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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coon City] 7화 - 탈출

시어하트어택, 2019-05-24 20:34:42

조회 수
135

그는 오주원을 반 억지로 끌고 방 밖으로 나왔다. 경비대원들은 우락부락한 죄수들을 막느라 그들에게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어서 찾읍시다! 당신의 동료를 찾아요! 여기서 다 같이 빠져나가야 합니다!”
오주원은 동료들을 찾기 시작했다. 일단 옆쪽의 방에서 한 명을 찾았다. 하나둘 찾고 나니, 동료들이 점점 불어나기 시작했다.
“야, 이게 누구야? 전에 우리를 잡아넣던 이민우 중대장님 아니신가?”
“지금 그럴 말할 시간이 없습니다, 윤영훈 씨. 저도 당신들과 한배를 탔습니다. 어서, 나머지 분들을 찾읍시다.”
“그럼, 당신이 이렇게 우리를 탈출하게 만든 거요? 거 참, 기막힌 인연이네그려. 그런데 당신 어떻게 탈출한 거요?”
“그건 나중에 말합시다. 일단은 지하에 있는 305호실로 간 동료들부터 구해야 합니다. 지하에 있으니, 그들을 구하고 창고로 가면 탈출에 필요한 호송차와 병력 수송 버스를 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가는 길은... 어떻게 할 거죠?”
“응? 최세미 씨, 자네도 탈출한 건가?”
“뭐 남자 방만 열린 줄 압니까? 여자 방도 다 열렸다고요.”
“조금 전에 죄수 탈출 경보 2단계가 울렸습니다. 경비대원들은 모두 죄수들을 막아서려 할 것입니다. 지금 탈출하는 것이 기회입니다.”
“아... 알았소. 그럼 갑시다.”
어느새 20여 명으로 늘어난 그들은 발걸음을 옮겼다. 경비대원들은 예상대로 모두 죄수들을 막으러 갔으므로 그들은 아무 제지도 받지 않고 지하로 갈 수 있었다. 지하에 가서 문을 하나하나 열어 보니, 기력이 쇠한 것으로 보이는 몇몇 사람이 있었다. 그중에 이민우의 눈에 익은 사람도 있었다.
“정성훈! 무슨 일을 당했길래 그렇게 된 겁니까?”
“꽤 안 좋은 일을 당했소... 나중에 자세히 말할 테니 우선 여기서 탈출합시다.”
그들은 이민우가 미리 알고 있었던 길로 갔다. 움직이기 힘든 사람들은 부축해서 옮겼다. 지하실에서 계단을 올라가니 정비고, 무기고 등의 시설이 나왔다. 당연히 경비대원들은 죄수들을 막으러 올라가느라 없었다.
“이제... 뭘 하면 되는 거지?”
“여기에 무기류나 경비대원 전투복 같은 것이 있습니다. 챙길 만큼 챙겨서 여기 있는 호송차들을 타고 탈출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저들이 이리로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최대한 빨리 챙겨서 차에 타야 합니다.”
이민우가 말하자 옆에 있던 반체제 인사 중 한 명이 말했다.
“그런데 이걸 입는다고 우리가 뭐 달라지는 것 있나? 저놈들은 어차피 우리를 공격할 거 아냐. 뭣 같은 저놈들에게 또 당하기는 싫단 말이야.”
“그런 소리 말고, 빨리 입게. 탈출하려면 어쩔 수 없지 않나!”
그들이 전투복을 다 입고, 무기까지 들자, 제법 그럴듯한 모양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호송차 몇 대에 나눠 올라탔고, 이어 자동운전을 시도했지만, 시스템 해킹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어려웠으므로 운전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대신 운전을 맡았다.
“자, 이민우 씨, 이제 시동을 걸면 되는 건가?”
“제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출발하십시오.”
그가 시동을 걸어 출발하자, 다른 차들도 일제히 출발했다. 원래 그가 대정 경비대 간부기이도 했지만, 호송차를 운전하는 그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위병소에 다다르자 영문 경비업체 직원이 무슨 일로 나가냐고 했다. 그가 탈출한 죄수들을 잡으러 간다고 하자, 직원들은 그냥 통과시켜 주었다. 동료들은 놀라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아해했다. 자신들이 너무나도 쉽게 탈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민우의 옆에 앉아 있던 오주원이 말했다.
“당신이 해낼 줄 알았소. 당신을 믿은 건 도박이었는데 말이지.”
“애초에 저게 치밀해 보이기는 해도 속은 썩어 문드러졌습니다. 그건 제가 3년간 경비대 간부로 있어 봐서 어느 정도 잘 알지요. 돈이 되는 것이면 적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도 기꺼이 합니다. 제가 접근할 수 있었던 문서만 봐도 그들이 그렇게 증오하는 타타리아의 첩보 기관 요원에게서 돈을 받고 소총의 설계도를 판 것을 봤습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이제 큰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요?”
