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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POLITAN] #A2 - Taxi Driver

Lester, 2019-12-31 02:08:50

조회 수
216

Taxi Driver - 택시 기사




"리 씨, 지금 바빠요?"

레스터는 택시 안에서 넋을 놓고 있다가 화들짝 놀랐다. 택시 라디오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길가의 가판대에서 사 먹은 피자 때문에 속이 덥수룩해 쉬고 있었는데 그새 잠이 든 모양이었다.

"딱히, 바쁘진 않은데요."

"당신 쪽에 손님이 있으니까 얼른 이동하세요."

"네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뭐 안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알 게 뭐에요! 이 사람도 지지리 없는 구닥다리 회사! 클로이인지 뭔지, 같이 일하는 애는 또 어디 간 거야!"

"...가 보겠습니다."

레스터는 역시 괜히 물어봤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통신을 끊어버렸다. 클로이가 요새 회사에 별로 나타나지 않아 걱정되긴 했지만, 회사 내에서 구설수에 오를까봐 무작정 간섭하기도 힘들었다. 지금의 레스터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성질 무서운 배차원 아줌마가 알려준 장소로 이동하는 것 뿐이었다.

Taxi Driver: Vincent Sundance


배차원 아줌마가 알려준 위치인 제로니모 기차역Geronimo Railway Station은 도시에서 매우 붐비고 정신없는 곳들 중 하나였다. 제아무리 지구촌 사회니 비행기니 하며 외국인들이 많이 들어오긴 했지만, 미국 곳곳에서 오고 가는 사람들도 제법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레스터가 세상 돌아가는 데에 관심이 없어서 모를 뿐이지 철도의 이용률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었다. 레트로 붐의 일환이니 뭐니 하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지만 자세한 이유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레스터는 그렇게 정신없이 돌아가는 기차역 앞에 택시를 세운 후 콜택시 등(일반택시는 노란색, 콜택시는 파란색이었다)을 키고 기다렸다. 세상이 발전해 전화 한 번으로 자기 바로 앞까지 택시가 도착하게 되자 다른 회사에서도 콜택시를 두기 시작했다. 레스터가 지금 몸담고 있는 연합 택시회사도 지난 달부터 콜택시를 두긴 했지만, 회사 규모도 인지도도 적은데다 아시아계라 그런지 그들을 부르는 손님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렇기에 레스터로서는 이번 손님을 꼭 잘 모셔야 했다. 아까 배차원 아줌마가 그렇게 성질을 부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레스터가 쉬지도 못하고 뻣뻣하게 운전석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누군가가 뒷좌석에 올라탔다. 레스터는 최대한 사업용 미소를 지으며 백미러로 눈길을 돌렸다.

"어서 오세요! 콜 하셨나요?"

"네? 아, 네."

레스터는 백미러로 눈길을 돌리다 손님과 눈이 마주치자 움찔했다. 거울을 본 것처럼 자신과 닮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흑발에 뿔테안경, 게슴츠레한 눈, 쭈뼛거리는 태도... 자신처럼 동양인은 아니었지만 여러모로 흡사한 것이 혼혈인가 싶기도 했다. 문득 레스터는 이유없이 동병상련을 느끼며 친절하게 물었다.

"그러셨군요. 어디로 가시죠?"

"에, 그... 저..."

"에그저 광장이요?"

"네? 아, 아뇨! 분명히... 주소를 적어뒀는데..."

손님은 주소를 적어둔 종이를 찾느라 허둥댔다.

"천천히 찾으세요. 급할 거 없으니까."

"가, 감사합니다. 그게... 여기 있다!"

손님은 들고 온 가방부터 외투까지 한참을 헤집고 나서야 쪽지를 찾았다. 하지만 막상 그걸 쳐다봐도 모르겠는지 그 쪽지를 레스터에게 내밀었다.

"실례지만, 여기가 어딘지 아시나요?"

"확인해 볼게요. 몰라도 내비게이션이 있으니까."

쪽지에 적힌 주소는 포트 리뎀션 근교에 있는 작은 주거지구였다. 레스터는 손님이 가져온 큼지막한 짐을 보고 물었다.

"먼 곳에서 오셨나봐요?"

"네? 아, 네. 좀 시골에서 왔어요. 이런 데는 처음 와 봐서 그런지 정신이 없네요."

"그렇군요. 저도 이 동네 살지만 항상 적응이 안 돼요."

