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뜨랑피올랑님의 괴담 이야기를 보고 개인적으로 이건 정말 소름 끼쳤던 일화를 세 편만 골라 소개해봅니다.
거친 표현은 최대한 배제하고 담백하게 인용하였지만 내용이 내용이니만큼 이런 쪽에 내성이 없거나 하시면 되도록 읽지 않으시길 당부합니다.
첫번째 이야기도 정황상 실화임이 분명해 보이고, 세번째 이야기는 중국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만하다는게 문제.
1. 박경철 님이 쓰신 책, '시골 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에도 수록된 이야기.
치매 노모를 돌보고 사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거기다 이 부부에겐 애도 있었는지라 어린 아이와 치매 노모를 함께 돌봐줘야 했는데 이 분이 이따금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고해서 어느 날은 아내가 시장에 나가는 김에 노모에게 신신당부하며 애를 맡기고 나갔습니다.
(20160913: 생각난 김에 박경철 선생님 블로그 들려보니 일하러 나간 와중에 생긴게 아니라 그냥 시장에 간 와중에 생긴 일로 적혀있네요. 고등학교때 봤던 이야기라 기억에 좀 혼선이 생긴 모양입니다.)
얼마 후 병원 응급실.
환경 특성상 볼 거 못 볼거 다 보고 온갖 응급환자들이 시시때때로 실려오고 하는 곳이 응급실인데, 그런 응급실에서 일하는 전담 간호사가 환자 상태 보고 완전히 넋이 나가서(요즘말로 멘탈붕괴) 육하원칙이고 뭐고 다 무시하고 곧바로 박경철 선생님에게 '환자가 DOA(*) 상태로 왔는데 선생님이 검안해주셔야 할 거 같다'고 울면서 직통전화로 호출합니다. 당연히 선생님도 응급실 간호사가 이렇게 넋이 나간걸 보면 보통 상황이 아니라는걸 직감하고 응급실로 내려갑니다. 그리고 응급실에 펼쳐진 상황은 상상 이상으로 참혹했으니...
(* Dead on Arrival, 의학 용어로 '도착시 이미 사망', 병원에 온 환자가 이송 중 이미 사망한 상태로 실려와 어떠한 의학적 처치도 할 수 없는 그런 상태를 뜻합니다.)
다시 부부의 집.
아내가 먼저 집에 도착하자 노모가 뜬금없이 곰국을 끓였다고 반깁니다. 당연히 아내 입장에선 곰국 따윈 끓인 적도 없건만 노모가 계속 곰국 먹으라고 재촉을 하고 또 집에서도 묘하게 고기 삶는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고... 그래서 솥을 열어본 아내는 그 자리에서 혼절.
이쯤 되면 이미 짐작하시고도 남겠지만 솥의 내용물은......
해서 박경철 선생님 본인이 직접 검안하면서 사인(익사 + 전신화상)이나 상태같은걸 기록해서 경찰에 제출하셔야 했다고...
2. 안산의 모 아파트 단지에서 있었던 일.
로드뷰 기록에 남은 사진이 2008년, 주민의 언급으로 3년여 전부터 그곳에 있었다는 진술을 감안할 때 2008년의 어느 시점에서부터 아파트 단지 내에 수상한 리어카 하나가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놀이터 한켠에 방치되어 있어서 주민들도 딱히 별 생각 없이 그러려니 하다가 2011년 경, 어린 아이가 근처에서 놀다가 다쳐서 경비실에 리어카 주인에게 연락해 치워달라는 민원이 들어옵니다. 리어카는 3년여 전 쯤부터 그 자리에 방치되어 있었고 주인도 확인이 되지 않아 본인이 치우기로 한 경비원.
리어카에 실려 있던건 비닐과 아이스박스, 여행가방으로 단단히 밀봉된 시신이었고, 그 길로 경찰에 신고되어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지만 어떻게든 지문을 채취해 신원 확인. 경찰의 조사 결과 시신의 신원 및 리어카 주인의 신원이 밝혀졌고, 둘 다 발견된 해당 아파트가 거주지 였습니다. 한편, 피해자는 2006년 이후로 행적이 끊긴데다 통신이나 건강 기록 등도 전혀 조회되지 않고 장애를 가진 기초생활수급자 였으며 리어카 주인이 피해자의 보호자 신분이었지만 이 분도 2009년 이후로 암으로 사망한 상황.
