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방송에 등장한 여러 가지 수치를 보면 사실 어느 정도로 바람이 세고 파도가 높은 건지 실감이 안 날 때가 많더군요. 초속/시속으로 환산된 표기를 보면 그나마 실감이 나긴 하는데, 그래도 직접적으로 와 닿지는 않습니다. '지금 오는 태풍은 KTX보다 빨라!'하는 식으로 직접적으로 비유해야 아 그렇구나 하는 정도? 이러다 보니 제가 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사실,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만들어진 바람 및 파도의 세기에 대한 기준이 있어요.

보퍼트 풍력계급(Beaufort Scale)이라는 국제적인 기준이 있어요. 이것은 0에서 12까지의 13단계로 나뉘어지고, 각 단계는 이렇게 설명되죠.

0단계(고요, 1노트 이하) - 연기가 수직으로 피어오름/거울같은 해면

1단계(실바람. 3노트 이하) - 연기가 살짝 흔들리지만 풍향계는 움직이지 않음/물결에 거품이 없음

2단계(남실바람, 6노트 이하) - 얼굴에 바람이 느껴지고 나뭇잎이 흔들림, 풍향계 작동 시작/파도가 매끈함

3단계(산들바람, 10노트 이하) - 나뭇가지, 깃발 등이 움직임/파도의 마루가 부서지기 시작

4단계(건들바람, 16노트 이하) - 모래먼지, 휴지조각 등이 날림/물결이 거세지고 하얀 부분이 많아짐

5단계(흔들바람, 21노트 이하) - 연못, 늪 등의 수면이 흔들림/파도가 보다 길어지고 하얀 파도가 급증

6단계(된바람, 27노트 이하) - 큰 가지가 흔들리고 우산이 지탱하기 힘들어짐/큰 파도가 시작

7단계(센바람, 33노트 이하) - 나무 전체가 흔들리고 바람을 안고 걷기 곤란/물거품이 사방에 휘날림

8단계(큰바람, 40노트 이하) - 나뭇가지가 작은 건 부러지고 바람을 안고 걸을 수 없음/범선의 항해가 불가능해짐

9단계(큰센바람, 47노트 이하) - 굴뚝이 꺾이고 기와가 날아감/파도로 인해 앞이 거의 안 보임

10단계(노대바람, 55노트 이하) - 나무가 뿌리째 뽑혀버림/높은 파도와 완전히 불투명한 해면이 연속

11단계(왕바람, 63노트 이하) - 광범위한 파괴/종소형 선박은 완전히 침수될만큼의 거대한 파도

12단계(싹쓸바람, 63노트 초과) - 최악의 상황

이 보퍼트 풍력계급을 활용하면 직관적으로 바람이나 파도의 세기를 잘 알 수 있으니까, 참고해 보셔도 좋아요.

문제는 앨매리님께 있지 않아요. 이러한 판단기준이 기상정보에 많이 활용되지 않는 현재 상황에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