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코드블루 없는 날

마드리갈, 2024-05-26 18:28:26

조회 수
125

입원생활중에 병원 구내에서 간간이 들을 수 있었던 방송이 코드블루(Code Blue)였어요. 이를테면 벨소리에 뒤이어 "코드블루, 코드블루, 3층 수술실." 이렇게 나오는 것이었죠. 게다가 그 방송 뒤로는 사람들이 서둘러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도 있었어요. 입원한 병원이 대규모 종합병원인데다 수술직전에는 응급실에 있었고 수술 후 처음에 입원해 있던 병동 또한 응급병동이었다 보니 사람들이 급히 뛰는 발소리가 바로 근처인 복도에서 들리는 경우도 있었어요.

혼미하던 의식을 다잡아 웹검색을 할 수 있게 되자 이것저것 찾아본 게 있어요. 코드블루 또한 그 검색대상에 포함되어 있었고, 찾아보니까 심정지환자 발생의 상황을 말하는 것이었어요. 그것 이외에도 다른 코드도 있다는 것을 추가로 알았지만 입원기간중은 물론 이후 통원했을 때에도 코드블루 이외의 의료코드는 발령된 적이 없어요. 화재가 났을 경우의 레드(Red), 재난상황인 오렌지(Orange), 긴급대피상황인 그린(Green) 등과 같은 그런 것들은 실제로 접한 일이 없어서 천만다행이라 할까요.

입원생활중 22시(=오후 10시) 쯤 되면 대체로 잠들게 되는데 조명이 꺼진 후에 눈을 감기 직전 이렇게 생각하고 그랬어요.
"오늘은 코드블루가 없어서 천만다행이야."

그래요. 평온이라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당연할 수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는 그렇지도 않아요.
그리고, 평온한 날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없어요.
스파이패밀리(SPY×FAMILY)의 캐릭터 실비아 셔우드가 말한 것처럼, "오늘이 평화로운 게 제일이지" 라는 말이 오늘따라 더욱 크게 느껴지고 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Lester

2024-06-05 12:40:19

편도선이라든가 선천성이루공이라든가 하는 자잘한 수술 때문에 병원 신세를 진 적이 몇 번 있지만 장기입원까지는 안 해봐서 코드 블루 자체를 들어본 적이 없네요. 하지만 입원한 사람 입장에서 저 코드의 의미를 알고 있다면 아무리 자기와 상관없는 일임을 알아도 편히 있기는 힘들 것 같아요. 어딘지 모를 곳에 생사를 오가는 현장이 있다니... 극장에 공통된 감정이 번져나가듯이 뭔가가 넘어오는 느낌일 것 같거든요.

마드리갈

2024-06-06 12:04:46

보통 그렇죠. 종합병원이 아니면 들어볼 일도 거의 없는데다 그런 의료코드가 발동되지 않는 날도 분명히 있다 보니 장기입원하지 않는 한은 기회가 있는 게 이례적일 정도예요. 서울에서 생활할 때 종합병원을 찾은 게 건강진단이나 응급실 이용이나 간단한 수술 등의 사례가 있긴 했는데 그때는 들은 적이 없었고, 오빠가 예전에 장기입원했을 때에도 제가 늘 병원에만 있었던 건 아니었으니까 들을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렇다 보니 코드블루를 접하고 그 의미를 알게 된 이후로는 말씀하신 그런 감각을 좀처럼 피할 수가 없어요.


사실 퇴원후에도 들은 적이 있어요. 3월말에 진단결과 확인을 위해 방문했을 때. 확실히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Board Menu

목록

Page 10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6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2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0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3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3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88
5715

Microsoft Edge에 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지...

2
마드리갈 2024-06-08 117
5714

요즘은 일본의 옛 실사드라마를 보고 있어요

2
마드리갈 2024-06-07 124
5713

현충원의 중국산 추모화환

2
  • file
마드리갈 2024-06-06 118
5712

어디에서인가는 없는 날 그리고 관영언론의 침묵

2
SiteOwner 2024-06-05 113
5711

노란 청개구리와 빨간 미도리

2
  • file
SiteOwner 2024-06-04 122
5710

방문포장에 수수료를 받는다는 건 무슨 논리?

3
마드리갈 2024-06-03 126
5709

신칸센 세대교체 - E8계 취역 및 500계 부분퇴역

2
  • file
SiteOwner 2024-06-02 139
5708

6월을 맞이한 근황 이야기

2
SiteOwner 2024-06-01 119
5707

로또 관련 여론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들

2
마드리갈 2024-05-31 124
5706

개과동물 속성이란?

2
마드리갈 2024-05-30 127
5705

진짜 쓰레기를 투하한 북한에 누군가는 조용하네요

9
마드리갈 2024-05-29 165
5704

비전문가가 생성AI를 이용하여 랜섬웨어를 만들었다

2
  • file
마드리갈 2024-05-28 128
5703

ZARD의 인기는 지금도 이어진다

2
  • file
마드리갈 2024-05-27 139
5702

이런저런 이야기

6
국내산라이츄 2024-05-26 148
5701

코드블루 없는 날

2
마드리갈 2024-05-26 125
5700

이 시간에 무슨 전화를...

2
SiteOwner 2024-05-25 127
5699

"꾀끼깡꼴끈" 의 3일천하

5
  • file
마드리갈 2024-05-24 164
5698

근황 이야기

4
시어하트어택 2024-05-23 152
5697

억지력(抑止力)을 제대로 알게 된 어릴 때의 경험

2
SiteOwner 2024-05-23 128
5696

도쿄스카이트리가 개업 12주년을 맞았습니다.

5
  • file
SiteOwner 2024-05-22 159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