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1월 11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현장에서 일어난 붕괴사고는 여러모로 충격적입니다.
사고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알게 된 몇 가지 사항이 또 놀랍기도 해서 참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논점은 대략 이렇게 되겠군요. 건설회사, 현황 및 현장의 위치, 재현되는 사고공화국 시대.
HDC현대산업개발이라는 굴지의 건설대기업이 작년에 이어 또 본질적으로 같은 붕괴사고를 냈다는 것이 참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작년 6월 9일의 동구 학동에 이어 이제는 서구 화정동입니까. 해체과정에서 붕괴에 이어 건설과정에서 붕괴까지. 대기업의 브랜드파워고 뭐고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일단 뉴스에서 보이는 장면만 하더라도 철근과 콘크리트가 제대로 밀착되지 않았다는 게 보이는데다 수개 층의 바닥이 완전히 깨져서 무너졌다는 것에서 더 할 말이 있나 싶습니다. 사실 위험하면 철거한다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렇게 부서져서 드러난 부분이 그 모양인데 이미 콘크리트가 타설된 곳이 멀쩡하다는 보장이 있을지...

게다가 건축중인 단지의 주변풍경이 뭔가 익숙하다 싶었는데 유스퀘어 바로 근처였습니다.
유스퀘어란 광주광역시의 종합터미널로 현지에서는 소재지가 광천동이라서 광천터미널이라고도 합니다. 또한 멀지 않은 곳에 과거 아시아자동차 공장으로 출발했던 기아자동차 광주공장도 있다 보니 눈에 익습니다. 예전에 호남권에서 일을 했던 터라 광주 또한 익숙한 곳이었고 그래서 더욱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사실 이것뿐만이 아니라 KTX 열차가 터널 내에서 떨어진 철구조물에 맞아 탈선하기도 하고 공군의 F-5E 제공호 전투기가 추락하고 조종사가 결국 탈출하지 못하고 순직하는 등 연초부터 끔찍한 사고가 겹겹이 일어납니다. 정녕 사고공화국 시대가 재현되는지, 그간의 희생과 교훈은 다 쓸모없었다는 것이었는지...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10 댓글

마키

2022-01-15 05:11:26

그래요 뭐.

20세기 때야 발전하기 바빴으니까 라는 변명이라도 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21세기도 이미 20년이 훌쩍 넘었다구요. 언제까지 배가 침몰해서 수백명이 빠져죽고 건물이 무너져서 사람이 깔려죽는 꼴을 만들고도 돈이 없어서 그랬다는 변명이나 할지 궁금할 따름이네요.


21세기의 경제선진국이라는 헛된 간판 따위 다 무슨 소용인지 참....

SiteOwner

2022-01-15 17:37:29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에는 또 무슨 변명이 있을지...

그저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 충격을 준 세월호 참사도 올해 4월 16일이면 8주기입니다. 이제 석 달 남짓 남았는데...


한참 사고공화국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10대의 마지막 시절과 20대의 첫 시절에는 그나마 "이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내가 이 나라에 태어난 것이 아닐까" 라는 일종의 소명의식이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는 글쎄요. 열심히 살아왔지만 지금껏 이룬 건 이제 인간답게 살 레벨로 올라온 그 정도뿐이고 그걸 넘는 영역에서는 역부족이고 또한 이 상황이 언제 무슨 예측불허의 일로 일거에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더욱 강해질 뿐입니다.

대왕고래

2022-01-15 22:50:32

안전하게, 안 무너지게 지어야 돈이 덜 들죠. 당연한 것을 대체 왜 저렇게 했는지 모르겠네요.

건물이라는 게 원래 잘 무너지는 거라면 또 모를까, 당장 출근길에 보이는 건물들도 무너지지 않고 1년 2년 4년 8년...을 잘 버티는 걸 봐서는 문제의 건물을 지은 쪽에 뭔가 문제가 많다고 볼 수 밖에 없어요. 더 나아가서 과연 그 문제의 건축사만 저럴까? 하는 걱정을 해볼 수 있고요.

SiteOwner

2022-01-15 22:58:31

우선 먹기에는 곶감이 달다는 옛 속담이 바로 떠오르면서 곶감의 단맛과 이번 대참사가 대비됩니다.

그저 싸고 빨리 하면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태도, 안 보이는 데에서는 대충 날림으로 해도 안 걸린다면 문제없다는 태도 등이 이런 결과를 만든 것입니다. 게다가 HDC현대산업개발은 도급순위 9위의 대기업인데 이런 회사가 일을 이따위로 했다는 게 드러난 이상 이 회사가 지은 다른 건물이 멀쩡하다는 보장도 없고 도급순위 상위의 기업도 하위의 기업도 제대로 일을 해서 그 순위가 정해진 것인지 모든 게 의심스럽습니다.