비슷한 점이 하나 더 생기자 이야기가 술술 풀렸다.

"기사님도 그러시군요. 빈센트 선댄스Vincent Sundance입니다."

"그렇군요."

"웃긴 이름이라고 생각하셨죠?"

"설마요."

레스터는 정색하고 대답했다. 웃긴다기보단 궁금했다. 해와 춤이라니, 아메리카 원주민인가? 그 해답은 선댄스가 곧바로 말해줬다.

"어쩔 수 없죠. 태생이 태생이라. 원주민 3세거든요."

"그렇군요."

농담이랍시고 선댄스 키드Sundance Kid(서부개척시대에 실존했던 무법자. 본명 해리 알론조 롱거보Harry Alonzo Longabaugh) 이야기를 꺼내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목적지인 모호크 스트리트에 도착하자 선댄스가 말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짐 두고 다시 올 거니까요."

선댄스는 트렁크에서 짐들을 꺼내고는 근처의 건물까지 들고 다니기를 반복했다. 그런데 그 중에 기타케이스 가방이 있는 것을 보니 음악하는 사람인 모양이었다. 선댄스가 트렁크를 닫고 뒷좌석으로 돌아오자 레스터가 물었다.

"숙소인가요?"

"네. 당분간 여기에 오랫동안 살게 될 것 같아서요."

"그렇습니까. 다음은 어디로?"

"그, 어디였지? 스카이 라군 클럽Sky Lagoon Club으로 가 주세요."

오자마자 놀러가는 걸 보니 이전에 살던 데가 어지간히 재미없었나 보다, 하고 레스터가 생각하던 차였다.

"아, 지금 오자마자 놀러오다니 예전에 살던 곳이 재미없었겠구나 하고 생각하셨죠?"

"네? 아니, 그게..."

귀신같이 생각을 맞추자 레스터가 질겁했지만, 선댄스는 그런 초능력(?)에는 관심없이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다.

"바보같긴 해도 어쩔 수 없어요. 제가 살던 곳은 정말 촌동네라서 별 볼 일이 없거든요. 카지노에서 뼈빠지게 일하신 부모님 덕분에 원주민 보호구역을 나오긴 했죠. 하지만 그게 다에요. 거기는 일터지 노는 곳은 아니니까."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이렇다할 보상도 수입도 없어서 카지노를 유치하려고 노력한다는 이야기는 인터넷 등지에서 들었지만 실제로 듣긴 처음이었다. 하지만 역시 선댄스의 말대로 실상은 나쁜 모양이었다. 선댄스가 부모님 이야기는 굳이 하기 싫었는지 말을 아끼자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그러나 선댄스는 얘기를 마저 마쳐야겠다 싶었는지 말을 돌렸다.

"뭐, 그래서 여기로 올라와서 살아보려고요. 일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럼 클럽에는 놀려고 가는 거에요, 일하려고 가는 거에요?"

레스터도 잘 됐다 싶어 주제를 클럽 쪽으로 돌렸다.

"둘 다죠. 기왕이면 취직하는 쪽으로."

"아까 기타케이스가 있던데, 밴드라도 하시나요?"

"그랬으면 좋겠는데... 고향에는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요. 일단 뭐, 기타리스트로 어디든 들어가 봐야죠."

"그렇군요. 그런데 아까 숙소에 기타 두고 오지 않으셨나요?"

레스터는 백미러로 선댄스의 안색이 변하는 것을 보았다. 선댄스는 당황하여 숙소 쪽을 돌아다봤지만 억지웃음을 지었다.

"뭐, 괘, 괜찮아요. 오늘은 그냥 사전답사하는 셈치고 놀아야죠."

하지만 그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다시 어색한 침묵이 이어진 후에 선댄스가 입을 열었다.

"사실은 그 기타, 어머니가 사 주신 거에요."

"그래요?"

"두 분 다 카지노에서 일하시느라 저는 집에 혼자 있었는데, 집에서 할 게 없다보니 근처 마을 회관에서 TV를 보다 오곤 했거든요. 거기서 나오는 쇼 프로를 보고 기타를 따라서 치는 흉내를 내곤 했는데, 어느 날 일어나 보니까 머리맡에 기타가 놓여 있더라고요. 어머니가 그걸 보셨는지..."

