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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감상

Papillon, 2021-05-02 14:57:14

조회 수
122

0. 대강당에 글을 쓰는 건 또 오랜만이로군요. 예전에는 폴리포닉 월드 포럼의 대강당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이트의 게시판에도 글을 쓰는 일이 잦았는데 최근에는 부족하게나마 연재하고 있는 소설을 제외하고는 글을 쓰는 일이 드물어졌습니다. 그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아무래도 2010년대 이후부터 SNS나 웹사이트 게시판에 (그것이 옳든 그르든) 개인 사상 또는 일상을 올렸다가 몰락하는 사람들을 본 경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찌 보면 조심할 줄 알게 된 것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좀 과할 정도로 자기 검열을 하게 된 것이라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1. 일신상의 사정으로 이번 주에 연재 예정이던 시프터즈 56화는 휴재하게 되었습니다. 모종의 이유로 장기간 컴퓨터를 들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렇기에 다음 주에 56화와 57화를 함께 연재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는 부족하게나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2. 컴퓨터를 쓰지 못하다 보니 역으로 핸드폰으로 웹소설이나 이북을 보는 시간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는 평소에는 잘 보지 않는 장르도 있는데, 소위 빙의+대체 역사도 있습니다. 빙의+대체 역사란 이름 그대로 역사 속 다른 시대의 인물에 빙의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대체 역사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장 흔한 것은 현대인이나 미래인이 과거의 인물에게 빙의하는 것이죠. 이 중에서 한국사를 바탕으로 쓴 작품은 보통 둘 중 하나의 전개를 따릅니다. 첫째는 대한민국을 어떻게든 강대국으로 성장시키는 내용, 다른 하나는 한국은 답이 없다며 철저하게 일신 영달을 꿈꾸는 내용이죠. 그런데 그중에서 좀 특이한 전개의 작품을 둘 찾았는데 하나는 ‘근육조선’이고, 다른 하나는 ‘고종, 군밤의 왕’입니다. 두 작품의 특징은 바로 나비효과인데, ‘근육조선’은 수양대군에 빙의한 주인공이 ‘조선에 보디빌딩을 대중화시키겠다’라는 생각으로 한 행동들이, ‘고종, 군밤의 왕’은 고종에 빙의한 90대 군밤 장수 노인이 한 선의의 행동들이 기묘한 결과를 내곤 합니다. 이 중, 정통 대체 역사에 가까운 쪽은 ‘고종, 군밤의 왕’ 쪽이라 흥미가 있으신 분은 그쪽을 보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3. 일전에 대강당에 썼던 것처럼 무협이란 장르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재미있는 글을 두 개 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인데 요약하자면, 무협 올드팬의 관점에서 본 무협 분류였습니다. 대략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기동무투전 G건담’이 오히려 무협이며, ‘무림여학원’, ‘무협지 악녀인데 내가 제일 쎄!’ 같은 작품은 무협의 탈을 쓴 가짜라는 내용이었죠. 이유는 전자는 설정상 무협과는 다르지만, 무협지의 정수인 ‘무’와 ‘협’을 담고 있기 때문이며, 후자는 무협지의 설정을 빌려온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글은 좌백 작가가 집필한 ‘웹소설 작가를 위한 장르 가이드 6 ? 무협’이었습니다. 좌백 작가는 무협을 이렇게 정의하더군요. ‘무협이란 중원에서 펼쳐지는 무와 협에 대한 과장된 이야기다.’ 이후 네 가지 키워드(무, 협, 중원, 과장)에 대해 따로 서술하는데, 작가나 작품에 따라 넷 중에서 특정 키워드는 무시되기도 하지만, 특정 키워드는 강조되기도 한다는 내용입니다. 좌백 작가가 쓴 관점에서 보자면 이전에 언급한 무협 올드팬의 글은 ‘무와 협’이 중요하고, ‘과장과 중원’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관점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제가 쓰려고 하는 건 올드팬적 관점에서는 무협이 아닐 공산이 높기는 한데, 뭐 그냥 넘어가고자 합니다. 일단 이건 정리가 된 이후에 고민하기로 했어요.

Papillon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5 댓글

SiteOwner

2021-05-02 22:30:55

안녕하십니까, Papillon님.

오랜만에 써 주신 대강당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일신상의 사정이 있는 것을 누가 나무라겠습니까. 그러니 시프터즈의 연재변경에 대해서는 걱정마시길 바랍니다. 매회차 기대하며 읽는 중이니까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근육조선, 고종, 군밤의 왕 모두 재미있어 보이는군요. 특히 근육조선이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무협이라는 게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달려있긴 합니다만,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가 무협...이건 동의할 수 없군요. 아무리 개념이 유동적이라고는 해도 중화문명을 벗어나면 그 틀 자체가 붕괴되기 마련인데...무협의 성격을 일부 지니는 것과 무협은 비슷하지만 논리가 다릅니다.

