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을 대표하는 동물이라면 역시 펭귄이 있습니다.
연미복을 입은 신사라는 표현이 있는 귀여운 펭귄은 새이지만 날지는 못하는데다 지상에서는 뒤뚱거리며 걷다 보니 별로 운동능력이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수중에서는 다릅니다. 아주 기민한 사냥꾼으로서 대활약합니다. 물론 수중이 아닌 환경에서는 도둑갈매기에게 털리기도 하는 불상사를 겪습니다만...
극지연구소 김정훈 박사 연구팀이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근처에서 촬영한 아델리펭귄의 무리의 행동은, 아무리 지상에서의 신체능력이 낮아 보이는 펭귄이라 할지라도 떼지어 도둑갈매기의 둥지를 무섭게 유린할 수 있다는 것이 보입니다.
관련보도는 아래의 기사를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남극 펭귄의 반격, 천적인 갈매기 둥지 공격 (2021년 6월 10일 조선일보)
펭귄의 지능이나 사회성이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한 것은 펭귄의 알이나 새끼를 노리는 천적인 도둑갈매기를 확실히 인식하고 있으며 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안다는 거겠습니다.
아무리 개체로는 약하다 하더라도 뭉치면 저렇게 강합니다. 그리고 펭귄의 거처를 급습할 줄만 알았던 도둑갈매기가 자신의 거처도 저렇게 급습당하고 유린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으니 행동이 이전까지와 완전히 같을 수도 없을 듯합니다.
자연의 신비가 여전히 무궁무진함을 이것으로 다시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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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키
2021-06-11 00:22:02
펭귄 하니까 케모노 프렌즈 1기에서 PPP 멤버들의 전투씬(?)이 의외로 고증이라고 하더라구요.
비행을 포기한 대신 손에 넣은 두꺼운 뼈와 가죽이 발휘하는 격투능력은 생각보다 강한 편이고, 애니메이션에서 묘사된 동작도 실제의 펭귄이 시전하는 날개치기를 충실히 고증한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네요.
SiteOwner
2021-06-14 19:31:58
케모노 프렌즈에서 보인 그 펭귄들의 전투, 참 인상적이었지요.
황제펭귄이라도 인간을 일격에 죽일만한 전투력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펭귄은 위기상황에서는 무리지어 상대를 그 날개로 후드려패서 글자 그대로 박살(撲殺)을 내어 버린다고 합니다. 저런 소형종인 아델리펭귄이, 남극의 대형조류인 도둑갈매기의 본거지를 급습하는 것도 그것의 연장선일 것입니다.
물은 공기보다 밀도가 월등히 크니까 역시 날개가 작아도 되고 또한 수중을 빠르고 기민하게 다니기 위해서는 역시 힘이 세면서 여러 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야겠지요. 펭귄의 날개는 그렇게 훌륭히 진화한 것입니다.
Lester
2021-06-11 01:17:44
하지만 역으로 아델리펭귄은 같은 펭귄끼리도 영역을 침범하면 합심해서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펭귄 패싸움이나 새끼펭귄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듯한 사진이 그 예. 뭐 다른 동물들도 천적이 있을 때는 합심해서 쫓아내는 경우가 있으니, 유전자 수준에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문제의 단어는 삭제했습니다. 다만 적절한 순화어가 생각이 안 나네요.)
SiteOwner
2021-06-14 19:39:56
역시 연대의식이라는 게, 문명을 갖추지 못한 동물들에게도 있는가 봅니다.
코끼리나 물소같은 동물은 새끼를 해친 사자, 악어 등을 아주 잔혹하게 박살낸다고 하지요. 몰려가서 그 무거운 몸으로 짓밟아 죽여버리고, 심지어 코끼리는 코로 그 동물의 사체를 들어올려서 높은 나무 위에 집어던진다든지...그렇게까지 할 수 없는 미어캣이나 프레리독 같은 동물은 대신 집단 조기경보체제를 구축하여 위험을 감지하면 일제히 그 상황을 알린다고 합니다. 그 경보행위가 비록 개체에게는 위험할지라도 집단의 생존률은 비약적으로 높이니까, 역시 뭔가 연대의식 등을 공유하는 것 같습니다. 온대지방의 까치가 저렇게 집단행동을 하는 건 익히 알려져 있지만 펭귄에도 있다니, 역시 자연의 신비는 굉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