예전에 썼던 글인 여러 현안의 의외의 접점 - 3. 철근 한 개와 세월호와 전력예비율이 벌써 5년 가까이 되어 가는데 여기서 지적한 게 나아진 게 없다는 것은...수많은 재해에서 죽은 사람들의 목숨이 소중하지 않다는 말과 다를 게 뭐가 있겠습니까.

Lester

2022-01-16 00:26:33

어느 순간부터 '냄비근성'이라는 말이 쓰이지 않더군요. 마치 언급 자체를 회피해서 그런 문제가 없었던 것마냥 만들려는 것처럼. 아니, 감정이 일상화돼서 (인터넷상의 타인과의 싸움 같은) 아주 하찮은 문제에나 잠깐 끓어오르고 대국적인 사안에는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고 봐야겠네요. 다시 말해 경주마처럼 시야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뜻인데, 그 누구도 경계하지 않는 사회가 어디로 흘러갈지는 역사를 통해 이미 증명되었지 않습니까. 또 사회의 이면에서 아주 큼지막한 무언가가 생겨나서 자라고 있는 건 아닌가 무섭기도 합니다.

SiteOwner

2022-01-16 18:01:01

예전에는 그저 속도만 중시하고 결과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것을 비판하는 말로서 예시하신 "냄비근성" 및 "빨리빨리" 가 여러모로 비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 중 "냄비근성" 이라는 말이 사어화된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독자적인 가설이긴 하지만 좀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속도중시는 21세기 IT시대의 미덕이 되었다." 라는 문장으로 압축가능합니다.


국내의 지배담론 중 이런 것이 있습니다.

외국에서, 특히 영미권에서 말하면 금과옥조로 받아들이는 경향, 그리고 일본에 대해서 우위라면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경향. 우리나라의 IT산업 신장에 대해서는 영미권 전문가들이 "한국의 빨리빨리가 IT시대에 적합하다" 라고 분석하니 이제 그런 성향을 냄비근성이라고 비하할 필요가 없어지고 오히려 장려해야 한다든지, 일본이 2000년대 전반에 고속인터넷회선 보급에 늦었다든지 일본기업 중 전통의 제조업이 IT기업보다 더 성장해 있는 것을 보고 일본의 제조업 마인드는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고 뒤쳐졌다고 비하한다든지 하는 것. 이 두 지배담론이 결국 냄비근성이라는 자조적 표현을 사어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진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승부가 나는 제조업은 IT산업의 기반인데 그냥 제조업은 없어도 되고 그것을 IT산업이 대체했다고 생각 자체도 그냥 건너뛰는 것이지요. 싱가포르같은 도시국가가 아닌 한 제1차산업과 제2차산업이 견고해야 제3차산업도 발전하는 것을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제3차산업이 필요하면 다른 건 그냥 버려도 된다는 식으로, 산업구조가 적층적(Accumulating)이 아니라 대체적(Substituting)이라고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러니 중간결과를 무시하고 안 보이면 손을 안 쓰고 그러지요.


말씀하신 "하찮은 문제에나 잠깐 끓어오르고 대국적인 사안에는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 라는 문장, 정말 정확합니다. 진짜 누구에게 또 무엇에 분노해야 하는지는 모르고 희생양이나 찾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게 거국적인 레벨로 가면 결론은 이것입니다. 결국 정치권도 끊임없이 남탓에 갈라치기. 그게 아니면 이제는 아예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레벨입니다.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150석 넘게 차지했을 때도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170석 넘게 차지해도 국정이 왜 안정되지 않고 막 표류하고 이러겠습니까. 탓할 남이 없고 자기책임이 되었으니 이제 남탓도 못하니 행동 자체를 못합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달성에는 늘 단독처리, 그 이외에는 야당에게 협조 구하기.

SiteOwner

2022-04-13 19:54:17

[2022년 4월 13일 추가]


검찰이 HDC현대산업개발 등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의 책임자 11명 및 법인 3개를 기소했습니다. 책임자 중 6명은 구속기소되고, 잔여 책임자 및 시공사, 하청업체 및 감리담당회사의 세 법인은 불구속기소됩니다.

또한, 서울특별시는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작년 6월의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와 관련하여 영업정지를 8개월 추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HDC현대산업개발은 3월 31일에 서울행정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해 둔 상태로 가처분 결과는 금주내에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참조한 기사 2건을 소개합니다.

