 어떻게 알아? 요즘 아멜리 선배 기분 좋아서 그 경품 응모 이벤트 진행하는 거잖아.”
“에이, 아멜리 선배라면 아이돌 노래를 틀었겠지. 그것도, ‘라프레사’의 곡으로.”
“라프레사라고 한다면... 코하쿠 선배가 속한 그룹이지, 아마? 왜 일주일 있다가 컴백한다고 하던데.”
“잘 아네. 그래서 요즘 잘 안 보였던 거잖아.”
알렉스는 시계를 보고, 지금이 12시 57분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책을 펴기에 앞서서 가방에 들어있는 자신이 가져온 영화 한 편을 다시 확인한다. 조금 있다가 동아리 교류행사 때 틀어주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자신이 준비한 그것이 잘 들어있다는 걸 확인한 알렉스는 다시 가방을 책상 옆에 놓고, 곧이어 수업 준비를 한다.

한편 미린초등학교 5학년 H반 교실. 수업 시간 1분 전인데도, 아직 점심시간은 한참 남기라도 한 것처럼, 교실 안은 매우 활기차다. 일부는 책상 위에 앉아 있고, 다른 동급생들은 구석에서 자기들끼리 잡담을 하고 있다. 민은 한술 더 떡서, 창가에 앉아서 친구들과 잡담을 하고 있다.
“야, 그러니까, 오늘은 오락실이나 즉석사진방 같은 데라도 한번 가 보자고!”
“맞아. 그저께하고 어제 너 집에만 있었잖아? 답답하지도 않아?”
유와 코니는 자꾸만 민에게 놀러 갈 것을 권한다. 생각해 보니 유의 말대로, 민은 어제와 오늘 학교에 다녀와서 어디 나가지도 않고 집에만 있었다. 오늘도 딱히 할 일이 없었던 민은, 그런 제안이 나쁘지는 않은지, 그러겠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막 그렇게 친구들에게 대답하고서, 창문에서 내려오려던 그때.
“오, 얘들아! 교실 안이 꽤 활기차네.”
카키자키 선생은 일부러 다 들으라는 듯 크게 말한다. 하마터면, 민은 창가에서 내려오려다가 창문 바깥쪽으로 몸이 기울어질 뻔한다. 물론 염동력 덕분에 금방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리에 착지할 수 있었지만.
“하, 선생님, 큰일날 뻔했잖아요.”
“그러게 왜 창가 위에 앉아가지고 그러니. 다음부터는 위험하게 앉아 있으면 안돼.”
민은 고개를 끄덕이고서, 자리에 도로 앉는다. 그러고 보니, 책상 위에 놓여 있던 과자를 미처 치우지 못했다. 친구들과 잡담하거나, 아니면 게임을 하다가 하나둘씩 먹으려고 꺼내놨던 건데, 미처 가방에 집어넣지 못했던 것이다. 카키자키 선생은 다행히도 민 쪽으로는 시선을 주지 않고 앞을 보며 크게 말한다. 민에게 손짓은 하면서도 말이다.
“자, 이제 시작하자!”
민은 ‘휴’ 하고 날숨을 내쉬며 안도한다. 한편으로는 40분 넘게 과자를 먹을 수 없게 된 것에 슬퍼하면서도 말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수업이 다 끝난 미린중학교 2학년 C반 교실.
“아무래도 그 선배 정말 이상해.”
베로니카는 가방을 잠그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동아리 교류 행사 장소로 가기 위함이다. 오늘 히어로 동아리의 교류 행사 대상은 취미로 요리하는 모임. 어디든 히어로 동아리와 접점이 많은 곳이 있기야 하겠지마는, 오늘도 역시나, 그렇게 큰 연관은 없는 곳이다. 일단 베로니카부터가 요리와는 담을 쌓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일단 동아리 행사는 행사고, 이따가 그 선배나 한번 따라가 봐야겠네. 생각하면 할수록 의심이 점점 더 커진다고.”
그런데, 베로니카가 알기로는 그리핀은 동아리에 속하지 않았다. 그 말인즉, 그리핀은 수업이 끝나는 대로 집에 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리핀을 쫓아가거나 하기는 힘들다. 베로니카가 동아리 활동을 뺀다든가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거, 빨리 내가 쫓아가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면...”
올리버가 친구들에게 부탁을 했다고 하더라도, 베로니카 역시 그대로 강행할 생각이었지만, 뜻밖의 복병 때문인지, 잠깐 멈춰 선다. 그러더니, 동아리방과는 반대 방향으로 뛰어가며, 치히로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선배님, 짚이는 선배가 하나 있는데, 잠깐 갔다 와도 될까요]

