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 (2020/01/24) 에는 폴란드 크라쿠프를 출발, 독일 뮌헨을 경유하여 한국으로 귀국합니다.
▲ 폴란드를 떠나는 아침 6시에 불길한 문자 메시지가 모닝콜 대신 저를 깨워 내용을 보니 기존 크라쿠프-바르샤바-인천 비행기 중 바르샤바-인천 비행기가 엔진 고장으로 인하여 취소되었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받았습니다.? 일분 일초라도 허비했다가는 귀국 후의 업무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불 보듯 뻔했기 때문에 번개처럼 채비를 마치고 우버를 불러 크라쿠프 공항으로 향합니다.?
▲ 총구에서 발사된 총알처럼 달리는 우버 안에서 이러다가 한국에 귀국을 못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가슴이 조마조마해집니다.
▲ 30분 후에 크라쿠프 요한 바오로 2세 국제공항에 도착합니다.?
▲ 러시아인 우버 기사에게 비용을 치르자마자 바로 LOT 폴란드 항공 카운터로 달려갑니다.?
▲ 무뚝뚝해 보이는 LOT 폴란드 항공 카운터 직원에게 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대체 방안을 물어 보니 여러 곳으로 연락한 끝에 당일 오후에 있는 루프트한자의 크라쿠프(13:25 출발)-독일 뮌헨(당일 16:30 출발)-인천(01/25 10:55 도착)루트의 좌석 등급 변경 없는 대체편으로 주선해 줄 때, 먹구름 같은 마음에 다시 빛이 비치는 것 같았습니다.??
▲ 항공권 변경 확인서를 들고 루프트한자 카운터로 이동하여 변경된 루트에 따라 표를 다시 발급받습니다.
▲ 드디어 제 날짜에 돌아갈 수 있는 루프트한자의 크라쿠프-뮌헨-인천 간 항공권을 손에 쥐었습니다.
▲ 보안 심사를 받은 후 물병만큼 큰 폴란드산 보드카를 충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파는 크라쿠프 국제공항의 면세점을 훑어봅니다.?
▲ '폴란드의 천년고도'라는 명칭에 걸맞듯이 다양한 국가 출신 항공기들이 주기장에서 왕래하면서 제 눈을 흐뭇하게 합니다.??
▲ 긴장이 풀어지니 아침을 먹지 않은 배가 신호를 보내는 것을 깨닫고 공항 내부의 카페테리아에서 마지막 남은 폴란드 즈워티를 샌드위치와 맥주로 바꾸어 끼니를 때웁니다.
▲ 탑승교 값을 아끼기 위해 보잉 737 여객기에 자체 내장된 계단을 이용하여 승객을 타고 내리게 하는 기행을 선보이는 라이언에어의 모습을 보며 제가 탈 뮌헨 행 비행기를 기다립니다.
▲ 드디어 뮌헨 행 루프트한자 소속 에어버스 A320 여객기가 게이트에 들어옵니다.?
▲ 탑승 예정 시간보다 조금 일찍 탑승이 개시됩니다.?
▲?Do zobaczenia, Polska! (또 만나요, 폴란드!)?
▲ 이 날 뮌헨까지 이용한 좌석은 제일 후방부 창가 쪽에 있었기 때문에 탑승 순서에 상관없이 제일 늦게 내리게 된다는 것을 뒤늦게야 알게 되었습니다.
▲ 단거리 노선에서만 제공되는 루프트한자의 기내 유인물들을 펼쳐봅니다.
▲ 탑승 시작을 서두른 덕택인지 정시보다 일찍 항공기가 지상 이동을 시작합니다.??
▲ 크라쿠프와 폴란드를 떠나는 활주로로 다가가고,?
▲ 마침내 하늘로 솟아오르며 폴란드와의 작별을 고합니다.
▲ 비행기가 고도를 높임에 따라 폴란드의 국토가 성냥갑처럼 작아집니다.
▲ 순항 고도에 이르며 구름들이 다시 발 아래에 펼쳐집니다.
▲ 단거리 기내식으로 치즈 샌드위치와 바슈타이너 맥주를 받습니다.
▲ 바슈타이너 맥주는 폴란드를 떠날 때의 아쉬움을 잠시나마 잊게 해 주었습니다.
▲ 2시간도 안 되는 짧은 비행을 마치며 독일 뮌헨에 착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뮌헨 국제공항의 활주로에 착륙합니다.
▲ 중간 경유지인 뮌헨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독일 양대 허브공항답게 루프트한자 소속 여객기들이 공항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 나머지 승객들이 다 내릴 때까지 항공기 안에서 기다립니다.
▲ 맨 마지막으로 항공기에서 내려 비 쉥겐 구역인 H 게이트로 향합니다.
▲ 중간에 무인 셔틀 열차를 이용합니다.
