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50년 전의 오늘, 대만은 UN에서 쫓겨났다

SiteOwner, 2021-10-25 16:11:21

조회 수
153

1971년 10월 25일, 미국 뉴욕시 소재의 국제연합(UN) 본부에서는 총회결의 제 2758호(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Resolution 2758)가 가결되었습니다. 그 결의의 내용은 중화인민공화국의 국제연합에서의 합법적 권리를 수복(Restoration of the lawful rights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in the United Nations)하는 것이었고 이것으로 대만은 정통정부로서의 지위를 상실하여 바로 UN에서 쫓겨났습니다.

당시 총회의 투표결과는 찬성 76표, 반대 35표, 기권 11표.
미국, 일본, 호주, 브라질, 남아프리카 등이 반대했습니다만 당시 회원국이 아니었던 서독 및 동독과 기권한 스페인과 그리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국가가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캐나다, 멕시코, 인도 등을 비롯하여 남아시아 및 북아프리카 국가들 대다수도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이렇게 제2차 세계대전의 연합국의 일원으로서 전승국인 동시에 국제연합의 5대 상임이사국이었던 중화민국은 국제연합에서 축출되어 사실상의 미승인국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대만을 국가로 승인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이름조차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국력도 규모도 미약한 약소국에 불과한 정도인데다 점점 줄고 있습니다. 이렇게 흐른 세월은 어느 새 정확히 50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흐른 50년, 과연 대만이 쫓겨나고 중국이 5대 상임이사국 중의 하나이자 양대 초강대국 그룹인 G2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지금의 상황은 바람직할까요. 그리고 이것만이 진정한 대안이었을까요.

요즘의 중국의 행보는 그야말로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은 채 폭주하는 그 자체입니다.
국제적으로는 샤프파워(Sharp Power)의 행사자로서 여러 국가들을 침묵시켜 왔습니다.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를 이유로 한한령 운운하면서 우리나라에 온갖 압력을 가하는 것은 물론 유럽 각국 및 호주를 굴복시키려는 시도를 해서 소기의 성과를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자원부국인 호주에 대해 단행한 제재조치가 중국의 올해 겨울을 다른 어느 해보다 춥게 만들고 있고 매일의 밤을 암흑천지로 전락시키고 있기도 합니다. 이미 2019년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 대유행에 결국 미국에서 대량의 돼지고기를 비싼 가격에 구매해야 했던 그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 않고 이제는 호주산 화력발전산 석탄을 몇 배 오른 가격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샤프파워 행사가 약화되는 것도 아니고 당장 10월 18일에서 23일에 걸쳐 일본이 국제해협으로 지정해 둔 혼슈와 홋카이도 사이의 츠가루해협 및 큐슈 본토와 사츠난제도 사이의 오오스미해협의 공해 부근을 중국 및 러시아의 군함이 공동으로 통과통항하는 등의 무력시위를 벌이는 등으로 행동하고 있으며 일본을 핵공격으로 굴복시키겠다는 발언도 여과없이 내뱉기도 했습니다.
국내적으로도 사실상 제2의 문화혁명이 진행중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영어배제, 성역할 고정, 각분야 유명인에 대한 공산당에의 충성맹세의 강요 등의 상황이 지속됩니다. 안그래도 재미없는 것으로 악명높았던 중국산 영상물이 더욱 재미없어질 것은 분명하겠지만 이것보다도 더욱 심각한 게 있습니다.
이렇게 50년동안 달라진 세계에 대해서 우리나라는 능력이 없어서 못하는 것인지 알고도 일부러 내버려두는지는 모르겠지만 올해에 선진국으로 공식편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상황을 인식하지 않으려 합니다. 상황을 인식하지 않으니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중국이 6.25 전쟁 때 중국인민지원군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북한을 지원한 일명 항미원조(抗美援朝)에 대해서 역사왜곡을 비판하지도 않습니다. 비록 무위에 그치긴 했으나 이 기회를 틈타서 중공군을 미화하는 영화의 국내상륙시도도 있었고 그저 중국이 상임이사국의 하나로서 대북제재 이행에 일익을 담당하기를 바라는 헛된 기대만 합니다.

50년 동안 이렇게 세계가 달라졌습니다.
UN에 대적했던 중국은 UN 상임이사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당한 일원이었던 대만은 50년째 미승인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왔으나 이제 미국을 필두로 대만의 UN 재가입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것이 관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것은 어쩌면 우리나라의 상황이 우리나라에 우호적이지 않을 수 있게 되는 전조가 될 수 있습니다.
6.25 전쟁에서 UN 회원국 다수가 UN군의 이름으로 우리나라를 도왔습니다. 이것이 어느 순간부터 부정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그리고 자유세계의 주요국가들이 맺고 있는 동맹에 우리나라만 빠져 있는 이 상황에서 누가 우리나라를 위해 다시 목소리를 내고 힘을 빌려줄지 등이 우려되지만 별로 좋은 답이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대만 축출에 찬성한 국가들의 움직임도 완전히 달라진 경우가 많습니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및 캐나다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다시 아시아에 나타나서 미국, 일본, 호주와 같이 군사훈련을 실시하는가 하면 각종 산업에서의 중국 의존을 급격히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도는 미국, 일본, 호주와 4개국 동맹체인 쿼드(QUAD)를 결성했는가 하면 영국은 미국 및 호주와의 협력체제인 오커스(AUKUS)를 구축하고 이 오커스에 일본도 가입할 예정입니다. 영어권 5개국의 정보공동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외연확장에 일본,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이 거론되고 있고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미국이 문을 열어두고는 있습니다만 우리나라만큼은 생각이 없는 듯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일지.

