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폴리포닉 월드 포럼의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전례없이 힘들었던 2020년이 이제 오늘로 끝나게 되어요.
현대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역사책에서나 읽었던 흑사병, 스페인독감 등의 판데믹의 공포가 들이닥친 한 해였어요. 그런데 지상에 그런 수난이 이어지는 이 해에 하늘은 전례없이 맑고 푸르게 빛나고 있었어요. 실로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세계였어요. 이런 2020년이 이제 마지막 날을 맞고 내일부터는 2021년이 시작되어요.
코로나19 판데믹을 필두로 세계 각국이 관문을 닫는가 하면 일단 충돌했다 하면 상대를 말살할 것을 전제로 극한대립하고, 과거의 유산이 여지없이 부정되는 일도 세계각지에서 드물지 않았던 이 한 해는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고 있는 것일까요?
사실 이 고난이 아직 끝이 아니며, 이 고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도 확실시된 것이 증명된 2020년은 다시 오지 않았으면 좋을 정도로 끔찍했고 또한 시간의 역전 자체가 없기에 다시 올 수도 없지만, 그래도 이 한 해가 무가치했다고 전면부정하고 싶지는 않네요. 최소한, 위기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생존할 수 있는지는 매우 비싼 대가를 통해 겨우 배울 수 있었기에, 이 해가 그냥 보람없었다고 하는 것도 결코 좋아 보이지는 않아서일까요.
사실 두려운 마음을 떨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이대로 있을 수는 없고, 예외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전속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도 부정할 수 없어요.
그래서 2021년의 폴리포닉 월드 포럼의 구호로서, 이나가키 리이치로(?垣理一?, 1976년) 원작, 무라타 유스케(村田雄介, 1978년생) 작화의 일본의 만화작품으로 2002년에서 2009년까지 출간된 아이실드 21(アイシ?ルド21, Eyeshield 21)로 정했어요.
주인공 코바야카와 세나는 불행했던 지난날, 미약한 신체조건 등으로 여러모로 컴플렉스에 휩싸여 있으면서도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어하는 소년. 그 소년은 정체를 감추고, 이전과는 인연이 없었던 미식축구의 세계에 뛰어들어요. 공포감과 변화에의 의지는 폭발적인 힘을 만들고 또한 초인적인 기록과 실적으로 그와 주변 사람들을 바꾸어 나가게 되어요. 그의 별칭이 바로 아이실드 21. 내년 2021년은 바로 이렇게 아이실드 21의 의지가 충만한 시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2021년은 소의 해이기도 해요.
백신(Vaccine)은 소에서 온 것이라는 의미, 그리고 느긋하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아이실드 21처럼 폭발적으로 돌진하는 것도 소의 속성이예요. 이제부터는 공포 속에 살아온 2020년을 뒤로 하고 변화의 2021년을 살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야겠어요.
2020년 12월 31일
마드리갈 拝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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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댓글
카멜
2020-12-31 01:06:54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2020년이 코로나 때문에 완전히 무의미한 한 해가 되었다고만 생각하고 싶지 않네요.?
내년엔 꼭 코로나가 극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원래 여행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만은,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고, 여행을 못다니게 되니까 갑자기 여행을 가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코로나 문제가 해결된다면 가장 먼저 여행을 가고 싶습니다.. 해외여행도 좋고, 국내여행도 좋겠죠.?
마드리갈
2021-01-02 22:09:09
정말 힘든 한해였죠.
그렇다 보니, 자유로웠던 일상이 더욱 그리워지기도 하네요.
이제는 해가 바뀌어 2021년. 이제 이틀째이다 보니 아직도 올해를 2020년으로 여기기도 하고 그렇네요. 점이적으로 진행되는 변화는 언젠가 우리의 일상에 자리잡을 것이고, 이제는 그때를 대비해야겠죠.
카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키
2020-12-31 01:29:21
2020년 새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20년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네요.
소개하지 못한 것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가능하다면 시간을 다시 되돌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기에 지금 흘러가는 시간이 소중한거겠죠.
제 2020년 엔딩곡은 "YOASOBI"의 히트곡 "밤을 달리다(夜に?ける)"로 정했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by4SYYWlhEs)
카멜
2020-12-31 02:38:45
전 엔딩곡 호소다마모루 감독의 늑대아이 ost로 할래요ㅎㅎ?
마드리갈
2021-01-02 22:25:14
특별하지 않게 여겨졌던 일상이라도, 지나고 나면 그리워지는 게 인지상정인가봐요.
10대 때 개를 몰고 집 근처를 산책가던 나날, 20대의 전반에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나날, 그리고 국내외를 여행하던 나날이 그리워지네요.
소개해 주신 음악, 정말 좋네요. 이 음악을 들으며 한밤중의 고속도로를 자동차로 달려가고 싶어졌어요.
그럼, 답례로 음악을 하나 소개해 드릴께요.
미국의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 1942년생)의 1973년 발표곡인 The Way We Were. 마침 이 노래도 소의 해에 나온 것이네요.
마키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Lester
2020-12-31 02:38:03
세상 돌아가는 일에 별로 관심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2020년은 정말 기억에 남을 정도로 다사다난한 해였지요. 하도 무서운 소식만 들려오다 보니 시간이 더더욱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새해는 올해 힘들었던 것만큼 잘 풀리길 기대할 뿐입니다.
마드리갈
2021-01-02 22:36:39
정말 무서운 것들이 가득한 2020년이었죠. 게다가 올해 2021년은 그 2020년의 유산에서 자유롭지가 않아서, 신년이 되자마자 서울의 유명한 중식레스토랑인 하림각조차도 잠정적으로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에 내몰리는 등 여러모로 자유롭지가 않죠. 본래 소식(消息)이라는 말이 한자 그대로를 보면 "한숨을 없애준다" 라는 의미인데, 요즘 들려오는 것들은 消息이 아니라 발음이 동일하지만 뜻이 반대인 ?息, 즉 "소란함에 한숨쉰다" 라는 한자가 달라져야 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Tempora mutantur et nos mutamur in illis.
시대는 변하고 그리고 우리도 그 안에서 변한다는 이 라틴어 격언의 의미가 더욱 깊게 다가오는 신년이예요.
레스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시어하트어택
2020-12-31 20:56:37
올해는 정말이지 희망차게 시작했는데 끝은 뭐라고 해야 하나... 참... 그래도 세상에는 절망만 있는 건 아니더군요.
그리고 세상은 조금씩 나아진다는 것도 새삼 잘 알게 됐고요.
내년은 좋은 일이 좀더 많아지기를.
마드리갈
2021-01-02 22:42:03
그렇죠. 그래서 경기변동이라는 게 있기 마련이죠. 호황 속에서도 나홀로 불황이 있고, 역으로도 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호황이 있듯이. 그렇다 보니 사태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현재 속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으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하겠죠. 그 힘이 바로 세계를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2021년은 아이실드 21의 투지와 함께 살고 싶어요.
시어하트어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