CCTV도 없어 언제 어느 순간에 누가 시신을 유기해 리어카에 담아 방기했는지조차 모르고 피해자의 행적도 2006년 이후로 전혀 조회되지 않아, 피해자와 리어카 주인의 관계가 다소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나 이미 당사자 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미제 사건으로 종결됐습니다. 한편, 범죄 전문가들은 굳이 유기 장소를 '아파트 놀이터'로 고른 점, 목격자가 전무하다는 점, 시신에서 신원을 알만한 것들을 제거하려 한 점을 미루어 보아, 아파트 놀이터 주변과 리어카에 대해 밝고 피해자와도 연관이 있는 '면식범'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진실은 미궁 속에...
3. 인체의 신비전(플라스티네이션 표본)과 관련된 이야기.
인체의 신비전은 전시품의 테마가 테마다 보니까 혹여나 행방불명자 등이 범죄에 연류되 플라스티네이션 박제 처리가 된게 아니냐는 음모론이나 괴담 비스무리한게 떠도는데, 이것도 그것에서 시작하는 이야기. 중국의 박희래(薄熙?, 보시라이) 라는 높으신 분의 내연녀이던 모 아나운서가 갑자기 실종됐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인체의 신비전에 전시된 임산부 표본이 혹시 이 내연녀가 아니냐는 음모론이 나왔죠. 물론 일단 공식적으로는 행방불명 상태라지만, 중국의 특성상 사람 하나 없에버리는건 정말 쉬운데다가, 더군다나 플라스티네이션 박제 처리로 만들어서 인체의 신비전에 태연하게 전시시켜버린다는 것도 중국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법한 나라 라는게 이 음모론의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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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하트어택
2016-09-11 22:51:06
첫번째 이야기는 많이 봐서인지 이제는 그냥 담담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 봤을 때의 쇼크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마키
2016-09-14 21:19:48
저도 처음 책 읽다가 저 대목에서 딱 멈춰버림... 다른 이야기도 다 그렇지만, 특히나 저 이야기가 제일 무서운게 일상 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고라는 점이죠.
마드리갈
2016-09-12 18:04:10
첫번째 사례는 다시 읽어봐도 소름끼쳐요.
저런 사례를 보면 의료계 종사자나 경찰관 등이 얼마나 힘든 환경에서 종사하는지가 잘 보여요. 근무현장에서 봐야 하는 것들이 저렇게 끔찍한 것들로 가득차 있으니, 저는 정말 못할 것 같아요.
두번째 사례는 정말 기괴했어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전혀 종잡을 수 없으니...
세번째 사례의 소재가 된 인체의 신비전은 전시대상이 된 인체의 입수경로 자체가 의심스러워요. 그리고 특정인이 갑자기 실종되는 사례는 인구가 적은 남미 독재국가들에서도 빈번히 일어난 사건인데, 단일국가로서 인구 최다인 중국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거짓말일 거예요.
마키
2016-09-13 01:00:37
첫번째 사례는 정말 처음에 책에서 해당 대목을 읽는 순간에 책 읽던게 딱 멈춰버리면서 상황에 대한 상상이...
이런 류의 자료는 이것저것 자주 찾아보고 해서 내성이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만들어내는 '일상 생활에서의 공포', 즉 누구에게나 일상 속에서 일어 날 수 있는 일이라는게 제일 무서웠죠. 극한직업 같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도 소방서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테마가 병원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시는 의사와 간호사 분들에 대한 이야기죠. 과거 MBC의 '병원 24시'처럼 아예 병원을 무대로 한 다큐멘터리도 있었구요.
두번째는 유기 장소를 굳이 아파트 놀이터로 고른 것도 그렇지만, 특히나 흉흉한게 리어카가 처음으로 목격된게 2008년 경, 사건이 밝혀진게 2011년 경이라는걸 감안하면 최소한 3년 이상을 시신이 유기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는거니... 일단 신원 확인이나 인간관계 정도는 파악된 모양입니다만, 이미 조사 대상으로 삼을 만한 사람들이 없다보니 그냥 그 상태로 미제 종결된 모양이더군요. 죽은 사람을 불러내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세번째는 사실 본문에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말씀하신대로 일단 명목상으론 전부 기증받은 시신이라고 명시하고는 있습니다만 임산부 시신같이 일반적으론 기증이나 부검과는 거리가 먼 시신도 전시되어 있고, 실제로도 전시된 시신이 정말 기증받은게 맞냐는 의문이 증폭되고 있더군요. 중국같은 경우는 특히나 인구도 엄청나게 많고, 면적도 어마어마하게 많다보니 사람 하나 없애버리는건 정말 쉽죠. 실제로 밝혀진 사건들도 있으니 중국의 특성상 은폐되는 경우까지 합치면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쥐도새도 모르게 살해당했는지 짐작도 안갈 정도. 특히 3번 이야기의 포인트가 '중국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는다'는 점. 개인적으로 중국이 출처인 이야기가 제일 무서운게 아무리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더라도 출처가 중국이면 '중국이면 그러고도 남지'라고 태연하게 납득해버린다는 점입니다.
