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치안이고 뭐고 나라가 돌아가야지",'갈라파고스 일본'을 돌려세운 일손 부족 (중앙일보)
기사 첫머리부터 인상적인 게 '이제는 외국인이 우리를 선택하는 시대가 왔다'라고 하는군요. 이제까지 '갈라파고스'라 불릴 정도로 외국인의 유입에 대해 반대했지만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일단은 단순노동자 위주로 5개 분야에서 유입을 허락했다는 내용입니다. 저로서는 좀 뜻밖인게, 지금까지 TV(주로 비정상회담...;;;)를 통해서 본 일본은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납골당 시스템이라든지 하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어떻게든 답을 찾아낼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기술력이든 아이디어든 그것을 '실천할 사람'이 부족해서 저런 결론이 나온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일단은 단순노동자만 받는다고 하니 두고 봐야겠지만, 한편으론 인종적 문제가 극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재일한국인들이 많은데다 당장 몇 달 전에 "조센징 발언"으로 용과 같이: 극 2가 발매되지 않을 뻔한 상황을 생각하면요.
여담이지만 묘하게도 비슷한 문장을 바로 삼국지에서 읽었는데, 해당 대목은 이러합니다. 소패왕 손책이 젊은 나이에 죽자 어린 손권이 대업을 이어받아야 하는 상황인지라, 일단 인재를 많이 얻기 위해 사람을 각지로 파견합니다. 노숙이 등용된 것이 이 무렵인데, 노숙을 설득하러 간 주유가 비슷한 말을 합니다. '지금은 신하가 주군을 선택하는 시대다'라고 말이죠. 어떤 사람은 해당 문장을 두고 '난세에서 정말 보기 드문 사고방식'이라고 평했던 것 같네요. 즉 이렇게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일손이 부족한 시대 = 난세, 전국시대. 뭔가 우리나라의 청년실업 세태에 몇 마디를 더 하고 싶지만, 이 쪽에 대해선 지식이 부족해서 함부로 말을 하지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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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민 10명 미만 섬 10곳 중 8곳 50년 후 무인도 위기 (경향신문)
엄청 요약하면 '인프라가 부족해서 섬 주민들이 줄어든다'입니다. 원인과 대책은 알고 있지만 막상 그것을 구축할 인프라가 부족해서 손 놓고 있는 상황이라네요. 그래서인지 이 문제는 위급성보다는 엉뚱한 상상이 더 많이 떠오르네요. 무인도를 통째로 무인발전소나 무인농장으로 만든다든지... 한편으론 쥬라기 공원처럼 그냥 완전 방치를 통해 생태공원으로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인간의 손을 타는 순간부터 생태계가 망가지는 것을 감안하면 CCTV만 남기는 정도?
가장 큰 난관은 역시 섬의 '크기'인 것 같네요. 건물도 입지여건을 따지듯이 섬도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게시글 규칙에 어긋난다면 바로 말씀해 주시는 대로 수정하겠습니다.)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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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드리갈
2018-06-24 19:56:34
사실 일본에서의 외국인 노동력 수용은 갑자기 일어난 일만은 아니죠. 일찍부터 일본계 외국국적자들을 상대로 일본에의 정착을 유도한다든지 하는 것이 있었고, 이제는 반드시 일본계가 아니더라도 외국인들을 받아들이는 풍조가 꽤 확대되어 있어요. 편의점에서 태국인이나 브라질인 점원을 보는 건 그리 드물지만도 않아요.
사실 서비스업 섹터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기계화할 수 있는 영역이 적어요. 거꾸로 말하자면, 서비스업이 발전하면서 인력수요에 공급이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해요. 특히 보건복지 관련은 만성적인 일손부족으로 오래전부터 외국인 연수생들을 받아들이고 있었어요.
사람 사는 사회이다 보니 일본 또한 사회내 갈등이 없을 리가 없겠죠.
일본인 주민과 일본계 브라질인들과의 문화차이에 의한 갈등도 20-30년 전부터 사회문제 중의 하나였다가 이제는 별로 부각되지는 않을 정도가 되었어요. 게다가 사회기조 자체가 타인의 삶에 별로 관심이 없어요. 그래서 고독사, 정치적 무관심 등의 문제도 있지만, 외국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거나 인종주의적 분위기가 일기도 어려운 등 역기능과 순기능은 모두 지니고 있죠.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일본의 변화가 다원성을 배가하여 보다 성숙된 사회로 발전할 수 있는 호기라고 보고 있어요.
섬 문제에 대해서는 아는 게 별로 없어서 말하기 힘들지만, 병원선같은 이동식 설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라는 건 말할 수 있겠어요. 그런데 그것도 접안시설이 어느 정도 갖추어지고 나서의 이야기니까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지가 막막하고 답이 쉽게 안 보이네요.
이번에 올려주신 글에는 이용규칙에 저촉되는 사항이 없으니까 안심해 주시기를 부탁드려요.
Lester
2018-06-25 00:13:13
하기야 서비스업 특성상 기계에게 일을 맡겼다간 비인간적인 응대가 오히려 불쾌감을 높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고 손님들의 갑질이나 행패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지만요(이 문제는 물고 물리는 관계이니까 생략). 하지만 일본의 경우는 말씀하신 대로 타인의 삶에 별로 관심이 없다기보단 '그냥 속으로 투덜거리는 것'이라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뿐 점점 속으로 곪아들어가진 않을까 걱정됩니다.
SiteOwner
2018-06-24 21:30:50
일본의 인력난 및 외국인 노동력 수용에 대해서는 동생이 자세히 이야기를 해 뒀으니, 저는 섬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해 보고 싶습니다.
좀 엉뚱한 소리이긴 하지만, 다른 섬들에 독도의 반만큼이라도 신경을 썼으면 지금은 상황이 좀 더 나았을지도 몰랐을 것입니다. 이미 10여년 전쯤에 이 문제가 일부 중앙 일간지를 중심으로 거론되기는 했습니다만, 별 관심이 없어서 묻혀 버리고 말았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섬에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게 확실히 뭔가 하든지, 상황을 버려 두던지의 두 선택지가 있는데, 두번째가 하지하책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쯤은 너무 늦었습니다.
사실 Lester님께서 말씀하신 것도 충분히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긴 합니다만, 10여년 전의 문제제기가 이미 무관심 속에 버려져 있는 이 마당에 지금이라고 딱히 해법이 나올지는 무리입니다. 독도라면 일본이 내는 잡음이 있으니 잘못되도록 방치할 리가 없는데 다른 섬은 독도가 아니니 뭘 기대하겠습니까. 이렇게 될 줄 알아서 사실 실망도 안하고 있습니다.
Lester
2018-06-25 00:17:01
저도 섬에 사람들이 찾아오거나 상주할 이유나 필요성이 있어야 스스로 사람들이 챙길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저렇게 무작정 무인도가 문제다 라는 식으로 제기를 하는 것을 보니 또 눈먼 돈을 타내가려는 계획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섬이라고 한다면 역시 (정신적) 휴양지의 이미지가 가장 강합니다만, 그것만으론 섬의 메리트가 없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