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 집은 뭐 추석 내내 집에만 있었습니다. 그나마 할아버지 성묘가 있기는 했지만 저는 발에 상처가 나는 바람에 가지를 못했네요. 제사는 지냈지만요. 가뜩이나 반무직 상태라 집에 있기가 뭐한데 계속 집에만 있으니 묘한 추석이었습니다.


-------------------------------------------------


진짜 용건은 따로 있는데요. 제 세계관에서의 소도시 재개발에 관한 설정입니다. 이전에 언급했듯이 제 세계관은 전세계가 태평성대(…)인데, 그것과는 별개로 본 무대인 미국으로의 유입이 증가합니다. 보다 광대한 흥취를 즐기고 싶어서이기도 하고, 산업과 관련된 정보를 얻어가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이민의 이유는 다양합니다.


(작중의) 미국은 딱히 유입을 거부할 이유가 없으니 받아들입니다만, 유입 인구가 과도하다 보니 행정적 처리는 물론이거니와 이미 있는 대도시에 거주시키는 것은 곤란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내세운 카드 중에 하나가 '인근 소도시나 지방으로 이주하는 사람에게는 시민권 제공 시 특전 제공' 등의 정책입니다. 이주민을 받으면서 지방도 발전시키자는 일석이조를 노린 것이죠. 실제 효과는 그럭저럭 있는 편이지만 유입 인구의 대다수가 유색인종이다 보니 '현대판 아파르트헤이트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위와 같은 정책을 통해 개발되는 지역은 아무래도 인프라가 이래저래 딸리다 보니 그만큼 인프라를 제공할 세력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여기서 제가 겁나게 좋아하는 범죄조직 등의 이권세력이 개입한다는 설정입니다. 사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게, 남미 카르텔처럼 딱히 좋지 않은 목적으로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미국 내에서는 제가 알기로 알 카포네처럼 금주법 때문에 기호가 억제된 사람들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면서 정치권까지 손을 뻗쳐 시카고를 장악한 사례도 있고요. 보다 직접적으로 패러디(?)하고 싶은 사례는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입니다. 제 세계관은 현대라서 자주정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러한 행정적 조치를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이 소수의 거대 세력에 의해 통제되는 상황이죠. 이에 따라 생길 수밖에 없는 악영향과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을 풀어내고 싶은 거고요.


제가 궁금한 것은 이 두 가지입니다.

1) 윗 문단과 같이 이주민에게 해당 정책을 펼친다고 해도 괜찮을까요? 실효성이나 부작용은 얼마나 될까요?

2) 범죄조직 혹은 대기업이 한 도시를 '사실상 통치'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현실에서 비슷한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요?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6 댓글

마드리갈

2018-09-27 14:08:48

미국의 알래스카주에서는 주에 정착하는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요. 북미 48개주 및 태평양의 하와이주와도 떨어져 있는데다 교통편마저 좋은 편이 못되는 혹한지라서 인구는 75만명을 넘지 못하는 상태거든요. 그래서 물가가 비싼 문제도 있다 보니 보조금을 지급하여 이주민을 유치하고 있어요. 게다가 광업, 수산업 등 알래스카 주력산업의 인력도 만성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여러모로 인구 유치에 힘쓰고 있어요.


범죄조직의 도시 직접지배라면 역시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횡행한 마약 카르텔이 그 해당사례가 되겠네요. 멕시코 북부를 장악한 로스 세타스(Los Zetas), 시날로아 카르텔(Sinaloa Cartel) 같은 조직은 거점 내에서 공공연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요. 반대자들을 죽이는데, 그냥 암살 정도가 아니라 목을 베고 내장을 뽑아서 그렇게 훼손한 시체를 눈에 띄게 버려둔다든지...이런 지역에서는 공권력이 아예 배제되어 있고, 마약 카르텔이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도시를 통제하고 있어요.

Lester

2018-09-27 16:29:46

어짜피 가상 세계관이니까 꼭 불모지가 아니더라도 지원금을 줘도 문제는 없겠군요. 본문에 썼듯이 태평성대(이제 보니 거품경제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지도?)인 상황이니 예산도 남아돌 테고요.


마약 카르텔의 도시 지배는 저도 잘 알고 있죠. 파블로 에스코바르 같은 마약왕(Drug lord)들로 유명하고요. 그렇다면 일반 대기업이나 집단이 도시를 지배한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요? 제아무리 미국에서 범죄조직이 도시를 점령했다고 하는 건 너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서요. 막장 세계관인 GTA 시리즈나 세인츠 로우 시리즈도 경찰을 비롯한 법집행자나 관공서를 박살낼지언정 존재 자체를 무시하진 않으니...

마키

2018-09-30 01:16:17

심슨 가족의 극장판 심슨 더 무비 에서도 사정으로 스프링필드를 벗어나 알래스카로 이주하는 심슨 가족이 이주 보조금을 지급받는 장면이 묘사되는데 심슨이 알게모르게 미국 문화에 대한 세세한 고증이 충실하죠.

SiteOwner

2018-09-29 18:08:35

발에 상처가 생겼다니...고생하셨습니다. 지금은 회복중이신가요?

이제 날씨가 많이 서늘해졌지만, 상처가 곪거나 악화될 수도 있으니 주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두 질문에 대해서는 이렇게 답변드려야겠습니다.