선댄스가 눈물을 훔치는지 뒷좌석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났다. 레스터는 앞만 보고 계속 택시를 모는 수밖에 없었다. 레스터는 궁금증과 추측을 담아 이야기를 마무리지었다.

"그래서, 클럽에서 밴드 활동을 하며 고향의 어머니에게 돈을 부쳐드리려는 건가요?"

"그... 그렇죠. 처음엔 그냥 촌동네 고향을 벗어나서 기타리스트로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클럽도 그냥 놀려고 가려고 했죠. 하지만 싸구려 기타를 볼 때마다 어머니한테 죄송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그렇군요."

다시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스카이 라군 클럽은 도시에서 제일가는 클럽들 중 하나답게 휘황찬란했고 그 주변도 온갖 네온사인이 가득했다. 도시에 살면서 종종 이 근처를 지나치는 레스터도 새삼 놀라는데, 시골에서 올라와 이 광경을 처음 본 선댄스는 오죽하겠는가. 선댄스는 한참을 넋놓고 구경하다가 레스터가 말을 걸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대, 대단하네요."

"이 정도는 쨉도 아니에요. 뉴욕 브로드웨이에 비하면."

"우와......"

선댄스는 계속 넋을 놓고 있다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참, 택시비는 여기 있습니다."

택시비를 내긴 했지만 선댄스는 곧장 차 문을 열기를 망설였다. 시골 청년 주제에 이런 번화가에 발을 디디자니 화성에 간 우주비행사 같았으리라. 레스터도 이 근방에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났다. 그 압도적인 광경이란. 더구나 그 때는 택시도 자가용도 없이 남의 차 뒷좌석에서 지나치듯 봤을 뿐이었다. 선댄스가 계속 망설이자, 레스터는 예전의 자신과 선댄스를 겹쳐보고 뭔가 격려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았다.

"그, 저..."

레스터는 도저히 생각나지 않자 대뜸 언성을 높였다.

"에잇, 생각해서 뭐합니까! 그냥 잘 놀다 와요! 어차피 놀려고 온 거잖아요, 안 그래요?"

"그, 그렇죠! 놀려고 왔죠!"

"TV 속에서 보던 세상에 온 거잖아요. 그렇죠? 가서 확인해 봐요. 정말로 그런지!"

"그, 그래야죠!"

선댄스는 쭈볏거리며 택시에서 내렸다. 아까보단 한결 자신감이 생긴 모습이었다. 선댄스는 클럽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의 줄에 합류하려다 택시로 돌아왔다.

"왜, 뭐라도 놓고 갔어요?"

"아뇨!"

선댄스는 대시보드에 있는 명함집에 손을 뻗고는 한 장을 챙겼다.

"충고 감사합니다! 잘 놀다 올게요!"

그는 환한 미소를 남기고는 거리의 인파 속으로 들어갔다. 레스터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마지막까지 허둥대는 게 꼭 자기 같았기 때문이다. 레스터는 화려한 거리를 구경하다가 차를 돌려 돌아갔다.


[ 페이스 마스턴's 시티 라이트 ]

관광명소 - "스카이 라군 클럽"

트와일라이트 시티는 그 이름에 걸맞게 해질녘에도, 해뜰녘에도, 어쩌면 점심 시간에도 불꽃이 사그러들지 않는 곳입니다. 그런 만큼 젊은이들이 모인 곳은 더더욱 그 열기도 강하죠. 스카이 라군 클럽은 그 중에서도 매우 밝고 화려한 곳입니다.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최상층은 절반이 야외 테라스로 되어 있어서 사우나 같은 내부의 열기를 밖으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처럼 여기저기서 창문을 열어놓고 살 때는 클럽의 열기를 다른 곳으로 퍼트리는 민폐(?)를 저지르기도 하죠. 뭐, 동양의 격언 중에 이열치열이라는 게 있다고 하던데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후략) //


[ 스카이 라군 클럽 광고지 ]

"늑대와 밴드를 (20:00 ~ 21:00) "

'눈물 닦고 박수 쳐(약칭 박수순이)'라 불리는 발레리 플린트스톤Valerie Flintstone을 비롯한 아메리카 원주민 밴드가 여러분에게 미국 중부의 열정을 바람에 실어 전해드립니다!