“여기서 총본사로 갈 겁니다.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지을 겁니다.”
“당신 미쳤소? 총본사이니만큼 경비가 더 삼엄할 것 아니겠소? 그건 미친 짓, 아니 죽음이나 다름없소.”
“제가 어떻게 시위진압을 했는지, 못 보셨습니까?”
“아... 알겠소. 그러면, 그곳의 위치는 알고 있소?”
“운전석 계기판에 지도와 위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위치를 찍어 놨으니, 혹시 경비대원들이 공격하면 총구를 열고 대응 사격을 하면 됩니다.”
“위치가 어딘지는 대충 표시된 거요?”
“예, 지금 강영의 본사 기준으로 동쪽으로 30km 떨어져 있습니다. 1시간도 안 되어 도착할 겁니다.”
병력 호송 행렬로 위장한 그들은 아무 제지도 받고 고속도로를 탔다. 그는 차를 몰면서 뒤에 있는 동료들에게 말했다.
“제가 항상 생각한 게 있습니다. 저는 그간 정사원으로 있으면서 비사원들을 많이 보지 못했었습니다. 아예 그들과는 분리되다시피 했으니까요. 하지만 당신들을 만나보고, 책도 읽어 보고, 제가 배운 역사를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이제 깨달았습니다. 이 나라는 이상해도 한참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예전에 알았던 것을 저는 지금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
강영의 시가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차는 강영 시가지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의 집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그는 급히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그의 집 쪽으로 향했다. 옆에 있던 오주원이 물었다.
“고속도로가 더 빠른 것 같은데, 그리로 가지 않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소?”
“만약 발각되기라도 한다면 고속도로는 쉽게 노출되어 있으니 얼마 못 가 제압당할 것이 분명합니다. 차라리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밑으로 내려가서 이리저리 피해 가는 것이 괜찮습니다. 그리고, 저의 집 근처가 이쪽입니다. 집에서 잠깐 볼일이 있습니다.”
“당신, 앞의 것이 본래 목적이오, 뒤의 것이 본래 목적이오?”
“물론, 앞의 것이 목적입니다만, 집에 가서 할 일이 잠깐 있습니다.”
“음... 그럼 빨리 갔다 오시오.”
곧이어 이민우가 뒤에 따라오는 호송차들에 교신을 했다.
“제가 곧 차를 세우면 정지합니다. 5분간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그의 아파트 앞에 도달하자, 그는 차를 세웠다. 곧 뒤에 따라오는 모든 호송차들이 멈췄다. 이민우가 아파트로 올라가자 호송차 안에서 동지들이 한마디씩 했다.
“그런데 저 놈을 믿어야 하나? 저렇게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도 꼭 배신하는 놈이 있단 말이지.”
“기다려 봐요. 사람은 일단 믿고 봐야 하는 거 아닌지요?”
“그런데 말야, 저 이민우라는 자는 예전에 우리를 잡아넣는 데 앞장섰어. 정사원이기도 했고. 그것도 경비대원 말이지. 어쩌면 저놈이 감옥에 들어왔다가 우리를 빼낸 것은 또 다른 상부의 지시가 있어서가 아닐까?”
“그런 멍청한 소리는 그만 하슈. 뭐 음모론 맹신자도 아니고.”
한편 이민우는 아파트에 올라가 자신의 집에 들어갔다. 집은 어제 나왔을 때의 그대로였다. 그는 자신이 즐겨 읽던 역사책을 챙기고, 소지품 몇 가지를 챙겼다. 그리고 옷장 안의 자신의 전투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아파트를 나오려는데, 문 앞에서 여자친구와 마주쳤다.
“어? 자기야! 너무 보고 싶었어! 왜 없었던 거야?”
“미안... 말하지 마... 나 지금 중요한 일을 하고 있어.”
“그게 무슨 일이야? 말해 봐!”
“정말이야. 말할 수 없어. 너와 나의 관계를 알면, 네가 큰일 나.”
“무슨 큰일! 뭔데!”
“반체제 인사들하고 엮여서 쫓기게 됐어. 놈들이 너는 아직 모를 거야. 미나야, 너는 나한테 얽히지 말고, 새로운 삶 살아.”
그러고서는 이민우가 도망치듯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여자친구가 그의 팔을 잡았다.
“민우야. 너한테 이제껏 말하지 못한 게 있어. 내가 일하는 보안 업체 있지.“
“GT 네트웍스?“
“맞아... 그런데, 어제부턴가 동료 직원들의 시선이 많이 변했어. 말은 안 해도 서로 뭔가 알고 있는 눈빛이었어. 그걸 보고 알았지. 그대로 있다가는 나도 어떻게 될 거라는 걸 말야. 난, 너와 함께 가고 싶어. 어차피 너와 사귀기 시작하면서 다 생각했던 거야.”
“그래? 그럼, 나와 같이 가자!”
이민우는 여자친구와 함께 아파트를 나와서 차 쪽으로 뛰어갔다. 차에 도착해 시계를 보니, 정확히 4분 51초 걸렸다.?

