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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서에서 본 기막힌 궤변들

마드리갈, 2016-02-11 20:29:14

조회 수
234

간혹 궤변을 접하게 되면, 분명 그것이 틀렸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알지만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보면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그렇죠.

예전에 사용했던 수험서에 이런 궤변들이 나왔는데, 그게 바로 그렇게 사람을 기막히게 하는 것 같아서 그 두 가지를 소개할까 해요. 단 원문 그대로는 저작권법 관련 분쟁 우려가 있어서 올리지 못하고, 내용의 왜곡이 없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각색했음을 알려드려요. 그리고 특정대상을 비하하거나 웃음거리로 만들 의도가 없음도 밝혀 두어요.



1. 사형제 찬반토론

사형제를 둘러싸고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는 토론장에서 목사가 말문을 열었다.

"인간이 인간을 심판할 권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법으로 사람을 죽이는 사형제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순간 장내가 숙연해졌다가, 검사가 목사를 흘겨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검사는 그 목사를 아래위로 훑어보다가 나지막히 한숨을 쉬면서 목사의 말을 받아쳤다.

"하아, 목사님,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시는데..."


장내가 술렁였다.

그러나 검사는 개의치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래요. 사형제, 솔직히 목사님 말씀이 틀렸다고는 안 하겠습니다. 그런데 권리가 없다고 행동 안하는 거 봤어요? 이미 일어나고 있으니 그건 그렇다 칩시다. 그런데 목사님, 좀 한심합니다."

당황해하는 목사를 보고 검사가 이죽거리듯이 발언을 계속했다.

"목사님, 사형제가 없었으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겠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일이 없었다면 지금 목사님 직업은 있었을 거라고 보십니까? 사형제의 최대 수혜자 중 한 분인 목사님께서 그런 말씀 하시는 건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 이겁니다."


목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2. 1000원의 행방

보라, 덕선, 노을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들인 비용은 모두 2만 5천원이었고, 세 사람은 각각 1만원권 지폐 1장씩을 지갑에서 꺼내어서 종업원에게 건네주었다. 그 종업원은 2천원을 팁으로 받기로 하고, 거스름돈으로서 1천원권 지폐 3장을 갖고 와서 한 사람에게 1장씩을 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보라가 계산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어, 이상하네? 분명히 우린 만원 내고 천원씩 받았으니 실제로 9천원씩 냈잖아? 그리고 종업원이 2천원을 가져갔고, 그러면 합이 2만 9천원이네. 천원은 어디 간거야?"


보라의 그 의문에 덕선, 노을, 그리고 식당 종업원이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저는 이 두 궤변을 읽으면서 문화충격을 느꼈어요.

이런 궤변은 대체 누가, 또 무슨 생각을 하면 만들 수 있는 건지...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9 댓글

마시멜로군

2016-02-11 21:14:57

1번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예수는 사형제가 없어도 늙어서 죽었을거같은데요. 신의 아들이긴 하나 인간이니.

2번은 진짜 헷갈리네요.. 우선 실질적으로 9000원을 냈다고 가정한거부터 이상한데요.. 

마드리갈

2016-02-12 12:45:40

1번의 경우 검사는 사형제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긴 하지만, 목사를 논파하기 위해서 기독교의 성립과정 및 그에서 파생된 직업으로서의 목사의 지위를 이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반론가능성을 원천봉쇄해 버렸고, 결국 사형제의 문제점은 다루어진듯 하다가 그냥 버려진 셈이죠.


2번의 경우는 부호의 문제예요.

보라가 실질적으로 9천원을 냈다고 가정한 건 맞아요.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 단계. 종업원이 팁으로 2천원을 가져간 것은 9천원씩 3명이 2만 7천원을 낸 것에서 빼야 하지 더해서는 안되거든요. 부호가 반대가 되는 바람에 보라의 계산은 아무 의미가 없이 듣는 사람들을 혼란시키기만 했어요.

HNRY

2016-02-11 23:31:53

1번은 마시멜로군님의 의견도 있긴 하지만 굳이 로마가 아니더라도 언젠간 원한을 사서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그 당시에 예수 말마따나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은 뒤로하고 사람을 위해 안식일이 있는 것이 아닌, 안식일을 위해 사는 것이 일상인 종교인들, 심지어 경건해야 할 성전이 장사판이 됐는데도 잇속만 챙기느라 바쁘던 부패한 종교인들을 향해서 거침없는 비판을 쏟으며 주변에 사람을 모으고 있던 예수가 해당 종교인들에게는 곱게 보이진 않았을 겁니다. 만약 로마의 힘을 빌릴 수 없다면 무슨 수를 써서든 예수를 제거하려 하였을 지도 모르지요.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들 중 가장 먼저 생긴 유대교가 예수를 거짓된 예언자라고 하고 그 뒤에 생긴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에선 각각 신의 아들이자 신 그 자체, 비록 신성을 부정하지만 위대한 예언자의 한사람으로서 받아들이고 있단 사실을 보면 그 당시 예수의 위상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2. 암산이 어려울 땐....직접 계산을!!!