▲ 공항 물가임을 감안해도 매우 비싸진 독일 물가를 면세점에서부터 느끼며 인천 행 항공기를 찾습니다.
▲ 저를 인천까지 바래다 줄 루프트한자 소속 에어버스 A350 여객기가 탑승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화물과 기내식 등을 싣는 광경을 지켜봅니다.?
▲ 1919년 제정된 이래 100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루프트한자의 엠블럼들이 뮌헨 국제공항의 한 쪽 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 인천 행 에어버스 A350 뒤로 같은 루프트한자 소속 에어버스 A340-600이 바로 보이는 후배들에게 단명할(?)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유히 지나갑니다.
▲ 뮌헨 국제공항 내 편의점에서 호밀빵 샌드위치와 소시지를 사서 텅 빈 위장을 달래 봅니다.
▲ 드디어 인천 행 탑승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방송이 들리며 삽시간에 긴 줄들이 만들어집니다.
▲ 탑승 수속을 시작합니다.
▲ 뮌헨 국제공항에서는 항공표를 개찰구에 설치된 스캐너에 찍기만 하면 바로 탑승이 가능합니다.
▲ 이날 탑승한 에어버스 A350의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기체번호 : D-AIXI
◎ 애칭 : 도르트문트 (Dortmund)
◎ 제작연도 : 2018/05 (2020.02. 기준 1년 9개월 경과)?
◎ 좌석구성 : 293석 (비지니스 클래스 48석 / 프리미엄 이코노미 21석 / 이코노미 224석)
◎ 주요 투입노선 : 뮌헨 발 장거리노선 (인천/도쿄/싱가포르/홍콩 등)??
▲ LOT 폴란드 항공을 예약할 당시 등급 그대로 귀국편에 한정하여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으로 예약이 변경되었음을 확인합니다. 독일인 승무원의 친근한 환영을 받으며 자리에 앉습니다.
▲ 이 날의 항공 승무원들은 한스 기장을 대표로 한 독일인 승무원이 절반이었으며, 한국인 승무원들도 나머지 절반 가량 있었습니다.??
▲ 프리미엄 이코노미석만의 차별점인 웰컴 드링크로 이번 여행에서의 마지막 비행을 즐길 준비를 합니다. 기장이 이 날은 인천까지 10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안내합니다.
▲ 이코노미석과는 확실히 다른 루프트한자 프리미엄 이코노미만의 개인 제공 물품입니다.
▲ 슬리퍼, 수면양말, 물티슈, 안대, 양치용품, 그리고 세계 유명 명소를 그림으로 담은 휴대용 가방까지 실속 있는 구성이었던 개인 제공물품을 테이블 위에 지도처럼 펼칩니다.
▲ 정시에 맞추어 항공기가 지상 이동을 시작합니다.
▲ A350의 거대한 두 엔진이 주는 경쾌한 스릴과 함께 하늘과 다시 한 몸이 됩니다.
▲ 순항 고도에 이르고 맛있는 냄새가 비행기 안을 채우기 시작합니다.
▲ 메뉴는 이코노미석과 거의 같지만, 플라스틱이나 은박지 그릇이 아닌 제대로 된 도자기 식기에 담긴 루프트한자의 저녁 기내식을 받습니다.
▲ 새콤달콤한 소스에 볶은 쇠고기와 쌀밥(다른 선택으로는 닭갈비와 쌀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토록 찾았던 김치와 고추장이 한 상에 제공됩니다. 맥주를 주문하자 역시 바슈타이너가 제공되었습니다.?
▲ 20분도 안 되어 금세 한 상을 고양이처럼 깨끗이 비웁니다.
▲ 식후 음료는 물로 선택하여 기내에서의 건조함을 이겨봅니다.
▲ 장거리 노선에서만 제공되는 루프트한자의 기내 유인물들과 음악으로 시차 때문에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 몸을 애써 달래 봅니다.??
▲ 진한 맛과 목넘김이 좋은 기억으로 남은 바슈타이너와 프레첼로 지루함을 잊습니다.
▲ 항공기 제일 뒤편에 있는 주방에서 독일인 승무원과 수다를 떨며 모두가 잠든 A350의 기내를 자유롭게 둘러봅니다. 같이 이야기한 독일인 승무원은 여러 번이나 A350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을 정도로 뼈 있는 항공기 매니아였습니다.?
▲ 칠흑처럼 어두워진 항공기 내부를 밝히는 루프트한자 로고와 함께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상공에서 짧게 잠이 듭니다.
▲ 중국 북경 근처 상공에서 강렬한 햇빛과 함께 새해 아침을 맞습니다.
▲ 청아한 새해 아침 햇살과 같이 아침 기내식 냄새가 풍겨옵니다.?
▲ 아침 메뉴 역시 제대로 된 도자기 식기에 담겨져 나옵니다.
▲ 오믈렛과 요거트로 단촐하게 구성된 아침식사에 홍차를 추가로 요청하여 잠을 쫒습니다.
