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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한 건 해냈습니다.
예쁜 아이돌의 출연비중을 줄이라는 황당한 지침을 발표했는데, 이 지침 자체도 웃기기 짝이 없지만, 이유랍시고 내놓은 게 고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외모지상주의에 경각심을 갖자는 것인데...

아래의 두 기사를 참조하시면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여가부 "성평등 안내서, 외모지상주의 경각심 갖자는 취지" (2019년 2월 18일 조선닷컴 기사)

저 주장이 건전하지 못한 공허한 주장인 것은 물론이고,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기분나쁘고 모욕적으로 보이는 게 있습니다.
쌍둥이에 대한 편견과 비하.
4년 전에 쌍둥이 관련 이야기를 썼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주변에 쌍둥이가 있는 환경에서 생활하였고, 그들의 존재 덕분에 배우고 느낀 것이 많아서, 지금은 인연이 닿지 않더라도 과거에 만났던 쌍둥이들이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의 지침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믿는 모양인지, 아이돌들의 외모를 문제삼고 있으며, 쌍둥이를 비하하는 것같은 뉘앙스마저 느껴집니다.

오만한데다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조차도 포기한 저들의 작태에 이제는 연민까지 느껴집니다.
아이돌에 화풀이하면 뭐가 어떻게 달라진다는 것인지.
그리고,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 여성가족부의 지침 또한 외모지상주의입니다. 예쁘면, 닮으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탄압해야 한다는 부(負)의 외모지상주의.

다른 할 말이 많습니다만 그건 다음 기회에 써야 겠습니다.
SiteOw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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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마키

2019-02-19 00:50:29

저는 더이상 뭘 더 이야기를 할 가치조차 못느끼네요...

SiteOwner

2019-02-19 18:55:44

그렇습니다. 저 또한, 저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귀를 의심했습니다.

게다가 여성가족부의 지침이라는 건 저열할뿐만 아니라 쌍둥이를 비하하는 시각까지 보이니, 저런 표현이 누구의 머리와 손에서 나온 것인지는 몰라도, 솔직히 망발이라는 수준도 못되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여성가족부의 논리대로 하면, 일본에서 간혹 일어나는 여자아이돌에의 테러나 스토킹은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훌륭한 경각심 유발사건이겠군요. 이것은 결국 여성인권억압, 여성대상 범죄에의 정당화 등으로 귀결되고, 여성가족부가 있어서는 안될 이유가 됩니다. 이런 자승자박 논리를 깨달았다면 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SiteOwner

2019-02-20 19:17:10

2019년 2월 20일 추가

여가부, '외모 검열' 논란에 "오해 부른 표현 수정·삭제" (2019년 2월 20일 조선닷컴 기사)


오해를 부르는 표현을 수정했다고는 하지만, 이것으로 해결될 사항이 아닙니다.

여성가족부의 행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잘못되었고, 그래서 비판받아 마땅한 것입니다.

  1. 창작물의 표현에 대해서 국가기관이 미리 특정 사조에 기반한 가치판단을 내리고 만기친람하는 태도를 보여도 되는 것인가?
  2. 쌍둥이 비하는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는데 쌍둥이 모욕은 어떻게 되어도 좋은 것인가?
  3. 창작물의 제작자가 예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면 이 지침은 강제성이 있는 법령인가?
  4. 설령 강조하는 "인적 평등" 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그것이 성평등에 기여한다는 보장이 있는가?
  5. 성평등 교육은 전문분야의 소관사항이지 그것이 창작물 제작자에게 부과된 의무는 아니지 않는가?
대략 이 정도로 쟁점이 정리됩니다.
여성가족부는 단 하나도 제대로 답하지 못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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