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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요리를 좋아하는 터라 해 보고 싶었던 이야기를 이제서야 하게 되네요.
그 첫번째 이야기는 우동.
희고 매끈하고 굵은 면의 우동은 꽤 좋아하는 면 요리로, 사계절 내내 먹고 있어요.
따뜻한 것은 물론이고 냉우동을 먹는 경우가 간혹 있으니까요. 보통 찬 음식을 즐기지는 않는 편이지만, 면 관련은 신기하게도 예외이고, 그 중에 우동도 포함되어 있어요.
우동현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일본의 카가와현(香川県)에는 실제로 편의점보다 우동집이 많은데, 그 중에서 유명한 몇몇 식당에 아주 기묘한 이름이 있어요. 그 중의 하나가 JR시코쿠가 주주로 있는 우동식당체인 메리켄야(めりけんや). 미국집이라는 뜻인데, 이건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요?
사실, 에도시대의 일본에서는 밀 자체가 상당히 귀한 곡물이었어요. 그래서 우동보다는 일본 전역에서 재배가능하고 난이도 또한 낮은 메밀로 만든 면이 더욱 대중적이었죠. 특히, 동부 및 중부지역에서 메밀이 널리 생산, 보급되어 인기가 있었고 그래서 소바=동일본 등식이 정립되었어요.
그런데 개화기 이후 미국에서 수입된 정제 밀가루는 일본의 식문화에 큰 충격을 주었어요. 요즘은 잘 쓰이지는 않는 말이지만, 밀가루를 가리키는 어휘에 메리켄코(メリケン粉)가 있을 정도로, 기존의 우동용 밀가루와는 비교되지 않는 고품질 및 풍부한 공급량으로 각광받았어요. 위에서 언급한 메리켄야 또한 그 영향을 받은 식당. 요즘에는 호주산 밀가루가 가장 선호된다고 하지만요.
지역색이 다양한 일본인만큼 우동의 종류도 꽤나 다양하지만, 국내에 잘 알려진 것으로는 대략 이런 게 있어요.
카가와현의 사누키우동(讃岐うどん), 야마나시현(山梨県)의 호토(ほうとう), 아이치현(愛知県)의 키시멘(きしめん), 후쿠오카현(福岡県)의 야키우동(焼きうどん), 나가사키현(長崎県) 및 사가현(佐賀県)의 사라우동(皿うどん) 등. 그런데 사라우동은 튀긴 가는 건면 또는 삶아낸 굵은 중화면을 이용하는 요리이고 이미 우동이라고 보기에는 크게 이질적이지만...
역시 제 취향이 마이너해서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저는 오카야마현 쿠라시키시(岡山県倉敷市) 발상의 붓카케우동(ぶっかけうどん) 중 큐슈 북부지역에서 변형된 스타일인 츠다야류(津田屋流) 붓카케우동을 가장 좋아해요. 대략 이런 것이죠(링크 참조, 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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