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일침" 의 오용에 국어는 오염되었다

마드리갈, 2020-11-26 13:11:55

조회 수
141

말과 글을 다루는 언론이 어휘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쓰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이게 지켜지지 않고 있어요. 정말 몰라서 그러는지 알고도 일부러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어휘의 의미를 잘못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일임에 틀림없겠죠. 여기서 그 사례를 하나 볼께요.


위의 기사에 "일침" 이라는 제목이 붙은 게 바로 그것.
일침은 따끔한 충고나 경고를 말하는 것인데, 센카쿠열도 문제에 대해 중국의 주장이 타당한 것으로 전제하는 것이 보여요. 하지만 센카쿠열도는 일본의 영토가 맞고 1972년의 미국의 일본으로의 오키나와 반환에 포함된 영역임은 물론 미일안전보장조약의 범위에도 속하고 있어요. 즉 중국의 왕의(王毅, 1953년생) 외교부장의 발언은 일침이 아니라 헛소리인 것이죠. 일본의 영토와 그 주변의 영해에 일본의 어선이 접근해서는 안된다니 하는 자체가 억지임은 물론이고 넓게 봐서 경고라고 하더라도 권원 없는 자의 발언은 진정한 의미의 경고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애초에 일침이라는 단어가 발화의 객체에 오류가 있음을 전제하는 터라 아무리 넓게 보더라도 그다지 바람직한 발언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일본에 대해서는 나쁘게 보거나 평가절하해야 한다는 모종의 암묵적인 전제가 있는 듯해요.
그러니 상대가 일본이면 사실과는 상관없이 때로는 사실관계 자체를 몰각하고 "일단 일본이 나쁘다" 를 전제해서 결과적으로 국어의 오용까지. 반일상업주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데다가 그걸 위해서 국어를 오용하는 자해행위까지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또 그래야 하는지. 저는 일단 동의할 수 없어요.
일본이 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것에 대해 비판하면 되는 일. "일본이니까" 비판한다면 그것은 편협한 인종주의, 반일상업주의 및 진영논리의 폐단에 지나지 않아요. 그리고 저 기사 덕분에, 국어는 오염되었어요.

오래전의 유머 하나가 생각나네요.
학생이 벤또라는 말을 썼다고 교사가 혼쭐내는데, 이렇게 말했어요.
"바게쓰에 물 이빠이 담아서 들고 있어. 수업 시마이할 때까지."

용어해설...벤또(弁?, 도시락), 바게쓰(バケツ, 양동이), 이빠이(いっぱい, 가득), 시마이(しまい, 끝)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0-11-28 22:35:04

일본혐오, 일혐에 미쳤거나. 아니면, 일침에 미쳤거나.

그 둘 중에 하나겠네요. 둘 다일지도 모르겠어요.?

기자가 국어를 틀리면 좀 많이 민망한 것이니까, 어느쪽이든 참... 그렇네요.

마드리갈

2020-12-01 12:52:07

그렇게 일본혐오에 미친 사람들은 그렇게 하라죠. 어차피 그들의 생각이고, 전 그들에게 생각을 바꾸라 할 자격은 없어요. 물론 같은 원리로 그들이 저에게 강요해서는 안되겠지만.

하지만, 언어의 오용으로 국어를 더럽히는 것은 용납되지 않아요. 언어는 사회적으로 결정되는 것인데, 말과 글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언론이 언어의 오용에 앞장서는 것은 결국 그 영향이 언중 전체에 미치니까요. 바로 이 점이 이번 사태를 비판하는 이유가 되고 있어요.

Board Menu

목록

Page 79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70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4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200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2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5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3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5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8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92
4338

진짜 인문학의 위기란 이런 것 같습니다

2
SiteOwner 2020-12-13 135
4337

돌죽을 드디어 한번 깼네요.

2
대왕고래 2020-12-12 153
4336

열심히 일한 게 죄가 되기도 하나 봅니다

2
SiteOwner 2020-12-11 121
4335

러시아의 공중지휘기가 정비중에 털렸다?!

2
마드리갈 2020-12-10 132
4334

감사장을 받았습니다.

2
국내산라이츄 2020-12-09 133
4333

초음속 비행의 역사를 쓴 척 예거의 영면

2
SiteOwner 2020-12-08 148
4332

베란다 밖으로 음식쓰레기를 왜 버려...

2
마드리갈 2020-12-07 137
4331

주말의 창작활동 이야기

4
  • file
시어하트어택 2020-12-06 144
4330

소행성탐사선 하야부사 2의 귀환성공

9
  • file
마드리갈 2020-12-06 182
4329

문물의 세대교체에 대한 오류로 본 전기차 환상

4
SiteOwner 2020-12-05 164
4328

요즘 들어 24년 전이 자꾸 생각납니다

2
SiteOwner 2020-12-04 169
4327

지금도 기억나는 단편 하나

4
Lester 2020-12-03 165
4326

Double Jeopardy - 미국의 기술자산이 연일 퇴장했다

5
마드리갈 2020-12-02 170
4325

결국 올해도 12월이 찾아왔네요

4
마드리갈 2020-12-01 161
4324

또 11월이 끝나가는 시점에 장염이라니...

2
마드리갈 2020-11-30 140
4323

사물의 명칭에 의외로 사물 자체가 없는 경우

2
SiteOwner 2020-11-29 150
4322

건프라 공방은 돌아가요, 언제까지나

4
  • file
마키 2020-11-28 162
4321

오스트리아의 푸킹(Fucking) 마을이 개명한다

4
마드리갈 2020-11-27 152
4320

"일침" 의 오용에 국어는 오염되었다

2
마드리갈 2020-11-26 141
4319

고등학생 때의 야간자율학습이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4
SiteOwner 2020-11-25 153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