우선 음식값이 총 25,000이 나왔고 세 사람이 낸 비용의 합은 30,000. 30,000-25,000=5,000. 원래 거스름돈은 5,000원인데 여기서 팁 2,000원을 빼고 나면 최종적으론 3,000원. 근데 막상 보라의 계산식을 적용하더라도 9,000×3=27,000. 여기서 27,000-25,000=2,000. 팁을 빼고 나면 남는 게 없죠. 아마 1,000원을 각자 낸 돈에서 뺀다는 것이 실수로 원래 냈던 비용인 30,000원에서 빼버려서 착각에 빠진 모양이네요.


뭐어, 궤변이라면 궤변이지만......사실 계산실수의 경우는 어느 정도 이해의 여지를 두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편의점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돈계산은 아무리 자주 해도 가끔씩 헷갈리다 보니까 말이죠.;;; 그래서 계산기는 위대합니다. 계산기가 없다면 스마트폰 계산기 어플이 있어!

HNRY

2016-02-12 14:20:11

그런 의미에서 1번에서 목사의 지위를 이용해 예수를 들먹인 검사나 거기에 반박을 못한 목사나 이런 배경을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적절하지 못한 이야기일 뿐더러 목사 역시 아무래도 기독교의 탄생 배경에서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희생된 것에만 집중하느라 그 십자가에 못박힌 배경을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으니까요.


결론적으로 궤변을 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그 궤변에 제대로 맞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적절한 배경지식이라는 뜻이 될 수도 있겠지요. 뭐어, 개인적으론 토론 자체가 그리 자신있는 분야가 아니라서 저런 민감한 문제로 토론을 하는 것 자체를 원치는 않지만 말이죠...


2번의 상황도 직접계산을 통해 보라의 실수를 알 수 있는데 물론 순간적으로는 당황했을 수도 있겠지만 저 이야기의 뒤에 누군가가 다함께 천천히 계산을 해보자는 제안을 해서 오해가 금방 풀렸을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스스로가 암산이 약하단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뭔가 이상하거나 어렵다 싶으면 꼭 계산기를 들도록 습관이 들었으니까요.

마드리갈

2016-02-12 12:52:51

예수는 정말 위대한 혁명가였어요. 당시의 부패상에 항거했던 그는 짧은 인생을 십자가에서 사형당하는 것으로 마감해야 했지만, 그의 가르침과 실천이 끼친 영향은 지금도 빛바래지 않고 있어요. 즉 이것을 뒤집어서 말한다면, 언제 기득권층의 미움을 받아 사형당해도 이상하지 않았을만큼 혁명적인 인물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어요.


지적해 주신 것, 정답이예요.

보라의 계산식에서는 부호가 하나 틀려버렸어요. 실질적으로 낸 금액에서 종업원의 팁이 빠졌다는 것을 잘못하여 오히려 더해 버렸으니 계산결과는 아무 의미도 없는 수치가 나와버렸으니까요.


계산기는 위대해요. 그리고 계산기를 발명한 파스칼, 라이프니츠 등도 위대하다는 점에 이론이 없어요.

파스큘라

2016-02-12 01:16:36

2. 제 계산이 맞다면 30,000원에서 점원이 팁으로 가져가기로 한 2,000원을 빼면 28,000원. 거스름돈 3,000원을 각각 1,000원씩 받기로 했으니까 빼면 나머지 25,000원, 딱 떨어지죠. HNRY님 말씀대로 각자가 가져가야할 돈 1,000원을 각자 낸 돈이 아니라 총합계인 30,000에서 바로 빼버리고 29,000으로 계산을 시작하니 처음부터 계산이 엉킨듯하네요.

마드리갈

2016-02-12 12:56:30

그렇죠. 처음에 말씀하신 그대로예요.


보라가 계산을 잘못한 단계는 종업원이 가져간 팁을 지출한 금액에 합산해 버린 것에 있어요. 즉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부호가 잘못되어 버렸으니 결국 아무 의미도 없는 값인 2만 9천원이라는 수치가 나와 버린 것이었어요.

카멜

2016-02-13 00:32:02

1번은 그냥 헛소리고요

2번은 계산실수ㅋㅋㅋ 

그런데 무슨 수험서인가요 꽤 재밌는 두 이야기네요. 쉬어가는 페이지 이런건가요? 

마드리갈

2016-02-14 23:59:52

네, 1번은 분명 헛소리 맞죠. 그런데 할 말이 없게 만드는 헛소리라는 게 문제.

정말 저런 이야기를 면전에서 들으면 너무 어이가 없어서 바로는 반박하기 못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보고 빵 터졌어요.


저 이야기는 논리학 과목에 나오는 것인데, 쉬어가는 페이지에 나오는 게 아니라 문제의 본문 또는 선택지에 나오는 지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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