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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fu는 일본어니까 틀렸다? 주장에의 회상

SiteOwner, 2017-07-25 23:48:17

조회 수
237

문화의 용광로로도, 샐러드로도 불리는 미국에서는 동북아시아의 문물도 당연히 유입되어 있고 많이 정착해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지요. 군부대 내의 식당은 정식 용어가 Dining Facility, 약칭 DFAC인데, Chow Hall로도 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국어에서 온 표현입니다. 미국 미디어를 보면 잘 나오는, 종이컵 포장용기로 대표되는 중국요리 배달 같은 것이라든지, 일식당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젓가락으로 초밥을 먹는 비즈니스맨들의 모습 같은 것도 동북아시아 문물이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겠지요.


그런데, 한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의 일인데, 미국의 한인사회 일각에서도, 그리고 국내 일각에서도 제기된 것인데, 어떤 문물이 일본어 표현으로 불리는 것은 틀렸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두부의 영어표현이 Tofu인데 이런 것은 일본어니까 틀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서 한국어 표현을 로마자화한 Dubu가 올바른 표현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또한, 보자기에 대응되는 일본어인 후로시키(風呂敷き)라는 용어도 틀렸으니 쓰면 안되고 보자기의 로마자 표현인 Bojagi가 옳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유인즉 일본은 한국의 문물을 일본의 것으로 조작하여 역사왜곡을 하는 나쁜 나라이고, 미국에 대적한 적도 있는 전범국가이니까 일본어 표현은 틀렸다는 것인데...


이런 주장은 전혀 먹혀들지 못했습니다.

어차피 언어관습의 형성에 정치를 들먹인다고 해서 그것을 순순히 수용해 줄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고, 일본어니까 틀렸다는 주장의 정당성도, 한국어니까 옳다는 주장의 정당성도 전혀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은 그냥 한때의 해프닝으로 흘러가고 말았습니다.


20년도 더 전의,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 이야기가 지금의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무엇일까요.

그 주제로 어느 정도 풀어가보고 싶어서 이렇게 화두를 꺼내고 싶어졌습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6 댓글

대왕고래

2017-07-25 23:57:38

외래어에 있어서는 먼저 선수친 나라의 언어로 전파되는 수 밖에 없겠죠.

불만이 있으면 타임머신을 개발해서 더 이전의 시간대로 가서 언어를 전파하면 될 것이에요. 그게 더 가능성이 있고요. 타임머신이 있다는 가정 하에서지만...

SiteOwner

2017-07-26 20:23:14

그러합니다. 어느 시기에 유입되는가가 확실히 중요한 법이지요.


이런 예가 있습니다.

고무는 영어로 rubber라고 하는데, 영어가 사실상의 국제공용어의 위상을 지니고 있는 지금도 한국어에서는 그 물질을 고무라고 합니다. 이것의 어원은 프랑스어의 gomme 또는 화란어의 gom이 일본을 거쳐서 정착한 것입니다. 이렇게 정착한 외래어가, 정치적인 이유로 갑자기 바뀌어야 할 당위성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마키

2017-07-26 11:10:05

실상 우리가 쓰는?한국어도 실제로 뜯어보면 순우리말을 기반으로 중화, 일본, 북미, 유럽, 남미 등등 참으로 다양한 국적 출신이 섞여있고,?더 나아가면 A의 언어를 들여온 B가 쓰며 고착화된 B의 외래어가 다시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나라의 외래어(대표적으로 빵. 본래는 포르투갈의 말로 가장 먼저 포르투갈의 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이 쓰다가 어느 시점에서 우리나라에까지 들어와있죠.)로까지 정착하고, 또 그것들이 순우리말로 바꾸기도 마땅찮다보니 그냥 그렇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있죠.


사실 대왕고래님 말씀도 그렇고 동식물 학명 같은 것도 "먼저 이름 붙인 사람(혹은 먼저 붙여진 이름)"이 임자인걸 보면 중국(예로, 도자기의 고향이 중국이고 또?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수출품이기도 하기에 지금도 도자기를 'china'라고 부르죠)과 더불어 일본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기에 본문의 주장은 그냥 황당한 소리로 치부될수밖에요.

SiteOwner

2017-07-26 21:07:20

저런 이야기가 나온 배경에는, 당시 한일관계에 대한 여러 비판분위기도 있긴 했습니다. 역사교과서 문제라든지, 강제징용, 위안부 강제동원 등과 같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가혹행위 등도 쟁점화되었고, 그와 같이 동해/일본해 표기문제, 한국의 로마자표기가 Korea가 된 것, 일본어에서 유입된 외래어 등 거의 대부분의 영역에서의 일본 때리기가 범람했던 시대였다 보니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에 이 문제를 제기하면 국제여론이 우리나라에 유리해지지 않을까를 기대하는 심리도 있었습니다. 두부나 보자기 같은 것의 표기도 그 문제의 연장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우리나라 특유의 정치과잉, 정치지상주의 등에 의한 착각에 지나지 않았고, 예의 두부나 보자기 건은 누구도 호응해 주지 않아서 그냥 사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미국에서 일본어계 외래어를 택한 것은 해당 문물이 일본에서 전래되어서, 중국어계 외래어를 택한 것도 역시 마찬가지로 해당 문물이 중국에서 전래된 것이 이유라서 그렇지 일본이나 중국이 미국 정치에 어떻게 관여해서는 전혀 아니어서 이것을 한국이 나서서 잘못되었다고 말해봤자 전혀 통할 이유가 없습니다. 어느 나라의 것이니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건 자유이지만, 그게 역으로 우리의 목을 조르는 게 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OBiN

2017-08-07 09:05:06

비슷한 걸로 닭도리탕 논란이 있겠군요.

그 패러디로 요즘 트위터에 도리토스, 도리어, 도리(道理)를 다하다, 심지어 래브라도 리트리버나?레오나르 디카프까지 '도리'만 들어가면 전부 '볶음'으로 바꾸는 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SiteOwner

2017-08-07 20:17:00

닭도리탕 논란은 무식과 아집의 결합이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선명히 알려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국문학자 최현배의 논리 중 하나인 "일본어계 외래어는 유입과정에 문제가 있으니 배제해야 한다" 에 기반하여, 일본어로 보이면 일단 정당한 어원이 어떻든간에 우격다짐으로라도 몰아내려는 폭거에 불과합니다. 그런 논리라면 아예 한자어는 완전히 쓰지 말아야 하는 건데, 그렇게까지 주장하는 경우는 과문의 탓인지 보이지를 않는군요.


예시 링크를 보니 풍자가 참으로 적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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