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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심야에 2편의 애니를 보다가 생각난 게 있었어요.
하나는 마녀의 여행 12화 마지막화, 그리고 다른 하나는 D4DJ First Mix 7화.
마녀의 여행에서는 주인공 일레이나 말고도 수많은 또 다른 동일인 일레이나가 나오죠. 다르지만 모두 일레이나인 점은 부정할 수 없어요.
D4DJ 퍼스트 믹스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도시의 번화가는 캐럴이 울려퍼지는 한가운데에 사람들은 연말연시의 기대감을 안고 있고, 음악공연에서의 DJ의 활약에 열광하는 소녀들은 콘서트홀에 모여서 무대의 퍼포먼스와 같이 반응하고 즐거워하고 있어요.
그 두 애니를 연이어 보다가 갑자기 씁쓸해지네요.
자기 집을 제외하고는 이제 마스크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 세계.
그 세계 속을 살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활동하는 등장인물들이 출연하는 애니를 보다 보니 애니가 평행세계인지 현실이 평행세계인지 갑자기 혼란이 오네요. 그리고, 작년 이맘때까지는 마스크를 쓰면 뭔일이 있나 하고 여겼는데 불과 1년이 지난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 된 현실세계가 긴 터널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이렇게, 12월도 이제 중순은 오늘로 마지막이고 내일부터는 하순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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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2020-12-20 14:53:56
마스크를 벗을 날은 언제 올까요.
코로나가 끝나기는 커녕 이제 시작인거 같은 기분마저도 들고 있어요. 정말 최악인데 하고 생각하게 되네요.
마드리갈
2020-12-21 13:00:34
언제가 될 수 있는지는 지금으로서는 말하기 힘들어요.
하지만, 이것을 참조할 수는 있을 거예요.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 및 6.25 전쟁에서는 병영 내에서 "크리스마스 이전에는 전쟁이 끝나고 귀향할 수 있다" 라는 낙관이 넘쳤지만 그것이 실현되지 않았을 때 사기도 떨어지고 사망자도 늘었죠. 반면에, 제임스 스톡데일(James Stockdale, 1923-2005)의 경우는 크게 달랐어요. 미 해군의 조종사로서 월남전에 참전했다 격추되어 베트콩에 포로가 되었던 그는 낙관을 배격하고 포로생활이 장기화될 수도 있었기에 최대한 건강을 유지하면서 권토중래를 기약하는 노선을 택했어요. 스톡데일과 함께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던 미군 포로들은 그렇게 그 고통의 시간을 견딜 수 있었어요. 이것이 바로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
이미 스톡데일이 세상을 떠난지 15년이 넘었지만, 그래도 스톡데일 패러독스의 지혜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살아 있고, 유효하고, 더욱 활발히 동원되어야 할 거예요. 그것이 바로 이 겨울을 나고 코로나19 판데믹을 이기는 최단루트가 될 거예요.
마키
2020-12-20 16:13:51
1년 전의 저는 퍼펙트 그레이드 유니콘 건담을 조립하며 이브날 용산-덕수궁-남산에 이르는 외출 스케줄을 구상하고 있었죠.
그때로부터 겨우 1년이 지났을뿐인데 이젠 그 별거 없었지만 조금 특별했던 나날이 그리워질 지경이에요.
마드리갈
2020-12-21 13:09:16
정말 돌아보니 그런 것 같네요. 평범했던 이전의 일상은 기적의 연속이었다고...
3년도 훨씬 전에 썼던 스치고 지나가는 것들을 돌아보기에서 느꼈던 최악의 상황에의 불안감이 현실로 일어난 이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지고 중압감에 쓰러질 것 같은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어요. 게다가 최근 수일간은 낮의 기온이 영상으로 전환했는데도 추위를 많이 느끼는 것도 있어서 신경이 쓰였는데...
그래도 지지 않아야겠죠. 모든 것은 지나갈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