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일본의 기업드라마 한자와 나오키(半沢直樹)를 좋아하는 저는 작중에 묘사된 여러 상황에 의외로 선견지명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세시마공항의 건, 그리고 다른 하나는 UAE은행의 존재입니다.
이세시마공항(伊勢志摩空港)이란 현실세계에는 없는 작중의 가공의 공항으로, 대략 미에현(三重県) 동부에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 공항은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아서 미에현민들조차도 연결교통편이 좋고 국내선 및 국제선 운행본수도 많은 나고야의 중부국제공항(中部国際空港)을 이용하는 게 보통이고 정상적인 이유라면 몇 안되는 항공편도 단항되는 게 옳습니다. 하지만 제국항공 구조조정안에서 이세시마공항에 취항하는 항공편만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사실 그 공항은 작중의 가공의 정당이자 집권여당인 진정당의 간사장 미노베 케이지의 부정축재의 소산이었습니다. 아예 공항의 건설계획은커녕 다른 프로젝트조차 예정되지 않아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던 그 토지는 미노베 케이지가 도쿄중앙은행으로부터 받은 부정대출로 충당된 자금으로 사들인 후에 공항건설 프로젝트가 발족하고 공항부지로 매입됩니다. 그의 부정대출 문제를 파헤치려던 도쿄중앙은행의 당시 은행장이었던 마키노 오사무는 누명을 쓴 이후 자살로 내몰리고 미노베 케이지의 대출내역은 전산시스템에는 아예 빠져 있는 극비자료로 분류되어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의 부정축재내역은 금융청의 직접적인 규제를 받지 않는 외자계은행인 UAE은행에 미국달러로 환전된 뒤 예치되어 있어서 금융청이 아무리 뒤져도 발각되지 않았습니다.
권력형 부동산개발 및 거액의 사익편취는 멀리 갈 것도 없이 "대장동 의혹" 이라는 국내의 사례도 있습니다.
게다가, 아랍에미리트의 금융회사들은 수상한 돈을 예치하는 데에 혈안이 된 듯 합니다. 위에서 언급된 가공의 은행인 UAE은행같은 사례는 앞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런 기사가 있습니다.
Russia's rich look to stash wealth in Dubai (2022년 3월 10일 Reuters, 영어)
유럽의 전통적인 영세중립국인 스위스조차도 러시아의 침략전쟁과 전횡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도 하고 있다 보니 예전같이 스위스의 금융회사들을 이용하려는 경향은 약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러시아의 부호들이 아랍에미리트에서 특히 금융허브로서 기능하고 있는 두바이로 대거 이동하려는 경향이 보입니다. 이미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의 관계는 보다 공고해져 가고 있고 영국과 스위스 모두 러시아의 개인 및 법인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보니 그렇게 자본의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산유국이자 이제 작정하고 러시아 부호들의 자금을 예치하기 시작한 아랍에미리트의 행보는 이미 한자와 나오키에서 언급된 이상으로 커지고 있는데, 과연 어떻게 될지...
현실세계의 비리는 더욱 큽니다.
게다가 그들에게 1천배로 갚아줄 한자와 나오키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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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카멜
2022-03-12 01:20:13
한자와 나오키는 정말 대단한 드라마죠, 어떻게 보면 ‘사이다’ 만 그득한 드라마라고 볼 수 있겠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는것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의 그 공항건에 대해서는 “돈 끌어다 쓰고 채권포기하라니 요즘 야쿠자들도 그런짓은 안합니다” 라는 말이 참 통쾌하기도 했죠ㅎㅎ?
SiteOwner
2022-03-15 21:36:05
한자와 나오키같은 인물이 나오기는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자와 나오키가 작중에서 마주하는 비리는 사실 현실세계의 것이 더욱 크다는 게 요즘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보니 현실의 한자와 나오키를 기대하는 것인가 봅니다. 현실세계에서는 미노베 케이지가 100억엔 조금 넘게 해먹었고 마키노 오사무가 죽은 사건을 몇 배 능가하는 일이 터지고 있으니...
이래서 현실이 창작물보다 더하다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