기타리스트(모집 완료), 드러머 모집 중


(추가 에피소드 2화 完)


------------------------------------------------------------

이번에도 처음에 기획했던 내용과 좀 많이 달라졌네요. 원안은 시골에서 올라와 부모님의 등골을 빼먹는 파티 매니아였는데, 쓰다보니 약간 불쾌감이 들기도 하고 뭣보다 저와 잘 안 어울려서 약간 바꿨습니다. 게다가 아메리카 원주민 설정도 원안에선 그냥 이름 개그로만 쓰는 정도였는데, 감동적(?)인 노선으로 바꾸다 보니 급작스럽게 추가된 감이 있습니다. 그냥 뭐... 3개월만에야 글 하나 쓴 게 어디냐는 식으로 최대한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공교롭게도 2019년의 마지막 창작의 주제는 '불효자'가 되었군요. 어쩌다 보니 주제가 이렇게 정해졌습니다만 막상 돌아보니 씁쓸합니다. 저는 극중의 선댄스처럼 효도라도 하려고 했는가 싶어서...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10 댓글

마드리갈

2020-01-03 19:23:51

빈센트 선댄스라는 캐릭터가 등장했네요.

인명이라는 게 참 기묘한 데가 있어요. 백인인데 성씨가 검은색을 의미하는 Black 내지는 Schwarz인 경우라든지, 흑인인데 성이 흰색을 의미하는 White나 le Blanc 등인 경우도 충분히 있고, 작중의 선댄스같이 뭔가 성씨가 인디언식 작명이라서 기묘하게 느껴지는데다 본인이 그것을 의식하는 것도 있고...


인디언 보호구역에 대한 불편한 진실, 그리고 그가 대도시로 나온 이유 등이 겹치면서, 문득 이렇게 생각하게 되네요.

각자의 사정은 달라도 누군가는 어디에서는 이방인이 된다고. 그러해요.

Lester

2020-01-04 17:49:59

사람 사는 세상이 다 비슷한지 영미권도 웃기는 이름(정확히는 성씨)이 제법 많더군요. 경찰 성씨가 새비지(savage, 야만인), 대학교수 성씨가 덜(dull, 지루한)... 더 자세한 사례는 역전재판 시리즈의 영미권 번역을 참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 본문의 선댄스 같은 경우엔 이름만 생각해두고 있었는데 스토리에 뭔가 더할 만한 게 없나 생각하다 '이런 성씨가 있긴 있구나' 해서 추가했습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이방인'은 제 소설의 소주제들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원래 저부터가 주류 문화에서 상당히 벗어난 사람이기도 하고, 이 트와일라이트 시티라는 배경도 겉으로는 대도시지만 실제로는 범죄부터 각종 기묘한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그런 이방인들의 이야기를 계속 써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SiteOwner

2020-01-04 23:48:26

미국 내의 인디언 하니까 생각나는 게 좀 있는데, 1992년작 미국영화 붉은 사슴 비(원제 Thunderheart)에 나오는 인디언 보호구역의 열악한 현실과 20세기에 횡행했던 인디언 정체성 말살을 위한 온갖 차별적인 행동, 이를테면 영어를 쓰지 않으면 비누로 입을 닦이는 등의 모욕을 주는 것들이 같이 생각났습니다. 그 이외에도 인디언식 이름 하면 1990년작 미국영화 늑대와 춤을(Dances with Wolves), 그리고 이제는 미군 재배치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경기도 의정부시 소재의 캠프 레드 클라우드(Camp Red Cloud) 등이 떠오릅니다.


대도시로 가는 사람들은 여러 꿈을 안고 갑니다.

빈센트 선댄스의 이유는...그렇습니다. 여러모로 공감됩니다. 저 또한, 직종은 다르지만 대도시에서 살면서 그렇게 돈을 벌어서 집에 보내고 했다 보니...높은 빌딩만큼이나 그림자도 길지만, 그래도 높은 빌딩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대성하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Lester

2020-01-05 21:42:01

정확히는 아메리카 원주민이지만 넘어가고, 영어를 쓰지 않으면 비누로 입을 닦게 하다니 여러가지 의미로 미국스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는 이렇게 차별에 시달리다못해 항거한 원주민들로 이루어진 폭주족도 구상했는데 웃음거리로 만드는 게 아닌가 싶어 보류해둔 상태입니다. 사건의 의뢰인으로는 꼭 넣고 싶은데 마냥 피해자로만 그리자니 못내 아쉽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대강당에 썼던 도시 이야기의 연장선이죠. 당초 에피소드의 원안과는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그나마 이렇게 꿈을 그리며 살아가는 사람들로 바꾼 게 더 마음에 들긴 합니다.

