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썼던 글에 이어 이번에는 작중에서 풀네임이 알려지지 않은 주요 캐릭터의 두번째 글을 썼어요.
이번에는 2분기 신작애니 캐릭터들 10명을 선정해 봤어요. 한 분기에 이런 속성의 주요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경우가 참 드문데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다시 있을지도 불분명하니까 이를 기념하는 의미도 담아서. 여기에는 원래의 성명은 여전히 알 수 없는 채 새 성명을 얻은 경우도 포함되어 있어요.
포럼에는 스포일러를 규제하는 어떠한 명문의 또는 암묵적인 규제도 없으므로 열람은 어디까지나 자기책임이라는 것을 명심해 주시길 부탁드릴께요.
라이도 (아하렌 양은 알 수 없어)
작중의 캐릭터들의 성씨가 아하렌(阿波連), 오오시로(大城), 토바루(桃原), 미야히라(宮平) 등이라서 작중무대가 오키나와현으로 보이고 실제로 작가도 오키나와현 출신인 미즈 아사토(水あさと)인 아하렌 양은 알 수 없어에서는 유독 이야기의 서술자인 라이도만 성씨만 나타나고 이름은 전혀 불리지 않고 있어요. 정작 아하렌 양의 경우는 "아하렌 레이나" 라는 풀네임이 공개되어 있는데도...
후시하라 (사축 씨는 꼬마 유령에게 치유받고 싶어.)
주인공 후시하라는 상사로부터는 성씨인 후시하라, 후배로부터는 선배로 불리고 야근 도중에 돌연 나타나서 "사라져라" 를 연호하는 꼬마 유령에게는 "사축 씨" 로 불리게 되었어요. 나중에는 고양이요괴 먀코로부터는 주인님으로도 불리게 되어요. 그런데 누구도 후시하라를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없고, 사적으로 만난 지인인 아마가세 카오리도 주인공을 성씨인 후시하라로 부르고 있어요. 정작 주인공은 그 지인을 이름인 카오리로 부르지만.
코바야시 (파티피플 공명)
작중 무대인 도쿄 시부야의 나이트클럽 BB라운지의 오너는 성씨가 코바야시인 것을 제외하면 개인적인 사항은 알려져 있지 않아요. 그래도 고정된 주소를 둔 점포의 경영자이다 보니 신원이 확실한 것에는 의심할 여지는 없어요.
상당히 험악한 인상과는 달리 코바야시는 배려심이 깊은 사람으로, 시부야의 철도역에서 투신자살을 기도했던 여고생 츠키미 에이코를 제지하고 클럽에 데려가서 미국의 가수 마리아 디젤의 공연을 보게 해요. 그 공연에 감동받은 츠키미 에이코는 가수가 되기를 결심하고 그의 사업장인 BB라운지에서 일하면서 가수 활동도 하고 있어요.
삼국지의 열렬한 매니아이기도 한 그는 에이코가 데려온 공명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의심했다가 공명의 소회를 듣고 감동을 받아 결국 공명을 기용하게 되어요. 공명은 BB라운지의 바텐더로 일하면서 또한 에이코의 매니저도 담당하고, 그러면서 놀라운 책략으로 온갖 난관을 해결하면서 코바야시를 탄복시키고 있어요.
KABE타이진 (파티피플 공명)
파티피플 공명 애니가 8화까지 공개된 시점에서 아직 본명이 알려지지 않은 카베타이진은 MC배틀선수권 DRM 3연패에 빛나는 무적의 프리스타일 래퍼. 지나가는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도 바로 라임을 맞춰가며 랩을 할 수 있는 엄청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멘탈은 그리 강하지 않은데다 MC배틀 도중 급성 위궤양으로 쓰러진 이후로는 더 이상 래퍼 활동을 하지 않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거리를 다니던 중에 무심코 내뱉은 욕에 양아치가 시비를 걸자, 그 양아치를 발견한 다른 래퍼 적토마쿵후가 그 양아치를 발로 차서 쓰러트리고 나서는 무기력한 카베타이진을 보고 도발해요. 사실 그는 카베타이진이 학생 때 동경해 온 전설의 래퍼로 카베타이진의 MC배틀 출전 이전에는 무패를 자랑하는 카리스마 갱스터래퍼.
로이드 포저 (스파이 패밀리)
공식적으로는 신원 자체가 말소되어서 아예 본명이나 이전 경력을 알 수 없는 코드네임 황혼은 웨스탈리스 최고의 간첩이라는 것만 웨스탈리스 정보국 내에서만 알려져 있어요. 로이드 포저라는 이름은 웨스탈리스 동부에 있는 적대국인 오스타니아에서 활동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름으로, 대외적인 타이틀은 오스타니아의 수도 베를린트 소재의 베를린트 종합병원의 정신과 의사.
이름의 로마자 표기인 Loid Forger가 그의 정체성을 말해주고 있어요. Loid는 열쇠 없이 다른 도구로 자물쇠를 연다는 영단어, Forger는 위조범의 영단어. 간첩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요. 실제로 변장술의 천재다운 모습을 잘 보여주기도 하니까요.