▲ 역시 20분도 안 되어 아침식사를 마칩니다.
▲ 식후 홍차로 시차 적응을 위해 애써 봅니다.
▲ A350의 두 엔진이 착륙을 준비하기 위하여 출력을 높임과 비례하여 제 마음의 아쉬움도 함께 커져 갑니다.
▲ 새해의 햇빛이 빛나는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나긋하게 착륙합니다.?
▲ 드디어 여행의 마지막을 알리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 두 엔진이 멎음과 동시에 모두 내릴 채비를 서두릅니다.
▲ 비록 예기치 못한 일정 변경이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전화위복으로 보잉(B787)과 에어버스(A350)의 최신 기종을 둘 다 이용해 본 매우 뜻 깊은 항공 여행이었습니다. 물론 LOT 폴란드 항공과 루프트한자 중 승무원의 친절도 및 서비스 등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렵지만 제 주관적으로는 기체 상태 및 정시성 면에서 루프트한자에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 현재 입국 창구에도 무인 출입국 시스템이 설치됨에 따라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긴 줄을 설 필요 없이 바로 수속을 마칠 수 있습니다.
▲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한국으로 무사히 도착한 짐을 찾습니다.?
▲ 도착층에서 장기주차장 행 무료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제 차를 찾으며 이번 유럽 여행의 대장정을 마칩니다.?
▲ 긴 여행의 끝은 새로운 시작임을 증명하듯이, 폴란드에서 산 기념품 정리와 빨래 등을 해결하며 일상으로 복귀합니다.
이번 여행은 비록 많은 돈과 노력이 들었지만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경험의 재산을 쌓았던 마법의 시간들이었습니다. 또한 비슷한 역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동병상련의 생각 및 감정과 나라 잃은 민족이 겪는 비탄의 장이 어떠한 형태인지 역사의 장소를 증거로 하여 깊이 깨달을 수 있었으며, 이러한 여러 경험들은 제 마음의 발판이 되어 앞으로의 삶의 방향에 중요한 길잡이로 남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감상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번 여행기를 마칩니다. (끝)
농업은 모든 산업의 기초입니다. 农业是所有产业的基础。La agricultura es la base de todas las industrias.
Agriculture is the foundation of all industries. L'agriculture est le fondement de toutes les industries.
2 댓글
마드리갈
2020-02-18 23:50:39
역시 여행에서는 별의별 변수가 발생한다더니...
B777-300ER님께서도 겪으셨군요. 그것도 국제항공교통에서...
저희집의 경우는 경우는 일본국내에서 나가사키본선에 열기구가 추락하는 사건이 일어나서, 후쿠오카에서 사세보로 가던 편도 2시간 이내의 일정이 어그러져서 4시간 반이나 걸리게 되었는데, 겪으신 이 사안은 비교도 할 수 없이 심각했군요.
역시 항공동맹의 힘이 크네요.
LOT 폴란드항공과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은 같은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 회원사. 그리고 그렇게 크라쿠프-뮌헨-서울 연결편으로 귀국하셨고, 왕편은 보잉 787 드림라이너, 복편은 에어버스 A350 XWB를 타는 특별한 경험도 하셨네요.
사태가 잘 해결된 것이 무엇보다도 소중하겠지만요.
간만에 포럼에 와 주셔서 이렇게 좋은 여행기를 남겨 주신 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SiteOwner
2020-02-21 19:07:49
러시아어의 작별인사가 다 스비다냐(До свидания)인데, 폴란드어의 작별인사는 다 자바체냐라고 하는군요. 역시 꽤 닮았습니다.
엄청난 일을 겪으셨군요. 그래도 잘 해결하셔서 천만다행입니다.
그렇게 국제교통 관련으로 돌발사태가 생겼다면 정말 머리속이 햐얘질건데...천만다행입니다.
크라쿠프-뮌헨-서울은 잠깐 서항했다가 동항이군요. 그래도 폴란드와 독일은 시간대가 동일한 UTC+1이라서 그나마 시차 계산문제는 없군요.
뮌헨에서 좀 더 머무를 수 있었다면, 뮌헨을 대표하는 글로벌 자동차기업인 BMW 본사 및 자동차역사관인 BMW 세계(영어 BMW World, 독일어 BMW Welt) 같은 곳도 들를 수 있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그럴 여유가 없었을테니 그건 다음 기회라도 충분할 것입니다.
A340은 마지막 기체가 2011년에 생산되었지요. 보잉 777이라는 강적, 그리고 연비우선의 오늘날의 항공교통사정이 있어서.
역시 비즈니스석은 좋군요. 요즘 상황이 호전되는대로 다시 여행을 해 보고 싶은데 그때는 조금 더 욕심을 내서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보고 싶어집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여행기를 올려 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와 동생이 코멘트를 해 온 데에 대해서도 뭔가 말씀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