50년 전 대만이 겪은 비극에서 우리나라만 예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는 근거가 자꾸만 옅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한 소시민의 괜한 기우로 치부할만한 것일까요. 아니면 정책결정권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사안일까요. 적어도 위정자들이 이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지는 않으니 소시민인 저라도 알고 있고 이렇게 작게나마 세상에 목소리를 내야겠습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대왕고래

2021-10-30 22:00:27

어찌보면 50년동안 중국을 키워줬고, 그 중국이 여러모로 위협적인 나라가 된 거네요.

그것도 결과적으로는 당시에는 팔이 안으로 굽어서 그런 거였고... 지금은 그 팔한테 원투펀치를 맞게 생긴 거 같네요.

대만이 겪은 비극이 우리나라만 예외가 되지는 않겠죠. 그나마 우리나라는 위치상으로 북한과 중국 견제하기에 제일 좋은 앞마당이라 내쳐지지는 않겠고, 우리나라에 손을 대는 행위 자체가 다른 나라의 어그로를 끌기 좋으니까 다행인가 싶으면서도... 오히려 그래서 새로운 전쟁이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느쪽이든 두려운거에요.

SiteOwner

2021-11-05 00:14:56

당시 유럽을 풍미한 좌파열풍 및 비동맹주의에의 환상이 바로 이런 비극을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최대수혜자인 중국은 중화제국 부흥을 모토로 배은망덕을 일삼고 있고 러시아는 중국에 대해서 명시적인 반대는 하지 않고 선택적으로 협력하는 정도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자유진영의 국가는 우리나라만을 제외하고 동맹을 급속히 체결중입니다. 중국에 대해서 어선 불법조업에도 항의를 못하고 작금의 디젤엔진용 요소수 문제에서도 중국의 금수조치에 어쩔 줄 몰라하는 우리나라가 덩치큰 대만이 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습니다. 그걸 거부하든 순응하든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니까 정말 두렵습니다.

SiteOwner

2021-12-10 21:28:25

[2021년 12월 10일 추가]


니카라과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습니다. 이것으로 대만을 국가로 승인한 국가는 14개로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파나마가 2017년에, 도미니카공화국과 엘살바도르가 2018년에 대만에서 중국으로 돌아선 데에 이어 니카라과는 1985년에 이미 대만과 단교했다가 1990년에 재수교한지 31년만에 결국 이렇게 단교했습니다. 아마 다음 차례는 온두라스가 될 것 같습니다.

과연 이 결정이 옳은지는 역사가 판단하겠지만, 적어도 신냉전시대에 현명한 선택은 아닐 것 같습니다.


심도있는 분석은 이하의 기사를 참조하시시면 되겠습니다.

Nicaragua cuts ties with Taiwan and pivots to China (2021년 12월 10일 The Guardian, 영어)

SiteOwner

2023-04-23 05:05:16

[2023년 4월 23일 추가]


온두라스가 3월 25일에 대만과의 단교를 선언했습니다. 그래서 대만과의 수교국은 14개국에서 13개국으로 줄었고 온두라스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중미에서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 미국의 반응 또한 좋지 않아서 사실상의 대사관 역할을 하는 대만 대북시 소재 미국대표부에서는 중국이 수교를 대가로 충족되지 않는 약속을 남발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기사에서 더욱 자세한 것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Honduras Ends Diplomatic Ties With Taiwan (2023년 3월 25일 VOA, 영어)

Board Menu

목록

Page 61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6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2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0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3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3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88
4695

50년 전의 오늘, 대만은 UN에서 쫓겨났다

4
SiteOwner 2021-10-25 153
4694

요즘 애니에는 여러 외국어가 많이 나오네요

2
마드리갈 2021-10-24 125
4693

타인의 출신지가 무슨 관심사인지...

7
마드리갈 2021-10-23 165
4692

고객정보는 이제 강탈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3
SiteOwner 2021-10-22 129
4691

누리호 발사

15
  • file
마드리갈 2021-10-21 197
4690

애플의 M1 프로세서가 가져다 주는 함의

마드리갈 2021-10-20 121
4689

관서의 불새특급

4
  • file
마키 2021-10-19 167
4688

네, 퇴사했습니다.

6
국내산라이츄 2021-10-19 152
4687

코로나19 경구치료약의 개발현황 정보

33
  • file
마드리갈 2021-10-18 430
4686

에뮤 전쟁에 대하여

3
  • file
시어하트어택 2021-10-17 113
4685

미국의 일취월장하는 대마산업과 그 그늘

9
SiteOwner 2021-10-16 163
4684

"반쓰죽" 이라는 말까지 쓰는 언론의 행태

2
SiteOwner 2021-10-15 120
4683

영국과 노르웨이의 전력망이 이어졌다

5
  • file
마드리갈 2021-10-14 139
4682

정규교육과정에서 일본어를 접하고 느낀 문화충격

4
마드리갈 2021-10-13 154
4681

예전에 빈번하게 연락하고 찾아오던 "친척" 이야기

2
SiteOwner 2021-10-12 120
4680

뮤지컬 캣츠의 작곡가가 개를 기르기 시작했다?!

2
  • file
마드리갈 2021-10-11 121
4679

차기작+단편 이야기

4
시어하트어택 2021-10-10 143
4678

라이츄는 퇴사 선언을 했다!

10
국내산라이츄 2021-10-10 156
4677

한글은 언어가 아니라 문자

2
SiteOwner 2021-10-09 125
4676

학예직 전문인력 90명이 놓친 "중국이 충청도 지배"

2
  • file
마드리갈 2021-10-08 123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