첫번째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사례로서는 위에서 동생이 언급한 미국 알래스카주, 소극적인 사례로서는 일본의 오사카 및 다른 도시들의 사실상의 공생관계가 있습니다. 오사카에서는 20세기 후반의 호황기에 노숙자 등에 대한 무상복지정책을 대규모로 시행했고, 다른 시에서는 오사카의 그 사례를 보고 슬럼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노숙자들이 오사카로 이주하게끔 알선했고, 그러다 보니 오사카 니시나리구의 신이마미야역 주변 지역인 아이린지구(구지명 카마가사키)는 일본 최대의 슬럼가로 전락하게 되고 원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도피하듯이 떠나서 난장판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이린지구의 위생 및 치안상태는 그리 좋은 편은 못되며, 출처불명의 물건들이 거래되는 도둑시장, 유효기간이 길게 남지 않은 식품들이 판매되는 각종 상점 및 자판기, 공산주의자, 지명수배자 등 위험인물들의 잠입, 폭동 및 소요사태 등의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어 있지 않고 잔존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관청에서 아이린지구라는 지명을 쓰는 데에 대한 반발로 슬럼가 거주자들이 일부러 폐지된 지명인 카마가사키를 고집하는 등의 감정대립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기업이 사실상 한 도시를 통치하는 예에 가장 근접하는 사례 또한 일본에 있습니다.

이것은 대체로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전반에 설립된 일본의 메이저 사설철도의 영업지역에서 현저히 드러났습니다. 효고현 타카라즈카시는 한큐전철의 영지나 다름없는 곳으로, 한큐전철그룹 주도로 부동산이 개발되고 그 유명한 남장여자 극단인 타카라즈카극단 또한 한큐전철그룹의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산업입니다. 보다 큰 도시로서는 후쿠오카현의 현청소재지 후쿠오카시가 있는데, 서일본철도그룹, 약칭 니시테츠의 왕국이라고 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후쿠오카시청이 소재한 텐진은 니시테츠철도선의 터미널역인 텐진역이 인접해 있으며 2015년까지는 후쿠오카시의 제1상권의 지위를 지켜왔는데다, 시내버스의 10대 중 9대는 니시테츠, 주요 호텔 및 고급아파트도 니시테츠 계열에 심지어 식료품점 체인조차도 니시테츠 계열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니시테츠가 직접적으로 후쿠오카시를 통치하지는 않더라도 니시테츠의 영향력 및 경영방침을 배제한 도시개발 등은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Lester

2018-09-29 20:57:23

염려에 감사드립니다. 지금은 완치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외국인 거주지역의 사례는 아니지만, 외국인 거주지역 같은 경우엔 이미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으니 더 여쭤볼 것도 없겠군요. 두 번째 답변에 대해서는, 교통을 빌미삼아 전반적인 인프라를 장악한 것이라 봐도 될까요?

SiteOwner

2018-09-29 21:17:01

맞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근현대 도시의 발달과 동시에 철도망 등의 교통인프라가 만들어졌는데, 관설철도 및 민설철도가 경쟁적으로 들어섰습니다. 특히 민설철도는 대도시 광역권을 영업범위로 하여 철도망을 필두로 도시계획의 전반을 좌지우지했고 그것에 따라 수도, 가스, 전기 등의 각종 인프라가 차례차례로 들어섰다 보니, 민설철도의 발전이 도시를 이끌어왔다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게다가 일본의 메이저 사설철도는 철도, 버스, 택시, 선박 등의 운수업은 물론이고 나고야철도가 ANA의 주주로 있는 것과 같이 항공운수업에도 관여한다든지, 유통업, 부동산업, 건설업 등에도 광범위하게 손을 뻗쳐 지역산업을 주도하면서 사실상 영업범위 내의 도시 구석구석에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Board Menu

목록

Page 124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6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2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0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3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3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88
3435

자동차 관련의 짧고 가벼운 이야기

4
SiteOwner 2018-10-01 186
3434

꿈에서 본 기묘한 이론과 정치병

2
마드리갈 2018-09-30 159
3433

군장비의 능력에 관한 의외의 척도 하나

4
SiteOwner 2018-09-29 201
3432

[작가수업] 공들여 쓴 최근 연재분을 그냥 지웠습니다

5
Lester 2018-09-28 171
3431

한복 위기론이 놓치고 있는 쟁점

2
마드리갈 2018-09-27 141
3430

감기 걸려서 앓아눕고 있습니다.

3
국내산라이츄 2018-09-26 147
3429

남자는 역시 커도 애라는 말을 스스로 느낍니다.

6
조커 2018-09-26 185
3428

추석은 잘들 쇠셨나요 / 현대판 도시국가(?)에 대해서

6
Lester 2018-09-26 189
3427

캐릭터 관련의 글에 관한 의견을 듣고 있어요

6
마드리갈 2018-09-25 225
3426

조용한 오늘 속 몇 마디

4
SiteOwner 2018-09-24 151
3425

궤간가변에 대해 몇가지

4
마드리갈 2018-09-23 165
3424

추석연휴를 잘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4
SiteOwner 2018-09-22 145
3423

일본제 물품 배격 주장 덕분에 광복은 가짜가 되었네요

4
마드리갈 2018-09-21 182
3422

평양공동선언 분석

2
SiteOwner 2018-09-20 140
3421

차량한계 관련의 간단한 정리

2
  • file
마드리갈 2018-09-19 231
3420

철도의 날에 제기하는 TGV, ICE 등의 표기에의 의문

2
SiteOwner 2018-09-18 166
3419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해가는 레트로 게임기

6
  • file
마키 2018-09-17 265
3418

철도의 궤간과 속도의 상호관계와 파생된 설정

2
마드리갈 2018-09-17 248
3417

All your data are belong to us

6
  • file
마키 2018-09-16 222
3416

일본산 창작물의 영어제목 문제와 개선안 몇 가지

4
마드리갈 2018-09-15 191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