그런데, 치히로로부터의 답장은 3초도 안 되어 날아온다. 그것도, 마치 베로니카가 하려는 걸 다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베로니카, 당장 올라와. 왜 혼자 멋대로 움직이는 거야]

“어... 어떻게 알았지?”
베로니카는 금세 온 치히로의 답장을 보고서도 믿기지 않았는지 머리를 긁적거리더니, 이윽고 몸을 돌려 다시 동아리방 쪽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로 말이다. 그러면서도 그리핀의 뒷모습은 놓치지 않으려는 건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4 댓글

마드리갈

2023-07-08 18:09:40

올리버의 인적 네트워크가 정말 굉장하군요. 그걸 모르고 있는 베로니카에게는 올리버의 그 복안이 놀라울 수밖에...

그런데 뭔가 그 자가발전전대 운운하는 게 히어로 동아리의 사람들에게는 역린같아 보이네요. 그리핀이 그 소리를 하니까 베로니카가 저렇게 화를 내는 것을 보니. 그리고 그리핀의 그 마왕성 능력은 상대의 심리상태에도 연동되어 있는 것일까요?


민은 정말 큰일날뻔했네요. 염동력이 민을 살렸어요.

사실 학교라는 공간도 꽤나 위험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런 안전사고 사례는 차고도 넘치니까요. 미국처럼 누군가가 학교에 난입해서 총기를 난사한다든지 하는 중범죄가 일어나는 상황은 아니더라도.

역시 보는 눈이 많아서 아는 건지, 아니면 치히로의 예상이 적중한 건지 확실하지 않지만 베로니카의 단독행동을 저지하려는 치히로는 놀랍네요. 만일 전자라면 역시 올리버의 인적 네트워크가 그런 데에도 작용하는 건가 싶네요.

시어하트어택

2023-07-09 23:28:06

올리버의 그 친구들이야 다들 자신들이 바라는 그런 게 눈앞에 있으니 가지 않을 수 없죠. 올리버도 그걸 노렸을 테고요.


그리핀의 그 능력은 상대가 아닌 그리핀의 심리상태에 따르죠. 그리핀이 자기 마음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자기도 모르게 그 능력이 튀어나오는 거고요.

SiteOwner

2023-08-17 22:03:38

그리핀, 정말 여러모로 문제군요. 일상생활에서의 타인에 대한 태도가 저렇게 문제투성이인 터라 말썽을 안 일으키는 게 이상한...저런 사람이 위기에 빠졌을 때 도와줄 사람은 없습니다. 게다가 그를 보는 눈이 주변에 여럿 있다는 것을 모르는 듯한데 대가를 아주 비싸게 치루기 전까지는 답이 없겠지요.


민은 정말 위험했군요. 사실 저런 사고는 의외로 많이 벌어집니다. 염동력이 없다면 죽은 목숨이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고등학생 때 주변에서 "점프박" 이라고 불리던 학생이 있었는데 중학교가 달라서 그 별명의 유래를 알 길이 없었다가 나중에 듣고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성격이 매우 급해서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데에 계단을 이용하기 귀찮다고 교실창문으로 뛰어내렸고 그 사건으로 팔에 골절상을 입고 치료에 한 학기를 다 썼다고 합니다. 그 뒤로 생긴 별명이 점프박인데, 운이 아주 좋았던 것이었습니다.

시어하트어택

2023-08-20 20:41:43

그리핀의 저런 태도는 아무래도 '지지 않겠다'는 것이겠지만, 후배들에게는 짜증나는 선배일 뿐이죠.


원래 민이 떨어질 뻔하는 장면은 책상 위에 앉아 있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려는 장면이었는데, 극적인 효과를 위해 수정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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