아냐 포저 (스파이 패밀리)
로이드 포저가 만든 위장가족에 가장 처음으로 편입된 여자아이 아냐 포저는 모 조직의 실험체로서 살다가 도망쳐 나온 이후로 입양되었다가 파양되었다를 반복했고 그래서 몇 번 성씨가 바뀐 적이 있어요. 아냐라는 자신의 이름도 확실히 출생 당시의 본명인지는 정보가 부족해서 알 수 없고, 결국 이 이름은 로이드 포저가 입양하면서 확정된 것. 독심술을 구사하는 그녀는 로이드 포저의 마음을 읽어서 그에게 입양되게끔 했고, 또한 로이드 포저가 아내 상대를 물색할 때 부티크에서 마주쳤던 요르 브라이어가 로이드 포저에게 호감을 가졌지만 유부남인 것을 알고 당황해 하자 역시 요르 브라이어의 마음을 읽어서 둘을 잇게 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어요.
시키모리 (귀엽기만 한 게 아닌 시키모리 양)
이즈미 유우의 여자친구인 시키모리 양은 자타공인 문무양도의 미소녀이자 인간의 경지를 넘어선 듯한 놀라운 신체능력을 발휘하고 있어요. 온갖 불운에 잘 말려드는 이즈미 유우를 지켜내는 데에 특히 그 능력이 발휘되어, 머리 위로 떨어지는 광고판을 발로 차서 날려버린다든지, 부주의하게 날아가 버린 주방용칼을 안전하게 잡아채어 참사를 막는다든지 등의. 그런데 유독 풀네임만큼은 미스테리로 남아 있어요. 시험성적 공지에서도 성씨는 제대로 나오는데 이름 부분은 묘하게 가려진다든지 해서 풀네임은 알 수 없어요. 단, 주변에서의 호칭인 "밋쨩" 내지는 "밋쭁" 이니까 이름 부분이 "미" 로 시작하는 것만은 추정가능해요.
이브 (BIRDIE WING 골프 걸즈 스토리)
유럽의 해안에 있는 것으로 설정된 가상의 국가 나프레스의 한 슬럼가에서 머리에 부상을 입고 발견된 금발의 소녀는 자신의 이름이 에반젤린이라는 것 이외에는 전혀 기억하고 있지 못했어요. 그 이브는 슬럼가 주민인 클라인 클라라 및 릴리 리프먼의 집에서 기거하게 되었고, 돌연히 나타난 레오 밀라포덴이라는 중년남성으로부터 골프를 3년간 배워 그걸 바탕으로 온갖 골프도박에서 승리하여 생활비를 벌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브 알레온이라는 이름으로 국제 15세 이하 여성골프대회에 특별초청선수로 출전한 경력도 있어요.
상황이 정리되고 새 신분도 얻은 그녀는 새로이 에반젤린 F. 키미시마라는 이름을 얻었어요. 8화에서 나프레스에서 일본으로 떠나기 전에 공개된 여권에 나온 바로는 성씨가 KIMISHIMA, 이름이 Evangeline F.인 것으로 나와 있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이름을 이브 본인은 이상하다고 여기고 있어요.
카트린느 (BIRDIE WING 골프 걸즈 스토리)
나프레스의 부동산업계를 좌지우지하는 경영자인 카트린느는 보통 마담으로 불리고 있을 뿐 풀네임이 나오지는 않아요.
확실한 것은 그녀의 기업이 부동산 메이저인데다 국제 골프대회의 메인 스폰서로서도 명성이 높지만 마피아와의 관계가 많다 보니 사실상 언터처블(Untouchable)로 평가된다는 점. 이것은 작중에 등장하는 일본의 스포츠용품 대기업 아마와시 그룹의 조사로 분명해져 있어요.
비페르 (BIRDIE WING 골프 걸즈 스토리)
사신이라는 이명이 있는 비페르는 뱀을 연상시키는 비늘무늬의 바디수트를 입고 다니는 여성골퍼로 이름 자체도 독사의 프랑스어 표기인데다 사용하는 골프공이나 배꼽 근처의 문신도 뱀 무늬에 길고 뾰족한 혀와 송곳니 등도 뱀의 이미지 그 자체. 이브와의 첫 만남은 부동산개발로 경쟁하는 마피아 계열의 회사들이 주최한 골프도박이었고 당시에는 적으로 만났지만, 이브에게 패한 뒤 상황이 급변하자 이브와 협력하는 관계로 돌아서게 되어요. 이브가 헤비온나(ヘビ女, 애니플러스에서는 뱀 여인으로 번역)라고 부르면 정색하면서 싫어하지만.
간만에 캐릭터 관련 글을 써 보면서 느끼는 게 있어요.
창작물은 참 다양하고, 그 다양한 창작물에는 캐릭터의 정보가 숨겨지는 영역도 방법도 다양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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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2-06-03 22:58:46
많은 작품이 나왔구나 하는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어째선지 본명이 안 나오거나 본명으로 불리지 않는 캐릭터는 많았고요.
이런 계통의 캐릭터들 중에서 제가 기억하는건 부산댁 뿐이긴 하네요.?
마드리갈
2022-06-04 16:12:46
매분기 다양한 애니가 나오고, 코믹스나 라이트노벨 원작의 것은 물론 오리지널 애니도 많이 나오고 있어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매번 느끼는 게, 인간의 창작능력이 정말 굉장하다는 것이죠. 게다가 등장인물의 정보가 공개되는 정도도 정말 천차만별이라서 예전에는 비중이 낮은 캐릭터들이 성씨만 나온다든지 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요즘은 주인공의 정보가 철저히 비밀리에 있는 경우도 늘고 있고, 정말 다양한 방법이 구사되고 있어요.
아즈망가대왕의 번안판에서 부산댁은 아예 본명조차 생각이 안 나네요. 일본원판에서는 카스가 아유무라는 본명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오사카로 통하는데...