이민우가 차 안에 들어오자, 조수석에 앉아 있던 오주원이 한마디 했다.
“그 여자는 누군가?”
“이제 저희와 한배를 같이 탔습니다. 미나야, 여기 있는 무기 중 아무거나 들어.”
“내가 보기에는 뒤의 것이 목적 같구먼.”
“뭐해? 미나야. 인사해.”
“아, 안녕하세요. 저는 나미나라고... 합니다. 예전에 하던 건 보안 시스템 유지보수 관련 일이었어요.”
“그런가? 민우 씨, 이 사람 믿어도 되겠지?”
“네, 믿어도 됩니다. 저와 함께하기로 했으니까요.”
“민우 씨! 이제 출발할 때 되지 않았나?”
“출발하겠습니다! 모두 마음 단단히 먹으십시오!”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2 댓글

마드리갈

2019-05-26 14:40:35

오월동주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인가 보네요.

어제의 적이 바로 오늘의 동지가 되는 것인데, 정말 이런 경우가 탄생하기가 힘들겠죠. 공동의 적과 맞서 싸워야 하는 운명공동체가 된다는 상황 자체가 얼마나 있을지는...지금까지 살아온 별로 길지 않았던 나날을 돌아보니까, 험악한 일이 있긴 있었지만 그래도 저 정도는 없었네요.


이렇게 탈출은 성공했지만 앞날은...

SiteOwner

2019-06-16 21:55:28

인연이라는 게 이렇게 기묘한 구석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익으로 뭉친 사람들은 이익이 지속되더라도 갈라설 위험이 있고 해소되면 당연히 갈라서게 되지만 의로서 뭉친 사람들은 의를 저버리지 않으면 비록 어제의 적이더라도 손을 잡게 됩니다. 이 짧은 순간에서도 그렇게 의기투합할 수 있는 것도 그래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모두가 한 배를 탔으니 이제는 출신이 어떠하든간에 운명공동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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