마드리갈

2021-01-05 23:59:07

스카이 라군 클럽의 소개와 구인광고가 추가되었네요.

역시 매력적인 장소로 보일 거예요. 관광객이든, 사람들과의 교류를 중시하는 지역민이든, 그리고 뮤지션 등의 직업을 원하는 구직자이든. 그런데 선댄스가 원했던 기타리스트 자리는 이미 차 버리고 말았으니, 그게 안타깝기 그지없어요. 역시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걸까요. 게다가 찬란함만큼이나 어둠도 그 정도가 큰 것...


"동양의 격언 중에 이열치열이라는 게 있다고 하던데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를 영역하면 어떨까를 생각해봤어요.

HEAT makes you COOL, say Easterners. Try it?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Lester

2021-01-07 06:33:32

애석하게도 이번엔 틀리셨네요. 기타리스트가 찼다고 표시된 건 사실 '선댄스가 밴드 가입에 성공했다'는 뜻이었습니다. 밴드 이름부터 리더의 별명까지 아메리카 원주민을 다룬 명화 "늑대와 춤을"의 패러디인 것이 그 힌트죠. 즉 '눈물 닦고 박수 쳐'는 영화 속 원주민 캐릭터 '주먹 쥐고 일어서'의 패러디입니다.


이열치열은 검색해봤더니 의미도 형태도 같은 속담이 있더군요. "Fight fire with fire", 즉 '불로 불을 잡는다'입니다.

마드리갈

2021-01-08 00:28:09

그런 거였군요. 이미 그 자리가 없다는 게 아니고 선댄스가 채용되었기에 그 자리는 채워졌다는...왜 부정적으로 해석했을까요.

역시 그런 거였군요. 영화 "늑대와 춤을" 에서 유래한...


맞불로 진화, 그 속담도 좋네요.

Lester

2021-01-08 05:55:31

초기 구상에서는 선댄스가 이후의 추가 에피소드에서 재등장하는 것도 생각했는데, 구태여 재등장시켜야 할 이유가 있는지의 문제와 이전 에피소드를 읽어둬야 하는 문제가 있어 일단 보류했습니다. 정말 쓸 게 없다면 재등장시킬 의향은 있습니다만, 그러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가급적이면 '낯선' 상황을 만나게 해 주고 싶거든요.

SiteOwner

2021-03-09 19:19:26

부가된 사항에 대한 코멘트 2.


스카이 라군 클럽의 광고, 역시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집니다. 국내의 광고에서도 "당신의 유럽" 같은 이런 이국적인 정취를 자극하는 문구가 등장하기도 했고, 오래전의 칠성사이다 광고에서는 "화란 나르당의 천연향 칠성사이다" 라는 문구를 넣는 등 오늘날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하기도 했는데 그게 생각나서 반갑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꽤 재치있습니다. 클럽의 열기를 다른 곳으로 퍼트리는 민폐...미국 텍사스주를 거점으로 하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펀경영같은 것도 같이 느껴집니다. 이를테면 "담배를 피우실 분은 나가서 비행기 날개 위에서 피우시길 바랍니다" 같이 안내하는.


구인광고의 모집대상은 이제 한 자리가 남았군요. 드러머.

어쩌면 비틀즈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던 링고 스타같은 인물이 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기대됩니다.

Lester

2021-03-10 18:19:01

TV를 많이 안 봐서 그런지 기억에 남는 광고가 없습니다만, 그래도 8~90년대 국내의 TV감성(?)이 어땠는지는 어렴풋하게 기억납니다. 대한항공 CF였나,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을 틀어놓고 막 웅장했던 걸 좋아했던 것 같네요. 곰으로 변신(???)했던 것 같은 우루사 광고도 있고, 지금 시점으로 보면 소위 병맛스러운 것도 있지만 그 시절 특유의 감성이라 느끼고 있습니다. 무슨 꿈을 꾸어도 용납되던 시대라고 해야 하나요? 옛날이라 미화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정말 의도치 않게도 비틀즈처럼 드러머 한 자리가 남았군요. 애석하게도 저 원주민 밴드는 부록으로만 구상한 거라 본편이나 추가 에피소드에서는 더 이상 다뤄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 빈 자리를 채워서 대성했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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