Papillon

2021-05-03 22:26:22

둘 다 꽤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다만 단점이 없는 건 아니라서, "근육조선"은 발상 자체가 개그성 패러디다 보니 후반부가 좀 전형적이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거기에 2부(1부 주인공이 변화시킨 이후 역사의 류성룡에 현대인이 빙의하며 벌어지는 일입니다. 물론 이 역사에서는 조선이 너무 강해서 임진왜란도 병자호란도 없습니다)는 좀 다른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고종, 군밤의 왕"은 그런 면에서는 낫지만 내용 자체가 좀 잔잔한 편이라, 사람에 따라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해당 글 자체가 사실 무협의 탈을 쓴 다른 '자칭 무협'을 비판하는 것이 주인 글이라서 아마 저자도 진심으로 그렇게 여기진 않았을 겁니다. 최근 웹소설 플랫폼에 나오는 무협 중에는 순전히 작가의 편의성을 위해 무협이란 장르를 설정했다고 봐도 무방한 작품들도 있거든요. 주인공이 치트 캐릭터여야 하니까 강력한 무림인으로 설정하고, 주인공이 적을 죽여도 문제가 없어야 하니까 무림으로 설정하고 대충 이런 식인 거죠. 아마도 "그런 부류의 글보다는 차라리 캡틴 아메리카가 무협에 가깝다"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좌백 작가의 정의(중원에서 펼쳐지는 무와 협에 대한 과장된 이야기, 장르나 작품에 따라 네 요소 중 일부는 무시될 수도 있음)가 더 적절하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SiteOwner

2021-05-06 19:56:58

그런 의미였군요. 그렇게 본다면야 예의 그 비판이 완전히 무리라고 보기도 또 그렇군요.

그리고, 작가의 편의성을 위해서 무협장르를 표방한 것도 역시 문제이긴 합니다. 그 경우는 중화문명이라는 조건은 만족하지만 다른 조건에서 결격이 있으니...이해했습니다.

마드리갈

2021-05-03 13:55:52

안녕하세요, 빠삐용님.

그러셨군요. 시프터즈는 다음 일요일에 2회가...그럼 그때 또 잘 읽을께요. 너무 걱정해 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매번 재미있는 소설을 써 주시는 점에 깊이 감사하고 있으니까, 부담감은 덜어 주시길 부탁드려요.


역시 뭐랄까, 좋게 보면 사람들이 신중해진 것이고, 나쁘게 보면 자기검열이 작동하는 거겠죠? 인터넷이 개방된 공간이라는 사실에 대해 "일단 내가 쓰니 내 개인공간이다" 라는 행동을 하는 게 이전의 경향이라면, 이제는 그에 대한 학습효과가 작동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렇게 이리저리 기울다가 균형점을 잡아가는 거겠죠. 전 그렇게 보고 있어요. 물론 "균형점" 이라는 용어의 함의를 좋게만은 볼 수는 없겠죠.

나비효과의 상정과 전개, 재미있죠. 그것에 착안한 작품도 있고...기회가 되는대로 읽어보고 싶네요.


무협의 개념이 아무리 신축적이라고 해도, 소개하신 무협에의 관점은 이해하기 힘드네요.

그러면 아서 왕, 삼총사 같은 서양의 기사 이야기를 다룬 작품도 무협이라는 건지, 당장 생각나는 반례도 꽤나 보이고...

Papillon

2021-05-03 22:31:32

균형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다만, 요즘은 좀 사람들이 다들 분노하고 있는 느낌이라서 그 균형을 찾는 것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SiteOwner님의 리플에도 답했듯이, 해당 글의 저자 자체가 진심으로 "모두 무협이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니라고 봅니다. 요즘 범람하는 "무협의 탈을 쓴 작품"에 대한 부정을 위해 차라리 그런 "무협처럼 보이지 않는 작품"들이 더 무협에 가깝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겠죠. 일례로 예시로 든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는 한창 무협 커뮤니티에서 용어만 바꾸니 전형적인 잘 쓴 무협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슈퍼 솔져 세럼을 영약으로, 하이드라를 마교로, 쉴드를 무림맹으로, 캡틴 아메리카를 반로환동한 전대 고수로, 윈터 솔저를 생강시 같은 식으로 치환한 글이었죠. 개인적으로는 좌백 작가의 정의가 가장 적절하다고는 생각합니다. "중원에서 펼쳐지는 무와 협에 대한 과장된 이야기". 이 정도가 적절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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