SiteOwner
2016-09-14 13:25:50
첫번째 사례는 텍스트로 읽는 것만으로도 토할 것 같은데, 그 상황을 목격한 아이의 부모, 시신을 보면서 직접 기록을 작성해야 했던 의사 및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경찰관들은 어떤 심경일지...
간혹 영문모를 괴이한 사건이 일어나는데, 보안기술이 발달한 현대에도 도저히 파악불가능한 것이 많은 것을 보면 과거에는 정말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안산의 그 사건은 그래서 섬찟해지는군요.
인체표본 같은 것은 과거 주요국가들이 유전병 환자, 오지 원주민, 죄수, 전쟁포로 등에 자행한 인체실험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이것들은 사라져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과연 그럴까 싶을 정도입니다. 그게 참 오싹한 것이지요.
제가 살던 동네에서 발생했던 사건도 말씀드려야겠군요.
19세기말에 출생한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때가 1980년대 후반이었는데 그 시점에서 이미 100세를 앞두고 있었으니까 19세기 출생이 맞습니다. 하루는 그 노인이 가족을 위해서 밥을 지었다는데, 밥이 녹색빛을 띠는데다 역한 냄새가 나서 이상하게 여긴 가족이 그 밥을 먹지 않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조사결과 농약을 넣어서 밥을 지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혼입된 농약이 색과 냄새가 강해서 다행히 피해자는 없었지만,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무서워집니다.
이것 말고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고 행색이 추잡한 어떤 사람이 낫을 갖고 다니는 경우도 있었는데, 어린이의 간이나 성기 등을 노린다는 소문이 파다해서 외출을 극력 삼갔던 것도 기억나고 있습니다.
마키
2016-09-14 21:15:35
박경철 선생님 본인 블로그나 직접 쓰신 책에는 물론 전후 사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만 본문에서는 적당히 필요한 것만 골라내 썼습니다. 물론 솥의 내용물도 블로그나 책에는 버젓이 적혀있죠(...). 아내 쪽은 솥을 보고 그 자리에서 혼절했다고 하고, 환자(...라고 해야할진 모르겠지만 일단)가 실려온 병원에서도 응급실 전담 간호사들이 패닉을 일으킬 정도였으니 뭐......
경찰의 말로는 완전범죄 같은건 없다지만 본문의 안산 리어카 사건 같은걸 생각해보면 글쎄올씨다? 라는 느낌. 현대에서도 가끔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의 기괴한 사건이 나오는데다, 범인이라도 밝혀지면 차라리 다행인게 본문처럼 누가 언제 갖다버렸는지조차도 모르는 사건도 허다하죠.
개인적으로 중국이 제일 섬칫한게, 아무리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져도 배경과 주체(?)가 중국이라면 '그러고도 남을법한 나라'라고 납득한다는 점. 이것도 어떻게보면 편견이기는 한데, 그런 편견이 당연시하게 느껴질 정도로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원체 일반 상식을 초월한 것들이라... 3번째 이야기의 음모론도 일단 공식적으로는 그냥 그럴지도 모르지 라는 음모론이지만, 중국이기 때문에 정말 그러고도 남을것같다는게 더 무서움.
요즘에야 농약에 구토제 같은걸 섞는데던가, 아니면 처음부터 먹을 수 있는 물건으로는 안 보이게 조치를 취한다지만 이것도 농약이 사람 여럿 저승길보내고 난 이후에 바뀐거죠. 가게 주인이 실수로 분말형 농약을 밀가루인줄 알고 전으로 부쳐 줬다가 손님 여럿이 실려가고 그라목손 음독 사고도 심심하면 벌어져서 판매 중단 됐다고 알고있구요. 언급해주신 사건은 의도치 않은 실수인지 아니면 고의로 작정하고 그런 건지는 몰라도 어느쪽이든 정말 소름끼치네요. 의도치 않았다고 해도 자기 손으로 가족들을 독살하려 한거나 마찬가지고 의도하고 한거면 뭐......
말씀해주신 사례들 처럼 과거에는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오싹한 일들이 태연하게 벌어지곤 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