검찰, 현대산업개발 등 광주 붕괴사고 책임 11명·법인 3곳 기소 (2022년 4월 13일 매일경제)

서울시, HDC현산에 8개월 추가 영업정지 처분 (2022년 4월 13일 매일경제)

SiteOwner

2022-12-17 16:28:17

[2022년 12월 17일 추가]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해 모두 21명을 처벌대상자로 결론내고 수사를 마무리했습니다.

12월 14일에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관련 비위분야 4명을 추가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이렇게 수사관 89명 규모로 조직된 광주경찰의 수사본부의 소임이 끝났습니다.


이 사안에 대한 관련언론보도는 하단에 있습니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4명 추가 송치...사건 마무리 (2022년 12얼 14일 쿠키뉴스)

SiteOwner

2023-04-23 00:25:27

[2023년 4월 23일 추가]


2022년 1월에 붕괴사고가 난 광주 화정아이파크에 대한 해체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우선 가시설 및 내부마감재가 2-3개월에 걸쳐 해체되는 준비작업이 완료되고 나서 올해 6월부터 구조물 해체작업이 시작됩니다. 이렇게 공사가 진행되면 2025년 상반기 중에 완료될 예정입니다. 이 사업은 HDC현대산업개발 A1추진단이 주관합니다.


이하의 보도를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15개월 만에 해체 작업 돌입 (2023년 4월 6일 머니투데이)

SiteOwner

2024-06-04 21:55:43

[2024년 6월 4일 추가]


광주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이 안전성이 확보된다는 조건하에 지상 1-3층을 존치할 것에 동의했습니다. 이것은 전면해체로 갈 경우 공사기간이 1년 가까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어서 입주예정자들이 현대산업개발(HDC)에 해체범위 축소를 제안한 것입니다. 안전확보가 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오면 문제의 지상 1-3층을 포함하여 기존 건축분량은 모두 해체됩니다.


관련보도는 하단에 소개해 두겠습니다.

붕괴사고 광주 화정아이파크 입주자들, 지상 1∼3층 존치 동의 (2024년 5월 7일 연합뉴스) 

Board Menu

목록

Page 55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6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2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0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3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3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88
4816

스톤 오션의 엔딩곡 Distant Dreamer에 대한 감상

마드리갈 2022-01-31 126
4815

이제는 북한 미사일 발사가 놀랄 일도 아닌 듯합니다

2
SiteOwner 2022-01-30 129
4814

이번 역은 긴자, 긴자역입니다.

6
  • file
마키 2022-01-29 159
4813

같은 멜로디의 다른 노래 16. 사랑과 흐르는 강물

SiteOwner 2022-01-28 135
4812

판소리풍 화법만 절제해도 글의 품위는 올라간다

2
마드리갈 2022-01-27 148
4811

오늘은 이상하게 뭔가 꽉 막힌 느낌...

마드리갈 2022-01-26 114
4810

허경영 전화에 이어 우편물까지...

2
SiteOwner 2022-01-25 136
4809

미국의 퇴역항공모함 키티호크의 마지막 항해

3
마드리갈 2022-01-24 148
4808

노트북의 한계 때문에 게임을 갈아탔습니다

3
대왕고래 2022-01-23 151
4807

번역 그리고 알의 모서리

4
마드리갈 2022-01-22 174
4806

꿈의 배경 그리고 애니의 배경으로서의 중학교는...

2
마드리갈 2022-01-21 116
4805

[스톤 오션] 12화 - 집중호우 경보발령

2
시어하트어택 2022-01-20 118
4804

신년 근황

2
국내산라이츄 2022-01-20 151
4803

오늘 액셀때문에 업무시간을 1시간이나 버렸네요

2
대왕고래 2022-01-19 145
4802

돌고 돌고 돌아 동경으로

3
  • file
마키 2022-01-19 225
4801

화성과 인간 9(마지막회) - 화성을 향한 도전은 계속된다

SiteOwner 2022-01-18 119
4800

[스톤 오션] 11화 - 새비지 가든 작전(중앙 정원으로!)(2)

2
  • file
시어하트어택 2022-01-17 129
4799

미국의 철도안전이 크게 훼손당했다

4
  • file
마드리갈 2022-01-16 158
4798

일본인 친구에게 이야기 해준 한국사정 이야기

SiteOwner 2022-01-15 132
4797

광주 아파트 신축현장 붕괴사고에서 놀랐던 것 몇 가지

10
SiteOwner 2022-01-14 186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