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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모두 같지 않으니 모습도 생각도 언행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어요. 이것을 생각해 보면 누군가를 만났을 경우의 판단과 반응을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는 결코 충분치는 않아요. 특히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큰 규모의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경우에는 사실 더 공정하면서도 동시에 효율적인 사고방식이 있어요. 언행을 근거로 판단하는 것. 그리고 이렇게 판단하려면 인간이 평등하다는 전제는 반드시 성립되고 또한 준수되어야 해요. 그게 없이 누구인가 아닌가에만 천착하면 벌어지는 일이 있어요. 우려된 사안을 3가지 쟁점으로 요약하면 대략 이 정도가 될 거예요.
첫째, 말이 늘 정반대로 바뀐다.
둘째, 극복할 수 없는 이유로 차별받는 일이 횡행한다.
셋째, 사회에 불투명이 만연한다.
첫째 쟁점은 멀리 갈 것도 없이 최순실 게이트와 조국 사태로 선명해지죠.
두 사안 모두 한국사회의 공정성의 근간으로 여겨졌던 입시비리가 있어요. 그런데 진행상황은 천양지차였어요. 전자의 경우는 법적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미리 입학취소처분이 내려진 반면, 후자의 경우는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갔는데다 심지어 검찰개혁으로 포장되고 미화되기까지 했어요.
어디 그뿐인가요? 박원순 성범죄 사건에서 나온 유명한 말인 "피해호소인" 이라든지, 페미니즘 계열에서 범죄자를 남성으로 단정하여 비난했다가 나중에 그 범죄자가 여성인 것이 드러나니 일제히 침묵하는 등의 사례 또한 결국 사안은 어떻게 되어도 좋은 채로 인물에 따라 말이 늘 뒤집어지는 일이 반복되어요.
둘째 쟁점은 결론부터 말하죠. 신분제사회로의 퇴행.
인류역사에서 유독 발전이 더디었던 것이 차별에의 극복이었죠. 그나마 근현대로 오면서 18세기말의 시민혁명, 19세기부터 본격화된 노예해방 및 20세기부터의 탈식민지 및 공화주의 확대에 힘입은 여성차별 및 인종차별의 철폐 등. 그런데 누군가인가 아닌가에만 천착하면 결국 이런 인류사의 진보 따위는 버리고 전근대 신분제사회로 돌아가겠다는 말과 다를 게 뭐가 있나요. 특정인 신격화나 악마화의 위험은 어느 정파에도 있기 마련이지만, 특히 평등을 강조하는 진보주의자들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은 타인을 반동(反動, Reactionist) 운운할 자격 따위는 처음부터 그들에게는 없다는 뜻이기도 해요.
셋째 쟁점은 "선택적 정의" 또는 "선택적 침묵" 등의 현상으로 이미 진행중인 사안이예요.
이미 첫째 쟁점에서 언급된 사안을 비롯한 여러 사안에서, 행위자의 정체가 알려지기 전과 알려진 후는 판이하게 달라지는 게 보였어요,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행위자를 특정하기 전에 자기검열을 작동한다든지 메신저를 악마화하는 식으로 인지부조화를 일으키거나 하는 일이 횡행할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되는 사회에 건전한 목소리의 입지는 줄어들 뿐.
이런 사회를 바라는 사람들이 의외로 꽤 많아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 덕분에 그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사회가 점점 이행중인데, 오늘까지의 변화가 내일부터 달라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근거는 있을까요. 그리고 상황이 일변하여 예의 그 사람들이 차별의 대상으로 전락하면 그때의 그들은 불만없이 순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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